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T1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차라운드 패권 놓고 17일 맞대결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차라운드 패권은 오는 17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벌어지는 한빛스타즈와 SK텔레콤T1간의 경기에서 이기는 팀이 차지하게 됐다.
한빛스타즈가 팀웍으로 똘똘뭉쳐 최강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전통의 명문구단이라면, SK텔레콤T1은 임요환과 최연성을 비롯해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스타군단이다.
기세상으로도 막상 막하의 분위기를 보인다. 한빛이 초반 8연승의 대기록을 작성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하면 T1은 초반 3연패의 늪에 빠졌다가 후반 6경기를 모두 2대 0으로 따내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그리며 기적처럼 결승에 올랐다.
특히 양팀은 지난해에도 결승에서 만난 적이 있는 터라 감독들간의 신경전도 날카롭다. 우승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양팀 감독들의 소감과 각오를 들어보았다.
# SK텔레콤T1 주훈 감독
지난 2일 SK T1 최연성과 POS 박성준의 ‘질레트 스타리그’ 4강전이 한창 진행 중인 온미디어 메가 스튜디오에서 SK T1의 주훈 감독을 만났다. 표정없고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감독답게 아니나 다를까 결승 진출이 확정됐어도 전혀 기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당연한 결과를 너무 어렵게 얻었다는 표정이다. 그는 한빛스타즈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절대로 방심하지 않겠다”는 한마디로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표현했다. 주훈 감독의 활짝 웃는 표정은 ‘스카이프로리그’ 우승이 확정된 후에나 볼 수 있을 듯했다.
- 결승 진출을 축하한다. 천신만고 끝에 올라왔는데 소감은?
▲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초반 세네 차례의 부진은 잊고 목표는 결승 진출이라 정해놓은 후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
- SG패밀리와의 경기에서 어떤 점이 주효했나
▲ 먼저 팀플전에서 과거 몇 차례 임요환 최연성 조합을 선보인 적이 있었다. SG와의 경기에서도 임·최 조합이 나올 수 있다는 정보를 흘려 상대팀에게 혼란을 준 것이 먹혀들어간 것 같다. 반면 우리는 상대팀의 팀플 조합이 어떻다는 것을 잘 알고 준비했다.
- 결승 상대인 한빛스타즈을 어떻게 보는가
▲ 예전에도 강했고 지금도 강한 팀이다. 아다시피 변길섭, 박정석 등 최고 기량의 선수들을 배출한 팀이지 않은가. 경험과 기량을 동시에 갖춘 A급 선수가 없없음에도 최고의 성적으로 가장 먼저 결승에 올랐다. 우습게 볼 전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
- 결승전에는 어떤 전략으로 나설 것인가. 선발 엔트리 구성은?
▲ 출전 엔트리는 절대 밝힐 수 없다. 일단 팀 분위기가 좋고 팀내에 특별히 걸리는 문제도 없다. 앞서 얘기했지만 방심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믿는다.
#한빛스타즈 이재균 감독
한빛스타즈의 이재균 감독은 선수를 발굴해 키워내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프로리그를 앞두고 팀의 기둥이었던 박정석과 변길섭을 KTF매직앤스로 이적시키고 난 이후 엔트리 구성이 될까 싶을 정도로 지명도가 떨어졌다.
고참인 강도경과 지난해 두각을 나타낸 박경락·나도현 정도만 이름이 알려져 있을뿐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후보였다. 하지만 8연승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결승진출을 확정지었다.
강도경과 함께 막강한 팀을 이룬 박영민을 비롯해 김선기와 조형근 등은 벌써부터 예비스타로 거론되고 있다. 다음은 최고의 조련사로 통하는 이재균 감독의 각오를 들어봤다.
- 일찌감치 결승에 진출했다. 선수층이 얇다는 걱정이 많았음에도 8연승까지 이어갔다. 선수를 키워내는 특별한 노하우라도 있나?
▲ 결승전 진출이 목표였지만 선수들은 물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놀랐다. 그동안 선수들에게 강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선수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을 따름이다.
- 요즘 한빛스타즈 팀의 분위기가 아주 좋다. 어떤 각오로 결승전에 임할 생각인가?
▲ 지난해 이맘때 에버컵 프로리그에서 T1(당시 오리온)과 결승전에서 만났는데 졌다.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빛을 갚아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만나게 돼 걱정이 앞선다. 그렇지만 기회를 놓칠수는 없다. 이번 기회를 지난해의 복수전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이겨 우승을 차지하겠다.
- 결승전 상대로 SK텔레콤T1이 올라왔다. 특히 막판 6연승을 이루며 기적처럼 결승에 올라왔는데 T1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예전에도 강팀이었는데 최근 들어 더욱 강해졌다. 선수층이 두터운 데다 최연성의 상승세가 무섭다. 하지만 ‘질레트 스타리그’ 준결승전에서 최연성이 박성준에게 패하는 바람에 막판 6연승을 올리며 상승세를 그려온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해 졌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나도현의 경기 결과에 따라 바뀌겠지만 팀웍으로 펼치는 프로리그인 만큼 변수가 많을 것이다.
- T1을 상대로 한 결승전을 대비해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나? 엔트리는 짜 놓았나?
▲ 지난해는 경기 전에 전략을 너무 많이 노출시켜서 졌다. 주훈 감독에게 생각할 시간을 너무 많이 줬다. 이번에는 경기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임동식기자, 김순기기자(임순기기자,김순기기자@전자신문)
발행호수 : 18 호
신문게재일자 : 200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