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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25 22:23:10
Name 79년생
Subject [일반] 메리야쓰 바람으로 빗길을 울면서 달리던 40대 탈모인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담원대 젠지 2경기가 시작하기 전
잠시 담배탐을 위해

메리야쓰 + 모시반바지(극한의 씨스루) + 슬리퍼 차림으로
우산을 들고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그때 눈에 띈것은
어두운 골목에 혼자 핸드폰 들고
어쩔줄 몰라하던 50대 아저씨.

저한테 묻습니다.
-도곡1동 주민센터가 어딘가요?
-여기 맞아요.

대리 기사님인데, 핸드폰 인터넷이 갑자기 안되서
고객분과 연락이 안된다 하네요.
(연체도 아니라는데, 왜 인터넷이 안됐는지 궁금하네요
핸드폰 액정 깨져서 그런거냐고 물으시는데, 그건 아니었던듯)

일단 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봤더니
고객분은 역삼 청소년 수련관 앞이랍니다.
왜 안오냐고 화를 내심.

그제서야 이해가 됩니다.
도곡1동 주민센터는 몇년전에 이전했거든요
예전의 [도곡1동 주민센터 사거리] 명칭은 그대로이고..

지금 이 자리에서, 역삼 청소년 수련관까지는
걸어서 20분거리.

대리 기사님 핸드폰은 이동네가 처음이고,
핸드폰이 안되는 상황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 아저씨 거리가 멀어서 설명이 안되니, 일단 달리시죠

그리고 10분간 빗속을 전력질주
메리야쓰 + 모시반바지 + 비 조합로 반누드 상태
횡단보도 대기할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게 느껴졌으나

제가 유일하게 신경쓰였던것은
탈모인데 강남 한복판 산성비를 맞고 있다는 것.

어쨋든 고객님앞에 기사님을 모셔다 드리고
기사님은 고객님께 굽신대시며 차에 겨우 탑승

저는 다시 왔던길을 돌아오는데
목구멍이 자꾸 뜨거워졌네요

예전에 대리 하시던 아버지 생각이 자꾸 나서
아버지도 이런적 있었어요?

그렇게 질질 짜면서 걸어오다가
갑자기 소주 생각이 나서 마트에 들렸는데
마스크 없다고 입구컷!!

마트 문앞에서 카운터 아가씨에게
간절하게 입모양과 수화로 '(딱 소주 1병만요!!)
바둥거렸으나 설득 실패

집에 오니 담원이 2경기 이겼네요.
다행히 3경기 관람가능 크크..

어쨋든.. 저 오늘 착한일 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아니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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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5 22:27
수정 아이콘
말없이 올라가는 추천 수!
정 주지 마!
20/06/25 22:31
수정 아이콘
크크크 이거 왜이리 웃기죠. 감동의 눈물보다 웃음이... 현웃 터졌네요.
서린언니
20/06/25 22:37
수정 아이콘
좋은일 하셨네요 추천드립니다. 담원도 이기면 좋겠네요 흐흐
고등어자반
20/06/25 22:41
수정 아이콘
길눈이 어두워서 고생한 적이 많았던 저로서는 일단 추천 (다만, 모시반바지 때문에 추천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
This-Plus
20/06/25 23:03
수정 아이콘
뭔가 열혈 탈모인 같은 느낌이...!
뒹구르르
20/06/25 23:13
수정 아이콘
전 탈모도 아니고 저희 아버지는 대리 하신 적도 없는대 왜 제가 울컥하죠
20/06/25 23:29
수정 아이콘
착한 일 하면 복이 내려야 하는데... 하늘이시여, 야속한 하늘이시여.
나성범
20/06/25 23:47
수정 아이콘
빗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찾아보니 pH 5.6정도인데 이정도면 샴푸랑 비슷해요. 집오셔서 한번 헹궈주시기만 하세요~!
79년생
20/06/25 23:57
수정 아이콘
헹구고 찬바람으로 조심스레 말렸습니다
하..
앞쪽은 한가닥 차이가 큰데 말이죠 ㅠㅠ
20/06/26 00:23
수정 아이콘
같은 탈모인으러 엄지척 드리거갑니다..
기사조련가
20/06/26 11:41
수정 아이콘
동네주민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은때까치
20/06/26 12:42
수정 아이콘
크크크 좋으신 분이네요. 글도 잘 읽었습니다!
푸른호박
20/06/26 20:15
수정 아이콘
와~~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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