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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6/12 23:28:16
Name 지니팅커벨여행
Subject [일반] 얀센 백신 접종 후기 - 이것도 이상반응(?)
11일인 어제 오전에 얀센 백신을 접종하였습니다.
(만 40세의 정정한 예비군입니...)
다음주에 접종 예정인 분들도 있고, 부작용이 저는 약간 다르게(?) 나타난 터라 참고하시라고 후기를 남겨 봅니다.

참고로 백신 언제 맞을지 모르니 막연히 있다가, 급하게 신청한 사람입니다.
나는 건강하니 잔여백신이나 얀센도 다른 사람들이 맞도록 하지 뭐,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근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부모님 뵌 지도 작년 10월이고, 친척들이며 가까운 사람들 만나기도 어려워지니,
백신 접종하신 부모님을 서울로 모시건, 고향에 내려가서 뵙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충동적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0. 백신 접종 전 갑작스레 맞이한 감기
평소에 잘 아프지도 않고 감기 따위도 잘 안 걸리곤 했는데, 백신 예약일(11일)을 코앞에 두고 고비가 왔습니다.
월요일 출근 무렵에 갑자기 둘째 아이가 열이 난다는 것이었어요.
37.3도 정도인 미열이라 학교 갔다 와서도 계속 나면 그때 병원 가든지 하려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하필 학교 부근 학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아이는 오전만 하고 하교하고 왔나 보더라고요.
근데 열은 더 많이 나고 하니, 애들 엄마가 담임선생님과의 전화 상담 끝에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자기도 목이 아프고 미열 난다고 같이 검사를 받은 모양..
갑자기 집에 비상이 걸린 거죠.

퇴근해서 보니 부엌을 경계로 작은방과 부엌에 둘째와 엄마가, 큰애는 거실과 자기 방에만 다니게끔 자가격리(?) 중이었습니다.
하필 백신 예정인 주에 이렇게 된 건데, 저도 갑자기 목이 따끔거리고 미열이 났던 거죠.
결국 그렇게 하룻밤을 넘기고 확진 여부 소식을 듣기 위해 재택중이었는데 다행히 둘 다 음성이었습니다.

둘째는 병원을 가서 감기로 판정받았고, 애들 엄마는 둘째의 증상을 하루 늦게 맞이하며 열+두통이 시작되었는데, 그 다음 순서는 저였던 거죠.
화요일 오후부터 목이 따끔거리고 미열이 나기 시작하니, 백신을 못 맞는 거 아닌가 걱정되더라고요.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 감기 기운 있어도 괜찮다는 글들이 있어 마음을 졸이며 금요일 오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수요일 고비를 넘기고 목요일에 서서히 회복되는 느낌이었지만 평소의 70% 정도로 저조한 상태였고, 목요일엔 다행히 80% 수준으로 올라 왔죠.
피지알에서도 추천하던(?) 돼지고기 복용을 위해, 요리에 손이 덜 가는 족발을 사서 퇴근했고, 진지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섭취 완료.


1. 접종
다행히도 금요일 아침에 깨었을 땐 85% 수준 정도로 조금 괜찮아 졌기에 출근 길에 백신을 접종하러 갔습니다.
소아과였는데 10시 예약이었지만 20~30분 먼저 갔는데도 주사를 놔 주더라고요.
의사선생님이 몸 상태를 묻길래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하니까, 이 정도는 백신 맞아도 지장 없다며 입 벌리고 목 안을 살펴 보는 등 간단한 진료를 합니다.
콧물약 포함 이런저런 처방을 내리길래 물었습니다.

"백신 맞고 감기약이랑 타이레놀 계열 약이랑 같이 먹어도 괜찮은 건가요?"
"네 괜찮아요. 콧물이 좀 나고 비염 기가 있는 것 같은데 비염 약도 추가합니다"

진료 끝에 직접 주사를 놓아 주시고, 밴드를 붙여 주셨는데, 웬걸 주사가 지금까지 맞아 본 것들 중에 가장 아팠습니다.
(캐릭터 밴드였는데 아쉽게도 뽀로로는 아닌..)
근육이 뻐근하고 기분이 이상해지면서 걱정이 되더라고요.
다행히 20분 간 이상이 없어서 병원을 나온 후 처방약을 지어서 회사로 출근


2. 3~8시간 경과
근육 뻐근함은 서서히 퍼지면서 강도는 약해지고 범위는 늘어나는 느낌이었고 오전 업무를 마칠 때까지 큰 이상은 없었죠.
점심도 순댓국으로 맛나게 먹고, 컨디션은 오히려 더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감기약을 먹으려다가, 거기에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이알 서방정?)이 들어 있어서, 감기기운도 좀 나아지고 앞으로 일어날 부작용과 이상 반응을 느껴 보고자 그냥 먹지 않고 건너 뛰었습니다.
퇴근 때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전날 맞은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8~10시간 넘어서 오한+발열이 나타날 거라고 겁을 주네요.
퇴근길이 1시간 반 정도 되는 터라 지하철에서 나타나면 어쩔까 걱정을 하며 퇴근을 시작했습니다.


3. 8~10시간 경과
아니나 다를까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추워 지길래 오한(?)이 발생한 것 같은데,
아 이건 지하철 냉방이 센 것이었습니다...
챙겨 온 얇은 잠바를 걸치고 무사히 집으로 복귀!

일단 8시간까지는 이상이 전혀 없었고, 대망의 10시간 째에 저녁을 먹었습니다.
퇴근 길에 다른 고기를 사 가려 했으나, 어제 먹고 남은 족발이 있다기에 밥한그릇과 남은 족발을 싹싹 비워 먹었죠.
근데 오한 발열은 없고, 다른 이상 반응이 발생하더군요.

'왜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지?'

허기진 상태가 계속 되어 도너츠며 빵을 또 집어 먹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인터넷을 뒤져 보니 얀센 백신의 특이한 부작용 사례에 대한 질문들이 있던데, 바로 식욕 폭발(...)
검색어 자동완성에도 있더군요;;

아무튼 오한 발열은 없기에 지어온 감기약을 또다시 보류하며 기다렸습니다.
한 친구가 자기는 12시간째부터 시작해서 죽는 줄 알았다고, 아직 아니니 방심하지 말라는 충고를 했고요.


4. 대망의 12시간째를 넘어
애들을 재우고 TV를 보는데 갑자기 콧물이 심해지는 겁니다.
드디어 오한 발열님이 오시나 보다 하고, 일단 감기약을 먹었지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이 2개씩 먹는 거라던데 조제약에는 1개만 들어있고, 나머지 3개는 콧물 감기약인듯 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안 오시네요.
최대한 수면을 미루며 그분을 기다렸지만 반응이 없었고, 아쉬운(?) 마음에 뒤늦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친한 친구 녀석이 아무래도 너 아재인 거 아니냐 하며 위로의 카톡을...


5. 밤 사이 ~ 아침
1시 쯤 누웠는데 잠이 들만 하다가 등이 뜨뜻해지면서 땀이 나기 시작.
아 드디어 오셨나 보다 하는데, 이상하게 등만 땀이 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 온수매트 이제 집어 넣어야 겠구나...
온수매트를 틀어 놓지는 않고 까는 이불 겸해 쓰고 있었는데, 보온재가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계속 땀이 나더라고요.

다시 잠을 청하는데, 이제 정신이 또렷해집니다.
'아 혹시 이게 부작용?'

근데 또 이런 적이 자주 있어서 생각해 보니, 아까 저녁 먹고 빵 먹고 허기진 배를 채우느라 너무 많이 먹어 더부룩한 배 때문에 그랬던 것...
결국 우여곡절 끝에 잠이 들었고, 늦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 ​7시에 눈을 떴습니다.


6. 24시간 경과 이후
역시나 무증상으로, 밤사이 많이 못 자 졸린 것 빼고는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서운할 정도로 부작용이 안 나타나더라고요.
아침을 먹고도 괜찮길래, 예정했던 나들이까지 나가게 됩니다.

근데 잠을 못잔 탓인지 뒤늦은 부작용인지 계속 졸음이 오네요.
몸에 힘도 빠지고 다리도 아프고...
점심은 사서 집에가서 먹으려고 햄버거며 떡볶이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로 샀고, 2시 쯤에 집에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밥을 먹고 나니 눈꺼풀이 너무도 무거워지고, 도무지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극도의 피로와 수면욕이 몰려 옵니다.

평소에 낮잠을 잘 안 잔 터라, 이 님이 만 하루를 넘어 이제서야 오시나 보다 하고 현실에 순응하며 낮잠을 자러 갔죠.
깨어 보니 이미 두시간 반이 지나 오후 5시가 다 되었더라고요.
근데 일어나려 해도 잠이 계속 쏟아지고 눈을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하다가 일어났습니다.


7. 현재 상태
37시간째를 넘어선 지금 여전히 멀쩡합니다.

안 아프면 아재라던데, 부작용 없으면 늙은 거라던데...

좀 서운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만 다행히도 별 탈 없이 넘어갔다는 다른 친구도 있어서 일단 안심.


요약하자면,
- 감기 기운 있었지만 병원에서는 괜찮다고 하고 감기약이랑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같이 처방(그냥 구입하는 타이레놀 보다 훨씬 싸네요)
- 오한, 발열 같은 부작용은 없었다
- 접종 후 10시간부터 식욕 폭발, 접종 24시간 째부터 쏟아지는 수면욕
- 오한 발열은 없었지만, 다른 부작용(?)이 있었으니 아몰랑 난 아재 아님


접종 예정이신 피지알러분들도 별 탈 없이 잘 맞으시고 이겨내시면 좋겠습니다.
이 시국이 빨리 종식되고 예전 같은 일상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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