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12/10 19:24:50
Name 친절겸손미소
Subject [일반] [일상]횡단보도 위의 무법자

늘 퇴근길은 사람보다 차가 우선입니다.
차가 막힌다는 명목으로 횡단보도는 타이밍을 놓치면 체감상 10분은 될 법한 시간 동안 빨간불입니다.
형광색으로 무장한 경찰이 수동으로 지시를 내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 차에 탄 사람의 차막힘, 답답함 만큼이나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 나의 답답함도 크고 중요할테지만..
기다리라면 기다려야죠.

오늘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파란불이 들어오네요. 다행입니다.
근데 마침 횡단보도 이쪽편-사람들이 건너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곳-에 서 있던 3~4대의 오토바이들이 동시에 출발하네요.
어떤 신호인지 모르겠지만, 정확히 세 방향으로 흩어져 나눠지는 모습은
한 때 환호했던 절묘한 산개 컨트롤을 연상시킵니다. 마치 짠 것처럼...

"에휴~"
그치만 늘 있는 모습... 조금도 놀랍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침 가는 길에 서 있는 형광색색의 경찰이 보입니다.
나는 바쁜 마음에 길을 건너다 형광색의 사람에게 다가갑니다.

"수고하십니다. 그런데 오토바이들이 저렇게 신호를 위반하는데 단속해야지 않습니까?"
"네 단속해야죠. 근데 제가 그럴 권한이 없습니다."
"그럴 권한이 없다고요?"
"네, 전 의경이라서요..."
"아....... 고생많으세요. 수고하세요."

그래서 저렇게 단속도 못 하고 보고 있구나..
그래서 저 오토바이들이 경찰이 있는데도 안하무인이구나..
근데 의경이 이런 일을 하는 게 맞나...
6시가 꽤 지났는데 저래도 되나...

여러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달마야놀자
21/12/10 19:29
수정 아이콘
데려가 놓고 권한도 안주고 그냥 위험하게 부려만 먹는 건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봐요...
21/12/10 19:30
수정 아이콘
신호등 초록불 바뀌어도 왼쪽에서 들어오는 우회전 차량 필수로 봐야 되고, 경우에 따라 차가 계속 밀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죠. 횡단보도 앞에서 감속하는 것 자체를 아예 인지 못하는 운전자들도 많고요. 결국 이런 게 계속되면 제도가 더 촘촘해지는 수밖에 없겠죠.
나파밸리
21/12/10 19:37
수정 아이콘
오토바이들 맘대로 운전하는게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요즘은 가까이서 위험한 장면을 경험하지 않으면 별 감흥도 없을 정도로 무뎌졌네요 에휴
룰루vide
21/12/10 19:38
수정 아이콘
유명한 말도 있죠 [사고방식이 우리와 다릅니다]
근데 처음부터 그런행동을 한게아니라 계속하다보니 나중에는 잘못이라고 못느끼는 상태가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엠포유
21/12/10 19:39
수정 아이콘
옛날에는 의경도 단속해서 뒷 돈 챙겼다는 카더라도 들었었는데 크크
저희 때도 단독으론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도로에 서 있어도 대놓고 무당횡단, 신호위반 합니다...... 할 수 있는건 호루라기 정도?ㅜㅜ
한사영우
21/12/10 20:04
수정 아이콘
교통의경을 했고 저것과 똑같은걸 해본 입장으로.
경찰서에 있는 교통의경(경찰서 소속) 과 조금 다른 교통중대(기동대 소속 교통지원중대) 일겁니다.

그냥 전광판이랑 같은 역활입니다.
평상시 사고 유발 장소에 의경 한명 떨쳐 놨다가 몇시간 뒤에 와서 대려가는거죠.

신호기를 잡을 권한도 단속을 할 권환도 장비도 없습니다.
몇가지 특별한 경우만 단속도 하고 신호기 잡기도 하고 수신호도 하는데
신호기나 수신호는 명절이나 지역 행사 시 , 단속은 뭐 특별기간 (안전띠. 신호위반등) 일때.
21/12/10 21:18
수정 아이콘
얼마 전 배달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내려서 끌고가는걸 보고 '로또를 사야하나?'하고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날 마침 전동킥보드가 헬멧을 쓰고 차도 가장자리를 달리는 것도 보았거든요.
다리기
21/12/10 21:20
수정 아이콘
인터넷에선 쉽게 보이는데
실제로 보긴 어렵다는 그 장면이네요
전 아직 평생 못봤습니다 크크
엑세리온
21/12/10 21:37
수정 아이콘
저도 평생 한번도 못봤습니다. 전동킥보드 헬맷쓴 사람도 한번도 못봤네요
캐러거
21/12/10 21:45
수정 아이콘
끌바 놀랍게도 몇 번 봤네요.
그대신 같은 속도로 횡단보도 지나가는 자전거 크크
두동동
21/12/10 22:29
수정 아이콘
전 무려 그 광경을 이틀 연속으로 봤습니다.. 그것도 신림에서...
진짜 2021년 의인상 받으셔야 할 분이었습니다...
abc초콜릿
21/12/10 22:59
수정 아이콘
오토바이가 철바퀴 소리 듣는 건 다 이유가 있죠. 해외라고 안 그러는 건 아니지만 한국은 운전자도 법도 그냥 다 개판
21/12/11 00:22
수정 아이콘
사실 경찰이면 저 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오토바이에게 앞 번호판 다는거 아니면 지금 상황에서 경찰은 딱히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아요 싸이카도 많지 않고 싸이카 운전하는 교통경찰이 사실 경찰중에 가장 기피직종중 하나거든요... 돈도 별로 안주고 진급도 잘 안되서 이미 고령화도 심하고요...

그리고 우리나라가 일본식 배달 운영체제를 갖추면 좋은데 그러기가 너무 힘들죠 김대중때 만든 중국식 하도급제도와 배달앱 자체의 문제, 노동개혁이 안된 문제, 처벌 수위가 너무 낮은 교통법규 문제가 있거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4785 [일반] 마트/백화점 방역패스..어떻게생각하세요? [221] B급채팅방16346 22/01/10 16346 10
94771 [일반] [팝송] 제가 생각하는 2021 최고의 앨범 Best 15 [16] 김치찌개9713 22/01/09 9713 16
94703 [일반] 우량주식 장투가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이유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이유) [80] 사업드래군20159 22/01/04 20159 46
94665 [일반] 한국인의 기질과 정체성 [34] singularian10123 22/01/02 10123 6
94620 [일반] 당신의 밤을 더욱 풍성하게: 2021년 한 해 방영된 TV 애니메이션 총평 [27] 이그나티우스9490 21/12/30 9490 6
94615 [일반] 2021년 애니메이션 개인적인 감상 [22] Aquatope8889 21/12/30 8889 0
94611 [일반] 고양이 자랑글 (사진 대용량) [31] 건방진고양이7885 21/12/30 7885 32
94584 [일반] KT를 기다리며.. (KT의 이중요금 대처) [36] 베르톨트10035 21/12/28 10035 3
94568 [일반] <드라이브 마이 카> - 모든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의 에필로그다(약스포) [4] aDayInTheLife7819 21/12/27 7819 1
94546 [일반] 여친있는 남자가 그제 레알 불쌍한점(24일 프로포즈 후기) [64] 42년모솔탈출한다15376 21/12/26 15376 38
94544 [일반] 국익관점에서 바라본 시사 평론 [10] singularian11464 21/12/26 11464 0
94542 [일반] 연말, 틱틱붐, 자소서 쓰다 쓰는 개인적 이야기들. [10] aDayInTheLife8031 21/12/25 8031 12
94497 [일반] 인터넷의 가희 시바타 준과 함께 떠나는 70년대 일본 음악 여행 [20] 라쇼12654 21/12/22 12654 3
94416 [일반] 대학교 교양과목 같이듣는 친구와 데이트 후기글입니다 [156] 마음에걸리다15304 21/12/17 15304 23
94397 [일반] 스파이더맨 노웨이홈과 올해 개봉 마블영화들 후기 (스포있음) [19] 노래하는몽상가7921 21/12/16 7921 2
94388 [일반] (단편) 그 남자가 찾아온 밤 [5] 글곰7436 21/12/15 7436 11
94328 [일반] 위스키 도대체 너 몇 살이냐 [부제] Whiskey Odd-It-Say. 3rd Try [40] singularian10674 21/12/11 10674 25
94319 [일반] [일상]횡단보도 위의 무법자 [13] 친절겸손미소7936 21/12/10 7936 11
94304 [일반] 스파이더맨 노웨이홈떄문에 마블 유니버스 입문하게 되네요. [39] 원장10696 21/12/09 10696 3
94272 [일반] 고인물들이 봉인구를 해제하면 무슨일이 벌어지는가? [61] 캬라18430 21/12/06 18430 72
94251 [일반] 한국은 오래전부터 인재관리 선진국이었다. [17] singularian13545 21/12/03 13545 6
94221 [일반] 로마군의 아프가니스탄: 게르마니아 원정 [57] Farce16060 21/12/01 16060 59
94207 [일반] [일상] 그저 건조기가 사고싶은 이야기 [54] 깃털달린뱀10463 21/11/29 10463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