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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20 06:45:28
Name 썰쟁이
Subject [일반] 크리스마스 전에 섹x를 하면 큰 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1> .txt (수정됨)
인생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목숨과 바꿔서라도 쫒아야만 하는 사명 같은거 말입니다. 신이라든가 절대자 같은게 있어서 그런걸 확실히 정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품이 나올만큼 지루한 인생을 뭘로 채워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될테니 말이죠.

적어도 초등학교 6학년 즈음까지는 그런게 있을거라 확신했습니다.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어딘가로부터 비밀스럽고 위대한 사명이 오직 나를 위해 준비된 은밀한 계시가 내려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수줍음이 많고 친구가 적은 아이들이 응당 거치게 되는 통과의례었죠.

그 후로 저는 실패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정체 모를 누군가로부터 모험의 소명을 받았습니다.




띠링~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L.L 사무국 : 퀘스트 공지.


----------------------------------------
<퀘스트 SS급> 내..내가 고자라닛...

* 당신은 30살 크리스마스까지 섹스를 할 수 없습니다.

* 보상 - 당신은 마법사가 됩니다.

* 실패 패널티 - 죽음 

* 세계선 변동률 +??% (??/100)

----------------------------------------


태어나서 29년 11개월간 모쏠이었던 내게??






##

휴...이걸 어디서부터 설명 드려야 할까요? 별로 웃기지 않는 농담이란거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쨌든...핸드폰으로 퀘스트가 날아옵니다. 첫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오랜 백수 생활을 하던 시기였습니다.

몇년 공들였던 자격증 시험까지 최종 탈락 해버려서 어떤 희망도 의욕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자발적 올드보이 같은 생활이었습니다.
배민과 요기요가 있어서 최소 오대수 보단 나은 삶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밖을 나가지 않으니 주위 사람들과도 점점 소원해졌습니다. 내 소식을 궁금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건가. 나도 니네들 소식 별로 안궁금해. (사실 약간 궁금하긴 했다...) 정 괴로우면 자살해버리리지 뭐. 이딴 생각으로 하루를 가득 채우곤 했습니다.



띠링~

컴컴한 원룸에 웅크리고 있던 어느날,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딱히 연락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에게 온 걸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메시지 창을 클릭 했습니다.

처음보는 앱이 자동으로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앱의 첫화면에는 영어로 '럭키 레터' 라는 타이틀이 보였습니다. 화면이 전환되면서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
이 메시지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많은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

블라~블라~~~~~

--------------------------------------------------------


아 씨x 뭐야. 요즘도 이런 장난치는 사람들이 있나. 당장 앱을 삭제하려 했지만 삭제가 거부되었습니다. 몇번 시도하다가 귀찮아져서 내버려뒀습니다.



##

며칠 후 눈을 떴을 때, 사태가 장난이 아니란 것을 단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핸드폰에는 검정색 바탕에 피가 흐르는 듯한 붉은색 글씨로 '퀘스트 실패' 라는 메시지가 깜빡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랫쪽에는 '패널티 -113만 8320원' 이라는 문구가 보였습니다.

먹통이 되어버린 핸드폰을 재부팅시켜서 계좌 잔고를 확인했습니다. L.L 사무국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체로 잔액 전부가 '징수' 당해 있었습니다.

하...난 진짜 구제불능의 인간인지 모르겠습니다. 빠져나간 돈보다 입고 나갈 옷이 없다는 것에 신경이 더 쓰였습니다.

방에만 있은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나 있었거든요. 씻지도 않은채 꽉 끼는 츄리닝만 입고 은행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분증을 요구한 은행 직원이 얼굴을 한참 쳐다보았습니다. '본인 맞아?' 라고 물어보고 싶은걸 꾹 참는게 분명했습니다.

귀찮은 듯한 태도로 키보드를 몇번 툭툭 두드렸습니다. 정식 인증을 거치고 이체된 건이라 임의로 취소할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지금 장난하시는 겁니까? 하고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물론 상상 속에서만 말이죠. 현실의 저는 부들부들 떨면서 아무 것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

행운의 편지라니요. 이건 저주의 편지가 분명합니다. 탈탈 털린 계좌를 보면서 허탈한 웃음만 계속 나왔습니다. 어떻게 계좌에서 돈을 빼내간걸까 이대로 굶어 죽는건가, 자살할 용기도 없었는데 차라리 잘됐다. 어쩌면 이 모든게 착오였거나 누군가의 장난 아닐까. 온갖 의문으로 머리 속이 혼란했습니다.

그런 기대를 비웃듯, 경쾌한 알림음 소리가 귀를 때렸습니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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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퀘스트> 모험의 소명
-------------------------------------------


반사적으로 아이콘을 클릭했습니다.




-------------------------------------------------------------
<퀘스트 D급> 모험의 소명

* 당신은 내일 B호선 기안대학교 입구역에 들어오는 첫차에 탑승해야합니다.

* 보상 -

* 패널티 - 명예의 실추

* 세계선 변동률 +2% (0/100)
--------------------------------------------------------------



패널티? 명예의 실추? 하하 웃긴 자식들이네. 나같은 놈이 실추될 명예가 있다고 생각한건가... 사람 잘못봤어 니네들. 쓴웃음을 지으며 폰 액정의 패널티 아이콘을 클릭했습니다. 화면은 동영상 플레이어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거친 숨소리가 들리면서 한 남자가 바지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다리사이에서 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뜨악!

저는 뒷통수를 둔기로 맞은것 같은 충격을 느꼈습니다. 교묘하게 모자이크 처리된 얼굴 아랫쪽으로 비치는 옷이 현재 내가 입고 있는 츄리닝과 같은 디자인이었습니다.

설마, 나?

완전히 넋이 나가버린 저를 깨우는 것은 귀를 찌르는 듯한 알림음이었습니다.

깨똑~

깨톡창에는 방금 보았던 동영상의 링크가 걸려있고 아랫쪽에 메시지가 적혀있었습니다.

'퀘스트 실패시 모자이크가 풀린 채로 단톡방에 전송됩니다'





----------------------------1부 끗--------------------

성탈절 글쓰기 대회 참가하려고  단편을 쓸려고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계속 길어지네요ㅠ
용두사미가 될거 같긴 합니다만ㅠ 올해 안에 완결 도전해봅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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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서가
19/12/20 06:53
수정 아이콘
* 당신은 당장 2부를 집필해야합니다.

* 보상 - 추천

* 패널티 - 완결까지 괴롭힘
썰쟁이
19/12/20 06:57
수정 아이콘
약간 요즘 유행하는 웹소설+모바일 친화적 컨셉인데 읽기 괜찮으신가여 크크
라붐팬임
19/12/20 07:03
수정 아이콘
무슨 약을 빠셨길레 크크크
아드오드
19/12/20 07:09
수정 아이콘
헤헤 전 벌받을일 없을꺼 같은데 감정이입이 잘 안되네용
19/12/20 07:50
수정 아이콘
그래서 색조화장을 하면 왜 죽는지는 언제나옵니꺼
19/12/20 08:04
수정 아이콘
아 이거 흥미진진한데요!!!
어제와오늘의온도
19/12/20 08:12
수정 아이콘
글쓴이 닉네임이 크크크
19/12/20 08:17
수정 아이콘
??:근데 오히려 좋아
the hive
19/12/20 09:37
수정 아이콘
30살이전에 X스를 하면 폭★8하나요
-안군-
19/12/20 11:36
수정 아이콘
무슨 약을 드시는지 이름부터 알려주셔야... 크크크..
그리고 우리같은 소시민들에게는 세계선이 변동되는게 더 낫지 않나 싶네요?
썰쟁이
19/12/20 13:44
수정 아이콘
비아구라??
세츠나
19/12/20 12:22
수정 아이콘
정말 위대합니다 선생!
aDayInTheLife
19/12/20 13:09
수정 아이콘
야 이집 썰 잘하네.. 크크크
기다리겠습니다 후속편 크크크
썰쟁이
19/12/20 13:46
수정 아이콘
비축분이 없어서 좀 느긋하게 올려볼게요 크크 댓글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19/12/20 14:49
수정 아이콘
재밋네요 카크크트
19/12/20 18:23
수정 아이콘
크리스마스 전에 완결 나는겁니까?
하루에 한편씩 올리시는건가!
썰쟁이
19/12/20 19:24
수정 아이콘
머릿속에 뼈대하고 마지막장면 정도는 구상되어있는데 이야기란게 제멋대로 달려가버리곤해서요ㅠ 최대한 빨리 올려볼게요 크크
사상최악
19/12/20 18:27
수정 아이콘
미션달성 후 떨어진 다음 미션.
연말까지 안하면 죽는다...
썰쟁이
19/12/20 19:23
수정 아이콘
엇,, 미래에세 오셨슴니까...
19/12/20 22:30
수정 아이콘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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