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9/27 10:31:17
Name 우히히히
Subject [일반]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일 (feat Griffin) (수정됨)
어제 갑자기 그리핀의 씨맥 감독이 사퇴했습니다.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그리핀은 국내 롤 프로게임단이고 10일 후에 롤드컵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롤드컵은 이름은 월드컵과 유사하지만 성격은 챔피언스리그라고 보면 정확합니다. 전세계 각 리그의 상위 2~3 팀이 모여서
조별리그-토너먼트를 거쳐 그 해의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입니다.
그리핀은 우리나라에서 세손가락안에 드는 팀이며 전세계로 봐도 10등안쪽이고 화끈한 스타일로 팬들도 많은 팀입니다.
롤드컵을 우승할지는 모르지만 8강, 4강정도는 이변이라 할 수 없을정도의 강팀입니다. )
마치 월드컵 10일전에 협회와 불화로 감독이 사퇴한것과 거의 동일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다들 무슨일인지 궁금해 하지만 다들 느끼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 결정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불화나 문제가 있더라도 롤드컵이 끝나고 해야지 왜 하필이면 이 순간에... 라는 생각이 모두의 공통된 생각일 것입니다.
물론 다른 황당한 이유가 있을수도 있지만 불화가 원인이라도 정말 이정도로 저런 황당한 일을 할 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많은 분들이 게임이론을 들어보셨고 알고 계실겁니다. 죄수의 딜레마라고 하죠.

                          B의 침묵                               B의 자백
A의 침묵         A 6개월 복역,  B 6개월 복역        A 10년 복역,  B 석방
A의 자백         A 석방,          B 10년 복역          A 5년 복역,   B 5년 복역

많은 분들이 알고계시고 여기관련된 논문들도 많지만 요약하면
전체 관점에서 둘다 침묵하면 둘다 6개월 복역으로 끝날일을 둘다 자백하여 5년씩 복역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겁니다.
그러면 왜 둘다 자백하느냐?
B가 침묵하는 경우 A의 행동  침묵 6개월 vs 자백 석방   자백 Win
B가 자백하는 경우 A의 행동  침묵 10년   vs 자백 5년   자백 Win
어느경우던 자백이 유리하죠. 결국 같은 논리로 B도 같은 판단을 하게 되고 둘다 5년 복역하게 됩니다.


그리핀 사태도 제 뇌내망상으로는 이런식의 논리가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구단주는 롤드컵 성공하면 짜르기 어려운데.. 롤드컵 실패하면 어차피 짜를 예정. 지금 짜르는게 낫겠다.
감독도 롤드컵 성공해봐야 본전&토사구팽 지금도 몸값은 있죠, 실패하면 덤터기 뭐 이런 식의 결정이 아니었을까..
외부에서 바라보면 롤드컵 우승이라는 목표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지만 각자는 최선인..

삼촌이 예전에 야당 후보가 단일화하면 확실히 이기는데 각자 나와서 여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경우가 있었다고 옆에서
말씀하시네요. 누가 먼저 사퇴하나 기싸움하다 둘다 사퇴안함. 여당은 개꿀. 반대 경우도 있었다네요.
정책이나 제도를 필요하긴 하지만 내가 하면 욕먹으니까 다음 정권, 다음 장에게 미루는 경우.
프로젝트 수주하여 너도 해먹고, 나도 해먹고 모두 해피하지만 예산은 낭비.

회사에서도 자신의 수명연장을 위해 쓸데없는 조직을 유지하거나, 비전없는 프로젝트를 질질 끌고가거나 이런 경우가 정말 많죠.
자신의 자리보전이나 영달을 위해 경쟁자에게 시비를 걸거나 작은 잘못을 크게 부풀리는 경우.
평온하면 자기가 냉정히 평가받을까봐 카오스(개난장판)를 일부러 만들어 시선을 흐리는 경우.
경쟁력 없는 지인에게 하청을 맡겨 전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 (컨설팅, 구내식당 등등)
외부에서 보면 저런 삽질이 없는데 각 결정권자들은 저런 결정을 하죠.

다들 조금 빨리 가기 위해 끼어들기를 하면 전체 흐름속도가 떨어지는 경우.
다들 잘 보기 위해서 경기나 공연을 일어서서 보면 전부다 일어나서 봐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던지.
블루베리가 돈이 된다니 블루베리를 심어야지~ 가격 폭락.
영화표나 기차표를 미리 여러시간 대를 예매해 놓고 나중에 취소해서 늘 표가 없다던지.. 그래서 더더욱 일정이 결정되기 전에 미리 잔뜩 예매해야 하고. 정말 필요한 사람은 표가 없어 취소표를 계속 새로고침으로 찾는 경험들 한번씩 해보셨을 겁니다.
필요할지도 몰라서 선점 한 사람들 때문에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죠. 시설이나 서비스.
그래서 우리도 선점하려고 하죠. 필요할 때 찾으면 없으니까.

요약하면 부분최적화가 전체 최적화로 가지 않는 경우죠.
일종의 이기주의라고 볼 수 있지만 이걸 전체적 관점에서 게임이론에 대입해 보면 더 잘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조정하기 위한 기능이 있어야 전체의 비효율을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전체주의나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는 부작용도 있겠지요. 어렵지만 그런 균형을 잘 잡는 것이 좋은 사회, 조직일 것입니다.

롤드컵이 되면 국뽕으로 대동단결하는 게임팬들을 멘붕하게 한 그리핀 사태를 보며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 끄적였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브레드
19/09/27 10:45
수정 아이콘
이미 한번 싸우면서 우리 헤어져 소리를 했다가 겨우겨우 봉합한 부부가 이후로 사소한 다툼 때마다 '그 때 쟤가 헤어지자는 소리 했었지' '그 때 쟤도 헤어지자는 소리에 그래 헤어지자 헤어져 했었지' 이런 생각하면서 악화되다가 결국 엉뚱하고 사소한 타이밍에 터지는 걸 보는 느낌입니다. 상대가 그걸 옵션으로 고민했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턴 그냥 다투는 것과는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니...
19/09/27 11:06
수정 아이콘
일반적인 직장으로 생각하더라도 저렇게 감정다툼이 일어난 경우엔 큰대회하기전에 헤어지는게 맞다고 봅니다. 롤드컵처럼 한달가까이 해외 나가있어야하는경우 우리가 겉에서 알수없는 실무적으로 부딪힐일이 엄청 많거든요. 예를 들어 롤드컵기간중 숙소랑 식사제공, 기타 편의사항이랑 연습일정같은 부분에서 프론트랑 감독간에 대화하고 이해하고 조율해야할 부분이 엄청많은데 감정적 다툼이후엔 서로 불편할수밖에 없죠.
아웅이
19/09/27 11:30
수정 아이콘
그게 헬조선 군대식 일처리 아닌가요..?
감독이랑 불화가 있다고? 감독을 없애버려~
19/09/27 11:49
수정 아이콘
군대식 일처리랑 같은지는 모르겠고 보통 아랫사람이 잘리긴하죠. 해고권한이 사장한테 있으니깐요.
아웅이
19/09/27 12:01
수정 아이콘
큰대회하기전에 헤어진다는거 자체가 안맞죠.

조2위로 월드컵 본선진출해서 성적불만으로 트러블 생기면, 축협에서 월드컵 개막 1주일전에 감독 경질해도 OK인가요?
19/09/27 12: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경질결정은 준우승 직후고(서머 초반부터 갈등) 팀내부에서도 어떻게든 롤드컵까지는 같이 가려고했으나 대회진행이 불가할정도로 갈등이 깊어진거니 결과가 이렇게 된거겠죠. 베스트는 롤드컵끝나고 헤어지는거지만 롤드컵 도중에 헤어지는것보다 지금경질하는게 낫다고 생각했겠죠. 프론트도 이런결정 내리면 욕먹고 신뢰도 잃고 수익이나 투자도 낮아질거 알면서도 이런결정 내리는건데 외부인인 우리가 ok못하면 어쩔건가요. 시기가 문제면 서버 준우승 직후 첫 내부 해고결정때 해고되었으면 그때는 ok이신건가요?
첫걸음
19/09/27 12:23
수정 아이콘
외부인이라면 상관 하지 말아야한다면 이러한 이야기 자체가 불필요하지 않나요
결정에 대한 책임은 그리핀팀 자체의 책임이갛 그걸 선수단 그리고 대표가 공동으로 책임지긴 하겠죠 하긴 이러한 이야기 해봤자 무슨 상관일 까요 저흰 외부인인데..
아웅이
19/09/27 12:51
수정 아이콘
뭘 어째요. 불만이 있다는거죠.
본인이 내부자 아닌일에는 아무 불만 없으신가봅니다?
19/09/27 17:03
수정 아이콘
직장생활하다보면 일어나는 이해못할 상황은 아니라서요. 서머준우승 직후에 자르나 지금이나 롤드컵직후든 프론트는 어차피 욕먹을 상황이라서 자기들 나름 불편하게 대회를 치르고 싶지않았겠죠.
인류모두면류
19/09/27 14:22
수정 아이콘
씨맥이 스1시절 몇몇 감독들처럼 선수들 상대로 폭행 폭언을 했거나 선수 편애를 해서 팀케미를 해쳤거나 하는 게 아닌 이상 프런트가 자기들 감정 때문에 선수들 1년농차 망치는 리스크를 떠안았다고 볼 수밖에 없죠. 안그래도 코칭스탭 수 부족한 LCK 중에서도 특히 적다는 소리 듣는 그리핀이 코칭스탭 확충은 고사하고 있는 감독을 없애버리다니
탐나는도다
19/09/27 14:34
수정 아이콘
범법 아니라면 있어서는 안되는 상황이죠
일개 사원도 아니고 팀 감독을...
19/09/27 22:52
수정 아이콘
아무리 결승만가면 소심해지는 감독이라지만 2부,아마추어에 전전하던 선수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1부리그 최상위권까지 발돋움 시킨 감독을 이렇게 짜르다니..... 이런거보면 이스포츠판도 아직 멀었다는게 느껴지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3821 [일반] [11] Anno Domini [11] 제랄드8675 19/12/22 8675 18
83705 [정치] 공지영식으로 정의롭고 선해지는 법 [65] 공휴일12052 19/12/11 12052 0
83686 [일반] 정치 카테고리로 분류되어야 할 글 [112] 아난10155 19/12/10 10155 0
83588 [정치] 이번 민생법안 논란에 대한 한국당 논평 [147] 나디아 연대기13483 19/11/29 13483 0
83494 [일반] 애플제품구매시 참고하세요. [84] 김환영19763 19/11/22 19763 51
83474 [일반] 난생처음 소송 피고가 되었습니다.(다들 감사합니다.) [45] lux16033 19/11/20 16033 1
83353 [일반] 평범한 행복함 [14] HEM157572 19/11/07 7572 33
83328 [일반] 지금이 업무 시스템을 바꿀 마지막 기회 [126] 노리16352 19/11/06 16352 41
83326 [일반] 쿠팡 예치금 연5% 적립 프로모션이 중단되었습니다. [39] 유랑13204 19/11/05 13204 0
83240 [정치] 트럼프가 원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50억 달러(6조원) 규모 [144] 낭천14608 19/10/25 14608 0
83228 [일반] (스포)82년생 김지영의 인생이 그리 고달플까? [215] 청자켓17705 19/10/24 17705 22
83090 [일반] 서문표(西門豹) 이야기 [28] 신불해12869 19/10/12 12869 43
83030 [일반] 많은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이상하게 발음하는 영어 단어 [124] 피위15808 19/10/08 15808 2
82881 [일반]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일 (feat Griffin) [12] 우히히히7426 19/09/27 7426 0
82836 [일반] 헬릭스미스, 황당한 임상오류 [68] probe14777 19/09/24 14777 4
82815 [일반] 현장에서 겪는 학종의 민낯 [137] 펠릭스30세(무직)21104 19/09/22 21104 49
82657 [정치] 민주당 열혈지지자분들께 한마디 [181] nada8216191 19/09/09 16191 180
82615 [정치] 어떻게 행동하는 검찰이 정치검찰입니까? [184] 행복a11430 19/09/07 11430 42
82284 [정치] 조국딸관련 법무부·高大거짓해명들통+서울대장학금+물리학회상 [410] 차오루19531 19/08/21 19531 27
81708 [일반] 일본의 경제제재 관련 기사와 썰들 [136] 청자켓13110 19/07/06 13110 1
81579 [일반] 공지사항은 운영진이 제일 먼저 지켜야 하지 않습니까? [282] 이부키16209 19/06/24 16209 13
81543 [일반] 나는 관우도 알고 영국이 섬인 것도 안다. [146] 의지박약킹 14900 19/06/20 14900 15
81505 [일반] [스포일러] 기생충 - 누구나 그럴싸한계획이 있다. [35] 꿀꿀꾸잉12295 19/06/16 12295 12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