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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2/09 05:26:54
Name OrBef
Subject [일반] 좀 놀다 가겠습니다.
(일단 사족: 이 글에 오타가 많은 이유는 맞춤법 검사기가 잠시 접속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제 잘못이 아닙니다.)

피지알에 글을 쓰지 않은 지 꽤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라면, 학교 후배 중에서 피지알에 서식하는 친구들이 조금 생겼기 때문입니다. '형 그때 쓴 그 글 말이죠. 우와 형이 그런 글을 쓰면 너무 후안무치에 표리부동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이런 말을 자꾸 듣다보니 글을 쓰기 두려워지더란 말이죠!

그러나, 생각해보니 일기는 일기장에... 대신 피지알 자게에 쓰던 제가, 이 위아래 없는 후배들때문에 글을 더 못쓰게 된다면 그것은 너무 억울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해서 이순신 장군께서 부산포에서 무력시위를 하셨던 그 마음으로, 쓸데없는 글로라도 피지알에서 후배와의 영토 다툼을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여느때와 같이, 주제는 없습니다. (하도 간만이라서, 여느때와 같이라고 써버리면 '니가 누군데요?' 라는 답글이 달릴지도...)

o 아들 얘기

전 윗사람한테 그닥 잘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뭐 꼭 버릇없다거나 한 것은 아닌데, 하여튼 윗사람들 입장에서는 제가 충분한 예의를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일관되게 적용이 되어서, 제가 저보다 손아랫사람한테서 특별한 예의를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다섯살난 아들은 제가 자기 형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아들이 뭔가 쿵작쿵작해서 뭔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정말 볼품없어보이는 걸 보여주면서 '아빠 이거 진짜 멋있지?' 그러더군요. 그래서 '뭐.. 별론데?' 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그놈 하는 말이,

'아빠랑 나랑 생각이 다르네. 뭐 사람마다 다 같을 수는 없으니까, 괜찮어 괜찮어 그럴 수도 있지'

......?? !! 이.. 뭐..

어이없어하는 제게 마님께서도 거드시기를,

'딱 너같네. 자기 닮은 아들 생겨서 좋겠다?'

...어??!!!

o 취업 얘기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도 요즘의 금융위기때문에 취업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져있습니다. 이게 파장이 생각보다 커져서, 학교들도 신규 채용을 취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을 정도지요. 그리고 저는 내년 봄에 졸업을 하기에 요즘 수십개의 원서를 한국 학교 미국 학교에 넣고 있습니다. 뭐 처음 겪는 일은 아니지만 (제가 석사학위를 한국에서 땄던 것이 99년인데, 대우전자에 입사하고 이틀뒤부터 빅딜 반대 데모를 나가야 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납니다), 그래도 깝깝한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얼마전에 분위기 좋은 곳이 하나 나왔는데, 최종 면접 날짜가 12월 4일로 잡혔다가 12월 22일로 미뤄졌습니다. 우와아아앙...???

o 이번주의 개X놈

저는 완전 무작위 웹서핑을 즐기는 편입니다. 키워드 그런거 없고 무한 클릭질로 가는거죠.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http://www.badassoftheweek.com

라는 사이트가 있더군요. 아마추어 영웅담 매니아가 일주일에 한번씩 고질라부터 잔다르크, 300 스파르탄까지 그들의 짤막한 역사를 간추려 제공하는 weekley heroes webzine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곳에 한국사람으로는 유일하게 이순신 장군이 올라가있더군요.

http://www.badassoftheweek.com/admiralyi.html

물론 사용된 어휘는 사이트의 성격상 엄청나게 저질스럽지만, 이정도의 지식을 미국인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제법 놀랍더군요. (전공에 대해서는 난중일기에 적힌 것 보다도 훨씬 과장되게 서술되어있던데.. 뭐 이것도 사이트의 성격을 감안하여 봐주죠)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언젠가 오버스러운 한국인이 날조해 만든 인터넷 문서 (거시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일본, 중국인의 기록이라던가 뭐던가.. 하여튼 그거요) 때문에 참 낯뜨거운 일도 있었고 했는데, 이 글을 보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재미삼아 한번 들러서 보세요. 피지알의 성격상 저런 저질스러운 어휘의 번역문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나저나 아래 happyend 님 글에서 보이듯이,

< 선조는 내관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 말을 끌던 마부들까지 공신록에 올렸으면서 이순신 장군은 '이순신 장군을 공신록에 올리지 않으면 하삼도에서 민란이 날 것입니다' 라는 이덕형의 보고를 듣고서야 원균과 함께 이순신을 올렸다고 하니 >

참으로 거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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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nysun
08/12/09 05:50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 석사를 하고 슝~~~ 가셨군요. 타지에서 마눌님이라도 계시니 참 좋을 듯 합니다. 갑자기 연애 스토리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유학을 가셔서 만나셨을까? 란 뭐. ^^
저도 내년에 슝~~~ 하고 떠날 계획인데 이거 참 30에 솔로로 가려니 장가는 못가는가 싶어서 안달이 조금씩 나고 있답니다. 하하~
보여주신 싸이트는 훅 하고 훑어봐야겠군요.
08/12/09 06:31
수정 아이콘
예비군 훈련을 가니 '징비록'이라고 임진왜란에 관련된 역사적 사료를 자세히 설명한 강의를 보여주더라구요..내용 자체는 참 재미있었는데 말이죠 ^^
08/12/09 06:32
수정 아이콘
이순신 장군은 너무 어이없는 수준으로 승리를 해버리는 바람에 오히려 신빙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 아주 어처구니없는 캐릭터지 말입니다.
아브락사스
08/12/09 07:22
수정 아이콘
OrBef님은 도시가 어디세요? 전... 아틀란타 입니다만... ^^
王非好信主
08/12/09 09:07
수정 아이콘
'니가 누군데요?'

원하시던 코맨트 달아드립니다. ^^;
Noam Chomsky
08/12/09 09:12
수정 아이콘
'아빠랑 나랑 생각이 다르네. 뭐 사람마다 다 같을 수는 없으니까, 괜찮어 괜찮어 그럴 수도 있지'
후덜덜. 크게 될 아드님을 두셨군요.
좋든 나쁘든, 절 쏙 빼닮은 아들이 있다는 건 참 기분이 묘할 것 같아요~

좋은 곳에서 일하시게 되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Sansonalization
08/12/09 09:33
수정 아이콘
오오.. 재밌는 싸이트 하나 잘 받아갑니다~
휀 라디엔트
08/12/09 10:03
수정 아이콘
아들은 엄마편이기에 절대로 아빠의 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딸이 아빠편이 되느냐...그게 또 그런게 아니거든요...
08/12/09 10:34
수정 아이콘
bad ass라는게 어떤 뉘앙스인가요? 직역은 되지만..;;

+ 검색해보니 양아치, 멋지다. 정도는 나오네요
08/12/09 10:47
수정 아이콘
아브락사스님// 전 보스턴입니다 :)
王非好信主님// T.T
Noam Chomsky님// 어이쿠 감사합니다. 저는 그래도 적어도 어렸을 때는 예의바른 어린이였는데...
Toby님// 다스 베이더와 터미네이터가 전형적인 badass 죠! 흐흐흐
Who am I?
08/12/09 12:00
수정 아이콘
...말대답과 의견개진의 차이를 깨닫게 된것은, 때리면 맞아야 하는 나이 였던 것이, 때리면 피하는 나이-가 되어서일뿐입니다. 으하하하

여전히 저희 엄여사님은 '저걸 어디다 쓰지 저 싸가지를..'이라고 한탄하십니다만.

다 그런거예요! 으하하하!
아브락사스
08/12/09 13:10
수정 아이콘
아 그곳이네요... ^^ 그쪽에서 공돌이 생활하실려면... 그 학교 밖에 없는데...
저도 이쪽에서 공돌이 생활하려면 여기밖에 없는 곳이에요...

언제 배틀넷에서 겜한판, 사는얘기 한판이나 할까요? ^^
08/12/09 14:34
수정 아이콘
아브락사스님//
좋지요 ^_^

근데 전 이제 스타를 안해서.. 헬스크림 호드의 '꿀구리' 가 접니당 :)
08/12/09 14:58
수정 아이콘
OrBef님// 와우는 미국서버아니시던가요..? 그럼 honeycopper..??[...]
星夜舞人
08/12/09 14:59
수정 아이콘
OrBef님// 고생하시겠네요. T_T~~ 90년대 학번 한국에서 그래도 명문대 나와서 유학까지 갔다와도 본교엔 취직자리따긴 하늘에 별따기고 (그야말로 실적과 아부와 인맥 삼박자를 가지거나, 자기 실험실 운영하다가 들어오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한), 서울 경기권 중하위권대학엔 80학번과는 다르게 자대생들이 들이차 있어서, 명문대 나왔다는것도 이젠 그다지 큰 메리트가 되는 세상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요즘엔 서울 중하위권 대학 혹은 지방 국립대라도 취직할려면 연구실적이라도 빵빵해야 되는데 그것도 안되니까요. 그렇다고해서 월급만 받는 보따리 장수로 취직했다간 입시때마다 학생모집할려고 일일이 뛰어다니거나, 아니면 연봉이라도 안정되면 연구는 뒷전이요. 그냥그냥 살아가는게 되는까요. 다른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참 어려운 세상입니다. 열심히 공부해도 자리얻기 힘드니까 말이죠. 그나저나 학생 등록금을 늘리는데 교수수는 왜 안늘리는지 궁금하네요. 제 모교에 제가 다닌과에 20년넘도록 교수수가 늘어나지 않은거 보면 정말 기가 찰노릇입니다. 2-3배로 늘려도 괜찮을텐데 말이죠. 그많은 등록금은 어디다가 써대는지, 강사월급이랑 교수월급도 등록금이 5배에 오른것에 비하면 강사월급은 1.5배 교수월급은 2.5배밖에 안올랐는데 말이죠. 그냥 푸념이었습니다. 저도 졸업하고 포닥될때까지 경기나 좀 살아나고 연구비나 많이 늘어나야지 그나마 살길이 생기는데 저도 좀 막막하네요..
08/12/09 16:55
수정 아이콘
sinfire님// 미국은 알렉스트라자에서 toadfly 라는 전사를 70 찍고 카라잔에서 말체 잡고 접었구요, 한국은 와일드해머에서 판금힐게이라는 징박으로 71 가다가 갑자기 급지겨워져서 잠시 봉인했습니다. 헬스크림도 한국섭입니다 ^_^

星夜舞人님// 흐흐흐흐흐 성야무인님은 너무 비관적이시지 말입니다! 죽으라는 법은 없겠죠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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