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6/27 14:51:49
Name 총알이모자라2
Subject [일반] 프리고진이 핵을 가지고있다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그너그룹의 진격 과정에서 보로네시-45, 툴라-50 등 핵무기고로 알려진 군사 기지 2곳을 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기지는 불과 160km 떨어져 있습니다.

이중 특히 보로네시 45 기지에서는 러시아 헬기의 사격 동영상이 나오기도 했으며 장갑차 20여 대 규모의 바그너 용병들이 공격을 시도했다는 목격담도 나왔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24일 바그너그룹을 ‘도적’이라고 비판하며 “인류 역사상 도적들이 세계 최대 핵무기고를 갖게 된 적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바그너가 핵기지에 대한 접근이 있었다는 방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방 각국은 실제 탈취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고 아예 기지에 핵탄두가 없을 수도 있다는 말도 있으며,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 핵 태세와 관련한 어떤 변화도 보고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
여기서부터는여기서 부터는 그냥 근거 없는 생각입니다.

보로네슈 45는 핵 감축 협의로 적어도 10여 년 전부터 미사일 등에서 분리한 핵탄두를 보관하는 곳이라 몇 개의 핵탄두를 바그너가 탈취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보관소는 핵 태세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의 핵무기 실태를 점검하던 뉴스타트 협약은 현재 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확인이 안 됩니다. 그리고 바그너에겐 그저 기지를 습격한 것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핵탄두를  탈취했다고 주장 할 수 있는 근거는 이미 성립했으니까요.

이 핵 카드를 이용해 프리고진은 우선 벨라루스의 루카셴코와 협상을 했을 겁니다.
현재 벨라루스에는 러시아의 전술핵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지난 3월에 협의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푸틴이 서방을 위협하기 위한 일방적인 조치였습니다. 이렇게 분명한 상하관계에 놓였던 푸틴과 루카셴코의 관계는 벨라루스 내의 루카셴코의 입지를 약화해 왔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무력이 약해짐에 따라 루카셴코의 입지도 약화하여 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지시에 군부가 불응하는 등 정치적으로 자국에서 불안감이 있던 루카셴코에게 정치적 안전을 보장해 주면 무력을 제공한다는 프리고진의 조건은 충분히 매력적인 것이죠. 이는 자신의 맘대로 군부를 통제하지 못하던 루카셴코에게 핵까지 보유(?)한 강력한 무력 집단이 생김과 동시에 러시아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러시아와 합병까지 추진하던 기존의 관계를 재정립 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혹여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하고 푸틴이 쫓겨나도 자신의 안전은 보장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루카센코와 협의한 프리고진이 푸틴에게 자신의 표면적인 요구 조건을 말하고 그 약속의 실천은 핵위협으로 보장받으려 했을 겁니다. 바그너 용병들의 벨라루스 이전을 성사시키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됩니다. 국방부 장관 따위 알 바 아니겠죠.

바그너는 7월 1일까지 러시아 국방부에 소속되도록 명령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7월 1일 이후에는 바그너는 소멸되거나 내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국방부 소속이 되면 당연히 뿔뿔히 흩어져 사라질 것이 분명하고 내전을 한다고 해도 보급의 문제로 몇주 버티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무력을 보존한 상태로 전쟁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이런 강력한 협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핵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의심만으로도 핵은 위력을 발휘할수 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최대한의 인원을 보존하여 벨라루스에 망명하면 전쟁에서도 벗어나고 자신들의 전력도 보존하는 딜이 가능한 것이죠. 향후 러시아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상황에 푸틴을 비난하기보단 실익을 챙기면서 러시아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명분도 어느 정도 챙기는 행동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뭐 이상 가벼운 소설을 적어봤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3/06/27 15:01
수정 아이콘
그 핵이 더티밤 이상으로 가치가 있을려나...
척척석사
23/06/27 15:04
수정 아이콘
지난 번 글 댓글에 "꼬라박음을 합리적 시각으로 자꾸 판단하려 한다" 는 얘기가..
총알이모자라2
23/06/27 15:08
수정 아이콘
그냥 프리고진이 덜죽을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생각해본거라..
23/06/27 15:11
수정 아이콘
핵탄두 발사체랑 플랫폼이 탈취해서 숨기고 다닐만한 건가요?
총알이모자라2
23/06/27 15:18
수정 아이콘
핵탄두만 따로 보관하는 곳이라 발사체는 없어요. 핵탄두는 그리 크지는 않아요.
23/06/27 15: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러면 발사체랑 플랫폼없이 핵탄두만 달랑 들고 있는게 무기로서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고
이걸 다른나라에 유출하려고 하는 순간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미칠듯한 어그로가 끌릴텐데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게 있나요
총알이모자라2
23/06/27 15:35
수정 아이콘
핵은 명중이 필요없어요.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공격방법은 다양하니까요. 다른나라로 가지고 나가는게 아니라 미국 어그로도 상관없죠.
닭강정
23/06/27 16:03
수정 아이콘
소설이자 영화에 불과하지만 썸 오브 올피어스에서는 이스라엘이 분실한 핵탄두를 실종되었다는 러시아 과학자들이 입수해서 우크라이나(?!)에서 폭탄으로 만들어 미국에다 테러를 가하죠.
게다가 원작은 과학자도 아닌 테러리스트가 만드는....

즉 이게 가지고 있다는 상상 하나만으로도 머리가 좀 썩히게 될 겁니다.
지금 프리고진이 정말 푸틴이 나와 협상해서 모든게 잘 끝났음! 이러고 믿는 순진한 대가리면 미국의 감시에 쫄겠지만 자신의 인생에 이제 뒤가 없다 여긴다면.....
국수말은나라
23/06/27 16:03
수정 아이콘
그냥 우러전 패배가 예상된 러시아에서의 책임공방 중 강제합병 당하게 생긴 바그너에서 선수친 것 뿐이라 봅니다
프리고진이 전체 바그너의 통수권을 쥔 것도 아니라서 휘하 5천만 움직였고 결과는 질 것 같으니 그를 필요로 하는 벨라루스로 런 친거죠
러시아도 지금 몇 안남은 우방 건드려봐야 좋을것도 없어서 타협한 것이구요
다만 러시아가 지지치고 우크라에서 발빼면 (크림하고 동부 일부를 요구하고 지지치고 싶은데 젤렌스키가 거부 중이죠 당연히 거부할만하고 다만 서방의 인내심에 따라 휴전 가능성도 있겠지만) 푸틴의 미래가 불확실하니 지금 어떤식으로든 군기 잡으려고 했고 프리고진은 반기를 든 상황 같습니다

변하지 않은 사실은 몇백키로를 5천가지고 무인질주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인거죠 수도방위군이야 있었겠지만 그만큼 지금 러시아가 망가진거죠 무려 세계2위의 핵보유국인데 통제 자체가 되는건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요

시진핑이나 김정은한텐 확실한 경고가 될듯 합니다 통제력을 잃은 군권이 얼마나 무서운지요
23/06/27 16:39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가설입니다만 이 시나리오가 성립하려면 최소한 1. 프리고진은 핵을 푸틴 상대로 카드로 내밀 배짱이 있다 2. 핵 카드는 너무나 강력하여 푸틴이라도 협상에 나올 수밖에 없다 는 전제가 성립해야 하는데..

그렇게 엄청난 대도박을 목숨을 걸고 하기에는 따낸 판돈이 너무 작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현재 거의 와해상태에 있거나 러시아에 포섭되는 중으로 보이고 프리고진이 자신이 이끌고 있다 호언하던 수만명의 병력을 이끌고 군벌화하여 벨라루스로 이동한다는 결말은 그려지지 않습니다. 애초에 루카셴코가 프리고진을 받아들여주겠다는 것 자체가 그걸 예상한 것일 테고요. (반대로 바그너 그룹이 실제로 전력을 온존하여 벨라루스로 이동한다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됩니다. - 핵을 가진 수만명의 실전 병력이 반란 지휘자를 따라 자국 내에 주둔하는 협상을 국가원수가 이끌었다? 아유 아무리 상식이 사라진 세계관이라도 이건..)

저 위의 두 가지 전제가 성립한다면 프리고진은 바그너가 무너지는 걸 감상하며 벨라루스로 튈 게 아니고, 이미 먹은 로스토프를 기반으로 왕국을 건설한다는 깔끔한 선택지가 있었죠. 러시아군이 자신을 공격 못한다는 것만 확실하면 이미 점령한 로스토프나도누에 볼고그라드만 점령해도 폴란드 크기의 러시아땅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DownTeamisDown
23/06/27 17: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러시아의 재앙이라면 후계구도 없이 푸틴이 뒤지는겁니다.
러시아 군부와 각종 pMC들이 군웅할거 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프리고진을 앞세운 루카센코가 하나의 세력이 될 수도 있고요
23/06/27 17:25
수정 아이콘
혹시 오래전 그 총알님이세요?
총알이모자라2
23/06/27 18:01
수정 아이콘
네 예전 아이디 까먹어서 몇달전에 새로 가입했어요
23/06/27 18:56
수정 아이콘
우와 넘 반갑습니다!!!!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너무 오랫만에 뵙는 아이디라 깜짝놀랐습니다 ^^;
정말 반갑네요 ^^
유목민
23/06/27 17:54
수정 아이콘
투발 수단 없는 핵은
자해공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북한이 ICBM에 그렇게 매달리는 이유도 핵무기와 투발 수단이 결합이 되어야 전략무기로서의 가치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공격 준비가 뾰록이 나서 즉시 제압 당하면 아무 소용이 없겠지만.
우자매순대국
23/06/27 19:37
수정 아이콘
미국이면 몰라도
러시아가 투사수단 없는 핵무기에 위협을 느끼지는 않을것같은데요
어디 써보시든가 이럴듯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192 [정치]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은 용역업체가 착수 50일만에 스스로 제안했답니다 [111] 잉명13914 23/07/13 13914 0
99191 [일반] 경보를 남발하면 과연 그게 경보인가? [66] 달은다시차오른다10145 23/07/13 10145 15
99190 [일반] 인연 찾기 힘드네요 [41] 검정머리외국인9394 23/07/13 9394 11
99188 [정치] 순서 바뀐 '오세훈 수상버스'…운영자 먼저 뽑고 타당성 따진다? [66] 덴드로븀9934 23/07/13 9934 0
99187 [일반] 초복날의 생각 [21] Amiel6679 23/07/13 6679 14
99185 [일반] 밀란 쿤데라, 그리고 키치 [9] 형리5998 23/07/13 5998 19
99183 [정치] 당정 공청회에서 "여자·청년들은 실업급여로 해외여행, 샤넬 선글라스 사" [234] 기찻길18616 23/07/12 18616 0
99182 [일반] [컴덕] 인텔 차기 CPU 라인업 유출? [18] manymaster7314 23/07/12 7314 2
99181 [일반] 정수리 모발이식 1년10개월 후기 [32] Croove8219 23/07/12 8219 11
99180 [일반] 대단히 개인적인 웹소설 추천글. [27] reionel8923 23/07/12 8923 8
99179 [일반] 노트북 간단 후기+(놋북 스피커 맘에 안들어서 스피커 산 썰) [29] SAS Tony Parker 6595 23/07/12 6595 2
99177 [일반] 보건의료노조 7/13 산별총파업 관련 [154] lexicon12680 23/07/12 12680 12
99176 [일반] 영화 'Past Lives' 소개 [3] 휵스6419 23/07/12 6419 1
99175 [일반] [역사] 설빙, 샤베트 그리고 베스킨라빈스의 역사 / 아이스크림의 역사 [40] Fig.18589 23/07/11 8589 18
99174 [일반] 복날에 드럽게 맛없는 고추바사삭을 먹고... [75] Valorant12073 23/07/11 12073 13
99172 [일반] 현행 촉법소년 제도의 합리성에 대한 변명과 위기청소년에 대한 사견 [75] 토루9463 23/07/11 9463 67
99171 [정치] 석사학위 반납? 그런 것 없다 [17] kurt11218 23/07/11 11218 0
99170 [일반] 여학생 성폭행하고 피해자 가족도 협박하는 촉법소년단 근황 [227] qwerasdfzxcv16304 23/07/11 16304 18
99168 [정치] 로이터 단독: 한국정부 시중은행들에게 새마을 금융지원 5조 요청 [82] 기찻길15519 23/07/10 15519 0
99167 [일반] 중국사의 재미난 인간 군상들 - 위청 [27] 밥과글8000 23/07/10 8000 39
99166 [일반] 소 잡는 섭태지 (수학여행에서 있었던 일/ 에세이) [11] 두괴즐5869 23/07/10 5869 7
99165 [일반] 웹소설도 도파민 분비가 상당하군요 [109] 평온한 냐옹이12350 23/07/10 12350 3
99164 [정치] 백선엽 형제와 인천 교육기관 [31] kurt12379 23/07/09 1237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