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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0/21 18:51:46
Name roqur
Subject [일반] [무림서부/스포] 우리는 모두 장건이었다 (수정됨)
무림서부가 완결이 났습니다. 취기의 힘을 빌어 한번 리뷰를 써봅니다.


웹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구조]입니다. 어떻게 주인공의 대단함을 부각하느냐.

어떻게 주인공을 칭찬하느냐.

좀 더 속되게 말하면 얼마나 뽕이 차도록 [후빨]하느냐.

이건 요즘 웹소설에서 빠질 수 없어요.


[구조]적인 측면에서 무림서부는 제가 근 몇년 간 본 웹소설 중에 최고라고 할 만합니다.

장건의 대단함을 표현하는 재료는....

김용 이래 몇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무협의 역사 그 자체거든요.


무림서부의 세계관에서, 무협은 '본래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 벗어났습니다.

화산파는 존재하지 않고

소림사는 백보신권을 쓰지 못하며

(시대상 당나라인 것도 있지만) 무당파는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육대세가니 X대세가니 하는 세가들은 대부분 마공을 익히고 있고요.



그런 세계에서, 주인공 장건은 '독자들이 몇십 년 동안 보아 온 무공'을 사용합니다.

그가 사용한 장가-주인공 장건이 장가이기도 하지만, 장삼봉 역시 장씨죠-태극권은 작중의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고, 않으며, 않을 태극권에 대한 존경의 표시입니다.

그가 사용한 제왕검형은, 마공에 눈이 팔려 제왕검형을 만들지 못한 남궁가에 대한 존경의 표시입니다.

그가 사용한 백보신권

그가 사용한 혼원벽력도

그가 사용한 천마군림보

그 외에 우리가 무협, 하면 떠오르는 모든 무공이

모두 '한때 현대인이었고 무협지 광이었던 자신'이자 '지금은 무림인인 장건'에 대한 위령탑이며

동시에 '아직 그러한 무학이 나타나지 않은 세계'에 스스로 세우는 기념탑입니다.

반대로, '그런 세상이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작중세계의 무림인들도

얼마든지 장건을 보고 그러한 무공들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이게 흔한 웹소설과의 차이점이죠.

알고 있으면 따라가거나 추월할 수 있습니다. 장건은 그저 무협지에 대한 [팬심]으로 시대를 앞서갈 뿐인 겁니다.



때문에 무림서부는.

[몇십 년 동안 무협지를 읽어온 너, 나, 우리, 그리고 장건]에 대한 헌사입니다. 장건이 대단한 것도 있지만... 작중의 무림이 주인공 장건을 따라오지 못하는 건, 그저 [그 세계의 무림이 장건이 아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알고 있으면, 따라갈 수 있습니다. 300화 가까이 되는 소설에서 내내 그걸 이야기하고 있지요,.

아무튼,.

"아직 그러한 무협과 무공이 나오지 않은 세계"에서

그러한 무협과 무공을 아는 유일한 인간이

그러한 무협과 무공을 재현하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는 소설이기에.

우리는 모두 장건이었던 거죠.



그래서... '구조'적인 측면에서 가장 똑똑한 무협이 무어냐, 라고 묻는다면

저는 사조영웅전, 벽혈검, 절대쌍교, 백발마녀전이 아니라

무림서부를 꼽을 겁니다.




우리는 모두

한때 장건이었으니까요.

아무도 안 보는 사이에 항룡십팔장, 태극혜검,  백보신권, 천마군림보를 흉내내어 봤을 테니까.



그리고 우리가 항룡십팔장, 태극혜검,  백보신권, 천마군림보를 흉내내는 동안

무림서부의 주인공 장건은 실제로 항룡십팔장과 태극혜검, 백보신권과 천마군람보를 만들었으니까.




최후반부의 표현으로 무림서부를 갈음합니다.


항우가 말했다.
{마음을 세워 베고자 하면 밤하늘의 별조차 그 검을 피할 수 없으리니. 먼 옛날 저 삼황오제와 은주시대부터. 수많은 무인들이 온갖 미사여구를 통해 그 경지를 떠들어댔으나, 그들은 모두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주절거리던 머저리들에 지나지 않았다. 누구도 정말 그 경지에 닿지는 못했지.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너는 정말 그 경지에 도달했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지?]

장건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있으리라 믿었으니까."



먼 옛날 우리는 모두 장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우리'를 누구보다 명확하게 표현한 소설은

그 많은 명작과 신필과 역사와 표현이 있어도

무림서부밖에 없다고

오롯이 무림서부일 뿐이라고.

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아 빨리 외전 내놔요 컵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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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1 19:02
수정 아이콘
너무 재미있게 봤고
컵라면의 다음 작품이 무협이기를 바랍니다.
21/10/21 19:02
수정 아이콘
무림동부 내놔라!! 무림유럽 내놔라!!
벤틀리
21/10/21 19:02
수정 아이콘
구음사혈의 진서하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주인공하고 엮이는 부분에서 그냥 하차했는데 이후에도 계속 나오는지 궁금하네요 그냥 무공 알려주고 서로 갈 길 간다면 다시 볼까 싶은데 그게 아니라면 그냥…
21/10/21 19:05
수정 아이콘
그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확실히 옴니버스적인 구조를 가지긴 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구조의 긴밀성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강해져요,.
21/10/21 19:57
수정 아이콘
그대로 진행해서 보실만 합니다!
장건의 무력 + 서부극의 일 끝나면 말없이 떠나는 사나이의 면모 두가지를 유지하고 깔끔하게 끝낸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 생각하거든요.
용노사빨리책써라
21/10/21 19:03
수정 아이콘
신라면... 그는 컵이야!
21/10/21 19:05
수정 아이콘
무협 팬 울리는 문피아 신라면...!
21/10/21 19:07
수정 아이콘
완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제 봐야겠네요
21/10/21 19:1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
구조에 집중하느라, 정작 장건이라는 인물의 내면은 별로 묘사되지 않았다고 생각되서요.
장건이 맺어가는 인간관계와 장건이라는 인물을 철저하게 관찰자적으로 묘사하는 느낌이 강하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장건의 행동원리를 잘 모르겠어요.
환생한 현대인의 사고방식이라기도 뭐하고, 철저하게 그 시대의 인물이라기도 뭐하고.. 이도저도 아니고 작가의 의도만을 가진 주인공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았던것 같습니다.
좀더 장건의 내면묘사가 많았으면 좋았을것 같은데, 정말 파편적인 부분들만 묘사되다보니.. 저는 장건이 진짜로 '인간'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협객의 이미지+서부극 주인공의 이미지를 버무린다음에 그런 이미지에 맞춰서 행동하는 느낌이랄까;;;

무림서부에 대해서 호평이 굉장히 많지만, 저는 그런 의미에서는 좀 아쉬움을 피력하게 됩니다.
뜨와에므와
21/10/21 19:26
수정 아이콘
요즘 트렌드에서 내면묘사를 많이 했으면 망했을거라서...
21/10/21 19:41
수정 아이콘
많이 안하는거랑 아예 안하는건 다르죠;;
무림서부는 장건에대한 이미지를 중시하다보니, 장건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거의 묘사하지 않습니다.
내면을 구구절절 늘어놓는게 아니라, 최소한 독자가 공감할 수 있을정도의 묘사는 해야죠.

장건은 현대에서 환생했다는 사실만 있지, 그거에 대한 감정이 전혀 없습니다. 작가의 의도는 가득한데, 그걸 풀어가는 방식이 무협뽕 말고는 없어요;;
21/10/21 21:59
수정 아이콘
광마귀환! 아니 광마회귀구나
21/10/21 19:29
수정 아이콘
저도 동의합니다. 사실 장건이 인간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인간으로 가져야할 감정 몇 개가 없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물론 무협뽕은 채워주긴 했지만요 크크.

제가 군림천하 1부를 가장 좋아하는데, 무공은 좀 떨어지지만 낙천적인 성격과 깊은 심계로 죽음의 위기를 헤쳐나오는 진산월이

1부 후반부에 가서야 사부의 무덤을 끌어안고 오열합니다. 어떻게든 해줄 것 같은 인물이 사실 속으로는 두려움도 많고

걱정도 많은 하나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걸 보고 오히려 진산월이라는 캐릭터가 더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장건은 그런 묘사가 별로 안 드러난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정이 별로 안 가더군요.
21/10/21 19:44
수정 아이콘
무림서부의 많은 등장인물들이 역할만 수행한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좀 있는데, 그 정점이 장건이라는 느낌이죠.

무림서부라는 작품이, 막연한 이미지가 중시되다보니 거기 매몰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착한글만쓰기
21/10/22 02:27
수정 아이콘
작가 전작이 주인공, 최종 보스의 내면을 완벽하게 표현했던 걸 생각하면 재밌는 일이네요. 덕분에 제가 무림서부를 중간에 하차한 이유를 자각했네요.

작품 전체가 그냥 무협에 대한 오마쥬에요. 캐릭터마저 메타적임.. 그래서 뽕빨이 오히려 없어요. 무릇 뽕중 제일뽕은 몰입뽕이죠
유성의인연
21/10/21 19:54
수정 아이콘
아직 보진 않았는데 겜속전사에 이서 비주류 소재로 연타석 홈런은 대단하긴 하네요.
21/10/21 20:07
수정 아이콘
무협은... 비주류가... 아닙니다... 사과하십시오... 전국의 무협팬 집결하라!
Two Cities
21/10/21 20:12
수정 아이콘
서부극은 비주류입니다. 혹시?
미카미유아
21/10/21 20:14
수정 아이콘
초반에 소림사 제자랑 누구 찾는 부분에서
하차했는데 제 스타일은 아니더군요
21/10/21 20:32
수정 아이콘
정통무협은 뭐다?
21/10/21 20:35
수정 아이콘
전생검신?
21/10/21 20:41
수정 아이콘
신고햇습니다
21/10/21 20:43
수정 아이콘
무림티비?
왕십리독수리
21/10/21 22:37
수정 아이콘
앵무살수?
21/10/21 21:09
수정 아이콘
무림서부 추천이 많아서 시작했는데 아직 초반부라 그런지 으낌이 확 오질 않네요.
피지알에서 추천받은 광마회귀로 시작한 유진성 작품들
시한부 천재
약먹는 마법사
검은머리 미군 대원수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다음 작품을 찾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와주십쇼

조회수 높아보여서 일타강사 백사부 간 좀 봤는데 이건 아닌 것 같아요...
21/10/21 21:2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현재 폼은 천재 흑마법사가 원탑인 거 같습니다
21/10/21 22:13
수정 아이콘
변방의 외노자 최근 완결났는데 추천해요
HA클러스터
21/10/21 23:35
수정 아이콘
기사의 일기 추천합니다
21/10/22 02:03
수정 아이콘
크루세이더 추천합니다.
21/10/22 10:29
수정 아이콘
세상의 끝에서 클리어를 외치다 추천합니다.
연벽제
21/10/21 22:42
수정 아이콘
무협지를 봤던 독자들이라면 좋아할 소설이었죠
재미있게 봤습니다
seotaiji
21/10/22 08:08
수정 아이콘
추천받고 읽다가 그 무림맹이랑 같이 정벌하러가기전 부터 쿠키모으는 중인데 생각보다 잔잔해서 중간중간 포기할까했네요 사이다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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