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타크의 지존"…강민 VS 임요환
프로토스의 겜짱 강민
테란의 황제 임요환
[조선일보 황대진 기자]
대한민국은 지금 전쟁 중이다. 전투는 밤낮이 없고, 상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전선은 따로 없다. 컴퓨터가 있는 곳이 바로 전장(戰場)이다. 이 전투의 현역 참전자, 혹은 참전 유경험자는 우리나라 인구 4분의 1인 120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 최근 급부상하는 신예 프로게이머. 임요환의 천적으로 유명하다. 6월 현재 한국 e스포츠협회 공식 랭킹 2위로 임요환(7위)보다 상위에 있다. 게이머들 사이에선 프로토스를 워낙 잘해 ‘날라토스’라고도 불린다.(강민, 왼쪽) 지난해까지 국내외 각종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석권, 게임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 올 들어 신예 게이머들의 급성장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이달 초 열린 온게임넷 대회에서 전성기 때의 화려한 드랍쉽을 부활시켰다.(임요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자고 나면 우후죽순 골목의 간판들을 ‘PC방’으로 도배질하게 하더니,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라는 신종 직업까지 만들어냈다.
도대체 왜, 무엇이 코흘리개 초등학생부터 40대 아저씨까지 밤마다 잠 못 이루고 ‘드롭십’을 날리며 ‘몸빵’을 하게 만드는가.
스타크래프트는 ‘배틀넷(battle net)’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네트워크상에서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세 종족(테란·프로토스·저그)의 캐릭터를 이용, 우주의 지배권을 놓고 불특정 상대와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다. 30대 직장인 태민섭(34)씨는 “수많은 병사와 탱크, 비행선을 맘대로 만들 때는 마치 신(神)이 된 듯하고, 그들을 전투에 내보낼 때는 최고 사령관이 된 듯한 기분”이라고 말한다.
프로게이머 임요환(24·SK텔레콤)과 강민(20·KTF)은 배틀넷의 지배자이자 최고의 라이벌이다. 임요환의 팬클럽 회원 수는 무려 50만명에 육박한다. 사람들은 임요환이 쓰는 키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강민은 어떤 마우스를 쓰는지 궁금해한다. 이제 ‘스타’를 못하면 학교에서나 직장에서 ‘왕따’가 되는 세상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문화권력’으로 자리잡은 스타크래프트를 해부한다.
(황대진기자 djhwang@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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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이 말하는 나만의 필살기
수년간 분 스타크래프트 열풍으로 수많은 전략 비법이 탄생했다. 게임 방송을 통해 프로게이머들이 선보인 화려한 전략비법은 이제는 일부 아마추어 게이머들도 능숙하게 구사할 정도로 보편화된 것이 사실. 그러나 보다 창조적이고, 보다 효율적인 전략, 전술을 찾기 위한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스타 고수’가 되는 그날을 위해 프로게이머들이 직접 소개하는 필수 비법들을 소개한다.
▲ 코엑스 메가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게임에 열광하는 관중들. 스타크래프트 팬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이상선기자sslee@chosun.com
■이윤열(투나 SG)=로템맵, 테란으로 프로토스 잡기
가장 즐겨쓰는 전략은 ‘원팩원스타’이다. 이 전략은 프로토스의 멀티를 최대한 견제하면서 원활하게 공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빌드오더는 8서플 10배럭 11가스 배럭에서 마린1기 생산 16팩토리 17서플이다. 팩토리가 완성되면 애드온한 후 바로 스타포트를 건설한다. 그리고 탱크가 2기 생산될 때쯤에 엔지니어링 베이를 건설, 터렛을 입구와 본진에 각각 한 개씩 건설하고 드롭십으로 상대방 견제에 나선다.
많이 알려진 전략이지만, 주의할 점이 많다. 일단 첫 드롭십을 절대 잃지 말아야 한다. 다시 두 번째 드롭갈 때는 꼭 드롭십 2대로 가야 상대편 앞마당 언덕을 견제할 수 있다. 이후 팩을 5~6개까지 늘린 후 탱크와 벌처를 생산한 후에 다시 드롭십을 활용하면 상대기지를 압박하며 초반부터 유리하게 출발할 수 있다.^^
■박용욱(T1)=악마의 프로브
일꾼 유닛(프로브, SCV, 드론)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이다. 그때까지는 자원 캐기와 상대 진영의 정찰이 전부였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들이 일꾼 앞에 파일런을 지어 자원 캐기를 방해하는 매너파일런 전략을 들고 나왔고, 프로토스 유저들은 이어 적극적으로 프로브를 이용해 상대방을 괴롭히는 전략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개발된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는 매너파일런 이후 상대방 진영에 아예 게이트웨이까지 지어서 질럿을 뽑아 공격하는 방법이다. 또 정찰 간 프로브를 최대한 살렸다가 후에 추가된 질럿으로 SCV나 드론을 공격하여 잡는 방법도 좋다.
이런 기술을 쓰려면 상대진영에서 계속 프로브를 죽지 않게 컨트롤하면서 본진에선 계속적으로 빌드를 올리는 고급 컨트롤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를 이루는 방법은 끝없는 연습뿐. 나도 수없는 연습 뒤에 이 같은 정교한 유닛 컨트롤을 익히게 됐고, 결국 ‘악마의 프로브’니 ‘악마토스’니 하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이재항(투나SG)=로템맵, 저그로 테란 잡기
일단 맵은 모두 안다고 전제하고, 기본적인 빌드오더에 따라 12더블로 들어가는 게 좋다. 드론을 9마리 뽑고, 9마리째에서 오버로드 하나 만들고 12드론까지 만든 다음, 미네랄이 200쯤 되었을 때 드론 한 기가 앞마당으로 내려간다. 이때 드론 한 마리가 더 내려가 정찰을 해준다면 테란의 테크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더 효율적이다.
멀티가 완성되면 저글링을 소수 만들고 성큰 콜로니도 짓는 게 좋다. 초반 마린을 저글링으로만 막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 그러면서 해처리를 하나 더 만들고 가스를 채취한다.
여기서부터는 테란의 체제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오버로드 한 마리를 아끼지 말고 테란의 기지 안을 할 수 있는 데까지 정찰해 둔다. 테란이 2배럭 마린, 메딕 체제라면 럴커가 무난하다. 생산속도도 빠른 데다가, 바이오닉 상대에 럴커가 비교적 강하기 때문. 패스트 드롭십, 벌처 등 게릴라 위주의 테란이라면 기동성이 좋은 뮤탈리스크가 효용이 높다.
■임요환(T1)=마린으로 럴커 잡기
일단 마린의 사거리를 업한 뒤, 럴커의 사거리 안으로 스팀팩을 쓰고 진입한다. 스팀팩을 쓴 후에는 마린의 체력이 30으로 매우 적다. 때문에 한 방이라도 맞게 된다면 럴커를 잡기 아주 어렵게 된다.
럴커의 공격을 피하려면 럴커의 공격 형태를 이용해야 한다. 럴커의 공격은 마린이나 탱크와는 달리 정통으로 맞아야 데미지를 입는다. 때문에 럴커를 똑바로 보고 달려가면 바로 촉수에 맞아 럴커를 잡기 어렵다. 비결은 럴커의 오른쪽이나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접근 하는 것. 대각선 방향으로 접근할 경우 럴커의 사거리에 들어와도 공격을 일단 피할 수 있다.
이제 럴커의 사정거리 안에서 왼쪽 오른쪽 혹은 위 아래로 열심히 피하면서 럴커에게 데미지를 준다. 즉 럴커의 첫 촉수를 피해내며 진입한 후 1~2번의 타격을 준 후 다시 촉수가 나올 때 옆으로 피하고, 다시 1~2발 정도 데미지를 준다. 이렇게 계속해서 데미지를 누적시키다 보면 럴커는 곧 잡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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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선수가 20살보다는 나이가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