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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1/11 15:16:39
Name 유럽마니아
Subject 스페인인으로 살아간 '아즈텍인', 마야인으로 살아간 '스페인인'

이것은 '대항해시대'에 살아간, 운명에 순응하거나 혹은 운명을 개척하려한 완전히 다른 세계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1492년, 콜럼버스의 대항해 이후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 '대항해시대'
신세계에 대한 기대감으로 혼란과 정복이 뒤섞이고, 전쟁과 살육, 공포가 지배했지만 동시에 모험과 낭만이라는 요소가 뒤섞인 시대. 그 격동의 시대를 부딪끼며 거대한 문명과 문명의 충돌의 소용돌이 속에서 온 몸으로 부딪혀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File

라 말린체

'말린체'라고 자주 불리는 이 아즈텍 여성은 16세기 스페인 침략 기 혼란했던 아즈텍 세계의 한복판을 살다간 비운의 여성. 현재 아즈텍의 후예인 멕시코에선 그를 가르켜 '배신자', '매국노'라고 칭하지만 그녀의 삶을 보면 단순히 한 단면만을 보고 단정지을 순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말린체는 멕시코 국민의 대다수인 메스티소를 최초로 낳은 모성애 가득한 어머니로서 평가를 받아왔으나, 멕시코 혁명 당시 사회·정치적 시각의 전환으로 스페인 정복자를 도운 변절자의 명성이 다시 부각되며 드라마나 소설 등에서 나라의 멸망을 이끈 악마 또는 유혹의 악녀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민족의 배신자와 멕시코의 상징적 어머니라는 양면적인 칭호를 가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말린체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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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침입 전 아즈텍은 말그대로 중앙아메리카의 '대제국'이었다. 틀락스칼라인 등 적대 부족과 먼 거리의 부족들을 모조리 평정하여 제국을 구축하고 그 정복한 민족을 희생양으로 삼아 흔히 아즈텍의 멸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인육공양'을 벌이고 있던 제국이었다.
아즈텍의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제국의 패권추구로 그들도 다른 주변 부족들에겐 압제자에 불과했다.
물론 스페인이 더 악랄한 자들이었지만, 그렇다고 아즈텍이 주변 부족들에게 행한 잔인한 행위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스페인이 침략하기 전 아즈텍은 주변 부족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승리하여 다수의 종족을 노예화하고 인육을 신에게 공양하는, 주변국에선 아즈텍이라면 치를 떨만한 행위들을 했기에, 당연히 아즈텍에게 복속당한 다른 부족들은 그들의 복수심을 부족마다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라 말린체' 그녀는 아즈텍에게 복속당한 다른 부족처럼 나우아족 귀족출신으로 이리저리 팔려다니는 비참한 신세가 된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로 하여금 아즈텍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비참한 노예생활을 지속하던 그녀에게 마침내 아즈텍에 복수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File

<스페인인들이 침략한 것이다>

에르난 코르테스가 이끄는 스페인의 '콘키스타도르' 원정대를 따라 다니며 그녀는 다른 마야인, 아즈텍 제국 주변의 부족들과
스페인어 통역을 맡게된다. 그리고 그녀는 이 활동으로 원주민들에겐 배신자, 스페인인들로부턴 돈나 마리아라는 각기 상반된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File

<아즈텍을 증오하던 또다른 부족인 '틀락스칼라'와 코르테스가 동맹을 맺는 모습. 가운데에 라 말린체>

이렇듯 스페인의 신임을 얻게된 그녀는 코르테스와의 사이에서 사생아를, 후에 다른 스페인인과의 정식 결혼에서도
딸을 낳는 등, 메스티소의 출발점이라고 여겨지게 된다. 그런 그녀를 '스페인인이 (거의 다)된 아메리카인'의 첫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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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인으로 살아간 스페인인'

곤살로 게레로

위의 인물들처럼 원주민 출신으로서 스페인과 동화된 인물들이 존재한다면, 당연히 그 반대도 존재할 것이다.
스페인의 일방적인 식민지 동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예외'들은 존재했던 것이다. 그 첫번째 사례로써, 곤살로 게레로라는 인물은 꽤나 흥미로운 인물이다.

File


"곤잘로 게레로(곤잘로 Marinero, 곤잘로 de Aroca, 곤살로 데 Aroza)는 스페인 팔로스 출신의 난파선원이다. 
그는 난파된 유카탄 반도와 그 지역 마약부족에 의해 노예가 되었다.
그 후 자유를 획득한 게레로는 마야의 주인(Maya Lord) 밑에서 존경받는 전사가 되어 멕시코의 첫 번째 메스티조로 여겨지는
3명의 아이와 함께 아메리카 대륙의 첫 번째 메스티조로 여겨진다 . 그의 어린 시절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1)

576px-Maya_civilization_location_map-blank.svg.png

<게레로가 탄 선박이 난파한 유카탄 반도 일대>

그는 스페인에서 선원으로 신대륙으로 오던 중, 그가 탄 배가 난파되어 마야 부족의 땅에 들어갔다가 사로잡혀 마야인들의 노예가 된 특이한 케이스이다. 물론 정황을 보면 목숨을 위협받았음을 쉽게 상상해볼 수 있고 죽음아니면 노예뿐이라는 선택지가 그에게 남아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찌됐건 훗날 그의 마야인 주인으로부터 자유인이 되어 도망치거나 탈출하여 고국 스페인으로 돌아간 게 아닌 마야인의 전사로써 싸웠다고하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토록 우리가 아는 복잡하고 그 속에서 요동치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을 짐작해보는 것도 유익한 일이리라.

spanish mayan warrior

<'마야전사가 된 스페인인Gonzalo Guerrero'>

1470년 스페인 우엘바에서 출생한 스페인의 선원으로 메스티소의 정신적인 조상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1511년 파나마를 출발해 산토도밍고를 향하던 배가 표류하여 게레로와 그 일행은 유카타 반도에 상륙했고 원주민이었던 마야인을 만나게 된다. 마야인을 만난 최초의 유럽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마야인들은 게레로 일행을 산제물로 생각하여 그 중 5명을 인신공양을 해버리고, 
게레로는 기회를 틈타 탈출하였다. 이후 탁스마르라는 부족으로 들어가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외양도 원주민처럼 하였다. 훗날 탁스마르의 부족장이 되었고 콩키스타도르와 싸우다 전사하였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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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Ministerio del Tiempo - Gonzalo Guerrero se bate en duelo con el abuelo de Alon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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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살로 게레로를 다룬 현대 미디어까지 있다. 훗날 그는 자신이 살던 마야 부족을 침입한 '스페인인들과 맞서 싸우다 전사'하고 만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마야를 배신하고!' 스페인 원정대에 합류할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래서 오늘날 멕시코의 유명한 항구인 '메리다와 옛 마야의 고토였던 유카탄 반도 일대에선 그를 영웅으로 기리고 있다.

guerrero2.jpg

<무엇이 그를 돌아가고 싶지 않게 만들었는가?

마야 원주민 여자와 결혼해서 자식까지 낳은 것, 그것이 그를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했을까. 흥미로운 인물이 아닐 수 없다..

Gonzalo Guerrero in Chetumal

<멕시코 체투말에 있는 그의 동상>

1) Diaz, B., 1963, New Spain 정복, 런던 : 펭귄 북, ISBN 0140441239 & Historia verdadera de la conquista de la Nueva España XI Chapter (스페인어) Historia verdadera de la conquista de la Nueva España XI Chapter (스페인어) Yucatan의 정복과 식민지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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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 15:46
수정 아이콘
원래 출신이 어느 나라 어느 계급이든지간에, 새로이 정착한 마을에서 좋은 사람 만나고 아이 낳고 마을 사람들과 정서적인 교감 좀 쌓고 나면 얼마든지 그들을 위해서 목숨 바칠 수 있는게 사람이지 싶습니다.
유럽마니아
20/01/11 15:47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입니다.
20/01/11 15:50
수정 아이콘
하멜 일행중에서도 돌아가지 않고 조선에 남은 사람이 있다고 하죠.
22raptor
20/01/11 16:16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병자호란때 귀화한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부대가 있었다고 들었네요. 귀화한 일본인과 유럽인들로 이루어진...
20/01/11 16:35
수정 아이콘
라스트 사무라이
동굴곰
20/01/11 16:35
수정 아이콘
아즈텍은 사람잡아먹는 압제자vs스페인은 죽이기도 하는 압제자
후자가 나은거같은데요.
월광의밤
20/01/11 17:06
수정 아이콘
후자는 병균 바이러스로 아메리카 인구 95%를 죽인 보균자인게 더 크죠...
푸른등선
20/01/11 18:12
수정 아이콘
임진왜란때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들 상당수가 나중에 포로교환 과정에서 귀환을 거부한 걸 보면 인간은 새로운 환경에 금방 적응하고 만족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 10년만 살아봐도 딱히 향수를 느끼기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기도 하고요.
모리건 앤슬랜드
20/01/11 19:06
수정 아이콘
요샌 저쪽 역사가 좀 알려지다보니 아즈텍은 망할만 하고 학살당할만 했다 쪽으로 많이들 공감하는것 같네요.
엘제나로
20/01/11 20:04
수정 아이콘
그래서 다른 콘키스타도르 말고 코르테스는 이세계물 주인공 빛르테스 취급받죠 요즘은 크크크
퀀텀리프
20/01/11 21:19
수정 아이콘
수천년의 역사속에서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문명과 문명의 파괴적인 만남을 보게되면
인간은 자기이익을 위해 상대편을 무참히 파괴하는 악독한 존재라는게
같은 인간으로서 떨떠름합니다.
블루투스 너마저
20/01/11 21:39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좌종당
20/01/11 23:09
수정 아이콘
코르테스가 아즈텍보다 악랄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새강이
20/01/12 00:36
수정 아이콘
크 대항해시대온라인에서 들었던 배경음악이네요 반갑네요 흐흐
강미나
20/01/12 09:09
수정 아이콘
우리 입장에서도 일본은 바로 옆 같은 아시아고 미국은 먼 서양이지만 일제시대엔 당연히 미국편 드는거죠 이게 뭐 고민할 거리나....
스페인이 아즈텍보다 더 악랄했다는 것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고....
고란고란
20/01/12 10:28
수정 아이콘
이 글 읽고 나무위키를 찾아보니까 이즈텍은 상상을 초월하네요. 일년에 5일 정도 빼고는 매일 제단에서 사람을 죽여 제를 지냈는데, 많을 때는 8만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2만명 이상으로 제를 지내면 시체가 남아돌아서 곳곳에 처박혀 있었다고...
특정 종족의 사람을 이용한 레시피도 있었고, 사람 가죽으로 옷을 지어 입기도 했다네요. 손/발은 왕족/귀족들이 선호하는 부위, 그 외의 사람들도 팔,다리를 선호했다고 하네요.
또 스페인이 다른 지역의 통치에는 악랄한 면이 있었지만, 아즈텍 제국과 인근 지역을 통치할 때는 말린체의 통역 덕에 비교적 온건했다네요.
최근에는 미국으로 이주한 메스티소들이 말린체의 행동을 재평가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피디빈
20/01/12 11:40
수정 아이콘
시드마이어 문명 게임에서 아즈텍의 고유유닛인 재규어 전사가 생각나네요. 극초반 어마무시한 공격력에 전투에서 승리하면 랜덤으로 일꾼을 제공해주지만 생산비가 비싼게 흠이지요.
꼬마산적
20/01/12 13:15
수정 아이콘
그건 조선에서 도공대우를 어떻게 햇는지 생각해보면
저같아도 안올듯요
그랜즈레미디
20/01/12 17:21
수정 아이콘
하여간 스페인에서 인간 대접 잘 받았으면 원주민이 될 생각은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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