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하떡잎학교가 말하고자 하는 건 우정. 청춘. 교육, 인간성. 그것을 풀어나가기 위해 도입한 것은 추리극. 극의 완결을 위해 도입한 것은 스포츠. 그리고 여기에 가족애까지 살짝. 게다가 극장판이 반드시 동반하는 새로운 인물도 소개.
# 똑같이 추리를 주제로 하는 코난도 비슷하긴 한데, 어쨌든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습니다. 낙서왕국이 등장인물을 너무 안써먹어서 문제였다면, 천하떡잎학교는 사람을 다 써먹으려고 해서 문제랄까...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서 전례없이 관계가 얽혀있는데 별로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 이 작품의 개인적 장점은 캐릭터입니다. 떡잎마을 방범대는 아주 만족스럽고 맹구는 이번작에서 급격히 말이 많아졌음에도 어색하지 않네요. 그동안 떡잎마을 방범대 최고작이던 폭풍을 부르는 정글이나 서부의 떡잎마을 방범대에서도 이뤄내지 못한 걸 해냈습니다. 맹구나 유리는 수시로 꿔다놓은 보릿자루행이었는데 이번에는 모두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은질주나 유일등 반항기 구석애 캐릭터 조연치고 괜찮았습니다. 정말로 추리물로 보면 별로지만 짱구를 그렇게 보는 사람은 없겠죠. '짱구스러운' 전개라고 생각하면 뭔가 다 납득되는 정도였습니다. 아주 괜찮은 '짱구는 못말려'의 극장판이었습니다.
# 다만 이번에도 막판에 힘빠지는 것은 똑같네요. 어른제국처럼 짱구가 맨몸으로 질주하는 클라이막스를 택했습니다. 근데 여전히 뭔가 힘빠지는 결말인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그리고 작품에서 짱구는 철수에게 절교선언을 받고도 앙금 하나 남아있지 않은 행동을 해왔던지라 철수의 편지나 마라톤을 하는 동기 같은 게 강하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잃었던 걸 되찾아야 뭔가 극적일텐데 놓았던 적조차 없었으니...
# 디지털 작화 이후 짱구극장판이 다 그렇습니다만 이번 작도 주제의식을 너무 대놓고 드러냅니다. 은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제작진이 하고 싶은 대사를 작중 인물이 토시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치는 이 스타일이 저는 아주 맘에 들지 않습니다. 애들 보는 만화라기엔 주제가 너무 무겁고 어렵고, 어른들이 즐겁게 보기엔 유치합니다.
# 제가 천하떡잎학교를 본 감상은 '너무 많은 걸 집어넣은 것 같다' 입니다. 그걸 다 보여주려니 은유가 하나도 없고, 짱구 부모님같은 캐릭터가 제작진의 확성기 노릇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캐릭터들이 놓여있는 상황, 그 상황을 풀어내는 전개는 괜찮았습니다. 실질적 승부는 났음에도 계속 달리기를 지속하는 짱구와 철수, 그리고 무승부를 외치는 그 상황도 나름 낭만이라면 낭만이겠지요.
# 만약에 옛날 극장판이었으면 학생들이 마라톤에서 아무도 응원하지 않고 그냥 지켜봤겠죠? 이런 생각하는 나도 늙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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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수작은 줄 수 있을거 같은데...
명작이라고 하기에도 수작과 명작 사이에도 주기는 좀 전 애매하더라구요.
짱구라는 배경을 감안해도 추리극이 꽤 진지하게 간 거에 비해 좀 힘이 살짝 빠지기도 했고 영화애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한데 제 마음에 잘 와닿지 못했던거 같습니다.
마지막에서 각자 청춘이 뭔지 말하며 달리기를 하는 모습이 좋긴 한데 그게 저에게 청춘에 대한 감동을 느끼며 울린다기 보단 짱구가 달리는거에서 극의 끝을 향에 간다는 전개에 몰입하게 되더라구요.
사람들이 호평하는것만큼 뛰어난 작품이다라고 하면 전 글쎄라 대답하겠지만 그래도 수작은 맞다라고 평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