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사상 최다관중이 몰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스튜디오에서 사상 최고의 관심을 모은 `질레트 스타리그'가 개막했다.
최연성과 박용욱(이상 SK텔레콤)이 질레트 스타리그 개막전에서 이동통신 라이벌 KTF에게 2대0으로 압승했다.
그리고 파나소닉배 우승자 이윤열(투나SG)은 그동안의 스타리그 징크스를 깨고 2회 우승을 위한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으며, 한동욱(KOR)은 스타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최연성은 이동통신사 라이벌인 KTF 소속이자 지난 대회 우승자인 `몽상가' 강 민을 상대로 황금같은 첫 승을 거뒀다. 초반 강 민의 캐논 러시를 가까스로 막은 뒤 텅 빈 강 민의 본진에 6기의 탱크를 드롭한 것. 본인은 물론 팀 창단 이후 스타리그 첫 경기 승리.
반면 강 민은 스타리그의 해묵은 `우승자 징크스'에 다시 울며, 팀 이적후 3연패에 빠졌다.
최연성의 승리로 잔뜩 고무된 SK텔레콤 관계자들의 환호성은 스타리그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졌다. 4경기에서는 박용욱이 `돌아온 귀족 테란' 김정민(KTF)과 30분간 치고 받는 접전 끝에 승리한 것. 이로써 SK텔레콤은 팀 창단 이후 첫 스타리그 맞대결에서 KTF에게 2대0으로 앞서 나가게 됐다.
2경기에서는 한동욱이 왜 `포스트 임요환'인지를 잘 보여줬다. `대세 테란' 최수범의 압박을 이겨내고 데뷔 첫 스타리그에서 승리한 것.
초반 최수범이 미처 방어 라인을 갖추기도 전에 서너기의 벌처를 기습 침투시켜 SCV 사냥에 성공했다. 이로써 최연성과 더불어 이날 스타리그의 처녀 출전자 2명이 모두 승리를 거두는 진기록을 남겼다.
3번째 경기에서는 이윤열이 `사랑해'의 압박을 이겨냈다. 조지명식에서 나도현에게 애정공세를 당하며 `가슴이 뛴다'고 털어놓았던 이윤열은 이날 경기에서는 아주 침착한 모습으로 나도현을 압박해 들어갔다. 큰 무리없이 물량과 전략면에서 앞서며 압승.
인터뷰 - SK텔레콤 최연성(스타리그 개막전 승)
레퀴엠은 정말 테란에게 어려운 맵이다. 오늘은 정말 운이 좋았다. 강 민 선수의 정찰이 조금 늦었던 게 다행이다.
초반 상대가 캐논 러시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훈련 때 워낙 많이 당해서 이때는 SCV를 모두 끌고 나와서 막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앞으로 이 맵에서 테란이 프로토스에게 이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몇차례나 질럿들이 밀려오며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가까스로 막아내고 드롭십 3기에 탱크를 싣고 날아가며 승리를 장담했다.
개막전이니 라이벌이니 이런 것은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특히 스타리그 무대는 그 어떤 무대보다 중압감이 컸다.
어쨌거나 스타리그 데뷔전에서 이겨서 정말 기쁘다. 이번에야말로 온게임넷 징크스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 내가 신인급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인터뷰 - KOR 한동욱(최수범 꺾고 데뷔전 승리)
상대가 요즘 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삼테란'인 최수범 선수였지만, 가급적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무엇보다도 정말 훈련을 많이 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가장 신인급이라 아직 염려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내 목표는 16강에서 3승을 거두는 것이다. 일단 8강에는 무조건 올라갈 생각이다. 자신있다.
확실히 스타리그는 다른 무대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일단 그 부담감에서 벗어나 다행이다.
인터뷰 - 투나SG 이윤열(나도현전 승)
정말 이번에는 감이 좋다.
최근에는 프로리그 우승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스타리그도 운만 따라준다면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지난주 조지명식에서 나도현 선수가 나를 지명해 상당히 당황했다. 내가 유리하거나 불리하다는 말은 아니다. 내심 다른 선수가 나를 찍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는 말이다.
그리고 1경기 최연성 선수와 강 민 선수의 경기를 보며 `정말 테란이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만약 프로토스의 정찰이 빠르다면 테란은 막아낼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나도 레퀴엠에서 경기가 있다(5월21일, 김성제). 어떤 최악의 조건이라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선수들의 의무가 아니겠나.
인터뷰 - SK텔레콤 T1 박용욱(김정민전 승)
1경기 최연성의 승리가 자극이 됐다.
오늘 경기를 대비해서 최연성과 집중적으로 연습을 했다. 하지만 경기마다 매번 패해서 걱정을 많이 했던게 사실이다. 연습경기에서 매번 지던 연성이가 1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았던게 승인이 된 것 같다.
상대적으로 김정민 선수가 실수를 많이 한것도 운이 좋았다. 목표는 3승이다. 2승 1패를 하더라도 같은 조에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서 재경기를 갈 것 같아 불안하다.
열심히 연습해서 무조건 조1위로 8강에 올라가겠다.
○…이날 메가스튜디오에는 스타리그 개막전 사상 최다관중이 몰렸다.
이날 오전부터 팬들이 몰리기 시작, 경기 3~4시간전 이미 좌석이 꽉 찬 것은 물론 경기 직전에는 관중들이 이룬 줄이 메가스튜디오 밖까지 뻗어나간 모습. 선수들이 바뀔 때마다 일부 관중들이 교체되고, 경기장 외부의 PDP 앞에 몰려있는 관중까지 감안하면 족히 2000여명에 달하는 규모.
지난주 금요일부터 미모의 도우미를 동원해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후원사 질레트의 관계자들은 입이 쩍 벌어지는 모습. "스타리그의 브랜드 파워는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온게임넷 화면 상단에 `이윤열 T1'이라는 문구가 떠서 파문.
이는 선수의 종족과 스타팅 포인트를 나타내는 표시로, 이윤열의 종족은 테란이며 스타팅 포인트가 1시 방향이라는 뜻.
그러나 한빛 이재균 감독은 "언제부터 이윤열이 SK텔레콤 T1 소속이냐"며 대기실에 앉아있던 선수들과 관계자들을 한바탕 웃기기도.
○…스타리그 첫 출전에 나서는 SK텔레콤 T1이 첫 경기부터 만만치 않은 물량 공세를 폈다.
SK텔레콤은 지난주 조지명식에서 선수들이 입고 나온 흰색 면 티셔츠 100장을 팬 서비스용으로 관중석에 뿌린 것. SK텔레콤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팬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 관계자들은 최연성이 초반 불리함을 극복하고 마침내 승리를 거두자 저절로 환호성을 지르는 등 스타리그 첫 승에 크게 기뻐하는 모습.
○…"녹차 광고 모델이 되고 싶어요."
스타리그 경기 직전 B녹차를 마시는 장면이 목격된 박용욱(SK텔레콤)이 "녹차 광고 모델이 되고 싶다"고 밝혀 눈길.
박용욱은 평소에도 하루 녹차 4~5ℓ를 마시는 `녹차 킬러'. 심지어는 MSN 아이디 역시 `녹차 파워'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경기가 끝난 뒤에도 시원하게 녹차를 들이키는 모습을 연출.
그러나 이날 박용욱이 녹차를 가지고 간 것은 모델을 의식했다기 보다는 실용적인 이유 때문. 스타리그가 열리는 메가스튜디오는 조명의 강한 열 때문에 선수들이 땀을 흘리는 등 수분 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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