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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02 08:35:55
Name Finding Joe
Subject [일반] "나쁜 짓은 해도 돼, 걸리지만 마" (수정됨)
0.
[나쁜 짓은 해도 돼, 걸리지만 마.]

제가 군대 훈련소에 있을 때 조교가 한 말입니다.
처음에는 저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조교가 매우 잘못된 것을 가르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조교가 나쁜 짓을 하지 말라고 가르쳐야지, 걸리지 않게 하라고?’

그 말의 배경을 이해하게 된 건 자대배치 후였습니다. 입대 전의 예상과는 달리 군대는 예상 이상으로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았고, 그 허점을 이용해 자기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나쁜 짓을 안 하는 게 손해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물론 나쁜 짓은 여전히 하면 안 되고 저 조교가 틀린 말을 한 거지만, 적어도 배경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별 탈 없이 걸리지 않고 나쁜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겪은 바에 따르면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1.        절대 안 걸리고 자기 누릴 거 다 누리는 사람들
2.        1번 부류 보고 어설프게 나쁜 짓 따라하다 걸리는 사람들

1번 부류의 사람들을 보면 사전 계획성도 좋고 무엇보다 순간적인 임기응변이나 배짱이 매우 좋습니다. 어쩌다 누가 추궁을 해도 당당하게 핑계를 대니 ‘어 그런가’ 싶어서 넘어가더란 말이죠. 반면에 2번 부류의 사람들은 그런 거 모르기 때문에 꼭 걸리고, 제대로 대처를 못해서 사고가 납니다.

살다 보니 그런 경우들을 적지 않게 보았는데, 오늘은 제가 보았던 사례들 중 두 가지를 써보려 합니다.

1.
군대 시점으로 돌아가서, 저는 동기가 한 명 있었습니다. 군생활의 거의 절반동안 어려운 일이병 시절을 함께 보낸 동기는 이 친구 한 명뿐이었고, 나중에 동기가 몇 명 더 추가되긴 했지만 여전히 이 친구와의 사이는 각별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전형적인 1번 부류의 사람이었습니다. 사전 계획도 철저했지만 무엇보다 말빨이 청산유수라 누구라도 이 친구 말을 들으면 석연치 않은 일들도 납득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일병 때부터 그 짬에 허락되지 않는 몇 가지 편의를 몰래 누릴 수 있었고, 걸려도 샤바샤바 잘 해서 넘어갔습니다. 상병 때부터는 영창 가도 이상하지 않을 일들을 태연하게 하더군요.

하루는 이 친구와 같이 서울 어딘가의 간부들이 주로 가는 군 병원을 갈 일이 있었습니다. 이 땐 서로 병장이었는데, 군 간부를 병원에 호송한 뒤 로비에서 대기중이었죠. 그런데 이 친구는 로비에서 당당하게 주머니의 휴대폰을 꺼내서 씁니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당시에 병사들은 휴대폰 금지였고, 아예 부대로 가지고 들어갈 수도 없었죠. 그런데 이 친구는 부대로 개인 휴대폰을 가져온 것도 모자라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대놓고 사용을 한 것입니다. 로비에 다른 간부들도 몇 명 있었습니다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이 친구의 태도에 아무도 지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간부 한 명이 지나가다 이를 보고 묻더군요

간부: “넌 왜 병사가 휴대폰을 쓰냐?”
동기: “아 저 운전병입니다”

당연히 그 친구는 운전병이 아니었지만, 낯빛 하나 안 바뀌고 태연히 대답하는 그 태도에 질문한 간부도 그런가 하고 넘어갔습니다. 저 같으면 ‘혹시나 더 추궁하면 어쩌지?’ 란 생각에 아예 시도조차 못했을 텐데요. 그렇게 그 친구는 군 생활 내내 각종 꼼수 및 규정위반을 심심치 않게 저지르다 무사히 전역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전형적인 2번 부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나마 분수를 아는 쫄보였기에 아예 나쁜 짓 시도조차 안하고 탈 없이 지내고 있었지만, 말년에 맞후임의 꼬드김에 단 한 번 규정위반을 저질렀다가 바로 간부에게 걸렸습니다. 당장 영창을 가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지만, 다행히 저를 적발한 간부가 저와 평소에 친분이 두터웠던 부사관이라 어찌 넘어갔습니다. (대신 거의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모범 병사 표창휴가를 자진해서 포기해야 했죠.) 여하튼 그 이후로는 규정위반 저지르는 일 없이 얌전히 있다가 전역했습니다.


2.
전례가 없었던 코로나바이러스로 올 초 많은 학교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전환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인데, 학기 중간에 잠시 임시방학을 갖더니 이후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바뀌었죠.

문제는 온라인 수업의 경우 부정행위에 극도로 취약해진다는 것입니다. 시험의 경우 정해진 시간 동안 문제를 풀게 하고 온라인으로 시험지를 제출하는데, 학생들이 그 동안 인터넷으로 답을 검색해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친구들끼리 답을 공유할 수도 있지요. 교수들도 당연히 이를 인지하고 있지만, 학생들 네트워크 트래픽을 전부 조회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정행위를 적발해 낼 방법은 사실상 없다시피 합니다.

(프린스턴 대의 교수를 포함한 몇몇 교수들은 조교를 시켜 답지 사이트에 가짜 답지를 올린 뒤, 그 답지와 비슷하게 답을 쓴 학생들을 모조리 낙제처리하는 방법도 썼습니다.)

이는 제가 조교로 일하던 학부수업도 포함되었습니다. 원래 그렇게 어려운 수업도 아니고 시험도 전부 객관식이라 손수 채점할 일도 없었는데, 온라인으로 수업이 전환되면서 서술형 문제 위주로 출제유형을 바꾸었습니다. 문제는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듣는 수업이었고, 조교 몇 명이서 200여명의 서술형 답지를 일일이 체크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이건 좀?’ 스러운 답지를 어쩌다 찾아내도, 증거가 없으니 어떻게 할 수도 없구요.

하지만 위에서 썼듯이 꼭 어설프게 나쁜 짓 하다가 걸리는 친구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동료 조교 하나가 “야 이건 빼박 같은데?’ 싶다며 학생 두 명 (남학생 1, 여학생 1)의 답지를 보여줬는데, 놀랍게도 이 친구들은 답안이 [거의] 동일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문항도 아니고 시험지 전체에 걸쳐서요. 조교들은 바로 교수님께 이를 보고드렸고, 교수님은 그 두 명과 온라인 면담을 가졌습니다. 그 친구들은 처음에는 당연히 부인했습니다. ‘같은 스터디그룹에 있다보니 답이 비슷해진 것 같다’ 라고 변명을 했다고 하더군요. 이에 교수님은 조교들에게 해당 학생들뿐만 아니라 같은 스터디그룹 내 모든 학생들의 답지를 문항별로 정밀 대조를 할 것을 지시했고, 조교들의 결론은 만장일치로 “나머지 학생들의 경우 확실히 결론내기 애매하나, 그 두 학생의 경우 컨닝이 확실하다” 란 의견이 나왔습니다. 일부 단어를 제외한 나머지가 동일하다시피 했으니까요. 이후 교수님은 해당 학생들과 재차 면담을 가졌고, 결국 그 둘은 컨닝을 시인하고 수강을 철회했습니다. 남자애가 그나마 여자애 커버쳐보겠다고 ‘제가 주동했습니다’ 라고 했다는데, 아이고 의미 없다…

(이건 제 추측인데 교수님은 ‘니들 지금 자백하고 수강 철회할래, 아니면 상위 부서까지 올라가서 한번 따져볼래. 혹시나 상위 부서에서 컨닝으로 결론나면 학교차원 징계 + 학적부에 기록 남는다’ 라고 압박을 하신 게 아닐까 합니다. 물론 수강철회 자체도 기록에 남긴 하지만 부정행위를 했다는 기록은 남지 않죠. 그리고 어디까지나 학적부에만 기록이 남지 않지 학교에는 다 보고가 되는 터라 한 번 더 걸리면 그땐 진짜 끝이구요)

사실 그 학생들의 경우 운이 좀 많이 없기도 했습니다. 동료 조교가 그 친구들의 부정행위를 밝혀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친구들의 성이 알파벳 순으로 나열했을 때 바로 딱 붙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채점할 때 그 둘의 답지를 연달아서 채점할 수 있었고, 유사성이 바로 드러났던 거죠. 만약 성이 달라서 채점을 띄엄띄엄 했더라면 못 찾아냈을 겁니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한 들 문장구조나 단어를 좀 많이 바꿔서 냈으면 의심스러웠어도 증거가 부족해서 컨닝으로 결론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실제로 그 학생들과 같은 스터디그룹 소속인 학생들의 답지가 그랬어요). 1번 부류의 학생들이었다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둘의 답지는 정말 베꼈다라고 밖에 볼 수 없을 정도로 동일했고, 그래서 이렇게 정의구현 엔딩이 난 거죠. 어설프게 부정행위를 하니까 이렇게 꼬리를 잡혔던 거죠.

나중에 교수님 말을 들어보니 아예 학교 차원에서 부정행위 적발 숫자가 엄청 늘었다고 하시네요. 걸린 것만 그 정도라니,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안 걸리게 부정행위를 했을 까요.

3.
나쁜 짓을 하는데도 재능이 필요합니다. 사전 계획도 중요하지만, 누군가가 추궁할 때 태연하게 넘기는 능력이 더 중요하죠. 그래야 상대가 자신의 말을 신뢰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쁜 짓을 하는 거겠죠. 사기꾼의 가장 중요한 재능이 말빨 아니겠습니까. 그거 안되면 어설프게 따라하다 걸리는 거구요.

그러니까 그런 재능이 없으시면 나쁜 짓 하지 말고, 그런 재능이 있어도 나쁜 짓은 하지 말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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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 08:41
수정 아이콘
되돼되돼 입니다!
답이머얌
20/06/02 08:45
수정 아이콘
어릴 때 형제지간에서부터 이런 일이 시작되죠. 부모의 편애가 개입된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이게 참 거지같은게, 차라리 내가 모르고 지나면 모르겠는데, 내 눈엔 빤히 보이는데 이를 지시감독할 위치의 사람(부모, 선생님, 상사 등) 눈에는 그렇게 안보인다는 거죠.

어쩌겠습니까? 글쓴 분처럼 얌전히 주제파악하고 살아야지, 황새 따라가려다가 가랑이만 찢어지는 꼴 안보려면요. 다행히 가랑이 찢어지는 꼴은 어릴 때, 젊을 때 경험하고 데미지가 큰 나이 들어서는 안하는게 대부분 사람이긴 하죠.
Finding Joe
20/06/02 08:48
수정 아이콘
아 그랬군요 ㅠㅠ 수정했습니다.
Finding Joe
20/06/02 08:50
수정 아이콘
저는 남매라고 있는 누이가 나쁜짓의 나짜도 생각 안 하는 사람이라 흐흐. 그 동기라 형제 비슷한 역할을 하긴 했네요.

말씀하신대로 저도 20대때 좀 크게 대인 이후로는 30대부턴 안하게되더군요
파란무테
20/06/02 08:53
수정 아이콘
정확하신 것 같습니다.
좋은 글과 좋은 통찰 잘 읽었습니다.
1번부류의 사람은 개그도 잘하죠.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이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최고의 수위로 개그를 치죠. (그리고 그런 개그를 자주 치다보니, 쟤는 또 저런다 이런 느낌도 분명 있어서 다른사람보다 그 역치가 올라가는 것도 있죠.)
답이머얌
20/06/02 08:54
수정 아이콘
글을 잘못 썼군요. 형제부터 시작하는게 아니라 형제부터 시작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라고 썼어야 하는데 말이죠.
Finding Joe
20/06/02 08:5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그리고 개그 칠 때 그 선 못지키고 무리수 던지다가 망하는게 저 같은 2번 부류죠 ㅠㅠ
나선꽃
20/06/02 09:07
수정 아이콘
문제삼지 않으면 그건 문제가 아니다... 라는 말이 떠오르는군요.
20/06/02 09:21
수정 아이콘
검찰의 기소권이네요.
하심군
20/06/02 09:22
수정 아이콘
나쁜짓을 하면서 나쁜짓으로 인식하면 모르겠는데 이게 나쁜 짓이 아닌것 처럼 인식되면 문제가 되죠.
VictoryFood
20/06/02 09:26
수정 아이콘
인하대 의대생 91명 온라인 시험서 집단 부정행위(종합3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11648431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1,2학년 학생 거의 대부분이 온라인 시험에서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했다는군요.
Finding Joe
20/06/02 09:43
수정 아이콘
"남들 다 하는데 왜 나만 그래" 라는 말에는 그러한 심리가 저변에 깔려있겠죠.
Finding Joe
20/06/02 09:43
수정 아이콘
네 본문에 이 내용 실으려다 말았네요.
비하인드 스토리 들어보니 교수들이 좀 급하게 시험문제를 냈다고 하던데, 그래도 부정행위는 말았어야죠.
20/06/02 09:46
수정 아이콘
훈련소에서는 저도 진짜... 속옷 도둑이 극성이라 조교한테 이야기 했더만 돌아오는 답변은 그럼 너도 훔쳐 이거 였네요. 참나
시원한녹차
20/06/02 09:49
수정 아이콘
얼마 전에 삼성이 채용필기시험을 온라인으로 치렀던데 이때는 부정행위자가 없었을지.... 당연히 있었겠죠?
raindraw
20/06/02 09:59
수정 아이콘
학생 시절에 제가 원본이고 제 리포트를 베껴낸 여럿이 있었는데 저만 나쁜 성적 나온 일도 있었죠. 참 황당하더군요.
저격수
20/06/02 10:04
수정 아이콘
원본을 토대로 개선해서 냈을 테니까요.
강미나
20/06/02 10:06
수정 아이콘
상황이 웃기네요 크크크크크크
20/06/02 10:25
수정 아이콘
중간때 공부해서 빼곡하게 답지 앞뒤로 쓰고 기말깨 공부인해서 대충 썼는데 교수님이 불러서 중간고사 대리시험 본거내고 추긍하던 일 생각나네요. 막장일때라 백지 시험지도 내던때라 당연히 대리시험 아니다라고 말해도 일단 알았다며 돌아가라 해놓고 D 줌.
이혜리
20/06/02 10:27
수정 아이콘
3. 나쁜짓을 하는데 재능이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그 재능러라... 근데 패시브로 선한마음을 가져버려서 안타깝네요.
그래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나쁜짓은 좀 못하고, 그냥 제 이득을 위해서는 뭐 이런저런 나쁜짓을 안 들키고 잘 하고 살고 있어요 :)
CapitalismHO
20/06/02 10:59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20/06/02 11:06
수정 아이콘
오지수랑 백뀰이 생각나는 제목..
티모대위
20/06/02 11:08
수정 아이콘
안타깝지만 이런 일 많죠..
저는 그래서 양심상 레포트 베낄때 다운그레이드해서 베꼈습니다. 무조건 원본보다 나아보일 수가 없게...
베끼는 입장이지만, 그게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생각...
DownTeamisDown
20/06/02 11:33
수정 아이콘
삼성 직원들 데리고 부정행위가 뭐있는지 별별 테스트를 해봤다고 하는데...(직원들이 해보라고)
별별 수법이 다나왔다고...
율리우스 카이사르
20/06/02 11:34
수정 아이콘
음 악필인 친구 레포트 수식만 깔끔히 베끼고 나머지 서술어는 제가 이해해서 파라프레이즈 해서 냈더니 제가 훨씬 점수 잘나왔.... 아 자랑이 아니구나 ㅜㅜ.
긴 하루의 끝에서
20/06/02 11:48
수정 아이콘
일전에 "사람은 나빠야(나쁠 줄 알아야) 성공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착하면(착하기만 하면) 규칙과 원칙을 중시하며 사고도 이에 얽매여 그 안에 갇히는 게 다반사인 반면 사람이 나쁘면(나쁠 줄 알면) 이해관계에 매우 밝고 민감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사고를 유연하게 한다."는 의미의 말이었죠. 즉,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는 남들보다 앞서며 (대개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미묘히 넘나드는 속칭 편법을 대상으로 한)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발함과 창의력이 필요한데 옳고 그름을 떠나 착한 사람보다는 나쁜 사람이 이에 더 유리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완성시키는 것이 본문에도 언급된 바와 같이 대담함, 뻔뻔함, 치밀함, 기민함, 임기응변이고요. 여기서 필요에 따라 남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속일 줄 알면 진정으로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죠. 한편, 나쁜(나쁠 줄 아는) 사람들은 욕심과 욕망이 큰 만큼 독종들이 많아 노력도 더 많이 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똑똑함까지 자연스레 더 갖추기 십상이라는 말도 들었네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쁘다라는 것은 성공이라는 이름 앞에 사회적으로조차 대개는 가려지거나 미화되기 마련이라죠. 그만큼 사람들에게는 옳고 그름의 가치보다 돈, 권력, 명예 등의 세속적 가치가 내뿜는 힘과 매력이 강력한 법이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사람은 나빠야(나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위 말은 말 자체로서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말이었습니다. 경험적으로 그러하고 역사적으로 그러하며 이론적으로도 그러하다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늘 정석을 고수하며 사회적으로 온전히 성공하기란 쉽지 않을 테죠. 누구든 흠결 없는 사람 없다지만 소위 성공하여 사회 중심부에 위치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일반 이상의 먼지를 뒤집어 써야만 한다는 건 널리 통용되는 사실이기도 하고요.
음란파괴왕
20/06/02 12:16
수정 아이콘
살면서 자기자신까지 속이는 나쁜놈을 만나봤는데, 온갖 사짜들을 걸러내면서 나름 사람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같을 정도로 감쪽같이 속았읍니다. 다행히 내가 피해를 본건 아니었지만 좀 소름돋는 경험이었어요. 진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지니팅커벨여행
20/06/02 12:34
수정 아이콘
5년 전쯤 인적성 검사를 온라인으로 본 적이 있었는데, 주어진 시간이 너무 적어서 인터넷 검색은 커녕 문제 읽고 답안 고를 시간 조차 부족하더군요.
아마 이렇게 시간을 엄청 짧게 주는 방법이라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니팅커벨여행
20/06/02 12:36
수정 아이콘
대통령직 수행이 성공한 것에 속한다면, 현 대통령의 경우 전혀 반대되는 상황이네요.
배고픈유학생
20/06/02 12:37
수정 아이콘
국내 대학이 컨닝 등 부정행위에 대해서 너무 관대한거 같기도 하구요. 제가 다닌 대학 모 학생은 교양 중간고사 레포트 하나 베꼈다고해서 바로 졸업증 날라갔는데
20/06/02 13:1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Supervenience
20/06/02 13:16
수정 아이콘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다리 찢어진다
Albert Camus
20/06/02 14:04
수정 아이콘
전 반대로 진짜 나쁜 1번 부류들은 잘 안걸리고, 어설프게 한두번 나쁜짓 하다 걸리는 2번 부류들을 보면서 이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나쁜 사람들을 잡아내야하는 입장에 섰을때, 1번 부류까지 남김없이 적발할 수 있도록 엄청 노력했던 기억이 나네요. 뭐 그럼에도 빠져나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Starry night
20/06/02 14:26
수정 아이콘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원리원칙대로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라고 법이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아무리 잘 조여놓은 나사라도 계속 쓰다보면 헐거워지듯이, 아무리 엄한 규정, 체계를 잡아 놓아도 편법이 발생하게 됩니다.
매뉴얼대로 해봤더니 이런 점에서는 매뉴얼보다는 이렇게 하는 것이 편하더라. 이런 부분에서는 굳이 규칙을 따를 필요가 없더라.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좀 더 편한 쪽으로 길을 찾게 마련이죠.
이런 상황에서 원리원칙을 강조한다던가, 준법정신을 외친다면 오히려 '꽉 막힌 사람', '꼰대' 취급을 받기 마련이죠.
사실 조직은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이러한 편법을 적절히 이용하기도 하는데, 너무 규정으로 사람들이나 조직을 얽매여 놓으면 체계의 경직성과
구성원의 동력 상실 등으로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구성원들이 단체행동을 할 수도 있죠. 숨 좀 쉬게 해달라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수인 한도 내에서의 위법은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하여 눈감아 주는 경우가 보통이지요.
본문의 1번 같은 부류는 이런 것에 대한 감각이 좋은 사람들이고, 2번 같은 유형은 어디까지가 한도인지,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지 센스가 부족한 사람들이구요.
20/06/02 18:15
수정 아이콘
크 이거 교범에 나와있는 멘튼가요? 저도 똑같이 들었네요. ''소대장이 이런거까지 설명해줘야하나?''
루트에리노
20/06/02 20:10
수정 아이콘
저는 그래서 부정행위 차단을 근원적으로 하는 시스템을 선호합니다.
예를들어 오픈북이라든가, 오픈넷이라든가 이런 시험이 좋아요.
20/06/03 10:05
수정 아이콘
군대니까 맞는 말이라고 봐요

합법적으로 무법이나 비일상을 상정하는 집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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