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게에 윤석열 후보의 구조적 성차별 발언 관련 글에서
국민은행 채용비리를 성차별 사례로 언급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동종 업계 종사자로서 업계 내에서는 좀 다른 시각으로 보는 관점도 있어서 한 번 얘기해보고 싶어서 실로 오래간만에 자게에 글쓰기 버튼을 눌러봅니다.
일단 국민은행 채용비리에 대해 정리해보면 제가 법조인은 아니라 판결문 대신 기사를 좀 찾아보고,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2가지 비리가 있었더군요. 청탁 관련 채용과 남직원 채용비율을 올리기 위한 점수 조작. 2가지 다 현행법상 범죄라는 것에 이견이 있을순 없고 그래서 실형까지 받았죠. 그런데 이 남직원 채용비율 관련 점수조작이 여성을 차별하고 홀대해서가 아니라는 관점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초등학교에 남선생이 부족한 현상과 그로인한 문제점은 이제는 화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는데 사실 은행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금융권이 문과계열이고 면접시 화술과 인상이 중요하다보니 신입직원 공채시 여성의 비율이 과반을 넘어가는 현상이 발생했고, 각 지점마다 젊은 남직원이 부족해지게 되었습니다. 블라인드에 은행업종 관련 글을 보면 시중은행들이 대부분 비슷한 상황인거 같더군요. 디지털화가 지금은 많이 되었지만 불과 2,3년전 까지도 은행에서 입출금시 종이전표 사용하고, 상품 신규시 종이신청서 작성하고 이렇게 나온 서류들 정리는 보통 젊은 남직원이 했죠. 그리고 업체 키맨과의 유대감 형성이 중요한 기업금융은 주로 남자직원이 담당하게 되는데 젊은 남직원이 갈수록 줄어들다 보니 지점의 막내 남직원이 40대 초중반인 경우도 많아지게 되고, 40 넘어서도 서류 정리하고 후배직원은 여자라서 힘쓰는 일은 시키지도 못하고 사기저하되고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된거죠.
사실 은행은 영업으로 먹고 사는 업종이고 영업의 대상이 남녀노소 개인은 물론 자영업자부터 대기업까지 폭넓기 때문에 특정 성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면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영업력에 균열이 생길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실제 은행에서도 카드,보험 같은 개인 상품은 여성직원의 영업력이 좋다는 것이 숫자로도 나오거든요. 그리고 기업에 대한 영업시에는 영맨분들 잘 아시겠지만 기업 회계담당자, 대표분과 유대감 형성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저녁에 한잔하고 골프 라운딩하고 이런 접대없이는 어려운 사회이기도 해서 남직원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선 인내심이 높은 편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국민은행 채용비리 사건이 첨 드러났을 때 동료직원들과 저기도 진짜 심각하긴 했었나 보다, 오죽하면 저렇게까지 해서 남직원 채용비율을 올렸을까. 이렇게 동료직원들과 얘기했지 국민은행이 뭐 마초회사고 반페미라서 일부러 여직원들을 탈락시켰다 이런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 실정법상 특정 성의 채용을 위한 행위는 금지되어 있으니 결국 앞으로도 이런 현상을 막을 수는 없고 우리부터 변해서 힘쓰는 일이라도 남여 차별없이 같이 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동기들끼리 얘기했었구요.
오랜 만에 쓰는 글이라 뭔가 두서 없이 쓴거 같아서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이 채용조작 사건이 범죄라는 것에 대해서 이견은 없습니다. 다만, 다른 분들이 얘기하시는거 처럼 이 사건을 남녀 차별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 업계내에서는 성비 불균형에 대한 영업력 문제로 보는 관점도 있다 이런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고.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남녀차별없이 영업 잘하는 분야가 동일하고 성비 규형깨져도 돈만 많이 벌어주면 은행에서도 굳이 이런 범죄 저지를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현실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업계에 존재한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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