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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5/31 09:00:14
Name Its_all_light
Subject [일반] [역사] 가라오케는 왜 한국에서만 노래방이라고 부를까? / 노래방의 역사
#1. 당신의 반주자, 기계로 대체되었다

1950년대 일본의 술집에는 손님의 노래에 반주를 연주하는 뮤지션이 있었어요. 하지만 점차 높은 인건비와 주크박스, 유선방송 등의 등장으로 사라지고 있었죠.

그런 상황에서 여러 노래반주기가 등장했어요. 오늘날 노래방 기계처럼 돈을 넣으면 재생되는 기계는 1971년 이노우에 다이스케가 만들었는데요. 그가 만든 노래반주기는 자신이 편곡한 반주를 8트랙 오디오 테이프*에 녹음해 동전을 넣으면 한 곡씩 재생되는 기계였죠.

이 노래반주기는 가라오케라고 불렀는데요. 가라오케는 ‘빈(空: カラ: 가라) 오케스트라’의 줄임말로 반주가 흘러나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장치라는 의미이죠.


8트랙 테이프
*8트랙 테이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카세트테이프의 이전 버전이에요. 1960년대에 발명되어 80년대까지 쓰였죠.



#2. 노래방 이전에 가요방

70년대 말, 부산에는 부산-시모노세키 페리편이 있어, 출장 혹은 관광으로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방문했어요. 이들을 호객하기 위해 부산의 술집에서는 가라오케를 들여놓고 영업을 했죠. 이는 '가요방'이라고 불리며 한국 손님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어요. 이후 8트랙 오디오의 시대가 가고 작고 저렴한 카세트테이프의 시대가 오면서 가라오케는 널리 보급되죠.



#3. "아아, 이것은 [비디오] 라는 것이다"

80년대 일본에서는 영상이 나오는 가라오케가 등장했는데요. 화면에는 가사가 등장하고, 박자에 맞게 글씨가 변하는 기계였죠. 국내에서는 90년대 초반 삼성전자가 '비디오케'를 선보였는데요. 당시 비디오케의 가격은 업소용 1백 48만 원, 가정용 64만 8천 원으로 고가의 제품이었음에도, 1992년 한 해 동안 국내 12만 대, 국외 7만 대가 팔리며 '올해 삼성전자의 최대 히트상품'으로 선정되었어요. 당시 삼성전자는 판촉활동으로 노래자랑 결선대회를 열기도 했죠.



#4. 이제야 노래방답다

1991년 4월 부산 동아대학교 앞 로열 전자오락실에 전화박스 같은 작은 공간에 300원을 넣고 노래 한 곡을 부를 수 있는 기기가 설치되었어요.

한 달 뒤에는 해운대에 '하와이 비치 노래연습장'이 들어서는데요. 이곳이 최초로 법적 승인을 얻어 노래방 영업을 시작한 곳이에요. 초기 노래연습장은 오락실에 설치된 ‘동전 노래방’이 여러 개 있는 형태인데요. 지금의 코인노래방과 같죠.

이후 90년대 초반엔 손님이 직접 동전을 넣는 것이 아닌, 카운터에서 선불한 후 부른 곡 수만큼 차감되는 방식이 등장했어요. 이 방식은 시간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 자리 잡았죠.



#5. 가라오케, 한국만 노래방인 이유

초기 가라오케는 술집의 유흥문화라는 인식과 일본에서 건너온 '그릇된 왜색 문화'라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9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외국의 것은 안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거든요. 당시 대학교에서는 '노래방 가지 않기', '외국계 편의점 가지 않기', '외제품 쓰지 않기' 등의 운동을 벌이기도 했어요.

이 때문에 가라오케 기기를 판매하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체들은 가라오케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죠. 외국에서는 가라오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노래 반주기, 노래방이라는 이름이 사용된 것은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죠.



#6. 가라오케 공중파 진출기

삼성전자 비디오케 결선대회

노래방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1991년 술과 음식의 반입이 제한된 '노래방' 업종을 허가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어요. 1999년에는 청소년들의 노래방 출입이 가능해지기도 했죠.

방송에서는 1988년 MBC TV 주부가요열창에서 노래방 시스템이 도입되었어요. 방영 한 달 만에 시청률 50%가 넘은 이 인기 프로그램은 1991년에 삼성의 비디오케를 도입했죠. 이 프로그램 덕분에 판매량이 급증했음은 물론, 퇴폐적 유흥업소에 있는 기계라는 이미지가 바뀌게 되었죠.



<참고문헌>
문지현. (2016). 한국 노래방의 성장을 둘러싼 사회문화사: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중심으로. 문화와 사회. 제21권
장윤영. 경향신문. 1990년 12월 19일.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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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31 09:08
수정 아이콘
항상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아이템 백 개 정도 모이면 책으로 나와도 좋겠네요 크크
Its_all_light
21/05/31 12:47
수정 아이콘
남은 94개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흐흐
아케이드
21/05/31 09:16
수정 아이콘
일본어 유래라는 명확한 근거도 없는 닭도리탕도 닭볶음탕으로 '순화'하는데 카라오케라는 찐 일본어는 절대 못쓰죠
Its_all_light
21/05/31 12:48
수정 아이콘
닭도리탕을 보면 요새였어도 가라오케는 힘들었을 것 같네요 흐흐
ComeAgain
21/05/31 09:28
수정 아이콘
노래방은 역시 SBS 노래방
Its_all_light
21/05/31 12:58
수정 아이콘
역시 SBS 노래방이 유독 많은 이유가 있었던 것..
산밑의왕
21/05/31 09:37
수정 아이콘
카라오케가 가라 오케스트라의 줄임말이었다니..;;;
Its_all_light
21/05/31 12:59
수정 아이콘
어원의 기원은 일본 한 라디오에서 파업으로 오케스트라가 나오지 않은 무대를 가르켜 빈 오케스트라 라는 뜻으로 썼다고 하네요!
21/05/31 09:38
수정 아이콘
청소년들의 노래방 출입이 99년인가요?
(삼촌이) 그전에도 많이 갔다는데 뭐지
나이로비
21/05/31 10:00
수정 아이콘
성인이 데리고 가면 가능했죠
인원 확보를 위해 교회, 학원 등에서 몇번씩 데려가 준다고 유인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그런거 없이 받아주는데도 있었고
중학생끼리 갔다가 경찰한테 걸린 기억이..
Its_all_light
21/05/31 13:00
수정 아이콘
경찰아저씨 여기예요!
루카쿠
21/05/31 10:02
수정 아이콘
와 좋은 정보네요. 가라오케하면 뭔가 유흥업소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뜻은 그런 게 아니었군요.
Its_all_light
21/05/31 12:57
수정 아이콘
사실 술집에서 처음 가라오케 기기를 들여놓은 거라 유흥업소 느낌이 나는게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이부키
21/05/31 10:18
수정 아이콘
국산이 90년대 초반에 나왔었군요. 생각보다 역사가 짧네요.
Its_all_light
21/05/31 13:02
수정 아이콘
화면 없이 술집에서 즐기는(?) 가요방도 노래방으로 취급해준다면 10여년의 역사가 늘어납니다흐흐
스핔스핔
21/05/31 10:31
수정 아이콘
일본에서 카라오케 수도없이 갔엇지만, 노래방이 직관적이고 어감이 좋은거같음
Its_all_light
21/05/31 13:0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노래방은 진짜 노래부르러 가는 느낌이고, 가라오케는 유흥업소나 아예 미국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술집에서 노래부르는 느낌이네요 흐흐
답이머얌
21/05/31 10:32
수정 아이콘
대충 기억으로 92년도에 복학해보니 노래방이 우후죽순이라 놀랜 기억이.

딩시에는 500원 넣고 한곡 부르는 시스템이라 여유가 있었는데, 본문에 나온 것처럼 한시간당 얼마 씩으로 바뀌니까 다들 시간내에 최대 효율을 뽑으려고 노래 마지막 반즈에서는 자르고 다음 곡으로 막 넘어가기도 했죠. 종료 1분 남았을때는 그 노래 무조건 자르고 다음 곡을 시작하는...

근데 요즘은 코인 노래방이라고 초창기 모델로 돌아가는 낌새네요. 안가봐서 모르는데.
곡당 얼마나 할지 궁금하군요.
가브리엘
21/05/31 10:3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충 4곡에 1000원 생각하심 되요. 3곡 1000원도 있고 5곡 1000원(500원에 2곡 1000원에5곡)도 있고 한데 보통 그래요
及時雨
21/05/31 10:42
수정 아이콘
동네에 하나 생겼는데 2곡 천원이라 괴롭습니다 흑흑
가브리엘
21/05/31 10:43
수정 아이콘
엑 그건좀 너무한데요.. 3곡 1000원까진 이해하겠는데 ㅠㅠ
及時雨
21/05/31 10:47
수정 아이콘
대학 다닐 때는 학교 앞에 죄다 4곡 천원이었는데 으흐흑
애기찌와
21/05/31 10:46
수정 아이콘
아니 거기가 어딥니까 슨생님!! 4곡에 천원이라니요!! 저희 동네 동전 노래방은 죄다 3곡에 천원에 카드 결제도 안되고 흑..
가브리엘
21/05/31 11:52
수정 아이콘
전 노량진 살아서... 흠흠 여긴 좀 싸긴하죠
회전목마
21/05/31 13:46
수정 아이콘
노량진은 100곡에 2만원!
애기찌와
21/05/31 16:01
수정 아이콘
앗 100곡에 2만원이라니!!
그럼..한곡에..음..20,000원 나누기 100은 이렇게 올리고 내리고 빼고 나누면 오 한곡에 200원이라니!!!!!
어바웃타임
21/05/31 12:26
수정 아이콘
저희동네는 1시간 3천원~5천원(코노별 상이)
300원 1곡
500원에 2곡이네요
1000원 4곡

카드결제 다 됩니다
14회차 글쓰기 이벤트 참여자피잘모모
21/05/31 10:32
수정 아이콘
제 취향이랑 너무 맞는 글을 쓰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
Its_all_light
21/05/31 13:0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봐주세요:)
21/05/31 10:52
수정 아이콘
와...가라오케의 가라가 그 가라였군요? 재밌는 글 감사드립니다.
Its_all_light
21/05/31 13:59
수정 아이콘
가라로 존재하는 오케스트라.. 저도 처음에 보고 신기했어요크크
21/05/31 11:03
수정 아이콘
일본어 명칭이 한국에 들어와서 바뀌는 거야 일일이 예를 들 필요도 없이 흔한 경우라서 신기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건 일본어 명칭인 '가라오케'는 반주가 나오는 곳이라는 의미이고 한국어 명칭인 '노래방'은 노래를 하는 곳이라는 의미로서, 그 주체가 정반대라는 점이 재미있군요.
Mephisto
21/05/31 11:31
수정 아이콘
가라오케는 기기의 명칭과 동일화 된거죠.
"가라오케 : 가라오케 > 노래반주기 : 노래방"이 아닐까 합니다.
Its_all_light
21/05/31 14:01
수정 아이콘
오 그렇게는 생각 못해봤네요! 이것도 민족적인 특성이 반영된 걸까요? 흐흐
사울굿맨
21/05/31 11:15
수정 아이콘
국민학교 2학년인가, 3학년 때 처음 아버지를 따라 노래방에 가서 동요를 불렀는데, 화면에는 시원한 복장의 누나들이 계속해서 나오길래 좋았더랬죠. 크크
Its_all_light
21/05/31 14:03
수정 아이콘
시원한 복장?! 크크 그 나이 때면 신세계였겠는데요?
사울굿맨
21/05/31 14:33
수정 아이콘
얼마 후 노래방 대열풍이 불더니, 화면이 자연풍경 같은 걸로 바뀌더군요. ㅠ.ㅠ
한종화
21/05/31 11:22
수정 아이콘
최초의 노래연습장이 91년 5월이었군요. 불과 6~7개월 후인 91년 겨울에는 서울에 노래방이 꽤 많이 생겼었습니다. 친구들 서넛이 가서 만원으로 500원짜리 20개 바꾸면 노래 한곡 부르고 이야기 조금 하다가 또 한곡 하고 해서 두세시간 놀 수 있었는데 시간제로 바뀌니 1시간에 12,000원 정도로 가격책정되어서 쉬는시간없이 1절만 부르고 바로 다음 곡으로 넘어가고 시간 1분 남으면 긴 노래 예약해서 부르는 문화가 되어버렸죠.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이라는 노래가 모든 국민이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된데는 마지막 곡으로 이곡이 선택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크크.
Its_all_light
21/05/31 14:04
수정 아이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크크크 저는 주로 애국가를 불렀었죠.
21/05/31 11:22
수정 아이콘
노래하려면 저기로 '가라!'

'오케!!'

가라오케
Its_all_light
21/05/31 14:06
수정 아이콘
설득력이...없어!!!
그랜드파일날
21/05/31 11:59
수정 아이콘
요즘 한국 방문하는 한류 팬들은 드라마나 아이돌들이 하는 말 때문에 그런지 굳이 'Noraebang'이라 쓰더군요. 영어로는 보통 'Karaoke'인데 말이죠. 사실 가라오케가 한국에서 유래된... 음?
Its_all_light
21/05/31 14:08
수정 아이콘
한국의 노래방은 'Noraebang'
다른 나라의 노래방은 'Karaoke'
인건가요? 신기하네요 흐흐
김연아
21/05/31 12:03
수정 아이콘
가라오케는 풀이를 봐도 되게 일본스러운 말 같고

노래방은 딱 우리나라스러운 말 같네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AaronJudge99
21/05/31 12:15
수정 아이콘
옛날엔 왜이렇게 외국 거를 싫어했는지...
약간 질 떨어지는 국산 상품을 잘 팔게 하기 위한 사람들의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크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Its_all_light
21/06/02 08:02
수정 아이콘
정말로 내수발전을 위한 정부의 주입식교육이 아닐까 싶습니다 흐흐
어바웃타임
21/05/31 12:29
수정 아이콘
저 '가라' 라는 말이

우리가 실생활에서 쓰는

일처리 가라로 한다 뭐 이런 용례의 그 가라 인가요?
21/05/31 12:43
수정 아이콘
네 맞아요 그 가라친다의 가라가 일본에서 空(から)에서 왔고

가라오케는 가라+오케스트라 줄임말입니다 가짜 오케스트라
플라톤
21/05/31 12:44
수정 아이콘
그것은 노래를 하는 방이니까 (끄덕)
21/05/31 14:38
수정 아이콘
노래방은 오래방, 코인 노래방(코노), 노래방 도우미, 노래빠 등등의 파생어를 낳았습니다. 가라오케 라는 말을 그대로 썼으면 오라오케, 코인 가라오케(코가), 가라오케 도우미, 카라오케빠 등등으로 쓰였을 지도 모르겠네요.
Its_all_light
21/06/02 08:02
수정 아이콘
끔찍하군요 크크
바나나맛슈터
21/05/31 14:46
수정 아이콘
삼성이 첫주자였군요 그러다가 지금은 금영이 된거겠죠?
Its_all_light
21/06/02 08:04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더 알아봐야겠지만, 비디오 기술때문에 비디오케만 삼성전자가 최초이고 금영은 오디오만 있는 가라오케 일때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민들레
21/05/31 16:02
수정 아이콘
지금 가라오케의 용도는 노래방기계 있는 비싼 룸식 술집 느낌...
코우사카 호노카
21/05/31 16:46
수정 아이콘
어릴땐 가라오케라고 쓴 간판을 본것 같은 기억이 있네요.
21/05/31 18:55
수정 아이콘
저 중학교때 처음 노래방 나와서 가봤던 기억이 나네요. 연배가 나오는군요 ;;
오백원 동전 넣고 노래 불렀었습니다.
코인 노래방이 나오는거 보고 몬가 돌고 도나 싶었네요.

대학교때 처음 알바 시작했던곳이 노래방 이었고 특정 요일에 신곡 받으러 강남 갔었던 기억까지..... (아싸노래방)
제대하고도 제일 알바 오래했던 곳이 압구정동 노래방이었죠. 거기선 규모가 다른건지 와서 신곡 충전해주더라고요.
Its_all_light
21/06/02 08:05
수정 아이콘
신곡충전을 사람이 했군요?!! 신기하네요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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