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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9/29 00:48:31
Name Timeless
Subject [일반] 중환자실 찾아 삼만리…응급환자 '발 동동'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477642

기사는 중환자실이 부족해 중환자실 이용이 필요한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헤매다 더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고, 정부의 대처를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중환자실이 비싸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사처럼 중환자실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면 병원마다 중환자실이 환자로 가득 차있을 것이란 사실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비싼 중환자실 요금 X 가득 찬 환자 수 = 병원 이윤'

'과연 중환자실이 병원 이윤을 가져다주는 곳일까' 라고 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일정 규모가 갖추어진 대형 병원도 손해를 보고 있지만, 그보다 작은 병원들은 중환자실 1병상 당 1억원 정도의 손해로 계산되고 있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병원들은 중환자실 규모를 줄이려고 하고, 그에 따라 전체적인 의료의 질도 낮아지게 되며 윗 기사와 같은 사례가 앞으로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요?

대부분 사람들이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저수가' 입니다. 수가가 낮기 때문에 한 명을 중환자실에 입원 시키면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환자실 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 간호 인력을 채용하거나, 전문 의사를 상주시키거나,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 어느 하나라도 이루어질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으며, 오히려 위에 언급한 대로 중환자실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현재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은 환자 대 간호사 수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 수가를 차등 지급(전체적인 수가는 상승)하는 것과 전담 의사 상주시 추가 지급을 한다는 것 정도입니다. 제목만 들어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정작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환자-간호사 수에 따른 등급 간 수가 차이가 적어 아래 등급에서는 오히려 간호사 인력을 줄여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등급을 높여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초과해버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또한 이미 어느정도 규모가 갖추어진 병원은 중환자실 1병실 당 손해 폭이 더 작아지지만 그 외의 병원들은 오히려 손해 폭이 커질 우려가 있어서 중환자실 규모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멈추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중환자실 전담 의사가 상주할 경우 1일 8460원을 가산한다고 하는데 금액도 문제지만 상주 시간에는 다른 일은 또 할 수 없게 되어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중환자실의 장비 없이는 생명 유지가 안되는 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환자들은 중환자이고, 중환자실이란 이름 상으로는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것이 맞는 것 같지만, 원래 중환자실은 intensive care unit(집중 치료실)으로 집중 치료를 받으면 생존 및 사회 복귀가 가능한 환자들이 입원해야 할 곳입니다. 현재 중환자실 병상 수도 부족한데 위와 같은 환자들이 장기간 입원해 있어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기사의 내용 처럼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위와 같은 환자들은 장비는 갖추어져 있되 의료인력을 최소화하여 환자분이 편안히 돌아가실 수 있을 정도의 수준만 유지하는 중환자실과는 조금 다른 개념의 병실에 입원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약간은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중환자실에는 중환자 전문 의사와 전문 간호사가 투입되어야 합니다. 중환자실은 의료의 질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곳으로 병원 내 최고의 전문성이 필요한 곳입니다. 따라서 의료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이 부분은 법적으로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물론 위에 언급한 문제들이 해결되야 실현 가능하고, 중환자실 근무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진 다음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저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중환자 세부 전공을 인정해 중환자 전문 의사는 갖추어져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수의 병원들은 손해를 감수하며 중환자실을 늘리고 있습니다. 의료의 질을 높여 더 좋은 병원이 되기 위한 투자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형 병원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분명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정부는 쓸데 없는 정책에 의료비 낭비하지 말고 이런 가장 중요한 부분부터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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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야무인
08/09/29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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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가도 문제지만, 안할려고 하는게 더 문제인거 같은데요. 개인적인 생각은 의급의라는 전문적인 의사를 배치하기 보다는 강제적으로 응급의를 그지역내에 전문의들에게 시간을 할당해서 병원에 배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실제 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구요..) 그럼, 해당병원에서 해당전문의들이 응급진료로 뺑뺑이 돌필요도 없고, 보다 전문적으로 환자를 볼수 있긴 하지만, 대학병원들이 그럴수 있을정도로 마음이 넓어 보이진 않습니다만...
Darwin4078
08/09/29 01:08
수정 아이콘
이하 달리는 댓글이 뻔히 예상되는데,
이런 얘기는 pgr보다는 해당 사이트에서 하는게 더 건설적이지 않나 합니다만..
Timeless
08/09/29 01:12
수정 아이콘
성야무인님// 무슨 말씀인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의급의'가 무엇인지요? 그리고 '응급의를 그지역내에 전문의들에게 시간을 할당해서 병원에 배치하는 것'이란 말씀도 잘 이해가..

Darwin4078님// 이건 의사들은 다 아는 이야기라 이야기거리나 토론거리가 안됩니다. 그리고 기사에 나왔듯이 실생활 이야기라 pgr 분들도 알고 계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고,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주제가 아닐까 싶어 적었습니다.

그리고 달리는 댓글이 뻔할까요? 이번 기사는 '의사' 이야기가 아니라 '중환자실' 이야기입니다. 의사가 돈을 더 벌려고 한다는 것도 아니고, 현재 중환자실 시스템에 중대한 문제가 있으며 정부의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보고 의사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은 글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이겠죠.
성야무인
08/09/29 01:19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캐나다의 예를 들죠. 캐나다의 병원엔 응급실에 상주하는 병원에 고용된 의사가 많지 않습니다. 대신 개인병원을 가지고 있는 전문의 중에 정부가 혹은 대학병원에서 특정날짜를 지정해서 그 전문의들이 응급진료를 합니다. 따라서, 대학병원에 있는 전문의들만 가지고 응급실을 도는것이 아니라, 개인병원을 가지고 있는 전문의도 응급실에서 특정날짜에 (혹은 원하는 날짜에) 고용되서 일하는 거죠. 머 나라마다 특색은 있겠지만, 어떤곳은 아예 응급실에만 상주하는 의사를 뽑는 곳도 나라도 있고, 각기 다른 방식이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캐나다식이 제일 좋을것 같다이거죠. (물론 미국도 비슷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응급실문제는 산부인과와는 다르게 시스템만 잘 정비된다면, 무리없이 굴러갈것 같습니다...
Timeless
08/09/29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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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야무인님// 이건 응급실 이야기가 아니라 중환자실 이야기입니다. 응급실(emergency room)과 중환자실(intensive care unit)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성야무인
08/09/29 01:29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아 실수요.. 중환자실도 비슷하게 굴러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게 쓰이는게 산부인과도 비슷하게 운영됩니다. 개인병원을 하는 전문의가 산모를 보다가 애받을때 대학병원 혹은 대형병원으로 직접가서 받습니다. 물론 예정일이 늦어질때는 다른사람이 받긴 하지만요. 이것도 주마다 틀리긴합니다.. (참 희얀한 시스템이긴 헌데)
Timeless
08/09/29 01:36
수정 아이콘
성야무인님// 중환자실에 의사가 없어서 문제라는 것이 아닙니다. 본문에 중환자 전문의 이야기를 넣은 것은 현재처럼 전공의가 보는 것이 아니라 중환자 전문의가 보면 의료의 질이 더 높아질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지금 문제는 저수가 때문에 중환자실 병상을 돌리면 돌릴 수록 손해가 발생해 중환자실 수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의사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성야무인
08/09/29 01:41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그래서 제가 전문의 이야기를 한것입니다. 중환자 전문의를 병원에서만 들이지 말고, 아예 개인병원을 하는 인력중에서 거기에다 투입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병원나름대로 수가를 줄이면서 노동강도를 아낄수 있을테고, 물론 중환자 전문의를 양성할수만 있다면야 당연히 좋겠지만, 현 상황에서 그럴수는 없다 이거죠.
08/09/29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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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야무인님// 아무리 의료가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분류된다지만 여기서의 문제는 인건비만이 아닌 듯 싶습니다.
현재 중환자실 수가로는 전문의 + 간호사 + 기타 의료진이 무료봉사 한다고 쳐도 적자입니다. 각종 의료 장비, 의약품, 소모품, 그 외의 운영비 (24시간 돌려야 하니까 전기세만 따져도 어마어마하죠)에서 소모되는 비용도 대형 병원이 아니라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거든요...
Timeless
08/09/29 01:49
수정 아이콘
성야무인님// 전공의는 월급 200~300만원 정도로 중환자실 뿐 아니라 다양한 일을 하는데, 개인병원 전문의를 따로 고용해서 쓰자는 말씀이신가요? 캐나다에서는 어떤 시스템 하에 그런 일이 가능한지 모르겠네요. 혹시 법적으로 개인병원 전문의에게 그렇게 하도록 제한을 걸어두었거나 경제적 보상을 해주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제가 본문에도 적었지만 전공의->전문의 대체 이야기는 다른 문제들이 해결된 후에 가능할 것이고, 이것은 현재 중환자실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중환자실 문제는 저수가로 인한 손해로 중환자실 규모가 작을 뿐더라 그 작은 규모마저 꼭 필요한 환자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왠지 저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계신 것 같은데..
성야무인
08/09/29 02:00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캐나다의 병원은 미용실과 같다라고 해야 되나요? 즉 병원에 중환자실을 놓고, 개인병원의 전문의를 국가에서 관리시켜 교대로 시키는게 좋을거 같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만, 즉 개인병원 전문의사들이 한달에 1번 혹은 2번정도 필수적으로 중환자실에 근무하게 하는 제도를 말했습니다. (물론 이건 강제입니다만 주마다 강제가 아닌데도 있고 틀리더라구요)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중환자실의 의사부족과 인건비는 어느정도 시스템적으로 해결할수 있을것이다였는데, shovel님의 말씀대로 그외 운영비에 관한 문제라면 저로썬 좋은 답은 없을듯합니다.. 다만 해결점이라면, 아래서 누누히 강조했던, 공산주의적 시스템밖에 없는데 누가 좋아하겠나요. (모든 의료인력과 병원의 정부에 의한 무한관리....)
Timeless
08/09/29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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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야무인님// 다시 말씀드리지만 중환자실의 의사부족 문제나 인건비 문제가 아닙니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캐나다의 신기한 체제에 대해서 듣게 되었네요.

아마 중환자실 문제는 병원 사람들 아니고는 잘 모르실 껍니다. 하지만 분명히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 같습니다.
프링글스
08/09/29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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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ICU에 local 전문의를 강제로 순번 돌려가며 일 시킨다는 말은 금시초문입니다.

ER에서 local 전문의가 일한다는 것도 사실은 인구밀도가 매우 낮은 주에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입니다.
사실 캐나다는 안그래도 넓은 땅에 낮은 인구밀도에 의사 부족으로 허덕이는 나라입니다.
모든 의사들의 꿈이 '미국 입성' 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땅은 거의 우리나라만한데 종합병원이 2-3개 밖에 없는
주의 경우 병원도 부족한데다 안그래도 의사가 부족하므로 local 전문의에게 정부에서 엄청난 보조금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것입니다.

타임리스님께서 제기하신 문제는 역시나 저수가가 해결되지 않는한 영원히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500원을 쥐어주고 '맛있는 삼선 해물 짬뽕 곱배기'를 만들어오라고 하면 방법은 2가지 밖에 없습니다.
맛없는 해물없는 짬뽕 보통을 만들거나 손해보고 맛있는 삼선해물짬뽕을 만들어 손님수를 최대한 늘리되
단무지, 춘장, 양파 값에 각각 가격을 붙여서 손해를 메꾸는 겁니다.

규모가 작은 2차 병원은 중환자실의 질을 최대한 낮추고 병상수도 줄여 손해를 최대한 줄이고 있고
규모가 크고 이름있는 3차 병원은 맛있는 삼선해물짬뽕을 만들어 손해를 보되 교수특진비, 인턴 레지던트를 쥐어짜내기,
돈되는 암환자 유치와와 같은 시설을 늘려서 다른 곳에서 손해를 보전하고 있습니다.

즉 2차병원은 맛없는 해물없는 짬뽕 보통을 최대한 적은 그릇으로 만들어 팔아 손해를 줄이고 있고
유명 3차병원은 ICU에선 손해를 보되 다른 기형적 방법들로 손해를 보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문제도 결국은 수가 문제 입니다. 사실 의료인들 사이에서 ICU나 ER의 기형적 행태는 이미 십수년 전부터 더 이상 논의거리조차 되지
않고 있지만 저수가로 쥐어짜내면 그만인 정부와 당장 자신이 싼값에 괜찮은 의료를 제공받고 있는 국민과 문제제기와 집단적 의견표출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우유부단한 의료인들 사이에서 그냥 그렇게 문제만 악화되어가고 있는 형국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문제는 의료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수 밖에 없는 연령구조로 가고 있는 한국 사회의 구조상 언젠가 곪아터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곪아터지고 있는 부분도 많구요. 외과 전공의로서 정말 할 말이 많지만 내일부터 당장 살아남아야 하기에 이만 접고
자렵니다. 어쨌든 이러한 문제제기는 사회적 반향이 없고 냉소를 사더라도 꾸준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진호
08/09/2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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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를 올리자니 건강보험재정이 문제고, 보험료를 올리자니 국민들의 저항이 문제고, 그렇다고 본인부담률을 올릴 수도 없고.

건강보험의 전체 풀이 커지지 않는 이상 분배를 효율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고 있죠.
보험이라는 게 큰 사고를 대비해서 미리 재화를 축적해 놓는 의미인데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 지출의 큰 비율을 차지하는 건 정작 '감기'죠.
그렇다고 감기의 본인 부담금 비율을 늘리면 국민들이 체감 상으로 느끼는 부담률이 늘어나고
로컬의 주 수입원인 감기 환자가 줄어들어서 또 로컬이 죽어나고.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음에도 따로 민간의료보험을 들고 있는 현실.

현 건강보험체계는 겉으로 보기에는 전 세계 유례 없는 가격 대비 의료효율을 자랑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system failure죠.
펠쨩~(염통)
08/09/2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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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님//
2007년 GDP대비 보건지출 비용이 미국 15.3%, 스위스 11.6%, 프랑스 11.1%, 독일 10.7%, 벨기에 10.4%인데반해 우리나라 보건비용 지출은 6%로 OECD30개국 중에서 최하위입니다. 건강보험료를 선진국 수준으로 그러니까 지금의 4%정도에서 한 세배만 올리면 우리나라도 럭셔리한 호스피탈 라이프가 펼져질 겁니다.

실패한 시스템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입니다. 가격대 성능비로는 말이죠. 선진국 처럼 하고 싶으면 국민들의 돈을 뜯어내면 됩니다.
켈로그김
08/09/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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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에서 평가담당하시는 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보험 적용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이 "시장규모" 라고 합니다.
연간 몇천억원 단위의 중증질환보다도, 조단위의 위장약이 더 보험에 등재될 확률이 높다더군요.
말 그대로 "재정" 자체가 부족하니.. 이러나 저러나 모자랄 수 밖에 없는거지요..
연아짱
08/09/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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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쨩~(염통)님//
박진호님도 "겉으로 보기에는 전 세계 유례 없는 가격 대비 의료효율을 자랑하지만"이라고 썼는 걸요?
우리나라는 아직도 누가 큰 병에 걸리면 집 안이 거덜납니다.
대부분의 의료보험료는 가벼운 병으로 다 빠져나가구요.
명백한 system failure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진짜 좋은 가격 대비 의료효율을 자랑하려면, 지금의 보험료로 큰 질환에 훌륭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박진호
08/09/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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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쨩~(염통)님//
제가 한 얘기를 또 하셨군요.
system failure는 실패한 시스템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어감이 약간 다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 시스템 장애 정도로 해석하시면 될 것 같네요.

GDP대비 보건 지출 비용에 관한 강의를 들었을 때, 통계치 보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지출되고 있는 의료비가 높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타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체의학이나 인삼, 개소주 등 한방계통의 건강보조식품과 대부분 수가 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한의학 의료비가 통계에서 많이 빠져 있기 때문에 실질 비용은 8%에서 그 이상은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게다가 급속도로 빨라지는 노령화로 인해 의료비 지출은 더 크게 늘 거라는 게 주된 전망이죠.

의료비의 본인 부담률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현실에서 위정자가 건강보험료를 대폭 늘리는 것은 국민의 저항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하지만 값 싸고 질 좋은 쇠고기가 없듯 값 싸고 질 좋은 의료 또한 없다는 것.
현 한국의 상황은 단순히 질의 문제가 아니라 timeless님이 든 몇 개의 예시처럼 의료의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이 조금씩 침몰하고 있다는 것이죠.
Timeless
08/09/29 11:42
수정 아이콘
프링글스님//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국민들이 광우병, 멜라민에 쏟는 관심과 문제제기를 이쪽에 쏟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응급실, 중환자실이 이렇게나 위태위태한데 왜 신경을 안쓰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지방의 응급의료 체계는 지금 붕괴(어쩌면 제대로 형성조차 안되었었을지도 모릅니다)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지금 지방에 내려와있지만 이곳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119를 통해 치료 가능 병원으로 가는 시간이 너무도 깁니다. 또한 중환자실 문제, 예전에 이야기했던 산부인과 문제 등 의료 불균형이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지방 사람들은 계속 문제제기를 해야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소방본부에서 근무할 때 비슷한 환자임에도 119 구급차가 출동하기 너무 먼 곳(그런 곳은 치료 가능 병원까지도 또 멉니다)에서 신고전화가 오면 대원들과 '가망 없네요' 라는 이야기를 하고, 가까운 곳이면 '잘만 하면 희망적이겠는데요'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같은 세금을 내고 혜택은 받지 못해 이렇게 생사가 결정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말이 없는지.. 안타깝습니다.
nicewing
08/09/2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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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전문의의 ER 근무는 가능할 수는 있습니다.

ER이야 어차피 신환이 많이 오는 곳이니까요.

반면 ICU를 외부 전문의를 교대로 고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교대하는 동안 환자 파악하느라 시간 다 날아갈 게 뻔하고, 제대로 파악도 안 된 환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
08/09/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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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큰 병 걸리면 집안이 거덜나지요? 미국은 맹장염만 걸려도 집안이 거덜납니다. 천식에만 걸려도 집안이 거덜나구요. 대장암 정도 걸리면 3대가 거덜나구요. 위암도 3대가 거덜납니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우리나라는 쿠바, 소련과 비슷한 금액에 미국에 버금가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구상에 단 하나 남은 의료 복지 선진국입니다. 이것이 system failure라면 지구 전체가 system failure죠. 지금 보건 의료 시장은 아주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의사와 병원을 착취하면서요 ^^ (인구 우리나라 수준 혹은 그 이상 나라에서 이정도로 훌륭한 의료 시스템 가진 나라 있으면 예로 들어주세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아주아주 훌륭한게 자기 얼굴의 점 빼는데 드는 10만원은 하나도 안아깝고, 애꿎은 동물들 100만원씩 줘가며 잡아 짜먹는건 안아깝고 병원에 와서 상처 드레싱 1만원 내고 받는것은 아깝다고 하는거죠.
냉철한이성
08/09/29 14:01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문제가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네이버같은 대형 포탈 같은 곳에서 '의료'에 조금만 관련있는 기사가 뜨면, 네티즌들은 읽어보지도 않고 기사와 상관없이 의사 까는 댓글달기 바쁘죠.
박진호
08/09/29 14:27
수정 아이콘
렐랴님//
비용 대비 효율이 좋은 거지 의료시스템 자체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세계 최고라는 주장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말씀하시는지 궁금하군요.
2000년도에 있었던 WHO 가 평가한 보건의료시스템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58위를 기록했습니다.
8년 사이에 1위가 되었다는 말은 찾아 볼 수가 없네요.
08/09/29 15:00
수정 아이콘
박진호// 의로시스템에서 비용 대비 효율보다 더 좋은 평가 항목이 뭐가 있나요? 2000년도 행한 WHO 평가 항목은 제가 찾아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비용 대비 효율에 관한 항목은 100개중 1~2개일 것 같군요. 그 이유는 WHO는 선진국들 anal sucking 하느라 정신이 없고, 게다가 소위 선진국들은 비용 대비 효율이 아주 뭐같거든요.

거기다가 중요한 것은 내과 질환 진단 정확도는 우리나라/일본이 미국을 앞서면 앞섰지 뒤쳐지지 않는다는 '양키놈들'의 통계 결과지요. 적은 요금으로 앞선 진단률에 또 몇몇 질환들에 대해서는 케이스도 훨씬 많고 치료할 확률도 훨씬 높죠.

아마도 우리 나라 보건의료시스템 평가에서 쳐지는 이유는 아마도 '심사평가 DDR회'와 '보건복지 개잡부' , 'porencephaly 정권'덕이겠군요.
Magic_'Love'
08/09/29 15:02
수정 아이콘
결국....제약회사에서 약값을 싸게하면 되지 않을까요...??

약값 거품이 심하다고 생각해서요.. 그렇게 할일은 없겠지만....후~
nicewing
08/09/29 15:09
수정 아이콘
비용 대비 효율로만 치면 땡전 한푼도 안 쓰는게 제일 좋죠.

그리고 미국이 비용 대 효율 최악이지 나머지 선진국들은 괜찮은 편입니다.
08/09/29 15:09
수정 아이콘
간간히 가는 사이트에서 퍼온 신문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9251811175&code=940301

요약하면 술먹고 병원에 온 사람 큰 병원에 가서 진료받도록 했다고 병원에 20프로 책임을 묻도록 한 판결입니다.

술먹고 병원 응급실에 오는 사람이 한 두명인줄 아십니까? 그 사람들 일일히 다 brain CT 찍는다면 병원도 좋죠. 단 환자가 돈 내고 간다고 하면 말이죠 ^^ 술먹고 병원 응급실에 오는 놈중 50프로. 아니 사실은 그보다 더 많은 인원이 돈안내고 다음날 멀쩡히 도망갑니다. 미국처럼 술먹고 응급실 내원시 촬영하는 brain CT를 모두 국가에서 내주는 것도 아니구 모든 사람 다 brain CT 찍으라구요?

무슨 술먹고 병맛되서 오는 사람하고 뇌출혈이 있는 것하고 brain CT 말고 brain CT 말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참 좋으련만.. 어떤 사람은 찍고 어떤 사람은 안찍고.. 무슨 수로 구분해야 할까요? 그럴거면 정부에서 확실한 분류법이라도 만들어줘서 그것만 지키면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인 무언가를 해주던가.

이건 뭐 니가 알아서 진료하고 책임도 니가 지고 단 진단 및 치료하는데 들어간 돈은 아무도 안준다는 심본데요 어쩔까요? 다 필요 없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민영화만 되면 이런 일은 없어질 겁니다. 물론 저는 민영화는 반대합니다만, 이렇게 자꾸 목을 죄어오면 혼자 죽긴 싫으니 다 같이 죽는 쪽을 택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의료 민영화를 지지하는 대다수의 의사들의 생각이 '설마 이보다 더 나빠지겠어? 지금보다는 낫겠지..'일 뿐이라서 더 무서운 거죠.
08/09/2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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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wing// 나머지 선진국 소위 유럽 국가들은 비용 대비 효율을 추구하다 의사들을 공무원화 시켜놓았죠. 그동네 의사들은 지가 환자 1명보나 10명보나 100명보나 거기서 거기라 공무원들처럼 최대한 환자 안보려고 한다더군요. '카더라'통신입니다만.. 실제 예전 TV 다큐에서 나왔던 영국에서는 국립 병원에서 이빨 한 번 뽑으려면 1년 반을 기다려야한다는 내용을 통해 유추한다면, 단순 카더라는 아닐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즉 '싼게 비지떡'이라는 경제 원리를 자기네 국민을 상대로 시험하고 있는 중이라는 이야기가 될 듯.

그리고 유럽도 사실 싼 편은 아닌듯? 그 '싸다'고 박리 다매 정신을 펼치는 영국도 우리나라보다 몇 배 의료지 지출이 크니. 게다가 여러분이 받는 의료 서비스의 질(친절 등의 서비스적인 질이 아니라 의료 그 자체의 퀄리티..)이 영국보다 못하다고는 생각되지는 않는군요.
nicewing
08/09/29 15:26
수정 아이콘
영국의 경우 인두제를 시행하니, 환자를 안 볼수록 비용이 더 남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이를 한번 뽑는데 1년 반이나 걸리는 건 좀 극단적인 경우인 것 같군요. 보편적인 케이스는 아닐 겁니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병원가서 당장 뽑지는 않겠죠.
nicewing
08/09/29 15:28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의료비가 선진국에 비해 낮기는 한데,

급격한 고령화 덕분에 의료비 증가 비율은 세계적으로 높은 순위입니다.

즉 우리나라 의료비가 지난 기간 동안 적었던 게 의료 수가 제한도 한몫했지만,

선진국에 비해 인구 구조가 젊었던 원인이 큽니다.
nicewing
08/09/29 15:33
수정 아이콘
제일 돈을 많이 잡아먹는 질환들이

당뇨병, 고혈압과 같이 평생 치료 받아야 하는 내과 질환과

암과 같은 외과 질환인데

대부분 병은 50살 넘어야 많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예전 수명이 60세일 때는 50-> 60까지 10년 만큼 치료 받았지만

70세가 되면 20년이 되고, 80세가 되면 30년만큼 치료받는 셈이죠.

즉 평균수명이 조금만 늘어나도 들어가는 의료비용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베이비붐 세대가 55년 전후인데,

이것은 선진국에 비해 10년 정도 늦습니다. (외국은 2차 세계 대전 후,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후 베이비붐이 불었죠.)

우리나라도 이제 전후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한 엄청난 의료비 부담에 신음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Timeless
08/09/29 21:05
수정 아이콘
이 문제는 의료비 사용에서 최우선 순위로 사용되어야할 사항입니다.

의료비가 한정되어 있는 것도 알고, 우리나라 의료비 증가가 빠르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한정된 재원을 경증질환에 쏟아붓고, 만성질환 관리한다고 비효율적(실패한 사업들)으로 쓰느니 중환자실, 응급실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전반적인 의료 체계 문제는 밤을 세워 이야기해도 끝이 없습니다.

중환자실 문제는 실제로 매우 심각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인공호흡기 하나를 두고 몇 명의 환자가 경쟁을 하다 선택된 환자만 남고, 나머지는 심각한 상황에 빠질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08/09/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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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less// "인공호흡기 하나를 두고 몇 명의 환자가 경쟁을 하다" 이거 보니 PK때 인공호흡기 쓸 수 있게 될때까지 집에도 못가고 4시간 동안 bagging하던 생각나서 갑자기 치가 떨리네요.. 후덜덜..

아.. 얼마전 체육대회 사인은 감사했습니다. 꾸벅 (_ _ )a
sway with me
08/09/30 20:54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의료 제도의 정부 실패의 한 측면이지요.
의료 재원의 효율적 확보, 효율적 배분에 모두 실패한 케이스 입니다.
단지 값이 싸고 의료의 전반적 수준이 높다는 것으로 비용-효과적인 시스템이라고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의료의 서비스 공급자는 민간이면서, 재원 조달은 공공 부문에서 맡는 기형적인(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든) 시스템도 한 몫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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