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10/23 12:31:00
Name 그때가언제라도
Subject [일반]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2010) 스포 감상 (수정됨)
'인생은 애초에 장미빛이 아닌 잡다한 색을 갖고있다'


청춘물 애니입니다.

일본 애니 주류의 모에 그림체도 아니고

애니메이션 많이 봐왔지만 주인공 독백이 이렇게 많은 애니메이션은 처음 봤습니다.

이런 작품의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독백의 화자인 주인공의 성우인데 한 번 나무위키 켜보니 대히트한 애니 주역은 없어도

조금(?)히트한 애니 조역정도는 꾸준히 했었네요.




이 애니는 놀랍게도 첫화부터 ~ n화까지 각화마다 주인공이 대학교 동아리 서클에 들어가서 망하는 걸 스즈미야 하루히 엔드리스 에이트처럼 계속 보여줍니다.

스즈미야 하루히는 뭐 완전히 똑같은 이야기를 패션쇼하면서 똑같이 보여주는 말도안되는 기행을 보여줬지만...

이 애니는 그런건 아니고 주인공이 마지막 절규하면서 '다른 동아리에 들었다면 이것과는 다른 대학생활을 보냈을텐데' '오즈와 만나지않았다면 내 인생은 더 나았을' 하는 후회와

동시에 시간이 돌아가는 연출과 함께 각화마다 다른 동아리 서클에 들면서 과정이나 결말은 비슷하게 실패하는 원패턴입니다.

중간부터는 약간 이야기에 변화를 줘서 3명의 여자 중 누구 한 명을 고르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기도하고

3명의 여자를 일일이 고르는 루트를 다 보여주지만 전부 깔끔하게 망하는 것도 다 보여주는 변태같음...





애니가 루프물인데...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각 등장인물들간의 관계나 그 지역내 이야기등 점과 점이 이어지는 세세함도 재밌었습니다.

결국 마지막 루트에서는 주인공은 아무 동아리도 들지않고 다다미 넉장 반에서의 생활을 선택...

다다미 넉장 반이 끝없이 이어진 우주에 갇히게 됩니다.

애니메이션 중간쯤에 그런 갇힌 주인공의 모습이 나옵니다.(이래서 원작 있는 애니메이션 애니화가 좋긴하죠)

애니메이션 오프닝도 무한우주 다다미 넉장 반을 보여주는 거죠 크크




그렇게 혼자서 몇개월 동안 다다미 넉장 반의 우주를 떠돌던 주인공이 느끼는 독백이나 외로움이 이 이야기의 주제입니다.

평소 안좋게 생각했던 모든 것들은 떨어지고 나서보니 사랑스럽고 다시 한 번 보고싶은 것들...(그런데 혼자서 몇 달 카스테라만 먹으며 살면 어디든 안그러겠냐 싶긴합니다.)



갑자기 다른 작가의 작품인 '3일간의 행복'이 떠오릅니다.

'3일간의 행복'에서는 과거 주인공이 업신여기거나 노력하지않은 곳에서의 사람들과의 해후는 아픔만을 되씹게 만들어줬었고

Restart 버튼 따위는 3일간의 행복의 주인공에게는 없었지만 다다미 넉장 반의 주인공에게는 있었네요.

생각해보면 지나간 과거에 Restart 버튼은 없기마련인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애니메이션이 희망이 가득한(?) 이야기긴 하네요.

저도 옛날에 지나간 옛날 사람한테 연락 한 적 있는데 봐도 별로고 흑역사 적립 +1이었던 아픈 기억이....(여자에게 추파 건 것도 아니건만..)




애니 결말에서 이어진 후배와의 관계를 말하는 건 쓸데없는 사족이라 말했는데

2기가 12년(후덜덜)만에 나왔네요.

나중에 천천히 볼려고 합니다.

슈타인즈 게이트 같은 루프물이야 몰아서 보면 재밌는데 다다미 넉장 반은 음...하루에 몰아보기에는 좀 하드하긴하더군요.




'당신 앞에 흔들리고 있는 호기를 붙잡아보세요'

이렇게 작품 주제를 명확하게 매화 질릴정도로 말해주는 작품이 또 있을까요 크크...

지금이 아닌 무언가를 꿈꾸기보다는 지금을 이 시기를 붙잡아야...






좋은 청춘 애니메이션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DayInTheLife
22/10/23 13:26
수정 아이콘
방금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왓챠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재밌게 보고 바로 접하는 같은 작가, 같은 애니메이션 감독의 작품이네요.
뭔가 소설로 보면 맛이 안 살 거 같은데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나 그 이야기의 사랑스러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크크
그때가언제라도
22/10/23 13:35
수정 아이콘
여기 애니에서도 대놓고 밤짧 광고해요 크크
aDayInTheLife
22/10/23 17:04
수정 아이콘
밤짧도 괜찮습니다 크크
22/10/23 14:00
수정 아이콘
보신 작품을 소설만 읽어봤었는데 괜춘했던 기억이 납니다.
aDayInTheLife
22/10/23 17:03
수정 아이콘
아 그런가요?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네요 흐흐
22/10/23 14:41
수정 아이콘
제가 꼽는 오덕계의 일본어 전투력 측정기입니다. 아 물론 상당히 취향을 타긴 하지만 애니로서의 재미도 훌륭하죠.
그때가언제라도
22/10/23 17:17
수정 아이콘
이게 그림체는 둘째치고 매화 루프가 같은 구조 대사 결말이라 초반은 좀 못버티는 사람 있을듯...
펠릭스
22/10/23 15:30
수정 아이콘
청춘물???

청춘물??

아무리봐도 절망물인데?
그때가언제라도
22/10/23 17:17
수정 아이콘
결말이 확 밝혀주죠.
패트와매트
22/10/23 17:55
수정 아이콘
모리미도 좋은작가죠 자기스타일 고집하긴 하지만
이웃집개발자
22/10/24 09:22
수정 아이콘
[제 나름의 사랑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712 [일반] 2022년 영화 베스트 25 - 주관 100% [23] azrock13657 23/01/15 13657 5
97706 [일반] 고은 시인의 등단 65주년을 기념하며 [51] lexicon11360 23/01/14 11360 1
97567 [일반] 이번에 산 만화책 세트들 감상 [54] Cand13777 22/12/30 13777 4
97564 [일반] Always Learning: 박사과정 5학기 차를 마무리하며 [55] Bread.R.Cake9664 22/12/30 9664 25
97517 [일반] 이공계인의 유신론, 그리고 시뮬레이션 우주론에 대한 잡설 [223] 비선광11922 22/12/24 11922 8
97508 [일반] 유전학의 대부는 어떻게 예수의 부활을 믿을 수 있었을까 [137] Taima15819 22/12/23 15819 12
97484 [일반] 아바타2 - 놀랍지도, 설레이지도 않아(약스포) [50] v.Serum9751 22/12/21 9751 6
97475 [일반] 진실은 없다 - 데카르트로부터 한발짝 더 나가서 [28] 닉넴바꾸기좋은날8063 22/12/20 8063 1
97453 [일반] 교회 4년 다니고 후기 [117] 드러나다14609 22/12/17 14609 36
97451 [일반] [번역]KAI FA-50을 서유럽에 판촉하고 싶은 에어버스. [9] 가라한13628 22/12/17 13628 8
97412 [일반] 최근에 읽었던 고전 SF소설 세 편...(드니 빌뇌브 감독님 화이팅!) [14] 우주전쟁7892 22/12/13 7892 12
97357 [일반] AI 그림)2달 동안의 AI 그림 관찰기록 [39] 오곡물티슈14125 22/12/08 14125 31
97350 [일반] <그래비티> - (스포)두고 온 것과 붙잡아야 하는 것, 결국 모든 것은 중력의 문제. [26] aDayInTheLife7145 22/12/08 7145 5
97318 [일반] <<화엄경>>을 통해 보는 대승 불경에서 힌두 신들의 위치 [4] 자급률7156 22/12/04 7156 8
97314 [일반] [성경이야기]언제나 혼자였던 사사 삼손 [5] BK_Zju10615 22/12/04 10615 22
97284 [일반] (강스포!)저 너머의 아스트라 감상 [14] 그때가언제라도8664 22/11/30 8664 3
97263 [정치] 한국에도 나사같은 기구가 생길 것 같습니다. [64] 우주전쟁16073 22/11/28 16073 0
97215 [일반] [경제] 워렌 버핏은 왜 TSMC를 샀는가? [30] 김유라14679 22/11/20 14679 18
97184 [일반] (스포 만화)과소평가 받은 우주힐링물 달콤달콤 짜릿짜릿 리뷰 [8] 그때가언제라도10516 22/11/16 10516 2
96941 [일반]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2010) 스포 감상 [11] 그때가언제라도8684 22/10/23 8684 4
96884 [일반] [과학] 2022 니콘 작은세계 사진전 수상작 소개 Nikon Small World Competition [17] AraTa_PEACE12589 22/10/17 12589 28
96859 [일반] <중경삼림> - 왕가위와 외로운 마음 클럽. [35] aDayInTheLife11373 22/10/12 11373 12
96855 [일반] "유령의 말이 옳다면 그녀는 왜 울었을까" [39] Farce14591 22/10/12 14591 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