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9/27 08:23:00
Name 사람되고싶다
Subject [일반] [뻘글] 운동을 하면 오줌이 찐해지는가?

흔히들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진다고 합니다. 지방을 '태워서' 에너지를 낸다, 운동으로 지방을 '태워 없앤다' 같이요. 근데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에너지를 낸다고 질량이 줄어들 이유가 뭐야?]

생각해보면 이상합니다. 몸속에서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된다는 건데 이 말대로라면 우리 몸에서 핵융합이 일어난다는 소린가??? 우리는 상온상압저온핵융합의 시대에 살고있다... 기후, 에너지 위기 끝! 일리는 없으니 좀 더 생각해봤습니다.

우선 물질이 에너지로 직접 변환될 리는 없습니다. 우리 몸속에 핵융합이 일어나는 게 아닌 이상요. 그럼 화학적 에너지를 쓴다는 건데... 아시다시피 화학적 에너지는 쓴다고 질량이 줄진 않습니다. 배터리를 완충하나 방전하나 무게는 똑같은 것처럼요. 단지 분자가 쪼개지면서 에너지를 내고 형태만 바뀌었을 뿐 질량은 같아야 합니다. 근데 그럼 살은 왜 빠지지? [아, 쪼개고 남은 부산물은 그냥 밖으로 갖다 버리면 되겠구나!] 그렇습니다. 운동을 해서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어서 소모되는 게 아니라 지방을 쪼개서 에너지만 파먹은 다음 그 부산물을 밖으로 배출하니까 살이 빠지는 겁니다!

그럼 이 부산물은 어떻게 빠져나가나? 하면 날숨, 땀, 소변이 있습니다. 근데 날숨은 기체고 땀은 양이 적으니 내보내봐야 킬로그램 단위로 질량을 빼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남은 건 소변이죠. 근데 없는 물을 쥐어짜내서 소변을 자주 쌀 순 없으니 소변의 농도가 짙어져서 이 노폐물들을 배출해내겠죠. 이게 바로 다이어트의 원리였던 겁니다. 유레카!

그렇습니다. [저는 중학교 생물시간에 배우는 물질대사를 혼자 뻘짓하면서 깨우친 겁니다.(...)] 분명 이미 배웠던 건데... 기초적인 건데... 물질대사가 뭔지도 알고 과정도 알고 에너지를 낸다는 것도 알고 다 아는데 정작 그게 내가 다이어트할 때 일어나는 그거란 걸 전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저 저 구석에 쳐박힌 쓰잘데기 없는 현학적인 지식 뭉탱이 였을 뿐... 배운지 10여년만에 드디어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심지어 제가 모른다는 것도 몰랐던 채로...

[Reinventing the wheels]라는 영어 속담이 있습니다. 바퀴의 재발명이란 뜻인데, 말 그대로 이미 존재하는 물건을 온갖 시행착오를 다 겪으며 새로운 것인 줄 알고 만들어낸다는 뜻입니다.(...)

뭐랄까, 참 부질없고 허망하기도 하고, 십수년간 물질대사를 이해해왔다고 자부해왔던 제가 한심하기도 하고, 그래도 나름 머리 써서 지적인 유희를 즐겨서 즐겁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어쩐지 요새 오줌이 뭔가 전과 다르게 농도가 찐하더라!!!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09/27 08:37
수정 아이콘
지방이 연소되면 탄소니까 숨으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오줌은 질소위주 노폐물이지요.
사람되고싶다
23/09/27 08:44
수정 아이콘
멍청한 문과를 보듬어주소서... 그저 부산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다르군요... 생각해보면 날숨으로 나가는 건 이산화탄소고 땀이나 오줌은 암모니아, 즉 질소 계통인데 말입니다...
숨고르기
23/09/27 08:40
수정 아이콘
인간은 아무것도 안하고 숨만 쉬어도 하루에 약 300g의 탄소를 날숨으로 배출합니다
사람되고싶다
23/09/27 08:45
수정 아이콘
아니 생각보다 훨씬 많이 나가는 거 아닙니까! 이 정도면 제 가설은 또다시 틀려먹은 걸로...
그럼 대체 제 오줌이 진해지고 뭔가 거품같은 게 많아진 건 왤까요... 혈액검사는 별 문제 없던데...
숨고르기
23/09/27 09:02
수정 아이콘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면 일시적으로 소변이 농축되어 나오는 것은 당연한것이고... 허나 이유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는 소변 검사를 받아보셔야 됩니다.
회색사과
23/09/27 08:45
수정 아이콘
그냥 땀흘리셔서 소변으로 나갈 수분이 적어지고 - 소변이 진해진 건 아닐까요??

제가 요새 물을 많이 마시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옅어졌습니다 흐흐
iPhoneXX
23/09/27 08:47
수정 아이콘
저도 땀 같은걸로 배출되는 줄 알았는데 숨이라네요 크크
유목민
23/09/27 08:53
수정 아이콘
위에 말씀하신 물질대사를 배우는
의대 간호대 등의 생화학 수업을 듣고 시험을 쳐보시면
살이 빠지게 하는 것은 시험이다
그것도 생화학 발생학 등 이해는 잘 안되는데 외우기는 무쟈게 외워야 하는 학문의 시험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실껍니다.
Lainworks
23/09/27 09:07
수정 아이콘
하 똥이 아니라 오줌이네요 살짝 아쉽네
Final exam
23/09/27 09:17
수정 아이콘
역시 똥오줌은 정체성.
살려야한다
23/09/27 09:22
수정 아이콘
히힛 발싸
덴드로븀
23/09/27 09:27
수정 아이콘
[요로결석]
[물 마시러 갑니다]

기억하세요.
똥진국
23/09/27 09:27
수정 아이콘
오줌과 운동하니까 한가지 궁금한게 있습니다
왜!!
급똥 마려울때는 화장실까지 눈뒤집힌 상태에서도 달리기가 잘되는데
왜!!
오줌 마려울때는 화장실까지 달리기가 잘 안되는걸까요?
어쩔때는 도저히 달릴수가 없어서 그냥 빠르게 걷는거가 최대로 할수있는거더군요

제가 화장실가다가 바지에 오줌싼 경험이 있어서 생긴 의문이 결코 아님을 미리 밝힙니다
23/09/27 13:35
수정 아이콘
반대 아닌가요..
급똥은 걷기도 힘든데....
자연스러운
23/09/28 14:24
수정 아이콘
덜 마려우신거죠?
노둣돌
23/09/27 09:30
수정 아이콘
1회 숨쉴 때마다 약 500mL 즉 0.5L의 공기가 들락거립니다.
100% CO2라고 가정하면 45회 정도만 숨을 쉬면 44g(CO2 1mole의 질량이 44g)의 체중이 감소하는 셈입니다.
아보가드로의 법칙에 따라 모든 기체는 표준상태(0℃ 1기압)에서 22.4L의 부피를 차지하거든요.
실제로는 5%정도만 이산화탄소가 포함되므로 20배 즉 900번 정도 숨을 쉬어야 44g이 줄어듭니다.
운동을 빡시게 하면 가쁜 숨을 쉬게 되므로 훨씬 빠른 시간에 몸무게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닉네임을정하라니
23/09/27 09:31
수정 아이콘
땀이 양이 적지 않아요. 한시간 러닝하면 1kg는 거뜬히 빠진답니다. (물론 이건 수분이 빠진거라 물마시면 금방 회복되긴 하겠지만요) 수분이 빠져서 소변이 진해지는 것이고, 말씀하신대로 운동으로 살빼기는 정말 힘들죠. 지방 1kg 빼는에 7.000 kcal를 소비해야 한다고 하니, 제 기준으로 러닝을 10시간은 해야 하는 정도이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살빠지는 원리는 정확히 맞는 것 같습니다. 칼로리 소비 = 화학적 에너지 사용 --> 부산물로 CO2와 H2O 생성 --> 그만큼 체중 감량
23/09/27 09:51
수정 아이콘
운동을 안하고 숨만 많이 쉬면요?
닉네임을정하라니
23/09/27 10:49
수정 아이콘
숨만쉬고 안먹으면 빠집니다 :)
23/09/27 09:50
수정 아이콘
숨만 쉬어도 살이 빠져?
고오스
23/09/27 10:00
수정 아이콘
몸으로 복습한건 오래갑니다 크크크
맨날간다
23/09/27 10:04
수정 아이콘
거품뇨 및 진한 소변원 원인은 직접적으론 신장 기능의 약화인데, 이 신장기능 약화가 과격 내지는 본인의 체력을 넘어선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최근 특별한 약물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아니시라면 과도한 운동이 활성산소 분비를 촉진시켜 그럴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소서. 즐운동 되소서.
그리움 그 뒤
23/09/27 10:21
수정 아이콘
소변의 색깔은 유로빌린과 유로크롬에 의해 결정되는데 탈수가 되면 얘네들의 농도가 진해져서 소변색깔이 진해지는 겁니다.

그리고 불감성소실이라는게 있는데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소실되는 수분량입니다.
주로 호흡이나 피부를 통해 증발되는 수분량을 얘기하고 보통은 500ml 정도, 더운 여름에 야외활동을 많이 하면 1000ml 까지도 불감소실 된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탈수가 되니까 소변색깔이 진해지겠죠.
방과후티타임
23/09/27 10:52
수정 아이콘
아! 코로나기간에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서 날숨이 안나가서 살이 쪘던거구나
23/09/27 15:07
수정 아이콘
그게 아닌 사람은 쓰고 난 마스크가 무거워졌을겁니다!
랜슬롯
23/09/27 20:21
수정 아이콘
뭔가 하체 운동하고 다음날은 하체에 열? 이 있는 느낌인지 유독 소변을 자주보게 되는 느낌은 있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041 [일반] <크리에이터> - 구현하진 못해도, 재현하다.(노스포) [6] aDayInTheLife5367 23/10/14 5367 4
100040 [정치] "외국인 군복무시키고 시민권 주자"…'이대남 급감'에 국회서 이런 주장도 나왔다 [51] 기찻길10962 23/10/14 10962 0
100039 [일반] 라이젠 7900 51만원 핫딜이 떴습니다 [24] SAS Tony Parker 9481 23/10/13 9481 7
100036 [일반] 이스라엘 군부, UN에게 북부 가자지구의 100만명 24시간내에 대피 통보 [227] 건방진고양이20291 23/10/13 20291 3
100035 [정치] 뒤늦은 민자투입 양평 '남한강휴게소'…사업체는 '尹테마주' [60] 빼사스11977 23/10/13 11977 0
100034 [일반] 불로소득과 웹툰 추천 [11] 수리검8144 23/10/13 8144 14
100033 [일반] 쇼생크탈출처럼... 저도 (감옥/직장) 길들여졌나 봅니다 [16] 흰둥7919 23/10/13 7919 0
100032 [일반] 가자지구 현 상황 모음 [203] 밤수서폿세주18498 23/10/13 18498 18
100031 [일반] 청담동 사기범 이희진, 전 검찰총장 포함된 초호화 변호인단 선임 [87] GOAT14293 23/10/12 14293 10
100030 [일반] 토론) 감자튀김은 케첩 발사대인가? [49] 푸른잔향10084 23/10/12 10084 16
100029 [정치] 안철수 국회의원: 이준석은 선거에 도움안되고 총질만한다. [160] 기찻길18881 23/10/12 18881 0
100028 [정치] 강경보수논객 중에서는 조갑제와 같이 상식인으로 평가받는 정규재씨가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한마디 하셨네요. [46] 홍철12442 23/10/12 12442 0
100027 [일반] 인구절벽에 검토중인 대책.ROKA [195] 이호철14911 23/10/12 14911 10
100026 [일반] 부고)가세연 출신 유튜버 김용호 숨진 채 발견 [253] Thirsha19246 23/10/12 19246 72
100024 [정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 대한 한국 정치권 입장 [22] 기찻길9497 23/10/12 9497 0
100023 [일반] 게시물 읽기 화면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93] jjohny=쿠마7131 23/10/12 7131 13
100022 [일반] 결혼 연락의 어려움 [55] Abrasax12923 23/10/12 12923 24
100021 [일반] 하루에 11억원씩 쓴 10조 갑부 근황 [20] 인간흑인대머리남캐16305 23/10/11 16305 24
100020 [정치] 강서구 주민이라 투표했습니다. [132] 홍철20640 23/10/11 20640 0
100019 [일반] 취업난과 대학 교육서비스의 현실 [55] 장국영8731 23/10/11 8731 12
100018 [일반] 팔레스타인계 모델이 이팔 분쟁에 관해 인스타에 올린 글 [88] VictoryFood14574 23/10/11 14574 22
100017 [일반] 합리적인 이혼은 존재하는가? [74] shadowtaki10368 23/10/11 10368 1
100016 [일반] 요즘 MZ들 취업난 수준 [225] 푸끆이21344 23/10/11 21344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