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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1/04 23:36:20
Name 도뿔이
Subject 새해 헬스장을 보고 쓰는 이야기들
새해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 결의를 다집니다.
그리고 그게 직접적으로 보이는 장소를 딱 하나 꼽으라면 아마도 헬스장일겁니다.
제가 다니는 헬스장은 24시간 연중무휴 헬스장이라 1월 1일에도 2일에도 느꼈지만
어제 1월 3일 금요일이 대단하더군요.
헬스장을 오래다니다보면 느끼지만 어느 시간 단위로 봐도 용두사미의 성향을 보입니다.
연초에 많고 연말에 없는것처럼 월요일엔 많고 금요일엔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어젠 제가 본 금요일중에 사람이 가장 많더군요..
그리고 딱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절반의 사람들이 없어지겠죠.
저도 이런 분들을 비웃었던 과거가 있었습니다.
곧 사라질 사람들, 의지가 부족한 사람들, 괜히 나 운동하는데
방해되는 사람들.. 뭐 이런식으로요. 요샌 '새해충'이란 표현도 쓰더군요.
그런데 운동을 할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과거에 이런 생각을 했던게
부끄러워집니다. 
그 바뀐 생각들에 대해서 한번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운동을 열심히 하는것과 자기관리의 상관관계는 지극히 적다.
저는 1980년생 올해 마흔하나, 와 쩐다라는 몸은 결코 아니지만 동년배들 사이에선
외부로 보이는 몸관리는 잘되어있는 편이고 주7회 이상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이른바 '헬창'입니다. 그런 제가 저를 돌아볼때 자기 관리를 잘하는 편이냐 하면
그건 결코 아닙니다. 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도 하지 못했고, 모아둔 돈도 없고
실생활에서의 관리 잘하는 성격과는 차이가 엄청납니다.
'너만 그런거 아님?'이라고 하실수도 있는데 오래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주변을 봐도
다들 제각각입니다. 그리고 이것의 가장 큰 이유는 2번으로 이어집니다.

2. 좋은 몸을 가질려면 그게 직업이거나 취미여야 한다.
조금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좋은 몸을 유지할려면'입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중에 하나가
'하기 싫은 일을 꾸준히 할수 있는건 돈버는거 뿐이다'입니다. 돈버는 걸로 퉁치긴 했는데
자기에게 직접적으로, 큰 이득을 주는 게 아니면 사람은 하기 싫은 일을 하진 않습니다.
여기가 게임커뮤니티이니 게임 잘하시는 분들중에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해서 고수가 되신
분 있습니까? 재밌으니깐 자주 하시니깐 게임 실력이 느는 거겠죠.
그리고 자기 게임 실력을 유지할려고 하루에 일정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는 것을
'자기 관리'의 항목으로 취급하나요? 프로게이머이시거나 그걸 꿈꾸시는 분이 아니라면
그걸 보통은 '취미'라고 하죠.
 새해가 되면 헬스장만큼 성업인것이 각종 학원일 겁니다. 직장인이라는 전제하에
자기 현재, 미래에 정말 필요하거나 아니면 자기가 정말 재밌어하는 분야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한달도 채 못채우죠. 운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운동을 남들보다
열심히 하는 이유는 이게 재밌어서이고 이게 취미이기 때문입니다. 자기관리를 말하자면
제가 운동보다 앞서 해야될게 10가지는 족히 넘을 겁니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가 있어서 진짜 자기관리의 느낌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시는 분들도
계시긴 한데, 진짜 하기 싫은데 그런 느낌으로 운동하는 분들은 극소수라고 봅니다.

3. 그래서 결론은?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자.
 사실 이게 대세기는 합니다. 이제 예쁘다, 잘생겼다라는 표현조차 조심스러운 세상이라는
소리가 있지만 현실은 좀 다르죠. 뭐 예쁘다, 잘생겼다, 몸매좋다라는 말조차 하지 말자는
그런 소린 아닙니다. 그걸로 그 사람의 다른 부분을 평가하진 말자는 겁니다.
몸매 관리로 그 사람의 성실성을 평가하는거 같은거 말이죠.
제가 매일매일 헬스장을 가는거나 누군가 매일매일 랭겜 빡세게 돌리는거나 제가 보기엔
그게 그거입니다. 둘다 그게 좋아서 하는 일이죠.
이거에다 더해서 2에 속하지 않지만 좋은 몸을 가질수 있습니다.
타고 나면 되죠. 타고 난걸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좋은 몸을 가지는 생활습관을 가진것일
수도 있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잖아요? 제가 스타를 대학동기들중에 꽤나 일찍 접한
편이지만 그 친구들중에 한명이 스타를 처음 접하고 저를 뛰어넘기까지 딱 한달 걸리더라구요
프로가 아닌 이상에야 아니 프로여도 게임실력으로 그 사람의 성실성을 평가하는건
좀 다른 이야기잖아요?

4. 그래서 걍 하지마? 아니요!!!
 현재의 우리나라는 신체활동을 안해보고 살아온 기간이 길어질수 밖에 없습니다. 젊은 분일수록
오히려 심하겠죠. 제가 학창시절 최고 인기는 농구였고, 농구코트란 코트는 빼곡히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자릴 피방이나 핸드폰이 대신하고 있죠.
그러니깐 아마도 여러분중 상당수는 운동이 재미있을지, 아니면 자신이 거기에 재능이 있을지
전혀 모른다는 겁니다. 저 또한 슬램덩크 키드였고 농구를 미친듯이 했던 사람이지만 솔직히 
평생 운동에 대한 재능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같은 경우는 웨이트리프팅을 하면서 제가 이 분야 재능은 그래도 평균은 넘는구나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그래서 비록 40대지만 제 신체 능력은 농구하면서 미친듯이 뛰어다녔던
10,20대 시절보다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 무슨 일이든 한두달 가지곤
그 분야의 진정한 재미나 효과를 보긴 힘듭니다. 기왕 새해니깐 한번 뭐가 됐든 한번 새로운걸 해보세요
제 입장에서는 운동을 추천하지만 꼭 그게 헬스장일 필요도 운동일 필요도 없습니다.

이거 말고도 쓰고 싶은 이야기가 조금더 있긴 하지만 이미 충분히 길어졌으니 여기까지 할게요

PGR여러분 모두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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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에
20/01/04 23:4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새해 첫 추천 박고 갑니다
도뿔이
20/01/05 00:18
수정 아이콘
예쁜 말씀 고마워요
20/01/05 00:24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댑니다. 건강? 농구 축구?
다 됐고 그냥 헬스를 하세요.
도뿔이
20/01/05 00:37
수정 아이콘
쓸까말까 고민한 이야기이기도 하네요..
솔직한 말로 운동시작하는 분의 95%정도는 외모의 상승이 목표시고
거기에 대한 정답은 사실 헬스(보디빌딩)이죠..
하지만 그전에 그걸로 사람을 평가하는 게 사라지진 못해도 좀 줄어들었으면
하는 생각에 써본 글입니다.
20/01/05 00:47
수정 아이콘
자기관리랑 솔직히 상관없긴하죠.
근육 진짜 잘붙는 친구랑 같이 했을때 느낀건데
헬스도 근수저(?)를 타고나야 하더군요...
도뿔이
20/01/05 01:02
수정 아이콘
정말 타고난 분들이 있긴 합니다.
반대로 정말 안붙는 분들이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대부분은 이 운동이 '취미'가 되기만 한다면
일반적인 수준에서 보기 좋은 몸은 가질수가 있죠
시니스터
20/01/05 02:00
수정 아이콘
솔직히 보디빌딩은 진짜 어렵습니다. 그냥 운동만 하는건 운동이 좋아서 하면되요.근데 좋아하는 거 (술먹기.야식먹기 디저트먹기)를 안하는건 진짜 어려워요...

그러니까 보디빌딩은 포기하고 수행능력으로 자기위안이나 삼아야 합니다! 스트렝스&컨디셔닝은 재밌다구요.
Tyler Durden
20/01/05 04:24
수정 아이콘
운동이든 다이어트든 평생하는거죠. 물론 쭉~~이 아니고 사람마다 각각의 공백기를 가지죠.
뭐든 마음가짐을 바꿔야 합니다. 내가 뚱뚱하고 근육이 없어서 몇 개월만 빡세게 운동한다?가 아니라
운동에 재미를 붙이고, 평생 운동할거니까 기초, 기본지식도 제대로 쌓는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말이죠.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람외형만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얘기를 하고 관계를 다지는 사람은 전체 인구중 소수거든요.
이게 애초에 본능이기도 하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고 저또한 그런 경향이 많죠.
나이가 살짝드니 헬스든 무슨 운동이든 스포츠든 하는게 좋은것 같아요. 안하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져서 살이 찝니다...
별빛서가
20/01/05 08:3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헬린이 입장에서 부담이 덜 가네요 흐흐
범퍼카
20/01/05 09:53
수정 아이콘
한달하는 헬스보다 2년하는 조기축구가 건강에 더 좋죠.
헬스 좋은거 몰라서 안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재미없어서 안하지
EPerShare
20/01/05 11:59
수정 아이콘
저도 동의합니다. 회사 헬스장이 있어서 최대한 자주 가려고는 합니다만, 아침에 눈뜨는 순간부터 회사출근보다 헬스장 찍기가 더 싫어서 몸부림치고 있으면 참... 헬스보다 효과는 적어도 더 재밌게 오래 즐길 수 있는 운동도 충분히 좋다고 생각해요.
네오크로우
20/01/05 12:04
수정 아이콘
제가 다니는 헬스장은 유독 올해 시작이 여엉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아서 좀 걱정입니다.
관장님 아직 애도 어린데 많이 버셔야 할 텐데..ㅠ.ㅠ
20/01/05 12:1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1/05 12:18
수정 아이콘
이런 소소하고 담백한 글 너무 좋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도뿔이
20/01/05 13:26
수정 아이콘
사실 등록회원과 운동을 하는 사람과의
상관관계는 극히 약하다는게 학계의 정설..
도뿔이
20/01/05 13:27
수정 아이콘
다치지 않는 한에선 뭐든 안하는거보단
하는게 건강면에서 좋죠 흐흐
물론 아침에 깔짝 축구하고 하루종일
술마시는 곳은 예외입니다..
20/01/05 13:43
수정 아이콘
이런 것 같습니다.
운동 자주하고 몸 좋다 -> 보기도 좋고 자기관리도 잘 하는 것 같아. 외면, 내면이 모두 너무 멋지다 로 바로 이어지지 말자는 말 크크
자기관리는 영 아니올시도 있으니, 그냥 보기 좋으면 보기 좋은 것 까지만 생각하자.
약은먹자
20/01/05 16:00
수정 아이콘
헬스(?) 웨이트 트레이닝 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취미는 없죠.
공부도 하다보면 재미를 느끼기 되듯 웨이트 트레이닝도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한 1년반 넘긴 헬린이입니다.
20/01/05 16:34
수정 아이콘
운동도 체력관리를 위해서는 좋다는 거 요즘 새삼 느낍니다 .

건강이 최고이지요.

정말루요 건강이 재산이구요.
도뿔이
20/01/05 21:52
수정 아이콘
또 다른 종류의 헬창일 뿐입니다.(엄근진)
원래 스트렝스 훈련은 좋아라했고 요샌
컨디셔닝이 좋더군요
도뿔이
20/01/05 21:55
수정 아이콘
헬창 유머같은게 괜히 생긴게 아니죠 흐흐
파랑파랑
20/01/06 07:24
수정 아이콘
운동하면 몸 + 기분 둘 다 좋아지는 기적
pnqkxlzks
20/01/07 11:30
수정 아이콘
외모가 큰 자기관리 평가기준이다 보니까 연초에 헬스장에 사람이 많아지는 거 같아요. 글쓴분 말씀처럼 안좋은 기준이긴 한데, 이게 연애시장에서는 외모나 몸매가 일단 컷트라인 통과 기준이니까요. 이게 안되면 연애를 하기 힘들잖아요. 직장에서도 외모가 알게모르게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고요. 헬스장 등록하는 이유가 대체로 다이어트, 몸짱되기 이런거니까요. 건강해지기가 아니라. 그리고 이 두 가지 목표를 위해서라면 헬스가 젤 좋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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