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리는 헬로 apm배 워크래프트3 리그 준결승에서 삼성 칸과 슈로엣 코만도팀이 맞붙는다. 선수들도 선수들이지만 공교롭게 두 팀의 사령탑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이다. 김가을 감독(26)과 봉준구 감독(23)이다. 두 사람 다 98년 저그 종족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했고, 2002년도에는 9개월가량 같은 팀(삼성)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경쟁자이면서 절친한 누나·동생 사이다.

◇‘가을의 전설’ 김가을

만약 겨울에 태어났더라면 ‘김겨울’이 될 뻔했다. 프로 게임단 삼성 칸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의 이름에는 계절이 담겨 있다. 동생도 마찬가지. 동생 이름은 봄이다.

국내 유일의 프로게임단 여성 감독이라는 이유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지난해 가을에 부임해 스타크래프트·워3·피파 팀(15명)을 이끌고 있다.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고는 그해를 넘길 때까지 미용실 한번 가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

지난 3일 스카이 프로리그 마지막 경기인 플러스 전이 있던 날, 김 감독의 입술은 바짝 타들어 갔다. 최하위를 기록하던 두 팀이 1라운드 탈락 여부를 놓고 경기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 진 팀은 1라운드 꼴찌로 2라운드에 출전할 수 없기에 사활을 걸고 경기를 벌였다. 결과는 삼성 칸의 2-0 승리. 경기 내내 마음을 졸였던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감독 이전에 이미 여왕이었다. 2000~2002년 각종 리그의 우승을 휩쓸어 ‘저그의 여왕’ ‘가을의 전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학 2학년 때인 98년 가을, 스타크래프트를 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스타크래프트가 잘안돼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또 다른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 정도로 마니아 수준이다. 선수 겸 감독으로 활동해달라는 팬들의 주문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봉사장’ 봉준구

유럽 명문 게임팀인 슈로엣 코만도의 한국팀 주장 겸 감독이다. 팀 창단뿐 아니라 맏형 격으로 선수들을 뒷바라지한다. 비록 대기업 소속팀 감독은 아니지만 팀원 7명과 함께 오순도순 팀을 꾸려가고 있다.

‘봉’씨 성이 눈길을 끄는 봉 감독은 1세대 프로게이머. 스타크래프트가 태동하던 90년대 말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온게임넷 첫 방송대회인 2000년 프리챌배 스타리그에서는 현재 해설자로 활약하고 있는 김동수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뮤탈의 황제’라는 별명이 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벌인 일들이 매우 많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워크래프트 선수로 전향하면서 ‘스타크 고수가 워3 고수되기’라는 책을 내기도 했고, 현재 강남 대치동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봉 사장’.

아직은 선수라는 이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이제 경기하는 그의 모습은 볼 수 없다. 이번 슈로엣 코만도 한국팀 창단과 스폰서 물색 등 게이머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사업가적인 능력도 기대된다.

황희창기자 tee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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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기사가 다른 것이 올라왔습니다..-_-;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