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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3/04 15:31:01
Name avatar2004
Subject [일반] 뭔가 좀 조삼모사같은 옛날 이야기
정치글 쓰고싶은데 못써서 대신에 그냥 생각나는 옛날 이야기 하나 써보겠습니다.


물론 오래전 기억이라 디테일은 좀 틀릴수 있으니 이해를..대충 맥락은 이런겁니다. 대학때 학교 식당이 있었는데 1층은 700원 2층은 1300원이였습니다. ( 도대체 몇년전인데 물가가)

여튼 2층은 나름 집안좀 사는 애들이나 먹는 고급코스였고 대부분은 1층에서 700원짜리를 먹었는데 이게 왠일입니까. 방학지나고 개학에서 학교에 돌아와보니 밥값이 무려 100원이나 오른겁니다. 그러니까 1층이 800원 2층이 1400원으로요.

이 만행을 참지못한 학생들은 바로 집단 행동을 하고 격렬한 데모를 통해 결국 밥값을 원상복귀 시켰죠. 당시엔 나름 학생들 단결력이 장난아닌 시절이기도 하고 여튼 식당은 당시엔 아마 무슨 학생협동 조합 이런데서 관리한거 같은데 여튼 항복하고 사과문과 함께 밥값을 원상복귀시킨거죠.

그러고 또 1년 후 이번엔 식당에서 머리를 썼습니다. 그러니까 700원 1300원을 그대로 두고 2500원 코스를 하나 더 만든거죠. 물론 이거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도 일부 있었으나 대부분은 그냥 저냥 넘어갔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2500원짜리의 럭셔리함에 다들 감동했고 특별한 날만 먹는 코스였죠..

  그런데 신기한게 시간이 갈수록  기존에 1300원짜리를 먹던 학생들은 어느순간 2500원짜리를 먹기 시작하고 700원짜리 먹던 사람들은 1300원짜리를 먹기 시작합니다. 2500짜리가 딱히 럭셔리하게 느껴지지도 않고요.

그리고 체감과 무관하게 실제로도  음식의 퀄러티는 2500원짜리는 뭔가 슬슬 안좋아지기 시작하더니 이전의 1300원짜리 수준이 되버리고 1300원짜리는 700원 수준이 되어갔습니다. 700원짜리는 뭐 사람들이 안먹다보니 이게 수준이 어느정도 되었는지 알수도 없었죠.

그러다가 결국 700원짜리는 저절로 없어지고 1300원 2500원만 남게 되어 자연스럽게 밥값은 두배로 오른겁니다. 100원올렸다고 데모하고 난리가 났는데 2배가 오른거는 아무도 항의하지않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거죠.

이 일화의 교훈은 말이죠...

사실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갑자기 떠오른 뻘생각일뿐이죠.  그냥 사람들이 가만보면 참 조삼모사 원숭이랑 별 차이없단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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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04 15:34
수정 아이콘
시대가 언제인지 모르지만 가격 2배 오르면 학교 외부 식당으로 다 가지 않았나요?
학교가 넓어서 나가기 어려웠을까요?
avatar2004
21/03/04 15:36
수정 아이콘
한번에 두배가 오른게 아니라 그냥 고급 코스가 하나 더생긴거죠. 그리고 점차적으로 퀄러티가 떨어져서 한단계식 내려가더니 최저가 코스가 사라진거..
abc초콜릿
21/03/04 15:47
수정 아이콘
이것도 머리부터 들이밀기 전략에 들어가는 걸까요? 머리 잘 굴렸네요.
21/03/04 15:59
수정 아이콘
조삼모사가 진짜로 원숭이 조롱하려고 생긴말은 아닐테니까요

저는 의전이라던가 예의범절 등도 어찌보면 저런 맥락이 있는거 같아요. 진짜로 잘해주는거 보다 잘해주는것 처럼 하는 모양새에 더 집착하는 경우 같은거?
avatar2004
21/03/04 16:04
수정 아이콘
뭐든 좀 통하는게 . 잘해주는거도 그렇지만 잘못하는거도 좀 잘못하면 항의 장난 아닌데 아에 막나가면 오히려 받아들이잖아요. .
21/03/04 16: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쵸 받아들인다기 보다 포기하는건데 오히려 조금 잘못하는쪽이 니들은 그러면 안되지 식으로 욕먹거나하는 그런게 웃기긴해요.
덴드로븀
21/03/04 16:26
수정 아이콘
팀 쿡 : (흐뭇)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3/04 16:59
수정 아이콘
저희 학생회는 식당 밥 가격이 오르자 기억에 한솥도시락을 떼다가 학생식당 앞에서 팔았던 기억이 있네요. 오 그게 벌써 20년 전이네..
내맘대로만듦
21/03/04 17:21
수정 아이콘
백원씩 오르는 문제는 다같이 부담하는 문제지만, 그거를 세등분으로 쪼개서 상중하로 만든다음에 최상위권에게는 고급메뉴의 특권을, 중층에게는 현상유지를, 하층에게는 점진적인 퀄리티악화를 줘서 불만을 쪼갠다음에 결국 최하층메뉴를 없애버리면 불만계층은 1/3로 줄어들고, 잘하고 있는데 왜그러냐는 특권계층의 지지까지 받게 되니까..현상유지층은 별 관심없을거고.

결국 1끼 예산에 800원인 친구들이 밥대신 보름달빵을 사먹는 슬픈 결론으로 끝나게 되겠군요.. 보름달빵이 개꿀맛이니 슬픈결론은 아닌가요? 아무튼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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