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유명 게임업체들 잇따라 개발
지난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 ‘E3’에서 미군의 북한 침공을 주제로 한 게임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유명 게임업체들이 만든 이들 게임은 북한을 적으로 설정하고 북한 땅에 침투한 미군이 북한군과 전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를 제작한 루카스필름의 게임 자회사인 루카스아츠가 엑스박스(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 게임기)용으로 만든 ‘머시너리즈’(용병·사진)란 게임에서는, 미국, 영국 등에서 온 용병들이 북한에 침투해 평양의 건물들을 헬기로 폭격하거나 총격전을 벌인다. 건물 옥상이나 벽면에는 ‘혁명정신’이나 ‘평양’이란 글씨가 써 있다. 이 게임은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혼란에 빠진 가운데 일부 강경 군부세력이 핵무기 발사 암호를 빼내 잠적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용병들의 임무는 암호를 다시 찾아 오는 것이다. 작전을 돕는 파트너로 한국군과 중국군은 물론 러시아 마피아까지 집어넣었다.

미국 영웅주의 소설 작가 톰 클랜시의 작품을 게임으로 만든 유비소프트의 슈팅액션 게임 ‘고스트 리콘2’는 미군 특수부대가 북한에 침투해 트럭을 폭파하는 등 20단계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게임은 여러 명의 미군이 팀을 이뤄 북한군과 총격전을 벌인다. 건물 위의 인공기나 ‘방패공항’ 등의 한글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지만, 북한군 복장은 국적을 알 수 없도록 처리했다. 이 게임은 연말께 컴퓨터용과 비디오 게임기용으로 동시에 발매될 예정이다.

역시 톰 클랜시의 작품을 소재로 한 유비소프트의 슈팅 액션게임 ‘스플린터셀3’도 2008년 북한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주인공이 북한에 침투해 요인을 암살하는 등 비밀작전을 펼치는 내용이다. 이 게임은 올해 말 컴퓨터용 게임으로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E3’에서는 이라크를 무대로 사담 후세인을 무찌르는 1인칭 슈팅게임 ‘퀘스트 포 사담’이 선보인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