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1/03 12:16:01
Name Respublica
Subject [일반] 메이플스토리와 환경문제에 대한 철학적 소고
메이플스토리의 [테마던전: 리엔][테마던전: 탐정 레이브의 사건일지]에 대해서 '약간의' 철학적인 소고를 해보았습니다. (살짝 억지스러울 순 있습니다. 반농반진으로 들어주십시요.)

먼저 리엔에 대해서 소개해드립니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말라뮤트족, 물개족, 펭귄족 세 종족이 살고 있는 빙하위의 도시 리엔은 최근 빙하의 파괴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그 때 마침 영웅(플레이 캐릭터)이 도착하여서 문제 해결에 돕겠다고 합니다. 빙하 파괴의 주범을 찾아서, 먼저는 본인들을 키워주었던 마녀 바바라를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그러나 잘못 짚었죠. 그래서 물개들의 수상한 동향을 보고 물개들을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물개 탈을 쓴 블랙윙의 수하였습니다. 따라서 영웅은 블랙윙이 빙하를 녹여내어 무언가를 추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블랙윙 대부분은 퇴거했으나) 남은 잔당을 처리하며 사건은 일단락됩니다.

일단 빙하 파괴자 = 블랙윙입니다. 블랙윙은 검은 마법사 산하의 집단입니다. 검은 마법사는 메이플스토리의 스토리상으로 표상되는 [절대악]에 가깝습니다. 그 절대악의 휘하에 있는 블랙윙은 자연을 훼손하여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잃게 하였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명제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1. 환경파괴자는 나쁘다. 2. 악의 집단은 환경을 파괴한다. 그렇다면 블랙윙은 악하기에 환경을 파괴한 것입니까? 아니면 환경을 파괴했기에 악한 것입니까? 전자라면 공허한 외침입니다. 행악자가 악을 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후자라면 너무나도 넓은 메시지입니다. 사람들의 모든 [소비]는 결국 환경 문제를 야기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은 나쁜 것입니까?
(다만 게임 내부에서는, 플레이어는 어떠한 환경파괴도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플레이어=선(善) 이기때문이죠.)

두번째로 [테마던전: 탐정 레이브의 사건일지]입니다. 이 테마던전의 배경은 새비지 터미널, 환경폐기물로 인해 오염된 도시이며, 여기서 살아가는, 오염된 환경에 적응된 생물들의 이야기입니다. 여기는 조금 더 간략하게 정리하겠습니다. 미지의 행성에서 날아온 세나라는 여인은 새비지 터미널의 강바닥에 환경 정화 장치를(오염물과 반응하여 에너지를 생성하는 폭탄에 가깝지만) 던져넣습니다. 다만 레이브의 기지로, 세나에게서 뺏은 리모컨으로 폭탄을 떠나는 세나의 우주선으로 환송시켜버립니다.

세나 역시 악의 집단에 가까운 앵글러 컴퍼니의 일원입니다.
이번에는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려는 자가 선(善)이 아닐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실제로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환경문제의 해결]이랍시고 본인들의 돈줄을 위해, 혹은 자원을 차지하거나 하는 일이 -실제로는 오히려 그것이 더 환경파괴에 가까운 것들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둘째로는 오염된 환경에 적응한 사람들은 강제로 환경을 깨끗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 적응한 생물도 생물이니까요. 환경을 정화한다는 것이 그곳에 사는 생물들의 삶을 보전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4급수의 실지렁이와 장구벌레의 생명은 누가 보장해 주나요. 다만 이 문제는 공리주의적 접근이 맞다고 보는 것이, 결국 4급수보다 1급수에서 살 수 있는 생명의 종류가 더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이 생태적으로 더 좋기 때문입니다.

흐흐흐 약간 억지나 궤변이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저 스스로 재밌게 생각하면서 써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aronJudge99
21/01/03 12:35
수정 아이콘
오우 리엔...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크크
Respublica
21/01/03 12:52
수정 아이콘
아직 잘 살아있습니다. 크크
21/01/03 13:01
수정 아이콘
가끔 유저들이 자리잡고 몬스터 계속잡는거보면 얘네들이 환경파괴범아닌가 하기도 해요
분당 몇마리를 잡는거야...
Respublica
21/01/03 14:13
수정 아이콘
하루에 몇천억단위로 사살당할겁니다 아마도요 크크
벽빵아 사랑해
21/01/03 14:35
수정 아이콘
리엔은 환경파괴도 있지만 주제의식 이랄까요 시사점은 레지스탕스 기사단 모험가를 지금 갈등 중인 리엔의 세 종족에 빗대서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야 한다~ 이게 테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흐
레이브의 사건일지는 이게 맞죠 누구를 위한 정화인가 .... 이거 사대강이나 원전에 빗대면 왜 여기서 왜 정치가 왜 정신병 왜 나올 테니까 삼가하겠습니다 크흐

메이플'스토리' 인 주제에 수년간 스토리도 없던 게임이라 뒤늦게 멋지고 생각할 거리를 줄만한 이런걸 넣을 수 있어서 전화위복이 된 것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테마던전이랑 차원의 도서관 에피소드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서 메플도 나름 동접자 수십만 찍었던 게임인데 우리 피쟐러들의 세대는 아니라서 관련글 올라오면 반응이 약해요 아쉬움 흐
Respublica
21/01/03 14:52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077 [정치] 밑에 글 후속작 : 북한 김주애 정권 승계가 과연 가능할까요? [24] 보리야밥먹자4476 24/03/06 4476 0
101076 [일반] 잠이 오지 않는다. [36] 탈조루2492 24/03/06 2492 12
101074 [정치] 여론조사 vs 패널조사 데스매치 [120] 버들소리14243 24/03/05 14243 0
101073 [정치] 의사 대량 사직 사태 - 뒷감당은 우리 모두가 [266] 터치미18685 24/03/05 18685 0
101072 [일반] [역사]이걸 알아야 양자역학 이해됨 / 화학의 역사 ③원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31] Fig.14390 24/03/05 4390 19
101071 [일반] 타오바오...좋아하세요? [60] RKSEL8169 24/03/04 8169 35
101070 [정치] 세계 각국의 의사 파업 현황과 한국의 의료 현실 [183] 티라노10227 24/03/04 10227 0
101069 [정치] 북한의 김씨왕조 세습이 이제 끝이 보이는거 같은 이유 [61] 보리야밥먹자11033 24/03/04 11033 0
101068 [정치] 여의도 의사집회 구경 소감: 의사집단도 좌경화되는 것일까요? [56] 홍철7569 24/03/04 7569 0
101067 [일반] [전역] 다시 원점에서 [9] 무화2459 24/03/04 2459 16
101066 [일반] 모아보는 개신교 소식 [8] SAS Tony Parker 3222 24/03/04 3222 4
101065 [정치] 정부 “이탈 전공의 7000명 면허정지 절차 돌입…처분 불가역적” [356] 카루오스19599 24/03/04 19599 0
101064 [일반] 왜 청소년기에는 보통 사진 찍는것을 많이 거부할까요? [58] lexial7347 24/03/04 7347 0
101063 [일반] 식기세척기 예찬 [77] 사람되고싶다7826 24/03/04 7826 6
101062 [일반] [뇌피셜주의] 빌린돈은 갚지마라 [135] 안군시대13434 24/03/03 13434 48
101061 [정치] 22대 총선 변경 선거구 분석 - 도편 - [25] DownTeamisDown6217 24/03/03 6217 0
101060 [정치] 하얼빈에서 시작된 3•1운동 [42] 체크카드7314 24/03/02 7314 0
101059 [일반] 좋아하는 JPOP 아티스트 셋 [19] 데갠4452 24/03/02 4452 1
101058 [일반] 환승연애 시즌2 과몰입 후에 적는 리뷰 [29] 하우스8480 24/03/01 8480 4
101057 [정치] 22대 총선 변경 선거구 분석 - 광역시편 - [24] DownTeamisDown8497 24/03/01 8497 0
101056 [일반] 우리는 악당들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42] 칭찬합시다.11105 24/02/29 11105 49
101055 [정치] 한국 기술 수준, 처음으로 중국에 추월 [160] 크레토스15003 24/02/29 15003 0
101054 [일반] <듄: 파트 2> -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영화적 경험.(노스포) [76] aDayInTheLife7274 24/02/29 7274 1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