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10/16 10:17:39
Name aurelius
Subject [역사] 루이 14세는 발레를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했는가? (수정됨)

 



태양왕 루이 14세는 국왕의 권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스스로 무대를 연출하고 메인 발레리노로 등장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사실 애초에 태양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가 스스로 발레의 주연을 맡으면서 태양신 아폴로로 분장했기 때문이죠. 


사실 이러한 무대를 연출하기 전, 루이 14세는 큰 트라우마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이른바 "프롱드의 난"이 불린 귀족들의 반란이었는데, 당시 루이는 11세의 소년이었고 그는 섭정이었던 어머니 왕후와 근위대와 함께 파리를 탈출하고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귀족들의 난은 진압되었고, 이 때의 기억이 강하게 남아 루이는 파리를 싫어했고 그래서 파리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베르사유에 새로운 왕궁을 짓고자 했던 것입니다. 

 

루이 14세가 본격적인 발레리노로 데뷔한 것은 Ballet de la nuit라는 작품을 통해서였습니다.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 Jean Baptiste Lully가 만든 작품으로, 국왕의 위엄과 영광을 단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곡이었습니다. 


무려 12시간에 달하는 곡으로, 이 곡에 조연으로 참여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대단한 고역이었을 것입니다. 


총 4막으로 구성된 이 곡은 어둠이 세상을 잠식할 때 태양이 나타나 어둠을 무찌르며 세상을 밝게 비추는 내용으로 전개되는데, 여기서 어둠은 프롱드의 난을 일으킨 귀족을 의미하며, 태양은 루이 14세를 의미합니다. 


특히 극중 프롱드의 난에 참여했던 여러 귀족들을 요정으로 분장시켜 태양신 아폴로에게 절대적 충성을 바치는 조연으로 등장시켰는데, 이는 이들에게 굴욕감을 더욱 명확하게 안겨다주는 동시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 이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위 동영상에서 그런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귀족이 어린 왕에게 음악에 맞춰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 

 

루이14세와 발레의 관계를 다룬 좋은 영화가 있습니다. 


제목은 "Le Roi Danse(왕의 춤)"인데, (왓차플레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영화 장면들이며 모두 루이14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춤을 통해 강력하고 위엄있고 용맹한 모습을 연출하는 왕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여담이지만 춤과 사냥 등으로 다져진 강인한 체력 덕분인지 참 오래 살기도 했죠...당대 의료수준으로 76세까지 살았으니...)   

 

Le roi danse | MFDB

le roi danse" beautiful music, dance scenes from the sun king - louis the  xiv of france. | Louis xiv, 18th century costume, Love film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룰루vide
20/10/16 10:18
수정 아이콘
음..이미지가 외부링크 금지라고 뜨네요
aurelius
20/10/16 10:20
수정 아이콘
이제는 보일까요??ㅠ
룰루vide
20/10/16 10:23
수정 아이콘
네 보이네요
20/10/16 10:42
수정 아이콘
발레 사용의 나쁜 예
콤모두스 : Vale
동그랑땡
20/10/16 10:48
수정 아이콘
참고로 루이 14세의 왕실 음악 감독인 장바티스트 륄리는 실수로 지휘봉에 발가락을 찧은 상처가 곪아들어 죽게 된 일화로 유명합니다.
20/10/16 12:39
수정 아이콘
김동완 머함;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24 [일상 잡담] 3월이 되어 시작하는 것들 [6] 싸구려신사3265 24/04/03 3265 8
101222 [역사] 총, 약, 플라스틱 / 화학의 역사 ④현대의 연금술 [17] Fig.13476 24/04/03 3476 17
101221 우리가 죽기 전까지 상용화 되는 걸 볼 수 있을까 싶은 기술들 [82] 안초비11193 24/04/02 11193 0
101219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 B급이지만 풀팩입니다. [32] aDayInTheLife6483 24/04/02 6483 2
101218 RX 7900XTX 889 달러까지 인하. [16] SAS Tony Parker 7269 24/04/01 7269 1
101217 한국 경제의 미래는 가챠겜이 아닐까?? [27] 사람되고싶다8202 24/04/01 8202 12
101216 [패러디] [눈마새 스포] 케생전 [8] meson4182 24/04/01 4182 8
101215 XZ Utils(데이터 압축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초고위험 취약점 발생에 따른 주의 [13] MelOng5259 24/04/01 5259 4
101214 5월부터 다닐 새로운 KTX가 공개되었습니다. [45] BitSae8544 24/04/01 8544 1
101213 EBS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선' 선정 [71] EnergyFlow6898 24/04/01 6898 4
101212 LG 24인치 게이밍 모니터 24GN60K 역대가(16.5) 떴습니다 [26] SAS Tony Parker 5710 24/04/01 5710 0
1012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9] 초절정미소년7259 24/04/01 7259 6
101210 [서평]《만안의 기억》- 안양, 만안이라는 한 도시의 이야기 [14] 계층방정3504 24/03/31 3504 2
101209 최근 2년동안 했던 게임들, 소소하게 평가를 해봅니다 [66] 공놀이가뭐라고7059 24/03/31 7059 2
101208 20년을 기다린 건담 시드 프리덤 후기 [미세먼지 스포] [38] Skyfall5044 24/03/31 5044 1
101207 [고질라X콩] 간단 후기 [25] 꾸꾸영4576 24/03/31 4576 2
101206 [팝송] 제이슨 데룰로 새 앨범 "Nu King" [4] 김치찌개3198 24/03/31 3198 0
101205 우유+분유의 역사. 아니, 국사? [14] 아케르나르4110 24/03/30 4110 12
101204 1분기 애니메이션 후기 - 아쉽지만 분발했다 [20] Kaestro4233 24/03/30 4233 2
101203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6) [3] 계층방정4189 24/03/30 4189 7
101202 [스포] 미생 시즌2 - 작가가 작품을 때려 치우고 싶을 때 생기는 일 [25] bifrost8396 24/03/30 8396 8
101201 정글 속 x와 단둘이.avi [17] 만렙법사4495 24/03/30 4495 17
101200 삼체 살인사건의 전말 [13] SNOW_FFFF11543 24/03/29 11543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