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9/07 01:03:31
Name 나와 같다면
Subject [일반] [10] 이제 추석에는 좀 놀아야지
“기자가 어떻게 빨간날이라고 노냐”

어찌저찌 인터넷신문이라는 판에 입문에 근 3년간 이 말을 당연하게 여기고 살았는데

올해에는 뭐 아주 편-안하게 추석에 쉬게 됐습니다.
(실질적 갓수라서 그렇게 됐지만-_-;;)

근 3년 저는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도 듣고 살았는데요.


정보를 다루는 직업인데 어떻게 빨간날을 다 노니(는 휴일 수당 없어)

정보를 다루는 직업인데 명절이라고 어떻게 다 쉬니

정보를 다루는 직업인데 어떻게 야근을 안 하니.(는 야근 수당 없어)

당연히 주말에는 당직을 해야지.(는 당직 수당 없어)

당연히 추석에도 명절 근무를 해야지.(는 명절 근무 수당+대체휴일 없어)

(...)

뭐 어느 정도로도 소명의식이 충만하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 그정도로는 안 할래요.


기자라는 타이틀만 똑같을 뿐, 내부자들 같은 영화에 나오는 권력자들과
그냥 [기사노동자]로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친구들은 사실상 완전히 다른 유형의 인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머 똑같이 기레기라고 불리긴 하지만-_-;)

전자의 경우에는 제가 그 근처 그림자도 못 밟아봤기 때문에 전혀 모르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좀 안다고 할 수 있는데

결국 그들이 체크 제대로 못한 기사, 질 낮은 기사를 생산하게 되는 것도 결국은 충분히 생각할 시간, 충분히 리프레시할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상태에서 글을 써제꺼야 하는 환경 안에 있어서-라고 저는 생각해요(+급여는 당연히 짜고)

그냥 인간 자체가 삐뚤어진 경우도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세속주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공간에 다른 사상들이 파고 들고 있어서 그런 삐뚤어짐이 강화되고 있다는게 저의 의견입니다. 타 부서는 (제가 안 가봤으니깐) 모르겠는데 연예부는 확실히 좀 그게 피부로 느껴지는 면이 있어요.

잡플래닛 뉴스사 리뷰 보면서 '이게 무슨 엘리트야-_-;;'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데요.

알파고님이 강림하시더라도 이 직업 자체는 그럭저럭 계속 존속이 된다고 한다면
권력의 크기는 크게 줄고, 직업으로서 매력은 약간 더 올라가는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어요.

아무튼, 저는 이번 추석에 놀거고, 앞으로도 되도록이면 놀 수 있는 삶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물론 빨간날에 이런저런 이유로 못 놀 수는 있겠지만, 그게 '당연하다'고는 이 쪽 분야에 앞으로 오게 될 친구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지 않아서요.

이에 저는 올 추석에 귀여운 쌈무 영상을 보면서 알차게 보내려고 합니다.

여러분, 김쌈무 귀엽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리리컬 매지컬
19/09/07 01:38
수정 아이콘
방송국(뉴스쪽)에서 2년정도 일한적이 있는데 이쪽 오우...
남들이 놀때 더 바빠지는 직업 오우...
추석 교통대란 그림찍으려고 전날에 아예 당직실에서 자고 새벽3시에 일어나서 차 타고
고속도로로 나가던거 생각나네요....
아스미타
19/09/07 17:27
수정 아이콘
이제는 현업 아니시니.. 실물 본 아이돌 중에 누가 젤 사진빨 안받았나요?
나와 같다면
19/09/07 17:41
수정 아이콘
케이요. 화면에서는 동글큐티인데 실제로는 동글떽띠.
치열하게
19/09/08 01:42
수정 아이콘
뭐라도 챙겨줘야 야근을 하고 잔업을 할텐데.... 뒹굴뒹굴 살찌는 추석 되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341 [일반] [서평]《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왜 다들 “1부만 보세요”라고 할까 [13] 계층방정7190 25/06/19 7190 8
104340 [일반] 신세계는 광주에서 뭘 하려 하는 것일까? [23] leiru10214 25/06/19 10214 5
104339 [정치] 이스라엘의 이란 기습공격 5일, 나는 어떻게 보고 있나? [88] 후추통15761 25/06/18 15761 0
104338 [일반] AI가 내말에 OK만 하는거 같으면 AI의 성격을 바꿔보자 [10] 여기8241 25/06/18 8241 1
104337 [정치] 이재명 대통령의 첫 순방 [119] 빼사스14690 25/06/18 14690 0
104336 [일반] 한 예언자가 1400여년 전에 남긴 예언, 설명추가 [85] 평온한 냐옹이10038 25/06/18 10038 0
104335 [일반] 최근 읽은 일곱 권(교양서,소설) 이야기 [13] 수금지화목토천해4910 25/06/18 4910 6
104334 [일반] 국가별 기억나는 음식들 - 유럽 편 [10] 오징어개임4185 25/06/17 4185 7
104333 [일반] 심리와 사회 :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14] 번개맞은씨앗4873 25/06/17 4873 11
104332 [일반]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목사 고시+ 안수 [36] SAS Tony Parker 5115 25/06/17 5115 1
104330 [정치] 부동산 정책은 과연? [318] DpnI19081 25/06/16 19081 0
104329 [일반] 국가별 기억나는 음식들 - 아메리카 / 아프리카 [15] 오징어개임4754 25/06/16 4754 5
104328 [일반] 중고 패밀리카 구매 후기(with 케이카) [28] 유인촌6470 25/06/16 6470 21
104326 [일반] 국가별 기억나는 음식들 - 아시아편 [25] 오징어개임4701 25/06/16 4701 4
104325 [정치] [속보] 김건희, 서울아산병원 입원(지병악화) [83] 제논12076 25/06/16 12076 0
104323 [정치] 오늘 윤석열이 기자에게 한 말 [59] a-ha12173 25/06/16 12173 0
104322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15 [10] Poe2978 25/06/16 2978 32
104321 [일반] 요즘 AI가 내 말에 '오구오구' 해주는 이유 [44] 좁쌀6421 25/06/16 6421 3
104320 [정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기본계획의 안이 나왔나 보네요 [184] 윤석열10201 25/06/16 10201 0
104319 [정치] [속보] 법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보석 허가 [119] 물러나라Y9972 25/06/16 9972 0
104318 [일반] 이성과 도덕 [30] 번개맞은씨앗5073 25/06/15 5073 0
104317 [일반] 페인터즈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時雨2867 25/06/15 2867 0
104316 [정치] 나는 얼마나 대단한 교통강자인가? [123] 럭키비키잖앙9337 25/06/15 933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