최다관중 최고승부, 한빛스타즈 빛났다. 게임관중 10만 돌파
김선기, 황제 임요환 잡고 나도현 V마무리
광안리 해변 10만명 몰려 '게임강국' 확인
◇ 결승전 특설 무대. 한빛스타즈와 SK텔레콤 T1 선수단이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이날 특설무대의 제작비는 2억원. 사상 초유의 '보트 선수입장' 등으로 행사에서도
'e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
게임리그 사상 최고의 관중, 그리고 최고의 승부.
'한빛스타즈'가 17일 '스카이 프로리그 2004'(스포츠조선-온게임넷 공동 주최, 게임앤컴퍼니 주관, SK텔레텍 후원) 1라운드의 우승컵을 안았다. 이날 부산 광안리 해변에는 무려 10만여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게임리그 사상 첫 10만 돌파였다. 이는 지난 2002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스카이 스타리그'에서 기록한 2만5000명의 역대 최다 관중기록을 무려 4배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전통의 명문 한빛스타즈는 이날 SK텔레콤 T1과의 경기에서 1-3으로 몰린 5세트부터 내리 3세트를 따내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창단 후 첫 단체전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한빛스타즈의 초반은 순조로웠다. 모친의 뇌수술 문제로 훈련시간조차 부족했던 박경락이 첫경기를 따내며 우승을 예감했다. 그러나 2대2 팀플레이에서 잇달아 패하며 1-3 패배 직전에 몰렸다. 이때 한빛스타즈의 무서운 저력과 집중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특공 테란' 김선기가 SK텔레콤의 에이스 임요환을 잡아낸 데 이어 팀플에서 1승을 추가,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7경기에서는 나도현이 30분에 걸친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두며 4대3, 대역전극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우승팀 한빛스타즈는 내년 2월에 열리는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권과 더불어 상금 3000만원을 차지했다. 김선기와 나도현은 결승전 공동 MVP에 올랐다. 또 한빛스타즈는 지난해 8월 에버(EVER)컵 프로리그에서 1대4로 SK텔레콤(당시 오리온)에 패했던 것을 깨끗하게 복수했다.
숱한 화제와 명승부 속에 한빛스타즈를 우승팀으로 밀어올린 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 10개팀이 겨루는 2라운드는 오는 28일부터 시작된다.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라운드 수상 내역
▶우승 = 한빛스타즈
▶준우승 = SK텔레콤 T1
▶3위 = SG패밀리
▶결승전MVP = 김선기 나도현(이상 한빛스타즈)
▶정규시즌 MVP = 강도경(한빛스타즈)
▶개인전 1위 = 차재욱(KOR, 5승)
▶팀플 1위 = 한빛스타즈 SG패밀리 SK텔레콤(이상 7승3패)
▶우수감독 = 한빛스타즈 이재균
▶페어플레이 = SG패밀리
새벽부터 줄서기 "월드컵때보다 더 많네" 종전 최다 2만5000명 '4배'업그레이드
끝이 보이지 않았다.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라운드 결승전을 지켜보기 위해 광안리 해수욕장을 메운 팬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규모와 이날 발급한 좌석수 등을 감안하면 10만여명의 관중이 결승전을 지켜보기 위해 17일 부산 광안리 특설무대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인근 빌딩이나 거리에서 지켜본 팬들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판.
'대박 관중'의 조짐은 이른 새벽인 오전 6시부터 보였다. 1000여명이 넘는 팬들이 좌석 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기 시작한 것. 낮 12시쯤에는 수만명이 모이며 안전 사고의 위험까지 발생하자, 온게임넷 측은 좌석표를 일찌감치 나눠주며 관중들을 분산시키려고 애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기 시작 직전에는 급기야 전투경찰 2개중대까지 긴급 동원됐다. 관계자들은 "월드컵 때보다 더 많은 관중이 모인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기존 기록은 지난 2002년 스카이 스타리그의 2만5000여명. 후원사인 SK텔레텍은 2회연속 관중기록 갱신에 성공하는 등 '히트작 메이커'로 자리잡게 됐다. 또 부산은 지난해 마이큐브 스타리그(2만여명)에 이어 2회연속 대박을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게임도시'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그리고 이번 스카이 프로리그 결승전은 스포츠의 패러다임마저 뒤흔드는 큰 사건으로 기억될 만 하다. 같은 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1만6000여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 부산=전동희 기자 te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