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이중헌’ ‘유럽판 낭만오크’로 불리며 세계적인 게이머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네덜란드 출신 마누엘 쉔카이젠(18)이 한국무대에서 뛴다. 쉔카이젠의 등장은 국내 게임리그 판도변화에 이어 한국 게임시장의 위상을 바꿔놓을 빅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쉔카이젠 영입에 나선 곳은 최근 워크래프트3(워3) 게임팀을 만든 헥사트론. 김준석 헥사트론EX 감독은 “최근 각종 세계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쉔카이젠을 접촉하고 있으며 오는 8월쯤 한국에서 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쉔카이젠은 게임팬들에게 ‘그루비’(4k.Grubby)라는 아이디로 잘 알려져 있다. 주종족은 ‘오크’를 사용하며 2003ES리얼리티토너먼트에서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또 월드사이버게임즈(WCG)2003에서 32강,e스포츠월드컵(ESWC) 16강,블리자드월드대회(BWI) 8강 등 각종 세계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유명세를 더했다. 그는 유닛의 컨트롤과 함께 자원운용에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준석 감독은 “쉔카이젠은 전세계 오크 게이머 중 가장 유명하며 국내에도 ‘유럽의 이중헌’으로 불릴 만큼 잘 알려진 선수”라고 설명했다.

쉔카이젠의 한국영입 추진은 지난 1월 한국에서 개최된 워3 세계대회 ‘BWI’에서 시작됐다. 네덜란드 대표로 BWI에 참석한 쉔카이젠이 관계자들에게 “한국 게임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계속 전달한 것. 그러나 당시에는 쉔카이젠을 영입할 만한 국내 워3 게임팀이 없어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 헥사트론이 김감독에게 “외국인선수를 몇 명 더 영입해보라”고 요청했고 BWI를 진행한 게임전문 케이블TV 온게임넷의 소개로 김감독과 쉔카이젠의 만남이 이뤄지면서 쉔카이젠의 한국행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스타크) 게임팀도 운영하고 있는 헥사트론은 기욤 패트리,피터 제임스 니트 등 다수의 외국인 스타크 게이머를 거느리고 있다.

김감독은 워3 배틀넷과 MSN에서 쉔카이젠과 연봉이나 조건 등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쉔카이젠은 고교 재학 중이라 당장 한국행은 어렵고 학기말 시험이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는 8월 말쯤 한국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쉔카이젠이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으나 혼자 오면 외롭다고 밝히고 있어 다른 해외게이머의 동반영입도 점쳐진다.

김감독은 “쉔카이젠은 너무나 마음에 드는 선수다. 특히 오크 플레이어가 없는 우리팀에 쉔카이젠의 합류는 상당한 전력상승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워3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김진환 온게임넷 PD는 “세계최고의 선수인 스웨덴의 프레드릭 요한슨과 네덜란드 쉔카이젠이 한국 워3 리그에서 함께 뛰게 됐다”면서 “한국에서 벌어지는 워3 리그가 향후 세계적인 리그로 거듭나는 데 이들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형철 hoogoon@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