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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9/21 14:31:50
Name Nacht
Subject [일반] 3년간 피하다가 드디어(...) 걸려본 코로나 후기
코로나가 20년 초두에 터졌으니 3년동안 잘도 슥슥 피해 생존해 있었습니다만, 지지난주에 드디어 코로나라는 놈에게 덜미를 잡혀버렸습니다.

이제 진짜 한 번도 안걸려본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경험담도 참고삼아 올려봅니다.

증상 발현 조짐이 보인것은 토요일이었으니 아마 실제로 감염된 것은 수요일 전후가 아니었나... 싶긴 합니다만, 수요일 딱히 밖에서 뭘 한건 없고 언제나처럼 산책하고 장보기 정도가 고작이었으니 아마 그 어디선가에서 접촉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고 어렴풋이 짐작만 합니다.

1. (1일차 유력)토요일 새벽~밤
우연히 새벽(아마도 5시 즈음?) 잠에서 깼는데, 목이 좀 뻑뻑했습니다.
사실 전 감기를 걸렸다 하면 무조건 편도선부터 조짐이 오는 체질인지라 아 이거 뭔가 오겠구나 싶더군요. 코로나일지도? 싶기도 했고.

일단 물한컵 마시고 다시 잠든 후 느지막하게 일어났습니다만, 목은 여전히 뻑뻑한 상태. 그 외의 증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체온을 재어보니 36.7도. 열이 잉네? 하기엔 좀 애매한 체온이더군요.

코로나는 아닙니다만 백신을 맞을 때마다 지옥같은 경험을 해온 관계로
(가장 심한 백신 후폭풍의 경우 열이 [이틀동안 39.8도 찍고 지독한 감기몸살 앓는것처럼 누워서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겨우 이불 정리하고 일어나기라도 할 수 있었던 게 백신 접종 후 36~48시간 경과한 시점일 정도였다는;;)
일단 혹시 몰라서 진통제는 약국에서 하나 더 준비해 왔습니다.

밤에 잠들기 전에 다시 체온을 재보았으나 여전히 37도는 밑도는 상황. 별 증상은 없었으나 잠이 엄청나게 옅어져서 3시간에 한 번씩은 눈을 떴던 것 같습니다.

2. 일요일
증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토요일에 목이 뻑뻑하다 정도였다면 이 날은 목 통증이 있다라고 인정할 수준. 다만 [다른 분들 경험담처럼 고슴도치를 삼키는 기분이다 이 정도는 아니었고 평범한 편도선 감기 정도의 통증]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열이 37.4도, 두통은 아주 약간. 몸이 나른한 증상(권태감). 기침은 거의 없었으나, 가래가 약간 끓는 관계로 그로 인해 가래를 뱉어내려는 반작용으로 잔기침이 조금 정도. 오한은 거의 못느낌. 혹시 몰라서 진통제 딱 한 번 복용.

일단 매일의 일과인 산책은 마스크 쓰고 사람없는 주변 강가를 걷는걸로 때웠습니다. 역 근처 시가로 나가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겠지만, 강가는 또 완전 시골이라해도 믿을 수준의 동네인지라 지나친 사람도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걷고나니 평소보다 금방 피곤하더군요. 역시 지금 정상이 아니긴 하구나 싶었습니다.

저녁무렵 열은 38.3도까지 올라갔고 아무것도 집중이 안되었습니다. 다만 심각한 증상은 딱히 없었고 개인적으로는 권태감이 가장 심하더군요. 항원검사 키트가 있긴 했는데 혹시 위음성 나올까봐 진단은 다음날 해보기로 하고 일단 이날은 취침. 아 그리고 낮에는 거의 못느꼈는데 자다가 깨면 코가 막히더군요. 여전히 잠은 옅어 3~4시간에 한 번 꼴로 일어났습니다.

3. 월요일
일어나보니 열은 아주 살짝 내려서 37도 후반대에서 오락가락합니다. 두통은 거의 사라졌고, 남아있는 증상은 권태감+가래.
점심경에 마음먹고 진단을 해 봤는데 15분 기다릴 필요도 없이 처리한 시약이 키트에 스며들자마자 T에 줄이 쫘아아아악 펼쳐지는 걸 보며 ㅓㅜㅑ를 시전(...)

산책은 똑같이 인기척 드문 곳으로만 골라서 다녀옴. 피로감은 일요일 대비 많이 좋아져서 이미 산책 후의 피로감은 평소와 별 변화 없음.

4. 화요일
열은 사라짐. 권태감과 가래 약간 외에는 체감되는 증상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가래때문에 잔기침이 조금식 나는게 귀찮긴 했습니다.

5. 수요일 이후
권태감도 많이 호전되어 이렇다할 증상이라고 한다면 약간의 가래와 그로인한 가끔의 잔기침 정도.

2주가 지났습니다만 가래는 아직도 아주 약간씩 좋아지고는 있는데 남아있기는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뭐 조만간 좋아지겠지 하고 지내는 중입니다.

위에도 적었습니다만 백신 후폭풍이 매번 아주 대단했던 관계로 아니 백신이 이정도인데 본방(?)인 코로나 걸리면 나 도대체 어찌되는건가 생각은 하고 살았습니다만, 백신을 맞은 덕택인지 아니면 그냥 우연인지 원인이야 제가 알 길이 없겠습니다만, [백신 후폭풍에 비하면 코로나 그 자체는 훨씬 얌전하게(?) 지나갔습니다]. 열도 엄청 고열은 아니었고 기침도 가래가 원인인 잔기침 정도였지 기침 그 자체의 증상은 거의 없었네요.

개인적으로 권태감 외에 가장 심각했던 건 식욕감퇴였는데, 이틀째인 일요일/3일째 월요일에는 하루종일 딱 두부 한 모씩 먹으니 그 이상 아무것도 넘기질 못하겠더군요. 딱히 심한 증상이 있던것도 아니었는데, 묘하게 식욕이 사라지는 경험이었습니다. 딱히 미각 후각에 이상은 없었는데도 말이죠(현재까지도 두 감각 모두 멀쩡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코로나 후기에 고생했던 분들이 많으신데 이런 경험담도 있습니다 차원에서 적어봤습니다.
다들 코로나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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