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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20 23:19:16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외신] 英가디언의 코로나19 관련 독자와의 약속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0/mar/20/coronavirus-the-guardians-promise-to-our-readers

영국 유명 신문 "가디언"을 읽다가, 코로나19 관련 독자와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더군요. 아주 감동적이고 시의적절하여 이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언론이 꼭 배웠으면 하는 자세입니다. 
====================================================

사랑하는 가디언 독자 여러분,

가디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지금처럼 불확실하고 두려운 시기에 본지의 독립적인 저널리즘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에 깊은 감사 드립니다. 

우리는 런던에서,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꿋꿋히 맞서고 있습니다. 본지는 1918년 스페인 독감과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 당시에도 계속 기사를 써왔습니다. 우리는 작금 글로벌 코로나바이러스 판데믹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보도하겠습니다. 

향후 계속될 몇 주 또는 몇 개월 동안 우리는 다음사항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1) 우리는 코로나19 관련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뉴스와 정보를 제공할 것이며, 여러분을 도울 수 있는 팩트를 전달해드릴 것입니다. 우리는 전문성과 과학적 지식을 소중히 여기며 보도함에 있어 신중함을 기울일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SNS에서 허무맹랑한 음모론이나 시끄러운 TV 자칭전문가로 혼란스러워함을 알고 있습니다. 가디언지는 여러분께서 신뢰할 수 있는 팩트를 제공할 것입니다.

(2) 우리는 새로운 관점과 통찰을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방식, 먹느 방식, 교류하는 방식, 여행하는 방식, 서로 소통하는 방식, 그리고 서로를 돕는 방식에 대해 작금의 위기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3) 우리는 세계 지도자들이 위기 대응 관련 책임지도록 할 것입니다. 철저한 탐사보도를 수행할 것이며 시의적절한 질문을 제기할 것입니다. 

(4) 우리는 우리 사회의 가난한 자들이 직면한 어려움에 집중할 것입니다. 노숙자, 비정규직, 병가를 낼 수 없는 자,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이들. 우리는 가장 고통받는 이들의 개인적 스토리를 전달할 것입니다. 힘있는 자들이 아닌, 가장 소외받은 자들을 찾아갈 것입니다. 

(5) 우리는 특히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의료진으로 일한다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 집중할 것입니다. 그들이 과연 적절한 보호장구와 지원을 받고 있는지.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이야기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입니다. 

(6) 우리는 본지의 경제전문가들과 그들의 분석을 활용하여 우리 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침체가 기업과 노동자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어떤 미래가 펼쳐지는지 보도할 것입니다. 

(7) 우리는 국제적인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각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어떤 대응이 효과가 있었고 왜 효과가 있었는지. 각국에 위치한 우리의 특파원과 협력자 네트워크를 동원할 것입니다. 아울러 본지는 영국, 미국, 호주를 비롯한 세계각지에 로컬버전과 지점을 보유하고 있기에 지금과 같이 전례없는 상황에 대한 글로벌 관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8) 우리는 이번 판데믹이 왜 일어났는지, 무엇이 이를 촉발시켰고 어떻게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추적하고 조사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의 기사를 취합해 주간 단위로 뉴스레터를 제공할 것입니다 

(9) 우리는 우리 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날카로운 질문을 하고, 여러분이 거주하는 곳에 대한 소중한 관점을 제공해줍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연대는 우리에게 영감이 됩니다. 

(10) 우리는 물론 다른 주제도 중요함을 잊지 않겠습니다. 기후변화는 무척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기후에 관한 보도에 있어서도 누구보다 뛰어난 기사를 계속 제공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11) 마지막으로, 우리는 희망을 제공할 것입니다. 명쾌함과 상상력을 동원하면 우리는 보다 나은 사회를, 보다 공정한 삶을 만드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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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꾸잉
20/03/20 23:21
수정 아이콘
저 나라는 "기자"들이 있나보네
20/03/20 23:26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진짜로 실행하는지는 미지수더라도
20/03/20 23:29
수정 아이콘
우리도 찌라시 말고 신문이 좀 있었으면.
아기다리고기다리
20/03/20 23:30
수정 아이콘
영국 쪽 정치는 이제 별로 안 부러운데 언론은 진짜 부럽네유...
20/03/20 23: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라고 하기엔 쓰레기저널리즘의 끝판왕 황색언론들도 가장 활개치는 곳이 영국이죠. (더썬 이라던가..)
20/03/20 23:30
수정 아이콘
캬아~가슴 벅차는 글이네요
능숙한문제해결사
20/03/20 23:31
수정 아이콘
왜 우리는 저런걸 못할까요?

저쪽이랑 우리랑은 뭔가 구조가 다른걸까요?
저격수
20/03/20 23:37
수정 아이콘
삐딱-하게 바라보면 느껴지는 점, 귀족으로서의 선민의식이라 해야 하나 그런 게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언론이 저렇게 할 정도로 성숙한 귀족이 아니라서 오히려 민주주의가 가능했을지 모릅니다.
라는 생각을 술취해서 해봅니다.
aurelius
20/03/20 23: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개인적으로 오히려 반대라고 봅니다. 엘리트로서의 프라이드가 없기 때문에 저질기사가 계속 양산되는 것입니다. 메이저 언론사들의 기자들도 자신들이 그저 월급받는 직장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감히 편집장에 반기를 들 수 없고, 기본적으로 크리티컬 싱킹이 안되는 자들이 많죠. 그리고 회사가 주는 월급에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기자들이 많기에, 데스크의 의지에 철저히 복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채로 뽑히는 신입기자들의 수준도 아주 많이 저하된 것도 있고요.
저격수
20/03/20 23:46
수정 아이콘
제가 술먹어서 그런지 전달을 잘못한 것 같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의 기자라면 영국 사회에서 엘리트, 예전이었다면 귀족에 해당되는 사람들이었을 거고 그들에게는 사회를 이끄는 사람들이라는 프라이드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반면에 한국의 기자들은 고학력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프라이드가 없기 때문에 저질 기사를 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크서클팬더
20/03/21 00:36
수정 아이콘
저동네는 지금도 귀족 있는 동네라서 먼저 말씀하신게 완전히 틀리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미세한 차이는 있을지언정...
능숙한문제해결사
20/03/20 23:57
수정 아이콘
제가 아우렐리우스님과 저격수님의 글을 읽고 생각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결국 제일 윗대가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회사를 움직이느냐 라는 걸 생각하게 되네요.

그리고 동시에 그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에대한 생각도 하게됩니다.
저질기사를 아무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이 있기에 그들도 계속 유지가 되는거니까요...
마프리프
20/03/20 23:32
수정 아이콘
[제가 그것까지 책임져야 하나요?]
홍준표
20/03/20 23:32
수정 아이콘
가필패요?
20/03/20 23:35
수정 아이콘
[journalism]
오쇼 라즈니쉬
20/03/20 23:41
수정 아이콘
기후변화!
20/03/20 23:42
수정 아이콘
찌라시만 보다가 저런 참된 저널리점을 보니 멋지네요.
WeareUnity
20/03/20 23:45
수정 아이콘
가디언은 똥뽈 잘 안차나보죠?
여기는 난사 수준인데..
소금사탕
20/03/20 23:52
수정 아이콘
앗 빛이나..
aurelius
20/03/20 23:55
수정 아이콘
눈부십니다... 그저 빛빛빛
탐이푸르다
20/03/21 00:07
수정 아이콘
[아! 천황폐하! 우리는 대일본 제국의 신민으로서 천황폐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cienbuss
20/03/21 00:16
수정 아이콘
언론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된 나라답네요. 상상 이상의 황색언론이 있다 하지만 메이저 언론들의 저널리즘은 그걸 상쇄할만 하다고 봅니다. 메이저 외신들도 편향성이나 오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국내 언론보다는 신뢰가 가요.
20/03/21 00:16
수정 아이콘
크으 멋지네요
루트에리노
20/03/21 00:31
수정 아이콘
황색언론이야 언론자유가 높으면 무조건 나오죠...
하지만 제가 바라는 형태의 언론사가 단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안군-
20/03/21 00:35
수정 아이콘
가디언이야 뭐 1,2차 세계대전때도 적군 아군 안가리고 막 때리던(...) 언론사니 일단 신뢰는 가는군요.
진실성 여부를 떠나서 프라이드 하나는 뿜뿜하네요. 기대해도 될듯.
Liberalist
20/03/21 00:38
수정 아이콘
근데 확실히 발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말의 무게가 달리 느껴지는게... 우리나라 메이저 언론사에서 저런 이야기 했으면 투철한 저널리즘에 감탄하기는커녕, '어차피 지들 입맛대로 보도할거면서 입만 살았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을겁니다.
20/03/21 01:04
수정 아이콘
가디언이 스타일 상 기사 길이가 짧고 정치적 스탠스도 좀 극단적이어서 별로 선호는 안하지만 우리나라 신문사들이랑은 비교가 안되죠.

우리나라 기사들 거의 예외없이 컨텍스트 일부러 빼먹고 자기 맘에 안드는 사실은 애매하게 처리해서 호도하는데 읽을때마다 진심으로 불쾌해집니다. 영미권 메이저 언론사들은 자기 스탠스랑 안맞아도 그런 짓은 잘 안해요.
앙겔루스 노부스
20/03/21 02:16
수정 아이콘
모를리가 없는 걸 넘어 뻔히 알 만한 것들이 그런다는 게 더 욕나오는거죠.
서지훈'카리스
20/03/21 01:40
수정 아이콘
멋있네
거친풀
20/03/21 03:37
수정 아이콘
감동적이네요
새강이
20/03/21 05:29
수정 아이콘
이게 언론이군요
스타카토
20/03/21 07:23
수정 아이콘
진심으로 부럽네요
아기상어
20/03/21 10:31
수정 아이콘
이런게 킹론이네요..
신중하게
20/03/21 11:18
수정 아이콘
그런언론 헬스 담당자가 공식채널에서 마스크 안써도된다고하는게 제 입장에선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네요
https://youtu.be/gASCBhA2bE4
여우사랑
20/03/21 12:40
수정 아이콘
이러고 마스크 쓸필요 없다고 했다가 지금 유튜브 댓글에서 두드려 맞고 있지요.
아이고배야
20/03/21 15:43
수정 아이콘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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