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4/07 16:14:58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301840985
Subject [일반] <더 파더> 후기 - 비극을 바라보는 자세(스포)

<더 파더>는 어쩌면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알고 가느냐, 혹은 모르고 가느냐에 따라 인상이 극명하게 달라질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어느 정도는 알고 갔었구요.


<더 파더>의 큰 이야기는 결국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돌보는 딸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어떤 분들은 이 영화가 굉장히 혼란스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영화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더더욱이요. 그건 철저하게 영화가 1인칭(에 가까운) 시점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철저하게 주인공인 '앤소니'에게 초점이 맞춰져있고, 다양하게 꼬여버린 사건과 인물들이 철저하게 '앤소니'의 시점에서 그려지기 때문에 영화의 흐름이 처음 들어선 관객에게는 마구잡이로 꼬이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특히나 같은 행동, 같은 말들이 다른 방식으로 재현되는 형태에서 더더욱이요. 그건 아마도 이 영화가 (처음 들어선 관객들에겐) 미스터리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반대로 영화에 대해 조금 사전 정보를, 무엇에 대한 영화인지 인지하고 가신 분들이라면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그닥 감정적이지 않다는 부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주인공인 '앤소니'를 동정하지도, 연민하지도 않습니다. 철저하게 그저 그런 일들이 있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1인칭이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더라도 감정 이입에는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영화는 이 사건들을 통해서 어떻게 사람(들)이 무너져 내리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올리비아 콜먼도, 이모겐 푸츠도, 루퍼스 스웰과 마크 게티스도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만, 결국 핵심에 자리 잡고 있는건 안소니 홉킨스라는 배우의 무게감이겠죠. 때로는 발랄하고 때로는 신경질적이며, '조금 별난' 아버지 역할을 엄청나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끝끝내 무너져 내리는 장면의 연기까지. 엄청난 연기를 선보입니다. 결국 스스로 겪는 혼란과 무너져 내림의 여파까지 감당해내는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stra_LE
21/04/07 18:05
수정 아이콘
사전정보 하나 없이 봤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아예 모르고 봐도 마지막의 울림이 고스란히 전달되더군요.
aDayInTheLife
21/04/07 19:53
수정 아이콘
마지막 장면 정말 인상적이었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1301 [일반] 이븐 할둔은 누구인가? [16] 이븐할둔11310 21/04/13 11310 29
91298 [일반] 42년 된 압구정 현대 아파트 80억은 합리적이다. [54] 암스테르담16218 21/04/12 16218 8
91297 [일반] 미얀마 군경, '80명 사망 바고 학살' 뒤, '시신 매매'에 '장기 탈취' 의혹까지 [52] 노하와이13086 21/04/12 13086 0
91296 [일반] 피지알 탈출 대작전 - 실패 [45] 휘군12413 21/04/12 12413 23
91295 [일반] [13] 속리산 국립공원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2) +대둔산 [10] 영혼의공원9846 21/04/12 9846 4
91294 [일반] 심각한 젠더갭이 있으나 항상 무시되는것 - 양성 건강격차에 대한 이야기 [95] metaljet17691 21/04/12 17691 82
91293 [일반] 피자 타이거 스파게티 드래곤 재미있게 읽으셨던 분 계실까요? [21] Aiurr10907 21/04/12 10907 1
91291 [일반] [13] EP03. 운수 좋은 날. 인도 배낭여행기 [7] 우리고장해남9380 21/04/12 9380 9
91290 [일반] 나와 내가 아닌 자들의 투쟁 [15] 두꺼비9157 21/04/12 9157 11
91289 [일반] [13] 계룡산 국립고원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18] 영혼의공원11167 21/04/12 11167 12
91288 [일반] I5 11400F 넣고 국밥 견적 짜봤습니다(비싼 국밥 [35] SAS Tony Parker 12177 21/04/12 12177 0
91285 [일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잘못된 교육을 중단할 것을 청와대 국민청원 넣었습니다. 동의를 부탁드립니다. [112] 2021반드시합격18887 21/04/11 18887 110
91284 [일반] 허버허버와 페그오 트럭은 우연의 일치인가? [6] 마늘빵8818 21/04/11 8818 22
91281 [일반] 젠더갈등에서 스윗한남, 쉰내남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30] 토루20697 21/04/11 20697 52
91280 [일반] 개신교 주요교단 이단대책위원장 회의 개최(인터콥, 전광훈 관련) [30] SAS Tony Parker 10683 21/04/11 10683 1
91279 [일반] [13] EP02. 여기가 무릉도원인가. 인도 배낭여행기 [27] 우리고장해남10068 21/04/11 10068 5
91278 [일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희귀혈전 질환의 이익과 손해 비교 [61] 여왕의심복21646 21/04/11 21646 77
91277 [일반] 사랑했던 너에게 [3] 마로니에8033 21/04/11 8033 8
91276 [일반] 페미에 대한 2030대 한국 남성들의 체감 [211] 노하와이24557 21/04/11 24557 80
91275 [일반] 주말의 웹툰추천-민간인통제구역 [14] lasd24110256 21/04/11 10256 2
91274 수정잠금 댓글잠금 [일반] 반페미의 광기에 휩싸인 한남 분들께도 드리는 말씀 [169] 실제상황입니다20755 21/04/11 20755 6
91272 [일반] 2021년 세계 100대 인공지능 스타트업 [21] elaborate12186 21/04/11 12186 3
91271 [일반] 위염에 시달리면서 먹어본 각종 식품들 [39] 톰슨가젤연탄구이13002 21/04/11 13002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