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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0/16 17:07:28
Name love.of.Tears.
Subject [일반] [L.O.T.의 쉬어가기] 10월 14일 날 생일축하 메시지에 답글입니다. (내용 추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 형의 메시지에 대한 답변입니다.
형의 글은 첨부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못 전한 말을 이 작은 곳에 담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몇자 남겨봐요...

여태까지 제 삶은 굴곡이 너무 많았어요. 모자란 것들과 악한 것들, 그리고 객관적으로 더러운 것들까지 셀 수 없는 것들과 함께 조우하며 살아왔지요. 그리고 느리게 걸어왔어요

치료목적 이외엔 걸어본적이 없는 내 발, 그래서 굳은 살 하나 없는 아이와도 같은 내 발에게 너무 빨리 달려와 미안한 것 같은, 이 역설적 상황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심지어 제 옆에 가족들조차 알 수 없는 저만의 고뇌, 실망, 좌절 아픔, 슬픔, 기쁨 행복의 것들을 다 경험해보고 하나 하나 이겨내며 살아왔건만 변화되지만 뚜렷이 뵈지 않는 듯한 공허함이 때때로 찾아올 때마다 나이에 걸맞지 않는 나의 경륜을 탓하게 됩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자리잡은 편견과 오만들이 지겹도록 싫지만 그것들을 아우르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것도 저의 운명 한페이지겠죠 세상에서 사는 것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걸 알게 합니다. 이 곳에서 생각하는 하이 퀄리티의 유토피아(남들이 다 박수치는 객관적인)는 돈 잘벌고 스마트하며 잘 난 인물을 가진 것이지만 저는 솔직히 그것이 옳은 가치인줄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소유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되어가고 성장하는 것이 싫습니다. 성인이 되어간다는 이유로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잃고 살아가야 할 때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자신이 이전에 가치를 두고 소중하게 느꼈던 것들은 어느새 별게 아닌 종이조각처럼 변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14일, 자기 생일에 누군가 오지 않아 외로워할 자식을 위해 공원으로 동행해 주신 엄마, 한참을 걷다 자신의 생각을 말할 기회를 주자 속사포처럼 침을 튀며 열변을 토하는 저의 모습에서 저는 인생을 보았습니다. 평소 청결함과 관계없이 길거리서 파는 순대와 떡볶이를 좋아하는 제게 떡볶이와 오뎅 한 접시를 시키고는 먹이시는 모습에서 행복을 알았고 분식집 이모들과 나눈 이야기 몇마디, 그리고 말귀를 알아듣는다며 놀라는 모습에서 안쓰런 맘이 들었습니다. 제가 살아야 할 이유를 알려주었습니다.

어제 한 인생 선배를 만났습니다. 3시간 동안 나눈 이야기에서 하나 맘이 아팠던 것은 프로게이머가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선배께서는 당연히 하실 수 있는 말씀이셨던 것 같습니다. 헌데 전 그 말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때로는 제 자신도 돌아보는 생각입니다.

제작년 방송 인터뷰서 했던 말을 듣고 형은 제게 말했죠? 어려운 꿈, 좋은 꿈을 가지고 있다고. 꿈으로 그치지 말고 현실로 만들어라 그것은 네 몫이다 라고 말이죠. 힘들 때 그 말이 얼마나 위로 되는지 모릅니다.

저는 그래요. 꿈을 이루고 못 이루고의 문제는 여건 탓을 할 수도 있지만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이미 죽은 자의 영혼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사실 쉬운 일이 어디있을까요? 이런 말이 있다는 군요 땅 속에 있는 금만 아름다운 줄 알게 되면 하늘에 떠 있는 별을 평생 못 보고 삽니다. 여러분은 아직 땅 속에 있는 금을 파기 보다는 하늘에 있는 별을 보면서 꿈을 키울 때입니다. 저는 그 말을 지극히 동감합니다...

형의 삶에 제가 힘이 된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스물 여섯의 삶을 사랑하면서요. 고마워요. 형.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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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다른 길을 생각을 안하곤 있는 것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사람들에게 아직도 말하는 것은 감춰두기엔 너무 큰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선배집사님이나 형의 생각이 같을지라도 전 형에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형에겐요 나중에 실망할지도 모르죠 뭐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우리가 나눴던 이야기가 있고 서로에 대해서 알고 있기 때문에요 그 크기가 작고 크던지 간에...

어쩌면 모든 것이, 사람의 우려조차도 편견일지 모릅니다. 그 편견이 제 피부로 다가와 현실이 되는 순간에 그때야말로 현실이 되겠죠. 포기를 하던 이어가든,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남든 그 모습은 제가 결정짓고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오프라인에서는 형과 하기 그럴 것 같네요 제가 그럴 녀석도 못되지만 언쟁이 생길까봐서요. 저도 누군가 꿈을 물어볼 때 이젠 슬쩍 순서를 바꿔요. 그래야 비웃지 않더라구요...

누구에게도 휘말리지 않을 근성과 고집, 그게 마치 아집처럼 보여도 꼭두각시처럼 살긴 싫습니다. 우려가 편견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편견을 꺽는 일은 제 몫입니다.

달려가야겠죠. 꿈이 없는 사람보다 꾸는자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자폐증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을 다루는 그래서 미국 진출까지 한 동생을 보며 느낀 것은 그들은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웃습니다. 게다가 자폐증인 그 녀석은 포기할 줄 모릅니다. 모두가 안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저의 삶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Beyond My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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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니스텔루이
08/10/16 19:40
수정 아이콘
아 저도 오늘 생일인데 너무 기분 좋아요! 글 잘 읽었습니다..
쫄깃쫄깃
08/10/16 22:22
수정 아이콘
잠시잠깐 방황하고 있었는데 다시금 제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더불어 love.of.tears 님의 꿈을 위해서도 모자란 힘이겠지만 저도 중보 기도할게요.
Beyond Our Dream!!!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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