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9/01 02:08:14
Name 루트에리노
Subject [정치] 정치 얘기는 점잖게 나오는 얘기가 아닙니다.
정치적 극단주의는 말을 극단적으로 하는게 정치적 극단주의가 아닙니다. 각국의 국회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정치 얘기는 원래 점잖게 하기 힘든 얘기입니다. 중요한 얘기니까요. 하지만 서로간의 합의점을 찾기도 그만큼 어렵습니다. 중요한 얘기니까요.

어떠한 얘기, 특히 정치처럼 의견이 갈리는 사항에 대해 점잖게 애기를 나누려면 서로 최소한의 공감대는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제 정치적 성향이 어떠하냐와 상관없이 저는 저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친구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대부분 저와 비슷한 학력대의 친구들이죠. 이 친구들과 제가 친구관계를 유지하며 정치 얘기를 가감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이유는 서로의 정치에 대한 지식과 자기 필드에 대한 지식의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최소 어떠한 정치적 현상에 대해 서로 이해에 대한 막힘이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거죠. 제가 설명하는거를 상대가 알아 먹습니다. 그리고 서로가 최소 나쁜 의도로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공감대는 이런 겁니다. 깊은 공감대까진 필요가 없죠. 단어 사용에 오해가 없어서 말꼬리를 잡을 여지가 별로 없고, 서로의 선의를 가정하고 이야기를 하는, 이정도는 있어야 점잖은 정치 토론이 가능합니다.

정치는 "원래 갈리는 얘기"입니다. 원래 양극단에 서로 서서 얘기할 수 밖에 없어요. 근데 이 피지알은 굉장히 다양한 베이스를 가진 분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나마 서로 공유하는 공감대는 게임 얘기 정도나 될까요. 그만큼 서로 공유하는 얘기가, 특히 정치에 대해선 없습니다. 거기다가 서로에 대한 신뢰도도 대부분 없습니다. 때마다 나오는 알바 의심이라든가, 세력이 좌표를 찍었다든가 하는 얘기가 대표적이죠. 아니면 "장판파"라고 칭해지거나 어그로라고 단정짓거나...이건 누가 나쁘다기 보다, 정치 얘길 하면 어쩔 수가 없는 얘기라는 겁니다. 상대가 진짜 소수의 강인한 신념을 지닌 자인지, 댓글수집하는 어그로인지 어떻게 알 수도 없거니와, 거기까지 신경써줄 이유도 여유도 없습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여기 있는 사람들 중 누군가가 나빠서가 아니라 면대면이 아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쁘고 건설적이기만 한 정치토론은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친구랑 얘기할땐 설득이 잘 안되어도 저 친구가 그래도 최소 "날 엿먹이는게 목적"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보통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그럴까요? 보통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세상은 지지정당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정치적 지향성은 극단화되어있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가 더 많죠. 건건히 다 다르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치 얘기를 할땐 각자가 가지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아무리 내가 다수의 생각을 공감한다고 해도 소수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어제의 동지와 오늘은 싸워야 하는게 당연한 거죠.

막말로 저는 태극기 시위부대를 민주시민으로 보지 않습니다만, 이런 분들 역시 나름의 이유와 사정이 있고 신념이 있습니다. 아마 이분들도 어디선가는 공감대 형성해가며 정치얘길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이런 분들과 제가 이쁜 정치토론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럴리가요. 하지만 그게 나쁜건 아닙니다. 당연한거죠.

솔직히 인정합시다. 본질적으로 정치 얘긴 싸우자고, 싸움을 각오하고 하는 얘깁니다. 서로 하하호호하며 이쁜 토론 하려면 남의 나라 얘기가 적격이지 우리 나라 얘기는 이쁜 토론에 적격이 아닙니다. 아무리 우리나라 99%가 좋아하는 얘길 해도 1%와는 싸워야 하는 얘기라는 거죠. 아니지, 남의 나라 얘기도 급발진하는 분들 가끔 있으십니다. 하물며 우리나라 얘기는 모두가 포르쉐급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거에요.

제 생각엔 이렇게 싸우는 게 피로하지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러프한 의견 수렴의 과정이라는 거죠. 서로 설득까진 안 돼도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정도는 알 수 잇습니다.

결국 하고싶은 말은, 정치 글을 쓸때든, 정치 글에 댓글을 쓸때든 싸울 각오를 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소 익명의 토론자들이 모인 곳에 예쁜 정치토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가벼운 의견을 달아도 내상을 조심하세요. 정치 얘기는 투기장이라는 겁니다. PvE가 아니라 PvP에요. 주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얘기하는게 아니라 누군가의 의견에 직접적인 반응을 다는 곳입니다.

전투를 원하지 않으시면 개인화를 이용해서 일반 글만 보시길 추천드릴게요. 혹시 점잖고 건설적인 정치 토론을 원하시나요? 그런건 온라인에는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9/01 02:19
수정 아이콘
우리 모두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합시다.
물론 내가 맞고 너는 틀렸지만. - 애이브럼즈 링컨-
Practice
19/09/01 02:21
수정 아이콘
"인터넷에서 본 글을 사진과 인용문이 있다고 해서 다 믿지 말라."

를 말한 분과 동일한 분이죠?
19/09/01 02:26
수정 아이콘
그거슨 게티스버그 쌍도끼 형님의 SNS(사우스 남부맹방 싸이코)난봉꾼 척결용 필살기 대사입니다.
바보왕
19/09/01 13:16
수정 아이콘
이게 "네가 틀렸어도 나는 존중해야 한다"라는 의미라고 해석하면 너무 순진한 건가요......
19/09/01 02: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런 분위기를 최소화시키려고 있는게 규정이겠죠. 싸울 각오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쁜 토론이 가능합니다.
비아냥에 알바에 싸울 각오를 하고 임하라는건 당연시되어야 할 분위기도 아닙니다. 당연한것도 아니고요.
저런 생각으로 시작하는 분 한분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잘못된 분위기를 만드는겁니다.
알바 얘기와 좌표 찍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것이 아닙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들 자체가 이상한 사람들이고, 피지알에서도 관련 규정이 정착된 덕분에 이제는 소수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토론에 임한다면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 한명이 또 다른 피로한 사람 100명을 만들 뿐입니다.
루트에리노
19/09/01 02: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신거 같은데요, 저는 알바가 있다, 좌표찍고 온다, 상대에게 비아냥대자는 얘길 한게 아닙니다. 그런 사람 있다고 이상하게 여기지 말라는 거죠.

그리고 이쁜 토론이 가능하다는건...최소 여기 얘긴 아니시죠?
19/09/01 02:59
수정 아이콘
잘못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글의 주요 핀트중 하나를 집어서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고 이상하게 여기지 말라는거 자체가 문제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최소한 토론에 있어선 나쁜 사람들입니다.
전 여기서도 저렇게 토론 자체를 원천봉쇄해버리는 댓글로 시작하지 않은 댓글에서 생산적 토론이 이루어지는걸 많이 봐 왔습니다.
여기니까 가능한 얘기죠. 클리앙이나 일베같은 양극단에선 불가능하고요.
루트에리노
19/09/01 03:07
수정 아이콘
본인부터가 밑도끝도없이 비난을 하시네요? 어떤 주장 자체가 "문제"라고 비난조로 말씀을 하시려면 최소 근거는 제시하셔야죠. 커뮤니티 부심에, 근거없는 비난도 하시고, 이것도 토론에 좋은 자세는 아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도 생산적 토론 많이 봤고, 생산적 토론이 없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싸움이 난단 얘기죠. 그리고 정치글에선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싸움이 납니다. 일반 게시물 얘기도 아니구요. 제 글은 정치게시물에 관련된 얘깁니다.

저는 분명 레인지를 좁혀서 말했는데 다 싸잡아서 말씀하시는듯 하네요. 정치글에서 생산적 토론이 많이 이루어진다는 말씀이시면 생산적 토론에 대한 입장이 다른 것으로 알겠습니다.
19/09/01 03: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뭐 이정도 댓글이 근거없는 비난이라니.. 어느 부분이 밑도끝도없는 비난인지 진심으로 궁금하네요. 게다가 딱히 근거를 달만한 얘기도 아닌데요.

비난조로 말씀드린건 아니고요. 이정도 수위가 피지알에서 금지되는 수위도 아니고요. 어떤 근거를 제시해야 할까요?

의미없는 싸움이 나겠죠.(알바와 좌표를 대표적 예시로 드셨기에 의미없는을 붙였습니다) 근데 그걸 이상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할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건 이상한겁니다. 나쁜거고요. 그리고 그러한 것을 방지하는 사이트 분위기와 규정을 만들어갈때 그런 의미없는 싸움은 적어질겁니다. 정치글로 레인지 좁혀서 말씀드린건데요;; 최소한 알바 좌표 얘기보단 치열하게 논거로 다투면 거기서 얻어가는건 분명히 있습니다. 당장 이 한 페이지에서도 한두개가 아닌데요.

커뮤니티 부심이라고 하셨는데, 이런게 밑도끝도없는 비난 아닐까요? 피지알과 클리앙,일베 두 곳 정치글 비교해보면 어느쪽이 더 그나마 생산적인 대화하는진 뻔하잖습니까. 클리앙이나 일베를 하신다면 기분이 나쁘실순 있겠네요. 그렇다면 사과드립니다만 이건 사실에 가까운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BurnRubber
19/09/01 05:20
수정 아이콘
정게가 필요한 이유.txt
19/09/02 00:28
수정 아이콘
희한하게 정게가 분리되면 덜 싸우더라고요. 구경꾼이 줄어서인가..
녹차김밥
19/09/01 09:13
수정 아이콘
정치글의 필연적 성격상 싸움이 두려우면 굳이 클릭하거나 댓글을 달지 않는 것이 좋다.(o)
정치글은 서로 물고 뜯는 피의 전장이 되는 것이 옳다(x)
굳이 각오하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끼리도 최대한 존중하고 공격적으로 비난하지 않아야 한다(o)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급발진하는 사람은 이런 커뮤니티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므로 감수해야 한다(o)
지나치게 공격적인 사람에게 상처받는 것은 당신이 약해서 그런 것이니, 굳이 그런 사람을 비판하느니 그냥 정치글을 읽지 말아라(x)
로즈 티코
19/09/01 10:58
수정 아이콘
황희 정승의 마음가짐이 필요하죠.
허허허, 내 말도 옳고 네 말도 옳다.

반드시 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강미나
19/09/01 11:00
수정 아이콘
지금 나와 싸우는 건 너지만 너는 애초에 설득 따위는 안되는 글러먹은 놈이다(o)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너와 굳이 싸우는 건 지금 싸움구경하고 있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다(o)

아이러니하게도, 이것만 염두에 두고 있어도 훨씬 나은 논쟁이 됩니다.
갈가메쉬
19/09/01 12:25
수정 아이콘
정게가 필요합니다2
하심군
19/09/01 12:33
수정 아이콘
한가지 확실한 건 사적인 자리에서 정치에 존중은 필요없다는 거죠. 그걸 공적인 자리에서까지 끌고 나오는 게 잘못이지만서도.
19/09/01 14:24
수정 아이콘
정치 이야기를 하다보면 거칠어지고 싸움이 날 수 있다는 건 맞고 정치는 그럴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싸우고 싶거나
나만 맞다 (+그러니까 틀린 니들은 싸그리 사라져야 해)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도구가 정치일 뿐인 사람들이 많은 게 문제라고 봅니다.

내로남불이 트렌드라는데 사실 오래전부터 꽤 만연해 있었던 거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2905 [일반] 니체철학 간단히 알아보기 (1편) [11] 평범을지향6590 19/09/29 6590 16
82904 [일반] [팝송] 리암 갤러거 새 앨범 "Why Me? Why Not." [5] 김치찌개6471 19/09/29 6471 1
82902 [일반] 한강에서 치킨시켜먹은 배달료가 아까웠던 후기..총 2만 8천원인가.. [13] 캠릿브지대핳생10014 19/09/29 10014 1
82901 [일반] 몽골 여행기 2부 : 숙박(게르) / 음식 / 사막 [7] Soviet March8536 19/09/28 8536 11
82900 [일반] 유튜브 자주 보시나요? [115] 삭제됨13502 19/09/28 13502 2
82898 [정치] 조국을 둘러싼 말말말... 말하는 모두가 선의였을까? [166] 마법거북이16694 19/09/28 16694 0
82897 [정치] 28일 오늘 6시 서초동에서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열립니다. [602] i_terran27649 19/09/28 27649 0
82896 [정치] 개인적으로 최근의 어처구니 없었던 뉴스 쓰리 탑. [22] 오리아나12701 19/09/28 12701 0
82895 [일반] 군대에서 말라리아 걸렸던 기억 [20] swear7382 19/09/28 7382 3
82894 [일반] 제18호 태풍 미탁이 발생했습니다. (제주 관통, 여수 상륙 예상) [25] 아유9181 19/09/28 9181 0
82893 [일반] AD ASTRA 영화 후기 (스포 있습니다.) [8] 로랑보두앵5449 19/09/28 5449 1
82892 [일반] '제2윤창호법' 시행 3개월... 음주운전 사망자 63% 급감 [80] SuperSlam11785 19/09/28 11785 17
82891 [일반] 점증하는 리튬 배터리 화재에 대한 우려 [33] metaljet11289 19/09/28 11289 1
82890 [일반] 타란티노 답지 않은 타란티노 영화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약스포) [28] aDayInTheLife8021 19/09/28 8021 2
82889 [일반] [우주] 화성에 이름을 남기세요! [9] Curiosity7276 19/09/28 7276 3
82888 [일반] 영양제 맞으려던 임산부가 의료진 실수로 낙태 수술 당했답니다. [104] 홍승식17375 19/09/27 17375 11
82887 [일반] [일본뉴스] 일본, 8월 한국 불화수소 수출량 0에 근접 [82] 밥도둑14863 19/09/27 14863 10
82884 [일반] 도래하는 합리적 삶; 인생먹튀와 자살유예 [45] Inevitable15529 19/09/27 15529 41
82883 [정치] 남녀 성별 기준으로 본 갤럽 9월 대통령 직무평가/정당지지도 [90] 홍승식16710 19/09/27 16710 0
82882 [일반] 미래에 인간은 자신의 아이를 직접 키울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76] 비누풀9431 19/09/27 9431 7
82881 [일반]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일 (feat Griffin) [12] 우히히히8244 19/09/27 8244 0
82880 [일반] 몽골 여행기 - 1부 : 여행 개요와 풍경, 별, 노을 (약간스압 + 데이터) [39] Soviet March10198 19/09/26 10198 17
82879 [일반]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 [22] Aquaris11344 19/09/26 11344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