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친선전，게임 제왕들 중국 황실 입성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등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e스포츠 게임대회가 7월 말 중국 자금성(紫禁城)에 입성한다. ‘월드e스포츠게임즈(WEG)’라는 타이틀로 펼쳐질 이 대회는 게임대회로는 최초로 위성생중계될 예정이어서 국내 e스포츠 역사상 획을 긋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전문 케이블채널 온게임넷과 아이스타존 등이 주축이 돼 결성된 WEG준비위원회는 중국 체육총국(체육부) 산하 차이나인터렉티브스포츠(CIS)와 이 같은 내용의 게임대회 개최에 대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자금성에서 펼쳐질 대회는 중국이 한국의 e스포츠 대표선수들을 초빙해 실력을 겨뤄보는 ‘한·중 e스포츠 친선전’ 형식을 띨 것으로 보인다. 대회기간은 7월 말로 1박2일 일정. 대회종목은 워3와 스타크 카운터스트라이크 피파 등 4개로 한국측 참가선수는 별도의 선발전을 거치거나 7월 중 랭킹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한·중 e스포츠 친선전이 열리게 될 자금성은 명(明)-청(淸) 2개 왕조에 걸쳐 500년간 중국 황궁으로 사용된 역사적 명소다. 베이징 중심부에 위치한 자금성은 하늘에 1만개의 방이 있는 궁전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9,999개의 방으로 지어졌을 만큼 엄청난 규모의 문화 건물이다.

자금성이 e스포츠에 문을 열어준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중국 대륙인의 자존심이 어린 자금성은 문화행사 중에서도 유명 공연에만 자리를 내줬다. 97년 그리스 출신의 뉴에이지 음악인 야니의 공연이 열렸고 98년에는 장예모 감독이 주도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막이 오르기도 했다. 이런 공간에 e스포츠 대회를 유치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e스포츠에 대한 중국 당국의 큰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또 이번 한·중 e스포츠 친선전은 온게임넷의 스태프가 총출동해 국내 e스포츠 게임대회 사상 최초로 위성생중계할 전망이어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아직 풀어야 할 몇 가지 문제들도 있다. 중국 정부와 베이징은 현재 야외행사 인원을 40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자금성 대회의 규모와 역사적 의의에 비해 행사 자체는 초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WEG준비위원회 정일훈씨는 “대회는 자금성에서 열더라도 베이징대학 강당에서 생중계하는 2원 방송을 중국측과 협의 중이다. 한국에서 장소를 섭외해 야외 생중계하는 계획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형철 hoogoon@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