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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5/12 18:45:46
Name 목화씨내놔
Subject [일반] 봉사단체와 관련된 재미있는 사업이 하나 있습니다
기부를 받아 운영하는 봉사단체들이 꽤나 많습니다
그 중 엄청 큰 단체와 일을 한 적이 있는데요 꽤나 재미있는 사업모델이 있어서 글 써봤습니다

아 혹시나 밑에 어떤 분이 쓴 거처럼 굉장히 투명하게 정의연처럼 굉장히 투명하게 운영되는 단체입니다
정의연은 회계처리도 제대로 못하지만 멍청한건지 아닌지
제가 얘기하는 사회단체는 회계 장부도 2개로 운영합니다
기부금으로 받은 돈과 사업을 해서 번 돈을 따로따로 운영합니다
기부금으로 받은 돈으로는 절대 직원들 월급도 안줍니다
사회 활동 이나 아니면 어디 콜라보를 하던가 아니면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수익 등등 수익 사업을 해서 번돈으로 단체를 운영하고요
기부금은 애초에 정해진 사업비 일부분만 빼고는 전부 복지 사업에만 사용합니다

[정의연도 최고 수준으로 투명하게 운영하니 당연히 저정도 수준으로 운영하겠죠]

얘기가 조금 다른 곳으로 갔었는데요 골프를 좋아하시는 피지알 여러분이라면 최근 몇년동안 파3홀에서 행사 하는거 많이 보셨을겁니다

1. 참가비는 인당 1만원
2. 온그린 시 선물 증정 : 괜찮아보임 시가로 2~3만원 수준인듯
3. 온그린 안되도 선물 증정 : 나쁘지 않아보임 시가로 5천원~1만원 수준인듯
4. 4명이 전부 온그린 시 해외 골프 여행권 증정
5. 그러면서 이게 결식아동이나 봉사단체에 기부하는거라고 좋은 뜻으로 해보시라고 권함

이런 프로그램이 되게 많습니다 우선 이런 파3홀 행사를 하는 경우는 전부 외부 업체입니다 골프장이랑은 상관없죠 뭐 골프장에서 허가는 해줬겠지만요 아니면 일부 돈을 받고 그 공간을 임대해주기도 하고요

딱 봐도 뭔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장사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 손해를 보거나 해야하는데 저 사업구조가 어케 돌아가는걸까요?

결과적으로만 얘기하면 저 행사이 참여하는 골퍼와 사회단체를 포함해서 골프장까지 그리고 필리핀에 있는 현지 여행사까지 전부 윈윈이 되는 사업모델입니다

저 BM의 구성원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면 아마 사업구조가 바로 그려지실테니 구성원들을 설명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1. 골프장 : 그린피 이외 새로운 수익 모델 (행사 진행 업체에 임대료 수취)
2. 골퍼 : 온그린이 되지 않더라도 거의 만원에 가까운 사은품을 받을 수 있고 온그린 하는 경우도 많으니 기대수익금은 만원을 훨씬 상회하므로 이득
3. 행사 진행 업체 : 골퍼에게 지급하는 사은품을 엄청 싼 값에 가져와서 땡처리함 결과적으로 골퍼들에게 1만원씩 행사비를 받으니 이득 (사은품 공급처는 바로 기부를 받는 사회단체)
참가자 전원 다 온그린을 하여 해외 여행 상품권을 받더라도 사실 그건 여행 상품권이 아니고 현지에 있는 여행사에 방값과 그린피 정도만 지원해주고 너희들보고 알아서 빼먹으라고 넘기는거임 몇백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이라지만 실제는 몇만원 수준의 가치이므로 이것도 이득
4. 사회단체 : 기업들로부터 각종 수많은 제품을 후원받고 기부를 받지만 처치 곤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줘야하는데 나눠주는 거 자체도 쉽지 않은 일이고 필요한 사람한테 나눠줘야하는게 생각보다 중노동이고 비용도 발생. 그래서 행사 진행 업체에 엄청 싼 가격에 넘기면서 회계처리 진행. 결과적으로 사회 단체는 현물로 받은 기부금을 현금으로 합법적으로 다시 기부 받을 수 있게 되고 그 현금으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할 수 있으니 개이득.
5. 기부하는 회사 : 회사에 재고는 남아돌고 가지고 있어봐야 창고만 차지하는 처치 곤란. 수요예측을 잘못 했을 수도 있고 여튼 창고에 쌓인 물품을 어디다 처분해야하는데 마땅치가 않음. 현물로 사회단체에 기부를 하면서 그 부분에 대한 세액 공제를 받음. 보관 비용 등 미래에 발생할 비용도 없애고 현물로 기부하니 금액 책정만 높게 하면 세금 공제도 엄청나게 될 수 있으며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에도 성공. 결과적으로 완전 개이득
6. 해외에 있는 현지 여행사 : 골프 치러 오는 사람 섭외하기도 힘든데 알아서 4명씩 딱딱 맞춰서 꽂아주니 개이득. 어차피 공짜로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 숙소나 골프장이 조금 후져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음. 골프장 회원권을 미리미리 사놓기 때문에 이걸 소진해야하는데 그거 소진시키면서 안마비나 뭐 식대나 등등 거기서 남겨먹으면 되니까 이것도 개이득

자 멋진 사업모델 아닙니까? 누구 하나 손해보는 사람이 없어요 윈윈의 결정판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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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 18:59
수정 아이콘
와 진짜 손해보는건 세금 못 떼먹은 정부밖에 없는 윈윈이라니 크크
전 저런거 보통 보면 사기겠네 하고 안했는데 저런식의 수익모델이 있군요
마리아 호아키나
20/05/12 19:01
수정 아이콘
결론: 모두 개이득

제가 내돈 안들이고 사업하는걸 추구하는데 이상적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Dear Again
20/05/12 19:03
수정 아이콘
아나바다 운동이랑 비슷한 느낌이군요
20/05/12 19:06
수정 아이콘
진짜 윈윈의 결정체네요 크크크 그나마 손해보는건 정부인데 애초에 정부가 기부금 공제 해주는 이유가 기부문화 활성화라 나름 정책효과도 있으니 완벽한 손해는 아니죠 크크크
20/05/12 19:09
수정 아이콘
세금이야 5번이 안내는 대신 1236이 나눠서 내게 되는게 아닐까요? 크크
잉여자원 미스매치도 해결하고 여러모로 좋은데 그냥 아예 이걸 단순화해서 미스매치만 해결해주는 플랫폼이 있어도 좋을듯..
20/05/12 19:12
수정 아이콘
그래도 세금 수입 총량이 줄어들겠죠. 하지만 위에도 적었다시피 정부가 기부를 장려하기 위해서 세제혜택을 주는거라 충분히 퉁 치고 남죠...크크크 제목만 보고는 무슨 소린가 했는데 진짜 설득력이 있습니다.
20/05/12 19:13
수정 아이콘
상처받는 사람이 없는 조세제도의 완성! 크크크
VictoryFood
20/05/12 19:14
수정 아이콘
이거 BM특허 되어 있는 겁니까???
20/05/12 19: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공짜 점심이 있을 리가... 정부는 기부로 인해 줄어든 세수분 만큼을 대신 다른 곳에서 더 걷겠죠. 대개 조세저항 적은 간접세 형태로 무수한 다수에게 아주 조금씩만 더. 대상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저 몫 분담하는 셈 같은데요.
기사조련가
20/05/12 19:20
수정 아이콘
이거 아나바다 아니에요 전에 피디수첩인지 2580인지 어딘가에서 이거 취재한적 있더군요. 시민단체가 기업들 협박해서 협찬 받는거?? 같은 느낌이라네요 강매였나
목화씨내놔
20/05/12 19:23
수정 아이콘
그런 곳도 있을거에요 이미 한 10년전부터 있던 사업모델이니까요

저 bm에서 더 남기겠다고 협박하는 시민단체가 잘못된거죠

제가 같이 일했던 쪽은 워낙 큰 곳이라 정상적으로 운영했어요

악용하는 놈이 나쁜 놈입니다
20/05/12 19:43
수정 아이콘
생산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가는 과정에서 일반적 시장이었다면 유통상인이 먹었을 마진이 자선단체 행사를 통해 분배되는 거군요.
인총난
20/05/12 19:57
수정 아이콘
몰라서 여쭙는 건데 사회단체에서 행사 진행업체에 기부받은 제품을 팔거나 증여하는 게 합법인가요?
목화씨내놔
20/05/12 20:11
수정 아이콘
그게 글에서는 싼 가격에 땡처리한다고 했는데

계약상으로는 사회단체가 대행업체한테 행사를 맡기는 형태입니다

행사 업체에서 기부한다고 하는게 사실이죠

그리고 행사업체는 행사 수수료를 받고 사은품을 제공받죠

근데 행사 수수료를 런닝개런티로 계약하면 되는거죠

1만원씩 골퍼들이 내는돈은 실제로 사회단체에 기부하는게 맞아요

근데 결과적으로는 행사업체가 런닝개런티로 받게되니 땡처리한거랑 똑같은거죠

완전한 합법입니다
인총난
20/05/12 22:13
수정 아이콘
아하 무슨 말씀인지 이해되었습니다!
도날드트럼프
20/05/12 21:07
수정 아이콘
원래 재단법인이나 사단법인은 영리부분과 비영리부분(=고유목적사업부분)을 구분해서 기장하도록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운영하는게 기본이에요
20/05/12 21:22
수정 아이콘
그쵸. 그게 기본을 넘어 기초죠. 그렇게 안하면 아마 신고자체가 안될듯
TWICE NC
20/05/12 22:51
수정 아이콘
기업체에서 자체 생산품 기부하는거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건수 있으면 더 하려고 해요
이걸로 홍보도 되고 좋은 거라
안스브저그
20/05/13 02:11
수정 아이콘
정성들여 써주셨지만 기부 수익창출에는 효율적이진 않은거 같습니다. 왜인고하니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합니다. 소규모 봉사단체라면 기업의 악성재고 보유비용과 폐기비용에 걸맞는 땡처리를 하기 어려울테고요. 사은행사 진행에 필요한 인력(온그린여부는 확인해야하니깐), 여행사와의 연계등...

무엇보다도 악성재고 물품과 최저비용으로 불만족스러울 골프여행의 기대효용을 정가만큼으로 인식하고 사은행사에 참여할 소비자가 얼마나 되겟냐겟죠.

골프말고 리그오브레전드 버전으로 치환해볼까요?
친구들과 5인팟을 돌리러 피시방으로 갔습니다.
픽벤을 마치고 로딩시간에 어떤 사람이 다가옵니다.
천원을 내고 게임을 하시겟습니까? 만약 5킬이상 달성시 라면서비스를 4킬이하라도 천xx사 소시지를 드립니다.
혹시 펜타킬이 나온다면 vcs입장권과 비행기 티켓을 드립니다.라는 제안을 합니다.
유저분들은 천원을 내고 이 행사에 참여하실건가요?
저라면 당장 비켜달라고 할겁니다.

이런 금전적 동기를 활용항 사업모델이 기존 기부 모금을 보완하는 형태가 될 순 있겟지만 선량한 마음이나 적선을 통한 속죄의식에 기대는 기존 형태에 집중하는게 지속성이나 기회비용측면에서 나아보입니다. 혈액원에서 괜히 헌혈은사랑입니다.라고 외치는거 아니죠.
재밋게 읽엇습니다.
-안군-
20/05/13 02:55
수정 아이콘
뭐 따지고보면 각종 자선행사들이 운영되는게 같은 원리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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