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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4/06 13:36:57
Name 지니팅커벨여행
File #1 코로나19의료진응원그림.jpg (461.1 KB), Download : 67
Subject [일반] 코로나19와 싸우고 계신 의료진들께 보내는 딸아이의 응원 메시지 (수정됨)


1주일 전쯤엔가, 한달동안 가고 싶은 학교를 못 가고 있던 큰아이에게 한마디 던졌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고생하시는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응원 그림 좀 그려 볼래?"

"엥? 어떤 그림요? 어떻게요??"

무심코 던진 말이 이녀석한테 큰 고민 거리를 안겨 준 모양입니다.


사실, 4학년이 되었음에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문제집 푸는 것과 동생과 놀아 주는 것 말고는 오로지 그림 그리는 데에 시간을 쏟고 있는 큰딸한테 새로운 것 좀 해보자고 가볍게 건넨 말이었죠.

요 몇달 동안 겨울왕국에 빠져 있어 관련 그림을 A4 용지에 뽑아서 줬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틈만 나면 그것을 보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있긴 했는데, 학교 가는 것을 하나의 낙으로 삼던 녀석이 학교를 못 가게 되니 그나마 하루종일 그림에 몰두하게 된 셈이죠.

아무튼 겨울왕국 말고 다른 것 좀 그려봤으면 하는 마음에 꺼낸 말이었는데 그냥 그렇게 며칠이 갔습니다.


그런데 어제 다시 묻습니다.

"아빠, 근데 어떤 그림을 그려야 돼요?"

까먹고 있었는데 불시에 물어보길래 대충 얼버무리고 말았지요.

"응? 아... 그거, 마땅한 거 생각 안 나면 그냥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에 응원 문구 적으면 되지. 뭐 겨울왕국 안나나 엘사 같은?"

"어떻게요?"

"음... '의료진 여러분들 모두 힘내세요!' 같은 말도 좋고..."

결국 겨울왕국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꺼낸 이야기는 겨울왕국 캐릭터로 정점을 찍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녀석이 다 그린 다음에 저한테 그림을 내보이고선 어려운 질문을 던지네요.

"근데 아빠 이거 고생하시는 의료진들한테 어떻게 전달할 거예요?"

"아... 인터넷에 올리면..."

무심코 던진 말에 어린이에게 1주일 간의 고민 거리를 안겨 준 원죄 때문이었을까요,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주변의 의사 친구에게 물어 봐야하나, 그 친구는 이쪽이 아닌 걸로 아는데...
아니면 난데없이 이 그림을 카톡으로 보내 무작정 응원을 하면 되나...

그렇다고 인*타나 페이*북 같은 SNS를 하는 것도 아니고,
카톡 단톡방에 뿌리자니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도 없는 것 같고...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난감해졌습니다.


"인터넷에 어디다 올려요? 그러면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전달해 줄 수 있어요??"


고민 끝에 내린 결론, 역시나 믿을 건 여기 밖에 없더군요.

여왕의 심복님을 비롯하여 코로나 전선에서 힘겹게 싸우고 계신 의료진들의 모습을 그나마 피지알에서 종종 접했던 게 생각나 올려 봅니다.

사태를 총괄 지휘하며 대응하는 질본이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 감염의 위험 속에서 묵묵히 책무를 다 하고 계시는 의사, 간호사분들과 담당 공무원들, 공항이나 역 등 수많은 인파가 다녀가는 곳곳에서 방역과 소독에 고생하시는 여러 종사자분들을 응원합니다.
(아이에게 쉽게 설명하고자 이 모든 분들을 '의료진'으로 지징했는데, 이를 그대로 그림에 적었나 보네요)

그리고, 최근 두달여 동안 부쩍 늘어버린 큰아이의 그림 솜씨가 더이상 늘지 않아도 좋으니 빨리 이 시국이 물러가고 따뜻한 봄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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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 13:40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아이지스
20/04/06 13:41
수정 아이콘
정말 감사합니다. 다른 선생님들께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5:29
수정 아이콘
수고 많으십니다. 이 정도 밖에 응원하지 못하지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Foxwhite
20/04/06 13:42
수정 아이콘
오 굉장히 잘그리네요
20/04/06 13:46
수정 아이콘
아니 4학년이 왜 이리 그림을 잘 그려요? 울 딸은 5학년인데도...ㅠㅠ
가끔 피지알에 자녀이야기들 올리시는 분들 뵈면...울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져요. 못난 유전자 물려준 것 같아서.. 크크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5:30
수정 아이콘
유전은 아닌 것 같고... 어려서부터 심심하면 하는 게 그림 그리기라서 어느새 저렇게 훌쩍 커버렸네요.
20/04/06 13:47
수정 아이콘
그림도 마음씨도 이쁘네요 흐뭇흐뭇
20/04/06 13:49
수정 아이콘
우리 딸도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데 그림 그릴 시간이 적어서 그런가... T.T
20/04/06 13:57
수정 아이콘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
사악군
20/04/06 13:58
수정 아이콘
아유 이뻐라 ㅠㅠ
larrabee
20/04/06 14:00
수정 아이콘
아이가 마음이 너무 이쁘네요. 의료진여러분들에게 작게나마 마음이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티모대위
20/04/06 14:12
수정 아이콘
디테일이 살아있네요... 오... 일단 저보다 잘그리네요
졸린 꿈
20/04/06 14:13
수정 아이콘
아이고 이뻐라.. 이런거 보면 결혼을 해야하나 싶네요
20/04/06 14:16
수정 아이콘
우와 그림 잘그리고 마음도 착하군요
20/04/06 14:19
수정 아이콘
부녀분 모두 마음이 따뜻하네요. 많이 퍼져서 모든 의료진 분들이 볼수 있길!
아침바람
20/04/06 14:22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실력도 마음씨도 모두.
20/04/06 14:24
수정 아이콘
4학년인데 이렇게 잘그리다니....정말 잘그렸고 착하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신중하게
20/04/06 14:27
수정 아이콘
그림 잘 그리네요!! 많은 의료진분들이 힘내셨으면!!!
Way_Admiral
20/04/06 14:34
수정 아이콘
응원그림이 사랑스러워요~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오렌지꽃
20/04/06 14:40
수정 아이콘
그림에 소질이 있어보이네요
20/04/06 14:42
수정 아이콘
의료진들 공 다 가져 갔으면 좋겠네요 고생하십니다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5:34
수정 아이콘
고생 많이 하시죠. 그분들에게도 평온한 일상이 빨리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야광충
20/04/06 15:00
수정 아이콘
제 딸아이도 그림 좋아하는데.. 2학년이지만 재능차이가 넘사벽인게 보이네요. 정말 그림만큼 마음도 이쁘네요.
탕웨이
20/04/06 15:02
수정 아이콘
딸둘이면 무조건 추천입니다. 그림 솜씨가 좋네요. 부럽습니다.
인생은서른부터
20/04/06 15:03
수정 아이콘
이야.. 머리 빛이랑 얼굴 명암 벌써 넣는거 보게.. :)
20/04/06 15:04
수정 아이콘
응원그림도 이쁘고 메시지도 이쁘고 아이의 마음은 너무나 사랑스럽네요. 고생하시는 의료진분들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길..
Janzisuka
20/04/06 15:07
수정 아이콘
그림도 마음도 멋지십니다:3
-안군-
20/04/06 15:14
수정 아이콘
인스타 같은데다가 공유해도 좋을까요? 제가 팔로워가 많은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어요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5:33
수정 아이콘
아이고, 별 볼일 없는 그림이지만 그렇게 해 주시면 딸아이의 마음이 여러분들한테 전해질 수 있으니 얼마든지 공유하셔도 됩니다.
20/04/06 15:16
수정 아이콘
그림도 예쁘고, 아이 마음도 예쁘고, 권하신 지니팅커벨여행님도 예쁘시네요~
훈훈합니다.

모든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
테돌이
20/04/06 15:34
수정 아이콘
정말 감사합니다. 동료들과 공유하겠습니다.
(그림솜씨가 정말 훌륭하네요!!)
20/04/06 16:31
수정 아이콘
나보다 잘그려... 사람 그리라면 졸라맨 그리는데... 흑흑

덕분에 함박웃음 짓고갑니다~
20/04/06 16:33
수정 아이콘
이게 순수 백지에 그린거면 재능이있는거아니신가...
우와왕
20/04/06 16:38
수정 아이콘
아유 귀여웡
Timeless
20/04/06 17:1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희 친구들 사이에서 공유할게요^^ 힘이 나네요
티모대위
20/04/06 17:31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항상 응원합니다!
Timeless
20/04/06 18:3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오늘도 열심히 열나는 환자들 진료 중입니다. 다행히 저희 지역에 신규 환자들이 안 나오고 있어서 아직은 크게 불안하진 않네요.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8:55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아린이
20/04/06 17:36
수정 아이콘
아유 귀여운 친구가 좋은 선문을 줬네요 감사합니다!
모든 의료진들 감사합니다!
여왕의심복
20/04/06 17:43
수정 아이콘
정말 감사합니다!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8:56
수정 아이콘
저희가 감사할 따름이죠. 건강 잘 챙기십시오!
루트에리노
20/04/06 18:02
수정 아이콘
너무 예쁘네요
윌모어
20/04/06 18:43
수정 아이콘
그림 정말 잘그렸네요! 맘이 너무 예쁘네요
20/04/06 22:53
수정 아이콘
제 딸이 어렸을때, 그림 잘그린다고 칭찬 좀 받았는데, 이 작품이 훨씬 좋은 그림입니다. 색칠이 남다르고, 손가락같은 디테일이 좋네요.
엘사 마스크는 디자인 만들어 팔아도 되겠어요. 집에 있을때, 많이 그리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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