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6/13 15:55:28
Name 아난
Subject [일반]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것들을 다시 쓰게 된다는 것.. (수정됨)
인간 관계나 돈을 들여야 하는 것 외의 일로 제일가는 소소한 즐거움은 더는 소용이 없지만 멀쩡해서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것들의 용처를 발견했을 때 생긴다. 43인치 모니터를 사면서 필요 없어진 27인치 모니터가 보조 모니터 역할을 하게 된다. 한번 더 읽게 될 리 없지만 증정 문구가 들어 있어 밖에 내놓기는 좀 그런 논문들과 사용하나 안 하나 차이를 느낄 수 없는 거실용 오디오 진동 방지 고무 받침대 (매직 헥사)가 43인치 모니터의 위치를 높이는데 동원된다. 쫄깃한 반탄력이 마음에 들었지만 텐키리스여서 비행시물게임용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키보드가 버튼이 많은 쓰로틀과 조이스틱을 마련하면서 다시 책상위로 올라온다. 텐키리스만큼 여유 공간이 생겨 조이스틱을 놓는 위치가 더 적당해지기도 했다. 거금을 들여 마련했지만 당시에는 날씬했던 몸에 비해 좀 크게 느껴져 (둔부와 상체를 탄탄히 감싸는 느낌이 없어) 3만원 자리 의자에 의해 대체되었던, 다리 높이 조절이 가능한 시디즈 의자가 불쑥 높아진 메인 모니터 화면에 맞춰 시선을 높이는데 이용된다. 버렸으면 누군가 금방 가져갔겠지만 한달 수입이 100만원도 안될 때 40만원 가까이 들여 마련한 데다 너무나 멀쩡한 지라 버릴 수는 없었다. 마침 체중이 10kg이나 불어나 있어서 그런지 이럭저럭 앉을만하다. 허리 바로 아래와 등받이 사이에 애들용 베개같은거 하나 받치면 될것 같다. 마침 한달전 새로 마련한 탁자 다리가 좀 높은 편이어서 의자 다리가 상당히 높아졌어도 타이핑하는데 불편하지 않다. 아마 나한테 맞지를 않아 관계를 끊은 사람도 이렇게 나의 변화에 따라 나에게 맞는 사람으로 재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내가 애초 기대했던 것을 내게 주지를 못해 관계를 끊었던 사람도 이렇게 내게 새로 생긴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사람으로 재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래 본적이 있던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나가노 메이
21/06/13 19:39
수정 아이콘
마지막줄 진짜 소름돋게 무섭네요
상하이드래곤즈
21/06/14 08:34
수정 아이콘
일단 글쓴이는 여전히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384 [일반] 합격보다 소통을 목표로 하는 면접을 위하여(2) - 불명확한 환경에서 자신을 알아내기 위해 안전지대를 벗어나고, 이를 꾸며서 표현하는 방법 Kaestro266 24/05/02 266 1
101383 [일반] 최근 읽은 책 이야기(교양서 셋, 소설 둘) 수금지화목토천해339 24/05/02 339 1
101382 [정치] 오늘(2024.5.1.)부터 온라인상에 병역 면탈을 조장하는 글을 쓰면 형사처벌 [6] Regentag1035 24/05/01 1035 0
101381 댓글잠금 [일반] [후원] 유니세프 페이커 패키지 기부 동참 이벤트 [1] 及時雨1433 24/05/01 1433 0
101380 [일반] 떡락하는 4차 산업혁명 [104] 차은우8391 24/05/01 8391 2
101378 [일반] 합격보다 소통을 목표로 하는 면접을 위하여(1) - 20번의 면접을 통해 느낀 면접 탐구자의 소회 [21] Kaestro3214 24/05/01 3214 7
101377 [정치] 매우매우 특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유통업체 회장 [16] 매번같은3402 24/05/01 3402 0
101376 [일반] 뉴욕타임스 4.21. 일자 기사 번역(사기가 급증한 디지털 시대) [5] 오후2시4787 24/04/30 4787 4
101375 [일반] 맴찔이가 외국 나가면서 느끼는 점 [26] 성야무인6507 24/04/30 6507 3
101374 [일반] 10km 달리기 추천 (서울하프마라톤) [24] 무민3304 24/04/30 3304 6
101373 [정치] K-패스가 5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하니 신청해보세요. [4] lemma2955 24/04/30 2955 0
101372 [일반] 3년간 역사 글을 쓴 회고 [18] Fig.13903 24/04/30 3903 40
101371 [일반] 연휴 앞두고 드라마 추천드립니다. [6] 뜨거운눈물4633 24/04/30 4633 0
101370 [일반] 엔터 vs it플랫폼 [37] kurt7078 24/04/30 7078 1
101369 [정치] 22대 총선 득표 데이터 분석 -2- 관외대장군은 여전하다. [6] DownTeamisDown1935 24/04/30 1935 0
101368 [정치] 오늘 영수회담이 있었습니다 [72] 틀림과 다름6149 24/04/29 6149 0
101367 [일반] (락/메탈) Black Veil Brides - Knives And Pens (보컬 커버) Neuromancer2203 24/04/29 2203 2
101366 [일반] 무사고 기원!! 카니발9인승 하이브리드 하이리무진 [79] 아이유IU5663 24/04/29 5663 34
101365 [정치] 일본이 LINE 지분 구조를 바꾸려 한다. [56] 겨울삼각형5536 24/04/29 5536 0
101364 [일반] 7800X3D,7950X3D 토스페이 역대가 오픈 [63] SAS Tony Parker 6555 24/04/29 6555 0
101363 [일반] 서하마 후기 [16] pecotek6366 24/04/29 6366 8
101362 [정치] 방심위원장과 단월드 [6] kurt3417 24/04/29 3417 0
101361 [일반] 방 문을 열자, 가족이 되었습니다 [10] Kaestro6726 24/04/29 6726 2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