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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06 02:37:16
Name ArthurMorgan
Subject [일반] [개미사육기] 침묵의 밤 교단 (사진 있어요) (수정됨)
5-3

새벽녘에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를 올리는 한 개미가 있습니다. 고개를 숙인 모습이 사뭇 경건합니다. 이들은 늘 고요하게 지냅니다. 세속의 부산함에 휩쓸려 경거망동하지 않고 무엇을 하든 초연한 자세로 살아갑니다. 고요한 개미, 흑색패인왕개미들입니다.


5-4

수명이 다해 죽어가는 워커가 있습니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았지만, 멀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다리를 뻗어 하늘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들어갈 개라다이스의 문을 열고 있는 것일까요?


5-5

떠나는 동료를 애도하기 위해 몇몇 워커가 모여듭니다. 그 중에는 구원을 희구하는 춤사위로 곧 동료가 오를 하늘의 계단을 수놓는 녀석도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볼수록 이 흑패 이민자들은 불꽃심장부족과는 달리 고요하고 경건한 구도자들같은 느낌을 줍니다.

오늘부터 이들의 이름은 침묵의 밤 교단입니다.

늘 아무것도 안하는 듯 명상을 하다가 모두의 눈이 사라지면 슬쩍 해야 할 일들을 합니다. 그야말로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개미들입니다. 밤마다 조용히 스스슥 움직이는 이들에게 붙일만한 중2병 네임이 아닌가 합니다.


5-2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바 있었던 개미안 101동입니다. 흑색패인왕개미 이민자들을 이주시킨 곳이지요. 저의 동선 삽질로 아직도 최상층에서 최하층까지 흩어져 거주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도 맨 위 오른쪽 701호와 702호에 다 모여있던 초기와는 달리 넓게 퍼져서 갬구밀도가 조금 줄었습니다.


5-6

개미안 101동을 살펴보면 4개 방 정도에 알과 애벌레, 고치가 있습니다. 양으로 봐서 침묵의 밤  교단의 교세는 점점 더 커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성령이 가득한 개미안 101동이 되겠군요.


5-7

육아를 위해선 단백질이 필요하죠. 침묵의 밤 교단에 찬양과 기도의 의식을 거친 밀웜을 공물로 넣어줬습니다.


5-8

하지만 교단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종교갬 특유의 검소함으로 먹을만큼만 딱 가져갔습니다. 쓸데없는 살생을 하지 않는 것 역시 종교갬의 소양이겠지요. 마지막 밀웜은 교갬들의 자비 속에서 이틀째 개미안의 식객이 되어 있습니다. 먹이도 얻어먹어요...


5-9

침묵의 밤 교단을 이끄는 밤의 여왕, 프란체스카입니다. 교단의 무력담당 솔져들이 하도 덩치가 커서 포착과 특정이 쉽지 않았는데, 최근 갬구밀도가 낮아지며 602호로 이사하여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등에 탈시의 흔적이 있으며, 머리가 작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자식이기도 한 교단 개미들의 반짝이는 외모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5-10

여왕이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반면 솔져들은 궁디보다 머리가 더 큰 전투적인 체형입니다. 역시 피지컬은 무시무시하네요. 옆에 있는 워커 자매들과 비교해보면 제가 왜 퀸을 찾는 데 고생했는지 아시겠지요?


5-11

침묵의 밤 교단에게 실망스러운 점 중 하나는 위생관념입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육장 곳곳에 저렇게 배설을 해둡니다. 쓰레기도 잘 모으지 않고요. 이게 흑패의 특성인지 아니면 지금 잠시 정돈이 안되어 그런 것인지 더 두고볼 생각입니다.


5-1

그건 그렇고, 빛에 민감한 개미들이 투명한 곳에 사는 것을 걱정하신 분들이 계시지요? 평소에는 저렇게 개이티필드로 붉은 파장을 제외한 빛을 차단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바가 있지만, 개미들은 붉은파장의 빛을 인식하지 못해서, 저렇게 가려두면 어둠 속에 있는 것과 유사하게 느낍니다. 투명도를 이용해서 대강의 관찰은 늘 가능하지요. 불꽃심장부족의 먹탐장은 어두운 집과 대비되는 야외공간으로서 조명을 차단하지 않습니다. 조금은 더 자연에 가까운 방향이 아닌가 합니다.

늘 읽어주시고 좋은 말씀도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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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마스터
20/06/06 02:52
수정 아이콘
첫편부터 봐왔지만 참으로 드립이 심오해서 웃고 갑니다.
나머지 아파트에 거주중인 개미 부족도 궁금해지네요
Lazymind
20/06/06 02:59
수정 아이콘
이제는 개미보다 작성자분 드립을 보러옵니다..
두둥등장
20/06/06 03:43
수정 아이콘
개라다이스 크크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조금 흥미가 생겨 검색했더니 유튜브에 자꾸 뜨네요 ㅠ ㅠ
20/06/06 03:51
수정 아이콘
개개오톡 개라다이스 개미안 개미드립은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흥미진진합니다.
깡통로봇88호
20/06/06 07:00
수정 아이콘
촬영은 벗기고(?) 하시는건가요?
Hammuzzi
20/06/06 07:47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춘광사설
20/06/06 08:01
수정 아이콘
요즘 가장 기다리는 시리즈물입니다. 개미 너무 귀여워요
구혜선
20/06/06 08:03
수정 아이콘
죽은 개미들의 시체는 직접 처리를 해주시는건가요?
재밌게 보고 갑니다.
빠독이
20/06/06 08:08
수정 아이콘
흙이 아닌 곳에서도 살 수 있군요.
집에서 출몰한다는 개미들도 저런 식으로 생활하는 걸까요.
20/06/06 08:21
수정 아이콘
신기한게 일주일 전쯤 유게에서 군대개미 글을 읽고, 쿠르츠게작트 군대개미 동영상을 보고, 어쩌다보니 개미/사육에 대한 꺼무위키까지 읽고 난 다음 날에 자게에 개미사육기가 올라왔습니다. 신기한 타이밍에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
ArthurMorgan
20/06/06 12:03
수정 아이콘
웃으셨다니 미션 클리어입니다. ^^
옆의 개미안 102동에는 숲곰개미 부족이 삽니다. 다음에 소개하겠습니다.
ArthurMorgan
20/06/06 12:04
수정 아이콘
'_';;; 주객이 전도되었네요... 반성하겠습니다...
ArthurMorgan
20/06/06 12:05
수정 아이콘
뜨면 다 보시면 되죠. ^^ 재미있습니다. 개미 영상들..
ArthurMorgan
20/06/06 12:06
수정 아이콘
누가 개드립치지 말라고 하더이다...
ArthurMorgan
20/06/06 12:07
수정 아이콘
네, 윗쪽은 아크릴로 짠 커버라서 들어내면 되고, 아래쪽은 얇은 필름이라 벗겼다가 다시 붙이면 됩니다.
ArthurMorgan
20/06/06 12:0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ArthurMorgan
20/06/06 12:08
수정 아이콘
기다려 주신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ArthurMorgan
20/06/06 12:09
수정 아이콘
애들이 묘지 겸 쓰레기장에 차곡차곡 모읍니다. 위생을 위해서 1~2주에 한 번은 치워줘야 하지요.
ArthurMorgan
20/06/06 12:14
수정 아이콘
집에서 출몰하는 개미 중에 정말 집에서 살고 있는 가주성 개미들은 저 정도가 아닙니다; 쟤들은 습도나 기타 환경을 그래도 조금 맞춰줘야 하는데, 애집개미로 대표되는 가주성 개미는 그냥 사람 집의 어느 구석, 벽 틈 등에서 아주 잘 삽니다. 그래서 비교적 채집이 쉬울 수도 있는 애집개미 등은 사육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개미들은 집에서 사고로 탈출할 경우 다시 잡히거나 최악의 경우 집 환경에 적응을 못하고 죽습니다. 애집개미 등 가주성 개미가 탈출할 경우, 특히 여왕이 탈출할 경우에는 세스코에 고객님소리 듣게 됩니다;; 애집개미는 특히 복수여왕에 다른 군체와 전쟁도 않고 만나면 평화롭게 M&A하는지라 끝도 모르고 불어납니다.
ArthurMorgan
20/06/06 12:14
수정 아이콘
지금 시즌이 개미 사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때입니다. 국내 대형종의 결혼비행이 막 끝나서 산란까지 인증한 신여왕개미들이 분양될 철이거든요. 그리고 곧 소형종들의 결혼비행이 시작됩니다. ^^
20/06/06 12:48
수정 아이콘
병정개미들은 정말 꿀빨겠네요. 밀웜말고 육식곤충을 피딩하진 않나요?
희원토끼
20/06/06 12:59
수정 아이콘
글 자주 올려주세요!! 대리만족중입니다~
ArthurMorgan
20/06/06 13:25
수정 아이콘
그랬다간 사상자가 엄청나겠지요. 물론 죽은 걸 던지면 잘 먹을 겁니다만, 제가 그건 별로...-_-;;:
ArthurMorgan
20/06/06 13:2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배되지 않도록...
서린언니
20/06/06 14:51
수정 아이콘
여왕개미가 울부짖는 만월의 밤
사냥이 시작된다
블러드 앤츠 - 사냥개미의 꿈
쪼아저씨
20/06/06 15:21
수정 아이콘
적이 쳐들어 올 일이 없으니, 여기서 가장 꿀빠는 직종은 솔져개미 인가요? 크크.
ArthurMorgan
20/06/06 18:26
수정 아이콘
약간 B급영화 감성이군요; 여왕개미가 싸움을 무지 잘하긴 합니다.
ArthurMorgan
20/06/06 18:27
수정 아이콘
한홍이나 흑패나 솔져가 마냥 놀지는 않고, 먹이 사냥이나 다른 일을 거들긴 합니다. ^^
JJ.Persona
20/06/07 13:41
수정 아이콘
아니 이게 흙이 없으니까 얘들이 어떻게 살고 지내고 있는건지 감이 잘 안오네요...??

사진으로 봐도 헷갈린다.. @.@;;
ArthurMorgan
20/06/08 00:52
수정 아이콘
사는 발판이 다를 뿐 그냥 방마다 들어가서 잘 지냅니다. ^^ 알 돌보는 방, 산란하는 방, 그냥 잠만 자는 방 등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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