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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16 22:40:29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사설] RCEP, 중국에 맞선 조 바이든의 첫번째 도전이 되다 (수정됨)
최근 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 
ASEAN 국가 및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호주도 포함된 세계최대 자유무역 협정이라는 평가가 전해집니다. 아울러 다양한 매체에서 이를 두고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중대한 차질이 생겼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당장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The Financial Times),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그리고 프랑스의 르몽드(Le Monde)지도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쿼드(QUAD)에 적극적인 일본호주도 이 협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 협정 전 과정에 있어 철저하게 방관하였고 국외자로 남았습니다. 워싱턴에서도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도대체 미국은 도대체 뭐했냐는 비판도 상당한 듯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과거 오바마 정부가 추진했던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가 성사되지 못했던 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는 분명한 지정학적 목표를 갖고 추진된 전략이었지만, 민주당 내 좌파 및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좌초되고 말았었죠. 

한편 RCEP 체결 관련해서 프랑스 르몽드가 무려 본지 사설(Editorial)로 시론을 내놓았는데, 부족한 실력으로 나마 해당 기사를 번역하여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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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lemonde.fr/idees/article/2020/11/16/l-accord-rcep-un-premier-defi-pour-joe-biden-face-a-la-chine_6059918_3232.html

RCEP, 중국에 맞서 조 바이든의 첫번째 도전이 되다

도널드 트럼프는 여전히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세계의 바퀴는 계속 굴러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트럼프가 원했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다. 11월 15일, 중국을 포함한 15개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은 미국이 과거 추진했고 2017년 1월 트럼프 정부가 탈퇴한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과 완벽한 대위법을 이루고 있다. 

베이징은 지역포괄경제협정(RCEP)이라 불린 이 협정을 환영하면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승리"라고 평가하였다. 중국 지도부의 생각을 대외적으로 선전하는 환구시보(Global Times)는 "일방주의"에 얽힌 미국의 불가피한 당혹감에 대한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중국은 RCEP을 마치 미국이 가꾼 정원에 자기들이 떨어트린 돌덩이처럼 인식하는 듯하다. 이처럼 중국은 아시아의 경제통합에 대한 만족감을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이는 대단한 진보이다. 15개 국가가 이에 서명했고, 그 중 10개는 ASEAN 소속이며 그 외에 중국, 일본, 한국,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가 포함되어 있다. 이 협정은 세계인구의 거의 3분의 1에 달하며, 세계생산의 3분의 1에 달한다. 이에 따라 RCEP은 현재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이며, NAFTA 또는 EU에 비견할 수 있다. 한편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이 있다. 이 협정은 아시아의 3대 경제강국 - 중국, 일본, 한국 - 을 포함하는 첫번째 무역협정이다. 

8년 동안의 협상의 결과로 체결된 RCEP은 중국의 이니셔티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 협정은 나머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대비 힘이 부족했던 ASEAN(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버마, 라오스, 브루네이,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이 출발시킨 결과물이다. 미국이 추진한 TPP보다는 덜 야심찬 것으로 이 협정은 농업분야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서비스 분야도 제한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게다가 지역에 또 다른 중요한 경제축인 인도는 지난 해 11월 협상에서 이탈하면서 협정에 불참했다. 

현재 각국의 비준을 앞두고 있는 이 자유무역협정의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중국이 과연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ASEAN의 원래 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압도적 힘을 이용하여 이 협정을 장악하려고 할 것인가? 인도가 갑자기 노선을 선회한 것은 바로 이러한 우려 때문이었다. 

2016년 2월 오바마 정부 말기에 서명된 TPP는 중국을 배제하면서 북미의 경제와 아시아태평양의 경제를 연결하려고 했던 시도였다. 그러나 미국이 이탈하면서 이는 환태평양포괄진보협정(CPTPP)으로 바뀌었고, 2018년 11개 국가 사이에 체결되었다. 그 중 일본과 호주를 포함한 7개 국가 RCEP에 합류했다. 

세계무역에 있어 새로운 챕터가 된 RCEP은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첫번째 도전이다. 아울러 이는 중국의 팽창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추진하고, 그리고 [프랑스와 독일이 지원하고 있는]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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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RCEP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요?
한편 르몽드 사설에서 인도태평양전략을 두고 [프랑스와 독일이 지원한] 이라고 표시한 게 의미심장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제 확실히 인도태평양전략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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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20/11/1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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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호주는 미국이 TPP 참가를 선언하고 RCEP 탈퇴하라고 하면 낼름 탈퇴할걸요...
20/11/16 23:05
수정 아이콘
TPP는 2011년에도 이슈였는데 이게 2020년까지 올줄은 몰랐네요....
교수님한테 그정도 해온거면 발표 그만하고 들어가라고...흑흑...
안수 파티
20/11/16 23:08
수정 아이콘
사설에서 의도적인지 TPP 탈퇴가 트럼프 행정부의 몫이라는 것을 애매하게 서술했네요.
바이든 정부가 외교면에서 트럼프 정부와는 다르게 움직일 것이라 예상합니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는 TPP를 재추진할거라고 보고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보이는 행태로 보아서 이 협정안에서 자유무역이라는 원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요.
패트와매트
20/11/17 00:15
수정 아이콘
재추진하고싶어도 상원탈환 실패할 가능성이 90%는 넘어보이는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그 정도로 초당적인 주제일지
DownTeamisDown
20/11/17 01:07
수정 아이콘
RCEP 가 개방도가 낮은 FTA라서 실질적인 파워는 별로 없울겁니다만 앞으로의 변화과정은 중국의 국력에 따라 달라지겠죠
아리쑤리랑
20/11/17 02: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니요. 한중 FTA 맺고 한한령 한 전적이 있는 중국은 저거 우회로 자유무역협정과 상관없이 불매운동부터 비관세 무역장벽을 쳐버리면 답이 없다는점과 중국은 자신들이 남의 시장을 원하지 자신의 시장을 열 생각이 없다는점에서 발효는 되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죠.

심지어 중국 국력이 세진다해도 그런게 무역블록은 어느정도 지분을 내주고 상호 신뢰를 지켜야 되는데 중국은 그런게 전무합니다. 그렇다고 중국의 행위를 제지하거나 중재할수 있는 기구가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죠.

중국 러시아가 주도한 상하이 협력 기구나 브릭스에서 실질적 성과가 나왔다는 소식이 별로 안들리는게 중국부터 제각기 불신하는 상황에 어느정도의 지분을 양보할 생각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말뿐인 협력이죠.

그렇다고 중국이 절대강자 포지션도 아니고 2차대전 이후 사상 최강 반열에 오르고 프랑스 gdp의 9배 격차를 보여준 미국도 지분을 나눠주면서 자신의 편을 만들었는데 어정쩡한 세계패권은 커녕 지역패권 '도전국' 이면서 자기 혼자 다 해먹을거라고 한다? 더러워도 돈이나 벌자하는 한국이면 몰라도 그래도 강대국에 속하는 인도 같은 국가에서 순순히 응하기 힘들죠.
20/11/17 02: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최근 쿼드 참여국인 호주나 일본이 참여한거 보면 향후 대중봉쇄망 형성시 균열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리쑤리랑
20/11/17 02:40
수정 아이콘
지금은 얘기조차 안나오지만 AIIB 라고 4-5년전에 중국이 추진하고 한국 언론에서 떠들썩했던 프로젝트가 있었죠. 미국 최우방인 영국마저 가입한것인데 그거 요즘 어떻게 되가는지 큰 보도 되고 세계가 뒤흔들리던가요. 그냥 이집트랑 카자흐스탄에 수백억씩 융자해주는 소식 소소하게 들리는 정도고 그 이상 판을 바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1/17 02:48
수정 아이콘
AIIB는 투자은행이라 성격이 좀 다르고 세부내역 보니 뭐 개방율도 높지가 않아서 개인적으로 왜 출범하는지 의문이긴 합니다. 한국같은경우는 한중FTA도 있어서 굳이 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아세안 국가들 때문인것 같기도 하구요
아리쑤리랑
20/11/17 02:55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결국 미국 우호국이 들어가든 말든 그건 큰 의미가 없다는겁니다. 한 때 CPTPP에 중국이 가입한다했고 정치적 성격이 보다 강한 상하이 협력 기구의 회원국이 인도인데 그거랑 중국이랑 정치외교 관계는 별개죠.
크레토스
20/1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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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바이든이 재추진하긴 힘들어보입니다.. 현재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지지층이나 정치인들이 자유무역협정에 부정적으로 보이더라고요.
aurelius
20/11/17 13:44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이번에 러스트벨트에서 어렵게 이겼는데, 다시 TPP를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 자살골이죠. 미국의 국내정치가 국제정치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상입니다.
블랙번 록
20/11/17 09:06
수정 아이콘
관심없다가 불펜에서 떠드는거 보고 찾아보니 정부가 홍보하는거 만큼 또는 그쪽이 날리 치는거 만큼의 실효는 없다고 봅니다
뻐꾸기둘
20/11/17 14:39
수정 아이콘
별로 큰 영향 없을겁니다. 워낙 참가국이 많고 이해관계가 달라서 RCEP이 중국 주도 내지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을 와해시키는 한수 같은게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죠.

당장 한국만 해도 아세안 노리고 들어간건데 노골적으론 이야기 안 해도 대중국 의존도 줄여보겠다는 현정부의 정책 기조 때문인거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고, 이건 미국의 대중국 포위정책에 유리하면 유리했지(본진인 미국의 기업들조차 중국 욕은 하면서 중국 돈은 바라는 형편에 얼마나 깔끔하게 자본권력의 요구를 억누르면서 중국을 후려갈길수 있을지는 별론으로 하고) 불리할 게 없는 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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