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3 돌풍 잠재울 자 그 누구인가
‘워크래프트3 리그’의 만년 다크호스팀 ‘EX(이엑스)’가 올해는 뭔가 보여줄 태세다. 고만고만한 팀이 아닌, 우승 경험을 갖추고 나아가 언제나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두드러진다.
‘EX’ 김준석 감독은 “극도로 어려운 여건이나 상황 앞에서도 끈기있게 이겨내며 도약해나가는 팀이 바로 우리”라고 말했다. 그래서 팀이름을 ‘익스트림(Extreme)’, ‘엑셀런트(Excellent)’ 등의 앞 자를 따서 ‘EX’로 지었다고 한다.
‘EX’는 지난해 여름 출범해 이제 겨우 1년여가 지난 신생팀에 가깝다. 당시 유명 ‘워3’ 클랜 회장을 맞고 있던 현재의 김준석 감독을 중심으로 ‘프로팀으로 한번 뭉쳐보자’고 의기투합에 나선 6명의 나이트 엘프 선수들을 중심으로 출발했다. 당시 e스포츠에 관심을 많던 이데전자에서 선뜻 스폰서를 맡아줘 ‘이데이엑스’로 시작했다.
첫 출전한 ‘슈마배 온게임넷 워3리그’에서 10개 팀 중 4위에 올라 강팀으로 주목받았고 올 들어서는 개인별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는 모습이다. 주전 이재박 선수는 지난 1월, 국내 쟁쟁한 워3 선수를 차례로 누르고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고 한국대표로 워3 국제대회에 나가 8강에 올랐다. 김승엽 선수는 2월 열린 손오공배 워3 2차 리그에서 개인 4위를 차지했다.
‘EX’가 올해 뭔가 보여줄 팀으로 지목된 가장 큰 이유는 고민거리였던 스폰서를 해결,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팀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다. 기존 이데전자에서 헥사트론으로 스폰서를 갈아탔다. 물론 ‘EX’가 원한 것은 아니다. 전 스폰서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이다.
파격적인 대우는 아니라도 팀 운영 등 경제적으로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현재 팀원의 사기는 물론 전체 팀 분위기도 한층 업돼 있다. 김 감독은 “금액을 떠나 스폰서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일단 워3 리그가 활성화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이 연습에만 전념해 더 멋진 플레이를 펼쳐 보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BC프라임 리그에서 ‘EX’는 내심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30강에 총 4명의 선수가 진출해 있는 상태. 최원일 선수는 이변이 없는 한 무난히 결승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대영과 이재박 선수 역시 못해도 8강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팀 리그에서는 일단 4강을 목표로 두고 있지만 1차 목표만 달성되면 여세를 몰아 우승까지 질주할 듯한 분위기다.
또 하나, ‘EX’는 현재 아무도 모르게 비밀병기를 준비 중이다. 그래서 조만간 돌풍의 핵으로 떠올라 워3 리그의 새로운 판도를 그려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도 한마디
이재박(22) 일단 ‘MBC프라임 리그’ 8강이 목표예요. 지금부터 전승을 거둬 결승까지 가야죠. 팀리그에서 많이 이기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앞서요. 팀을 위해 최소한 1승을 거둔다는 자세로 대회에 임하겠어요.
곽대영(20) 평소 나태한 모습에 연습량도 적었다는 점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리그를 대비해 이러한 점을 고쳐왔습니다. 그런데 연거푸 2패해 전망이 어둡지만 나머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원일(21) 프라임 리그 조 1위로 8강에 올라 일단 기분은 좋습니다. 하지만 지난번 팀 리그에서 1승도 못 건진 것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개인전도 중요하지만 이번 팀리그에서 최소 1승을 올리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습니다.
봉석호(20) 방송 중계 대회는 이번이 첫 출전이예요. 하지만 이미 베틀넷에서 정말 많은 연습을 해온, 준비된 선수라 자부합니다. 무엇보다 팀 리그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우리 팀을 최소한 4강까지 이끄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김승엽(22) 개인 리그는 탈락했어요. 그래서 이제 팀 리그에만 전념할 수 있죠. 팀공헌도가 높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우리 팀은 오크 종족이 없는 것이 흠이지만 보완만 되면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팀입니다.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
발행호수 : 13 호
신문게재일자 : 2004.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