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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20 14:34:10
Name 모르는개 산책
Subject [일반] 배민커넥트 뚜벅이의 우천시배달과 첫 정산

3일차는 비가 왔습니다.
사실 비오는 날은 쉴까 했는데
배민커넥트를 시작하고 첫 비오는 날이었기도 하고
우천 프로모션에 눈이 돌아가서 결국 출가를 하게됩니다.

KakaoTalk_20201119_121001059.jpg


아무리 생각해도 우산을 쓰고 배달을 하는건 미친짓 같아서 영혼의 동반자 다이소에서 고오급 레인코트를 구매했습니다.
이틀 일해서 4만원 벌었는데 장비값으로 1만원을 지출했습니다. 나란놈...


아무튼

출-격
근데 일기예보와 다르게 비가 잠깐 후다닥 내리고 오질않습니다.
우천 프로모션도 종료되려나...걱정하던 와중에 집에서 나오자마자 첫 배차가 뜹니다.
지렸습니다..첫콜부터 5900원짜리가 나오네요
당산역에서 샐러드를 픽업해 10분정도 걸어 배달했습니다.

손해사정사 사무실로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아직도 1003호가 1층 인지 10층인지 헷갈려서 모지리같이 묻고다닙니다


KakaoTalk_20201120_133349447.jpg

5천원 짜리 우비 자랑하고싶었습니다. 
몸에서 나는 열로인하여 안에 습기가 겁나차고, 겉으로 보기에 조금 흉하긴하지만
나름대로 보온효과도 있고 비쥬얼로인한 전문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 같아서 매우마음에드네요

두 번째 배달은 분식집에서 이것저것 픽업해서 배달하러갔습니다.
배달지가 멀지않았는데도 5400원이나 찍혔습니다.
아무래도 비가안오지만 우천프로모션이 적용된 느낌입니다.
게다가 5시~8시 피크타임이라서 뻥튀기 된 것 같네요

배달지에 도착했더니 아이의 아부지로 보이는 분이 힘든표정으로 호다닥 나와서
받아가시네요. 얼핏보이는 거실바닥의 소음방지매트가 인상깊었습니다.
아버지들 화이팅임니다...




KakaoTalk_20201119_120659299_01.jpg

남들 시선의식안하고 배달인증샷을 찍기에 엘베만큼 적당한게 없습니다.
세번 째 배달은 짬뽕둘에 탕수육 하나였는데 
이런 면 음식이 들어오면 똥꼬에 땀이나기 시작합니다
다 불어터져서 욕이라도 먹으면 마음이 아플 것같아서
달리고는 싶은데 달리다가 음식이 엉망진창 되면 안되니까

손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몸은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야합니다
이 주문의 배달료는 6200원이거든요

2003obj___221159678.gif

제 손은 이 친구의 머리와 진배없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너무늦지않게 배달을 마치니
갈비탕 네그릇 픽업이 들어왔습니다.
픽업지와 배달지가 거의 옆건물수준이라서 
개꿀따리를 외치고 달려갔는데
우리 착한 배민이 주소의 GPS를 오표기했네요
픽업하자마자 전달까지 1분 남았는데 달려도 10분거리라서
고객에게 전화해 양해를구합니다.

어찌저찌 도착해 배달을 완료하니
거리는 더럽게 멀었는데 5400원밖에 못받았네요.
사실 거리도 거리인데
처음으로 다리보다 팔과 어깨가 더 아팠습니다

이놈의 갈비탕을 뚝배기 채로 포장한건지
공룡갈비를 넣었는지 더럽게 무거웠습니다
한 편으로는 갈비탕이 얼마나 실하면...존맛탱이겠다 생각도나고

KakaoTalk_20201119_120659299_02.jpg


가끔 의미없이 나의 노동에 대해 자각하고자 사진을 찍습니다.

갈비탕배달을 마친 후 마지막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소곱창전골이었는데, 날씨가 이렇다보니까 아무래도 배달음식의 종류도 얼추 날씨에맞는 것 같습니다

픽업을 해서 고객님댁에 도착하고 호출을 눌렀는데
"배달 안시켰는데요?"

당황했습니다.
서둘러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헐랭 예전주소를 적었나봐요 어떡하지??"

"어찌합니까.어떻게할까요?"

"여기는 대림동이거든요..ㅠㅠ"

"저는 뚜벅이이며 이곳은 문래동입니다. 잠시만여 가게에 전화해볼게요"

하고 가게에 전화를 했더니 사장님이 "그건 거기서 알아서해야지"
라고하십니다. 맞는말인데 울컥합니다

그리고 배민커넥트에 문의를 남겼는데 답이없습니다.
다시 고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마침 친구가 거기 사는데 친구한테 맡겨주시면 저희 신랑이 찾으러갈거에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지만 처음겪어보는 상황에 살짝 등땀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던 도중 노동의 댓가를 맛보고싶어서 치킨을 시킨후에
호기롭게 "픽업하겠습니다" 
요청사항을 남겨두고 픽업을 하러갔는데
다른지점에 시켜놓고 픽업을 하러갔네요

전화해서 머리를 조아리며 죄성합니다..배달해주세염 하고 무사귀가했습니다.
KakaoTalk_20201120_142528892.jpg

5건을 하고 3만원이 안되는 수입이 생겼습니다
역대급가성비였네요. 맨날 이렇게 비가오는척하고 안왔으면 좋겠습니다.
최소배달비가 5200원 최대 배달비가 6200원이니까 운수좋은 날 이었던것같네요



KakaoTalk_20201119_120659299_03.jpg

문제의 그 치킨입니다. 요즘 약간 나쁜버릇이 생겼는데
음식이나 물건을 구매하려고하면 자꾸 배달료로 환산이됩니다.
황올+1.25L 면 거의 6배달인데..
양꼬치 2인분이면 거의 7배달인데..
후리스 하나 사면 12배달인데..
싸움 최강자는 최배달인데..



KakaoTalk_20201119_120659299_04.jpg

꽤 걸었습니다. 
이제 다리보다 발바닥이 아픈느낌이 강한것같네요
신발을 꽉 묶어신고 다녀야합니다




KakaoTalk_20201120_132922480.jpg

그리고 정산날인 금요일 오늘.  첫 정산을 받았습니다
첫날 두번쨰날 이틀치 11건만  먼저 정산을 받았고, 친구추천프로모션으로 만원을 더받았습니다
비오는날 했던것까지 합하면 꽤 될텐데 아쉽네요
소득세주민세 산재보험료로 약 3천원정도가 빠진금액입니다.

사실 얼마 안했지만 나름 재밌고 욕심이 생겨 다음부터 전기자전거로 배달수단을 변경하여
배달을 하기로 했습니다. 
전기자전거 값 갚으려면 무수한 노력을 해야겠지만...
벌써부터 주말이 기다려지네요 


그럼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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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몬드
20/11/20 14:35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 배달료를 5400원 5900원 이렇게 받는걸 보시고 배달료가 얼마나 비싼지 다들 한번씩 생각해 보시길
모르는개 산책
20/11/20 14:37
수정 아이콘
보통 3천원선인데 배민에서 따로 프로모션으로 1500~2000원정도를 더 지급하는것같아요 그런데 슬슬 프로모션도 줄어들고 ..ㅠㅠ슬프네요
유료도로당
20/11/20 14:48
수정 아이콘
중간에 떼먹는게 많아서 문제인거지 배달부한테 배달료가 많이 가는건 좋은 것 같습니다. 배달노동의 가치가 더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집에서 시켜먹는건 그만큼의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앙몬드
20/11/20 14:53
수정 아이콘
네 배달료가 너무 비싸다란 얘기가 아니라 가게에서 배달료로 얼마 빠진다 라고 하면 안믿고 주문할때 배달료 2천원 붙는거 가지고 배달료 내가 다내는데? 하는 분들께 하는 얘기입니다
모르는개 산책
20/11/20 14:5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저도 첫 댓글은 유료도로당님이 이해하신걸로 이해를...
앙몬드
20/11/20 15:09
수정 아이콘
제가 댓글을 좀 이해안가게 썼네요 ;;
유료도로당
20/11/20 15:09
수정 아이콘
넵. 크크 어떤 의도로 적으셨는지 살짝 애매해서 딱히 반박하려고 쓴 글은 아니었고, 그냥 제 평소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에 동의합니다.
20/11/21 05:08
수정 아이콘
저 돈 중에 일부는 가게에서 내주는걸걸요 고객이 모든돈을 내는건 아닐겁니다.
Cafe_Seokguram
20/11/20 14:42
수정 아이콘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근데 여기에만 글쓰기엔...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유튜버할 생각은 없으세요?
모르는개 산책
20/11/20 14:44
수정 아이콘
딱 피쟐에 생각날 때 조금씩 끄적이는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유튜브같은건 할 줄도 모르고 취미가 의무가 될 것 같으면 뭔가 퍽퍽할 것 같슴니다..
죽력고
20/11/20 14:44
수정 아이콘
근데 그 주소 오표기건은 님이 무슨 권한이 있다고 어떻게 알아서 하나요...
모르는개 산책
20/11/20 14:46
수정 아이콘
나는 배달을 배달의민족에 대행했으니 배민에서 알아서 하라는 말 같습니다.
맞는말이긴한데 만약에 고객이 찾으러오지않았으면 진짜 이걸 가게에 다시돌려줘야되나 다른 라이더한테 이관시켜야하나 고민이되긴하더라구요..
아마 제 생각엔 배민커넥트쪽에서 배달료를 더 주고 다른 오토바이라이더에게 맡기지않았을까 싶네요
시나브로
20/11/20 14:52
수정 아이콘
걸어서 배달하는 것도 있었네요. 자립, 자력, 수익 창출, 생산에 박수를 보냅니다.
모르는개 산책
20/11/20 14:58
수정 아이콘
가음사합니다!!!
시나브로
20/11/20 15:37
수정 아이콘
회원분들이 뭔 얘기하나 했더니 전직백수 님이셨군요. 몰라서 모르는 분이 올린 글 보고 처음 보는 회원분 보는 줄 흐흐

이 글 전편도 잘 봤습니다.
모르는개 산책
20/11/20 15:59
수정 아이콘
그렇다기엔 제 글이 너무 뻔하지않습니까 히히
사당보다먼
20/11/20 15:08
수정 아이콘
항상 유쾌한 컨텐츠 생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자주 써주세요!! 저도 걷는 거 좋아하지만 귀찮아서 안하는 사람인데 매우 끌리네요..
모르는개 산책
20/11/20 15:59
수정 아이콘
늘 감사합니다 !!!
아밀다
20/11/20 15:21
수정 아이콘
주소 잘못 표기됐던 건은 조금 피곤해질 수도 있었겠네요. 주문 실수임이 분명해도 서비스업이라는 게 그리 깔끔하게 되질 않으니.
모르는개 산책
20/11/20 15:59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다시 가져오라고했으면 딥빡이올수도..
세인트
20/11/20 15:31
수정 아이콘
지난번 글은 늦게 봤지만 이번엔 일찍(?) 영접하는 호사를 누렸네요. 이번에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드려요.
모르는개 산책
20/11/20 15:58
수정 아이콘
아이구 감사합니다 !!1추천적립!
피식인
20/11/20 16:05
수정 아이콘
글이 소소하니 참 재밌어요.
모르는개 산책
20/11/20 16:20
수정 아이콘
소소하게 감사함니다
20/11/20 16:11
수정 아이콘
주소 오표기건 사장님 대응이 황당하네요.
배달 외주준건 맞는데 그 주소로 배달하라는거지 어디든 배달하라는게 아니잖아요.
어쨌든 고객이 잘못한거고 주문한 사장이 전화해서 수습할일 아닌가요
모르는개 산책
20/11/20 16:20
수정 아이콘
저도 예상치못한 대답이라서 조금당황했씀다
20/11/21 05: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배민회사측이 커버 해줘야 할 문제 맞습니다. 배달하는 분 개인이 어떻게 한다기 보다 어플이나 전화를 통해서 관리하는 본사에 연락해서 처리해야죠 업주는 만들어서 배달기사에게 넘겨주는데까지만 자기 영역이 맞습니다.
배민 라이더스는 배달 건당 16.5% 대행료를 내고 추가로 나가는 금액도 있는걸로 아는데 배달관련 트러블 생기면 업주 개인이 다 처리하는게 아니라 배민 본사에서 처리해야 되고
이런경우 배달하는 분이 상담센터 담당자 에게 이런 트러블이 생겼다 어떻게 하냐 하고 상담센터로 연락하고
상담센터 담당자가 고객에게 연락한후 다른 배달기사를 통해서 진행해주든 어떻게 방법을 찾아야지
업주 개인이 어떻게 할수있는 문제가 아닌거 같네요
애초에 글쓰신분도 가게에 전화를 할게아니고 관리부서? 상담센터?에 연락을 하시는게 맞죠
아마 전화가 아니고 배달하는 분들이 쓰는 어플에 관리부서와 소통할수있는게 있을걸요
말다했죠
20/11/20 16:15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모르는개 산책
20/11/20 16:2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흘레바람
20/11/20 16:43
수정 아이콘
저번글을 감명깊게 보고 따라하려 가입까지 했는데 저희 지역은 안하더라고요... 아주 아쉬웠습니다ㅜㅜ
-PgR-매니아
20/11/20 17:19
수정 아이콘
글이 쏙쏙 잘 읽히고 재밌네요 크크크 한달 뒤 후기도 기다리겠습니다!!
20/11/20 19:20
수정 아이콘
진짜 콜 많아서 재밌겠어요
고분자
20/11/20 19:56
수정 아이콘
알아서 하라는 사장(님) 얘기에 심히 분노했지만 나머지는 재밌게 봤습니다. 멋지시네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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