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7/28 23:43:25
Name aDayInTheLife
Link #1 유튜브
Subject [일반] 뮤직비디오 이야기.


가끔가다 되게 뜬금없이 비디오로 기억되는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어디선가 본 뮤비라든가, 혹은 삽입곡 같은 곡들이 귀에 갑자기 꽂히면서 어떤 뮤지션들의 작품들이 영상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 거죠. 저한텐 라디오헤드가 그런 뮤지션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본격적으로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 때, 라디오헤드는 약간의 과작 경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Hail to the Thief 앨범과, In Rainbows 앨범은 너무 어렸고, 또 난해했거든요. 솔직히 지금도 난해하긴 합니다만. 크크




그러다가, 2010년,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트레일러에 실린 Creep의 합창 버전이 귀에 걸리게 됩니다. 그러니까, Creep이라는 곡을 모르진 않았습니다만, 그냥 알고 있는 것과, 음미하게 되는 건 조금 다르니까요. 저의 라디오헤드 여정은 여기서 시작하게 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저희 집은 지방 케이블 방송국의 방송을 꽤 오랫동안 이용했고, 채널이 꽤 자주 바뀌었습니다. 한번은 SBS MTV였나, 엠넷이었나, 여튼 나인 인치 네일스가 지산밸리(지산밸리니 아마도 엠넷이겠네요.) 내한을 한다고 뮤비를 틀어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뮤비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보기만 해도 강박적이고 또 불안하게 만드는 뮤비, 아 역시 데이빗 핀처 감독 작품은 이래서 본다니까요. 크크크

대부분의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고등학교는 굉장히 재밌는 일들이 많으면서도 굉장히 할 게 없었습니다. 특히나 저희는 2번째 입학생이었거든요. 더더욱 할 게 없었고, 선배가 적거나 없으니 동아리도 별 게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저희 학교가 당시에 과학 중점고등학교니 뭐니 하는 그런 거였고, 학술 동아리를 적극적으로 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어영부영 과학 분야에 대한 동아리를 만들고, 하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물리 동아리를 만들었고, 남녀공학에서 22:0이라는 기록적인 성비를 기록합니다.



그 때 친구 하나가 이 뮤비를 보여주면서 '루브 골드버그 장치'를 이거저거 활용해서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내서 거의 9개월을 고생한 기억이 있네요. 놀랍게도 저희는 9개월 투자해서 한 30초 짜리 만들었던 거 같은데, 여전히 어떻게 3분 짜리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뮤비 얘기를 하면 OK Go가 빠질 수 없을 거 같네요. 한번 검색해보시길!)

계속 팝 얘기만 했으니, 국내 곡 뮤비 얘기도 해봐야겠죠. 제가 좋아하는 뮤비 중 하나는 존박의 Falling입니다.



덜덜이 이미지가 되게 씨게 박히긴 했는데, 저는 여전히 존박이 일하길, 좀 열심히 일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자유낙하, 침잠 등등 좋아하는 이미지가 되게 잘 구현된 뮤비라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일을 열심히 안하는 거 같아 실망스럽습니다. 일해라 존박!

국내 뮤지션 중에서도 좋아하는 가수가 참 많습니다. 그 중에 페이버릿이 누구냐 물으면 되게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은데, 한참을 고민하다가 저는 아마 '검정치마'라고 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은 뮤비는 이번 글을 쓰면서 처음 찾아봤는데, 참 좋더라구요. 어느 시점에서 안개처럼 그녀는 사라지고, 크레인업을 해도 보이는 건 없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오브제. 굉장히 인상적인 뮤비였습니다.



디지페디의 뮤비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에픽하이의 Born Hater나, 약을 한 가득 빨아버린 노라조의 니팔자야, 만인이 보는 커뮤니티에는 굉장히 부끄러운 진보의 뮤비 등등. 그 중에서 샤이니의 Dream Girl은 아직까지 남돌 곡 중 최고의 곡이라고 생각하는 곡이고, 또 뮤비도 굉장히 인상적인 뮤비라고 생각해요. 최근의 샤이니는 음악적으로 되게 많이 변한 느낌인데, 이해는 하지만 조금은 아쉽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뮤비를 올립니다. 콜드플레이의 Up & Up. 이 반 쯤 판타지와 환상의 영역에 걸쳐있는 감성이 저는 너무 좋더라구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Janzisuka
23/07/29 02:04
수정 아이콘
뮤비라...
저는 감독은 미셀공드리!!
https://youtu.be/63vqob-MljQ
https://youtu.be/ABYnqp-bxvg

대학시절 이 분 덕에 콘티짜는 맛에 빠진...

서태지 뮤지중에서는 ‘프리스타일’뮤비가 인상적이었고
후에 빅뱅의 스토리+감성 뮤비도 많이 본듯요

BTS의 코로나시즌 마스크 던지는 뮤비(뭐였드라)
보면서 눈물나기도 했고...


90년대 스토리있는 뮤비들도 잼나게 봤는데
한창 대학때 이상은 노래 등으로 뮤비 찍는 재미있었는데 말이죠...

처음 뮤직비디오 작업을 창감독 스텝해보고 복학하고는 당시 언더였던 국카스텐형들 작업했던 추억..
알바로 이효리님 뮤비 메이킹 갔다가 추워뒤질뻔...
등등


https://youtu.be/Yfqw3GW0Diw
뮤직비디오에 대한 몇가지 영상이 있는 유뷰브에욤
aDayInTheLife
23/07/29 05:15
수정 아이콘
미셸 공드리도 유명 뮤비 감독 출신이었죠. 크크크 방탄 뮤비는 아마 permission to dance 인 걸로..
와 영상 작업에 참여하셨다는 게 놀랍네요. 신기합니다. 나중에 썰 좀 풀어주시죠. 크크
저는 up&up도 좋은데, 글 올리고 나서 자미로콰이의 virtual insanity가 떠오르네요. 아쉽.
23/07/29 07:54
수정 아이콘
공드리가 찍은 90년대 중반~00년대 초반 뮤비들은 정말 버릴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케미칼 브라더스, 뷰욕, 화이트 스트라입스, 라디오헤드 등등등...
페스티
23/07/29 06:34
수정 아이콘
약빤걸 그대로 영상화하면 저럴까싶은...
aDayInTheLife
23/07/29 07:31
수정 아이콘
확실히, 뮤비들이 훨씬 더 강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거의 3-4분 내외에 음악에 맞춰서 뭔가를 만들어 내야하니..
푸른완두콩
23/07/29 10:08
수정 아이콘
저 검정치마 뮤비 촬영팀으로 나가서 같이 작업했었는데 진짜 최소인원으로 엄청 소규모로 촬영했었어요. 연출감독님이 광고에서 탑티어에 계신 유광굉감독님이신데 이분이 하신 광고들도 찾아보시면 좋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aDayInTheLife
23/07/29 11:52
수정 아이콘
와 씨 부럽습니다! 크크크크 추천 감사합니다. 잘 찾아봐야 겠네요 흐흐흐
푸른완두콩
23/07/29 12:14
수정 아이콘
촬영도 본인이 직접 카메라 잡으셨는데 TS렌즈을 마운트에 완전 안끼우고 렌즈를 살짝 뺐다 꽂았다하면서 렌즈 플레어나 하레이션을 이용해서 찍었어요. 빛에 관한 효과들은 후반으로 만든것보다 실제로 그렇게 찍은것들이 많습니다
aDayInTheLife
23/07/29 12:27
수정 아이콘
우와… 대단하시네요…. 카메라 다루는 거를 멀리서만 본 입장에서 그걸 어케함 소리가..
카푸스틴
23/07/30 09:3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로맨틱겨울 뮤비도 빛사용하는거 보면 상업광고 하실때란 다르게 접근하시더라구요. 초점 일부러 안맞추는게 ts렌즈 같았는듯
23/07/30 04:0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영상 추천 글 너무 좋아합니다.
처음 보는 뮤비도 꽤 있네요. 스크랩 해두고 하나씩 챙겨 보겠습니다.
aDayInTheLife
23/07/30 07:2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208 [일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긍정적 리뷰(스포有) [18] 오곡쿠키6204 23/11/06 6204 6
100158 [일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정제되지 않은. [14] aDayInTheLife7686 23/10/29 7686 3
100138 [일반] nba 판타지 같이 하실분을 찾습니다!! [2] 능숙한문제해결사5383 23/10/26 5383 1
99991 [일반] 강추하는 완결 웹툰 -평행도시 [16] lasd2419361 23/10/07 9361 5
99974 [일반] 도쿄 게임쇼 2023 관람 후기 - 파트 5 [11] 간옹손건미축5910 23/10/06 5910 13
99972 [일반] 도쿄 게임쇼 2023 관람 후기 - 파트 3 [2] 간옹손건미축5218 23/10/06 5218 5
99943 [일반] The Marshall Project 8.31. 일자 번역 (사형수의 인간성 회복) [7] 오후2시7618 23/10/02 7618 7
99926 [일반] 추석주 극장개봉 영화 후기 [22] 트럭9570 23/09/28 9570 14
99853 [일반] 박터지는 역대급(?) 4분기 애니 기대작들.... [52] 웃어른공격10663 23/09/18 10663 3
99840 [일반] 요즘 본 애니 감상입니다. [50] 그때가언제라도8225 23/09/16 8225 2
99614 [일반] <큐어> - 세기말과 '성난 사람들'.(스포) [14] aDayInTheLife5479 23/08/28 5479 4
99394 [일반] D.P 시즌2 재평가? : 채 상병 사고 이첩했던 해병대 수사단장 보직해임 [22] Davi4ever12089 23/08/03 12089 9
99345 [일반] 뮤직비디오 이야기. [12] aDayInTheLife9026 23/07/28 9026 4
99089 [일반]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 무난해선 안될 시리즈의 무난한 마무리.(노스포) [31] aDayInTheLife9312 23/06/28 9312 2
99056 [일반] [웹소설] 이번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주목할 만한 신작들 [21] meson9582 23/06/25 9582 6
98914 [일반] 혼자 괴로운게 화나서 추천하는 웹소설 3편 소개 [77] 챨스12771 23/06/02 12771 7
98758 [일반] 60년대생이 보는 MCU 페이즈 3 감상기 part 1 [31] 이르8915 23/05/12 8915 25
98748 [일반] 세 편의 영화 소개 [7] 초모완6823 23/05/11 6823 7
98590 [일반] 웹소설 추천 셋의 후속작 셋 [33] 삼화야젠지야7904 23/04/25 7904 6
98541 [일반] 10년만에 다시 찾은 독서의 재미 - 드래곤라자는 우리중 최약체지 [38] 짱구8113 23/04/22 8113 20
98496 [일반] (스포O)(연애혁명 감상) 학창시절 인싸가 만화적 재능까지 있으면 이런 작품이 나오는군요. ​​ [15] 그때가언제라도9320 23/04/18 9320 2
98447 [일반] 존 윅 4 감상 스포 약간 [32] PENTAX4803 23/04/12 4803 1
98346 [일반] (노스포) 길복순 미쳤습니다 [140] 마스터충달20255 23/04/03 20255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