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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7/18 08:10:04 |
Name |
플루토나모 |
Subject |
[중앙일보]99년 스타세계챔피언,전주현이라는 프로게이머를 아시나요? |
분당 차병원 인턴 전주현씨 "6년 방랑은 '인생 수련의' 였죠"
의대생 → 프로 게이머 → 중개사 → 차 정비공 → 의사
▶ 인생은 어차피 게임이라고 했던가. 의대생 시절 게임에 빠져 프로 게이머로 나선 뒤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다 다시 의사의 길로 돌아온 전주현씨. 경기도 분당차병원의 인턴인 그는 지금도 가끔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즐긴다. [김형수 기자]
의대생→프로 게이머 세계 챔피언→군복무→공인중개사→자동차 정비공→청년실업자→의사.
15일 밤 경기도 성남 분당차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이 병원 인턴 전주현(32)씨의 독특한 이력이다. 의대생에서 의사로 이어지는 평범한 길을 6년이나, 그것도 구불구불한 길을 골라 돌아간 셈이다.
그의 남다른 행로는 의대(건국대) 본과 4학년 때인 1998년 시작된다.
인터넷 카페에서 우연히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만나면서 그는 금세 게임 중독자가 돼버렸다. 의대 공부에 지친 상태였던 전씨는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며 게임에 빠져드는 자신에게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다.
그 후 하루 2, 3시간만 자고 깨어 있는 시간엔 게임에만 몰두했다. 그 결과 9개월 만인 99년 봄 시즌에 스타크래프트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그는 이때 전국의 PC방을 전전하면서 스타크래프트 대회 우승상금을 휩쓸다시피했다. 그해 수입만 60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대가도 혹독하게 치렀다. 의사시험에 낙방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군의관이 될 수 없었다. 결국 2000년 군에 입대하면서 화려했던 프로 게이머의 날개를 접어야 했다.
"군입대 때문에 프로 게이머를 그만뒀다는 건 핑계일 뿐이지요. 사실은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중.고생 게이머에게 실력에서 밀려난 것입니다. 게임에 죽고, 게임에 사는 피 말리는 시간이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그는 이때의 경험이 멀고 험한 의사의 길을 가는 데 유쾌한 활력소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군복무 때는 엉뚱하게도 틈틈이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했다. 2002년 겨울엔 제대와 동시에 시험에 합격해 부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했다.
"평소 부동산과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했던 터라 부동산 중개업에 손을 대게 됐습니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을 누비던 그에게도 현실의 벽은 높고 두꺼웠다.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4개월 만에 프로 게이머 시절 번 돈을 모두 까먹은 것이다. 그래도 낙담하지 않고 부천의 한 정유소 내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당 3만5000원을 받고 정비공으로 6개월간 일했다. "어릴 때부터 사람과 차를 고치고 싶었다"는 게 정비공을 택한 이유다.
"정비공으로 일하면서 같은 일용직 동료들과 밤을 새워가며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순탄하게 의사의 길을 걸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소중한 시간이지요."
그러던 중 우연히 문틈으로 어머니의 눈물을 엿보게 됐다. 의대생 아들이 엉뚱한 길로 빠진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흘린 눈물이었다. 그는 "PC방으로 저를 찾아다니시던 부모님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며"저야 제가 좋아하는 걸 다 했지만…"이라며 말꼬리를 내렸다.
어머니의 눈물은 그가 의사 시험에 재도전한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 정비공을 그만두고 의학서적과 씨름했다. 처음엔 6년간의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진 않았다. 'appendicitis'가 맹장염이라는 것조차 헷갈릴 정도였다. 그러나 하루 네시간만 자면서 독학한 결과 올 1월 의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로써 그의 삶은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15일 자정쯤 전씨는 손에 화상을 입어 응급실을 찾은 한 중년 남성 환자를 정성스레 치료하고 있었다. 인턴이라 하루 15시간을 병원에서 지내지만 환자를 진료하는 일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전씨의 생활 원칙은 "스타크래프트의 '질롯'처럼 행동하라"다. 질롯은 목표를 향해 과감하게 돌진하면서도 자신을 희생해 팀을 이끌어가는 게임상의 인물이다. 프로 게이머 출신다운 발상이다. 질롯의 추진력과 묵묵함을 특히 좋아한다는 전씨는 스스로 "내세울 게 없다"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스타경력이 꽤 오래된 저지만, 상당히 낯선 이름인데
pgr에서라면 이분을 아는 분도 있지 않을까? 해서 퍼왔습니다.
질롯처럼 행동하라! 멋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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