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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1/15 00:48:38
Name 엘푸아빠
Subject [일반] 개인은 자신의 생각을 펴서는 안되는가?
이 글은 매우매우 주관적이고 별 볼거 없는 정치적인 견해가 매우매우 많이 깔려있습니다. 그러니 재미 없으면 그냥 다음 페이지로 넘겨주시거나 안보시면 됩니다..

2002년 겨울.

정치적인 의도로, 혹은 그렇게 보일만한 위험한 촛불 집회가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모두가 잘 알고 있겠죠.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었던 여고생들 사건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여 발생하였던 사건입니다. 당시에 SOFA 개정 등의 문제등의 정치적인 문제와 사람의 억울한 죽음을 풀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나섰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촛불집회가 시작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하였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나타내는 하나의 방안이었던 것입니다.

2003년 또는 2004년 언젠가.

집시법이 개정됩니다. 뭐 신고제이고 그런건 둘째치고 제가 아는 매우 짧은 지식 범위 내애서 문제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위 참가 인원의 1/10의 지지 서명을 받아와야 한다.
2. 야간 옥외 집회를 금지한다.

1번에 따르면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시위의 경우 위와 같은 서명을 절대 받을 수 없습니다.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것. 저 두가지를 놓고 보면 다시는 촛불 집회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 시위는 보통 특정한 목적을 가진 집단이 했기 때문에 1/10의 지지 서명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집회에서는 저러한 사건은 무조건 불법이 됩니다.

2004년 3월 12일~4월 2일.

모두가 아시다시피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던 시기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이 시기에 정말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났었고, DC의 정치 사회 갤러리나 합시갤, 그리고 탄토게등이 불이 나던 시기입니다. 당시 제가 DC를 다녔기 때문에 그 곳 사정을 중심으로 쓰는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라며 마저 쓰겠습니다. DC를 주름잡던 것들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1. 너무너무나도 재미있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던 짤림 방지라 불리던 합성 작품들.
2.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실을 스크린 샷이나 동영상 링크(주로 돌발영상)을 걸어주는 것.
3. 각 언론사의 만평, 뉴스 보도 태도 등에 대한 분석.
4. 100분 토론 등, 여러 토론이 진행되면 달리는 실시간 리플과 분석들...
5. 과거 정치인들에 대해서 몰랐던 것들에 대한 정보 공유
6. 재미있는 민중가요들.

위의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계속 확대 재생산 되었습니다. 그리고 20일 27일 모임에 각각 주최 추산 20만명과 8만명이 모이는 등 사람들의 반응 또한 대단했습니다. 이러한 언론의 재생산, 그로 인하여 사람들은 기존 신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평가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2004년 4월 2일 ~15일.

이때는 선거 2주전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지지나 비방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열린 우리당 기호가 3번이었고 민주 노동당이 12번 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3.12를 잊지 말자. 나 다음 선거에는 3.3 올인 할 거다 (민노당이 3등이 되길 바랬던 것이었습니다).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즉 직접적으로 비방이나, 지지 선언을 못했죠. 그러나, 이 시기에도 역시 정보의 공유와 피드백은 끊임없이 유지되었습니다. 누구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적인 1차 출처를 가지 않더라도 말이죠.

2004년 5월 또는 6 월의 어느 날.

인터넷 종량제를 하겠다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인터넷 사용 계층에게 비용적인 측면으로 압박감을 줘서 예전과 같은 활동을 못하게 해야 겠다는 매우매우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하나만 보고 생각하는 바보의 모습을 보여주었죠. 즉, 엔터테이먼트 산업, 게임 산업, IT 산업의 발전 따위보다는 우리는 저러한 글들을 막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다운 의견을 냈던 것입니다.

2004년 여름 하얀쪽배재판.

하얀쪽배(본명 신상민) 이분의 재판은 상징적인 의미가 강했습니다. 그분이 패러디 작품으로 올린 29편이었는지, 다수의 작품중 한편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4월 2~15일 사이의 직접적인 지지에 대한 금지 조항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영화 패러디였는데, 금뱃지를 들고 민주노동당이 국회로 들어간다고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분은 무죄 판결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정치적인 판단할 근거를 주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단지 시기가 문제였을 뿐이었죠.
당시 많은 알바라 불리는 사람들 (악플러, 선동자 등등.)은 당을 가리지 않고 참 많이 있었습니다.
  
2007년 PGR의 백분토론 논쟁.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PGR이란 재가 개인적으로 다니는 싸이트에서 한 논쟁이 일어났습니다. 05년부터 07년 여름까지 군대에 있어서 제가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하나도 모르고 있었지만, 새로이 개정된 선거법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들어있었습니다.

  대통령 선거 180일 전에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판단 근거 자료를 언론이 아니면 못 올리게 한다.

2004년 국회의원 선거랑 비교를 하면 14일동안 지지 선언이나 비난을 못하는 것이 180일로 늘어나버렸습니다.  그리고 정보의 공유에 대한 문제도 예전에는 자유로웠던 것이 선거에 영향을 주는 근거 자료를 감히 언론이 아닌 곳에서 다른 사람이 퍼갔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로 인해서 PGR에서는 퍼오신 분이 혹시 법을 어겨서 잡혀가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는 분도 많이 계셨습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널리 퍼트릴 수 있는 수단을 법이라는 이름으로 차단을 해버렸습니다. 누구나 편하게 얻을 수 있는 자료를 조금 더 불편하게 만들어 버리고, 자기의 생각을 펼치는 것 자체를 인터넷 공간에서 막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예전에는 종량제로 해결하려 했던 것을 조금 더 어기면 안될거 같은 법으로 개정했습니다. 즉, 요금에 관심을 가지지만, 정치에 대해서 큰 효용을 못 느끼는 사람들에게 부담감 없는 법을 만든 것이죠. 이 때 국회는 뭐했나 모르겠습니다.

2008년 현재

최근 폐지되고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들, 그리고 미네르바로 대표되는 한 인터넷 논객에 대한 정부의 집요한 견제는 자신이 통제하고 싶은 대로,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2004년에는 위와 같은 사건은 없었습니다. 분명 합리적인 근거가 있으면, 자신도 자기의 논리를 가지고 싸우면 됩니다. 그런데 싸움을 피하고 있는 느낌이 너무나도 강하게 듭니다. 그저, 귀찮은 것, 자신이 변수화 시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통제는 학문적으로 자기의 일을 하려고 했을 때 매우 훌륭한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 개인에 한해서요. 하지만, 국가 전체를 놓고 봤을 떄, 하나의 통일된 의견의 무서움은 다 아실 겁니다.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가치관과 자료조차 외면하려고 하는 지금의 모습은 가히 끔찍합니다. 진짜로 과거로 돌아가는거 같아요.

두서 없는 글 끝까지 읽으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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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15 00:52
수정 아이콘
이러다 크게 한 번 터지는 거죠.
결국은 자기 무덤 파는 꼴...
금가있는 댐을 손바닥으로 막으려는 꼴...
초기 대처 잘 하면 좋겠지만
이미 정부가 대처하기는 늦었지요.
너무 많은 곳에 금이 가있다는...
한 번 크게 터질겁니다.
그냥 기다릴뿐...
무너질 댐뒤에 엄청난 수압으로 기다리고 있을 물처럼요.
토스희망봉사
08/11/15 00:55
수정 아이콘
요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낌니다 요즘 M 논객으로 유명해진 토론방에 자주 가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통계와 수치 그리고 그래프를 통한 논쟁과 국제 경제 상황 걱정이 대다수 였는데
점점 민중들의 축제나 의병 논란이 일어 나고 있더군요

냉정히 말해서 비폭력 시위를 주도 하시던 촛불시위 주도자분들께서 수배 당해서 마치 테러범 처럼 구속되고 유모차 끌던 평범한 여성분이 마치 대단한 시국 범죄자 처럼 검찰에 소환되는 이 현실이 말도 안되는건 사실 아니겠습니까
XY맨님// 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치 봇물이 터질듯이 한번 터질것 같더군요 이번에는 촛불과는 성격이나 규모가 다를것 같습니다.
다들 속에서는 뭔가 부글부글 끓는데 선뜻 나서지는 못하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08/11/15 01:26
수정 아이콘
진실이 왜곡, 은폐 되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싫습니다. 물론 전 정권에도 그렇겠지만... 이번 정권은 그런것들이 유난히 눈에 보이고 전보다 심해진것 같습니다.
정부는 도덕적인 덕목들을 효율성이나 경제성으로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사회가 점점 삭막해지는 것은 어쩔수 없습니다. 한쪽으로 치중되다보면 엎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있고 주위에 자신과 동일한 시각의 사람들을 모은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아무리 사건이 크게 터져도 주위에서 그것을 합리화를 시켜줄 꺼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다 보니 유일한 방법은 법에 의존하는 것뿐입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법은 권력을 가진자를 위해서 이용되고 있어서 법마저도 대안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사실 기다리는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은 없는 것 같습니다.
먼 훗날에는 역사가 심판 해주겠죠.
게레로
08/11/15 01:53
수정 아이콘
Voltaire 전기에 있는 명언
"I disapprove of what you say, but I will defend to the death your right to say it."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개인적으론 노무현 전대통령 말씀처럼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것이 민주주의이기에
뭐 어쩔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5년을 지내려고 합니다.
다만 다음번 선거에는 제발 좀 유권자들이 정신 차렸으면 하네요.
헐렁이
08/11/15 02:47
수정 아이콘
시위현장의 유모차 부대의 뒤를 쫓고
인터넷 토론 게시판의 논객 한명에게 오프라인 편지를 보내고

뭐 밉보이면 재미없는 세상이 되었네요.
다만 다음번 선거에는 제발 좀 유권자들이 정신 차렸으면 하네요. (2)
밑힌자
08/11/15 11:15
수정 아이콘
저 야간옥외집회 금지규정 때문에, 상황을 통제하는 경찰 측에서는 집회가 일어나면 어떻게든 버티다가 해 넘어갈 때를 기다려서 두들겨 패서 해산시키고는 했죠. 우리가 농짓거리로 이야기할 때 '이제 해 넘어가면 우린 다 죽었어', '해 넘어가면 우린 범죄자'라고 궁시렁대기도 했었죠.
여의도의 밤이란... 참 - _-
08/11/15 12:33
수정 아이콘
여러모로(...) 내년은 참으로 스펙타클한 한 해가 될 듯 합니다. 여러모로요...
왠지 기대됩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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