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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8/27 16:23:16
Name 마스터리
Subject [일반] 사람이 살면서 참, 전환점이라는게 생길 수도 있네요.
안녕하세요. 글을 한동안 잘 안보고 지내다가 막상 공부하면서 시간 날때마다 문학공부에 집중하게 되면서
굉장히 인생의 전환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동안 책을 멀리하고 제 자신의 정신에 담아둔 내용을 시로 쓰면서 한참동안 공모전에 매달리고 살았는데요.
사실 책을 안읽은 이유는 이전에 명진스님이란 분이 '우리가 배운만큼, 우리는 너무 많이 배우는데 그것을 다 활용하지 못할만큼
넣기만 한다.' 와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제 내면에 대해서 보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왜 이렇게 되야하는지
내가 탐구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라는 논제속에
한동안 정신수양에 공을 들였지만 사실 결과적으로 저만 무능력하게 된건가 싶기도 하다가
어느덧 전환점에 다다랐습니다. 제가 가진 지식 에너지를 정신적으로 승화될 수 있는 시 작업을 하면서
지적 에너지를 거의 동나게 다 써버린 후에 , '아 이제 배우자' 이런 의식이 들고 마침 주 40시간 이내로 일하게 되면서
시간도 있고 인생을 현재 진행형으로 살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면서
우연하게 중요한 책을 발견 하게 되었습니다.

루이제 린저의 '내가 아닌 사람과 사는 지혜' 입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9871

사실 루이제 린저의 책은 삶의 한가운데 말고는 접한적도 없었고
남성인지 여성인지 크게 신경도 안쓰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한 권 빌려 보게 되었는데.
이게 이렇게 마음에 와닿을 수 있다는게 참 놀랍습니다.
지혜라는 건 항상 내가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훌륭한 분들이 오랜 고통속에서 만들어내고 이해하는 하나의 저와 분리된 장르라고 생각했는데
사소한 생각 하나 하나가 모여 실타래가 되고 결국 그것이 하나의 매개체로서 세상을 훌륭하게 일굴 수 있는
좋은 도구 즉 지혜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생각하고 함부로 마음들이지 말고
좀 더 차분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pgr게시판을 자주 오면서 자유게시판에는 잘 안보는게
너무 논쟁이 많은데 굳이 공격적이지 않아도 될 말들을
자극적으로 혹은 상대에 대한 공격적인 내용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어
나름대로 자극을 지켜보는게 힘들어서
게임하고 게임뉴스 유머게시판을 주로 보는데요.
사실 제가 이렇게 쓴 글에 대답을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선생님들이 지혜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실생활에서 우리가 종교적으로나 배움으로나 학습한 표면적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말을 듣고싶습니다.

사실 친구들하고 이런이야기 나눌 수 있을만큼 교우들이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pgr자유게시판은 항상 논쟁거리, 진지한 내용, 삶의 성찰 등 다양한 주제로 글을 올리시는 분들이 많아서
한번 글 남겨봅니다.

아래 글은 제가 책에서 나온 챕터중 하나를 컴퓨터로 옮겨온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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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 (진정한 행복이 오는 곳) - 루이제 린저 인생이야기 / 내가 아닌 사람과 사는 지혜 중에서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항상 갖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일을 다소나마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인생은 결국 소망의 충족이라기보다 체념의 연속처럼 보인다.
우리는 우리 의사와는 관계없는 출생과 더불어 어머니의 육신에서 떨어져 이 세상과 맞서야만 했다.
또 이 세상은 실패냐 성공이냐에 대해 끝없이 요구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체념을 배워야했다. 학교는 장난과 자유에 대한 길고도 고통스런 체념의 도장이었다.
그 다음엔 단 한가지 직업을 선택해서 하고 싶은 다른 일을 포기해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많은 사람 중에 한 사람만 골라 결혼해야 한다.
그것으로 자신에게 부여된 다른 선택의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
나이가 먹으면 힘이 못 미치거나 연령에 맞지 않는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고 마침내는 인생마저 포기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인간이란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을 소유허자 못하는 것을 아쉽게 여기며, 능력 이상의
더 많은 것을 체념해야 하는, 후회로 가득찬 존재가 아닐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은 사악한 운명이 짓궃게 체념을 강요해서, 영겁(永劫)의 벌이라도 받은 듯
비참한 삶을 영위한다. 그러나 이런 자세는 체념의 의미를 잘못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예를 한 가지 들겠다. 책을 쓸 때는 몇달이고 하고 싶은 다른 많은 것을 포기한다. 여행이나 꿈을 꾸거나
잡담을 나누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일들을 말이다. 요컨대 고행(苦行)이나 다름없다.
그런 아쉬움을 언짢게 여기면서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엄격하게 정신을 집중해야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를 들겠다. 어떤 운동 선수가 선수권을 얻으려고 할 때,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연습을 해야 하며, 금연 금주에 절식을 해얗 되고,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스스로 그런 고행을을 선택한 것이다. 무엇 때문일까? 그에게는 어떤 목적이 있으며
그 목적은 희생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기를 요구하지 않는 지선(至善)이란 없다.
여러분은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자발적인 포기이므로 쉬운 일이 아닌가. 대신 돈이나 명예나
사랑 따위를 얻지 않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는 포기도 있고, 고맙다는 치사
한 마디 없는 포기도 많다. 말하자면 아무도 몰래 이루어지는 것이며 인생의 협착(狹窄)과 비참함이다.
재능이 넘치는 어떤 여류 음악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이 때문에 연습도, 음악회에 갈 수도,
심지어 라디오조차 들을 수도 없다고 한다면 너무 큰 희생이다. 한 사나이가 결혼하고 몇 년 되지않아
자기 결혼이 환멸일뿐임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결혼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한 나머지 매력적인 다른
상대를 단념하고 괴롭지만 평생 결혼생활을 충실하게 지킨다. 과연 이런 일들이 있어야 할까?
가능하면 인생의 풍요로움으로부터 보다 많은 것을 자기것으로 만들어야 할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단 말인가? 나는 고행자도 영웅도 아니다. 내게는 자유와 향락과 행복이 필요하며 나는 생의
충만을 원한다. 우리는 마음의 밑바닥에서 이렇게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인간은 누구나 자기 취향에
따라 살며, 자유의 제한을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우리에겐 정신이란 것이 있고 우리가 바로 정신 그 자체다.
우리 내부에는 '보다 높은 것'이나 자신을 뛰어넘는 성장에 대한 어두컴컴하지만 명료한 노력이
숨어있다는 뜻이다. 운동선수나 예술가만이 포기가 필요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목적을 갖고 있다. 그것은 자신이 자연에게 받은 것 이상이 되려는 목적이다. 이런 상승에는
운동선수에게 금욕이 요구되듯 반드시 포기가 따르게 마련이다. 운동선수가 다른 것에 대한 포기를
부정적인 것이나 그를 비참하게 만드는 그 무엇으로 느낄까? 아니다. 그는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거나 운동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그러지 않는다.
어머니는 사랑하는 자식 때문에 생기는 크고 작은 온갖 포기를 자신의 처지를 악화시키고 비참하게
만드는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그녀의 포기 속에서 삶에 대한 그녀 자신의 동경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참된 반려자가 되려는 남편은 다른 여인과의 애정행각을 포기하는 것을 '십자가'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성실로 결혼의 의의를 경험하게 되고 자신의 삶과 인격의 위대한 상승과 심화가
이룩되기 때문이다. 물론 포기는 계산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사랑 가운데서 관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진실로 사랑하면서 체념하는 사람은 한 계단 한계단 상승하면서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사람이다.
이는 자기 내부에 존재하는 저열하고 원천적이며 이기적인 자아를 포기하는 것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그는 자신과 자연을 뛰어넘는다. 상승을 위해 스스로 길과 목적을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은 우울할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이란 소망을 이루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조용하고 고결하게 이루어진 체념 속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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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 없는 이야기이긴 하나
제가 30대 중반이 넘어가도록 어머님을 배워야겠다는 마음을 내고 배워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항상 생활속에 있는 어머님의 지혜를 학습하거나 따라하는 경우는 없었거든요.
항상 자신만 대단하다 생각했지... 내 스스로 했다고 생각하고.
제가 어머니께 금전적으로 의존만 하는 관계였는데, 어느 순간 어머님이 가지고 계신 지혜를 제가 학습하자라는 마음이
스쳐지나가듯 오늘 지나가는데 들더라구요.
(슈퍼마켓 지나가는데 맨날 먹을거나 간식거리 사가지고 가다가 어머님 방법대로 한 번 참고 지나갔습니다.
물론 이런식으로 충동을 조절하는 일은 간혹 있으나 사실 어머니를 배우자 라는 생각은 잘 안했거든요)
이런식으로 지나가 버리고 집에 와서 책을 읽는데
이렇게 생활에서 만들어지는 마음들이 무언가 학습하거나 좋은 생각을 가지거나 남을 받아들이는 자비가 생기거나
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런 이유에서 제가 이 책의 내용이 그렇게 감동적인지 아니면 책 자체의 훌륭함 때문인지는 잘 모르나

제가 생각하기로
이 책 자체는 제 인생을 바꿔놓을 만큼 엄청나게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살아가시면서 삶의 원동력이 어떤건지 궁금할 때도 많지만
진지한 얘기들을 하면서 좋은 언행을 실천하는 그런 인간관계가 있는 분들도 계시겠죠
저는 아직 부족한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조언들 부탁드립니다.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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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리
19/08/27 16:24
수정 아이콘
일단 퇴고를 안하고 올려놓은 점 죄송하고.. 좋은 하루 되시길 기원할게요.
미메시스
19/08/27 16:33
수정 아이콘
글 보고 읽어보고 싶어져 구매했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19/08/27 16:41
수정 아이콘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글을 읽다보니 저에게도 작은 스위치가 켜진 느낌입니다.
바다로
19/08/27 16:5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갈가메쉬
19/08/27 16:57
수정 아이콘
불교도신가봐요
마음을 낸다는 표현을 좋아하는데
글에서 만나니 반갑네요
발췌해주신 내용 잘 읽어보았습니다
결혼 안한 총각이야기에서
도입부분은 공감가고 좋았는데
상승적 체념에 대한 부분에 좀 이해가 안되네요
저도 나름 그려본 인생계획이 있어 결혼을 늦추었는데 조금 흔들리고 있거든요
현실에 타협해서 꿈은 접었는데 늦춰놨던 결혼이라는 걸 지금이라도 해야되나 고민입니다
책 내용으로는 결혼해서 환멸 느끼지말고 상승적 체념으로 즐겁게 살아라인 것 같은데 주변 유부남들 다들 괴로워 하는거 보면 덜컥 흐흐
너는나의헛개수
19/08/27 17:20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 꾹.
안그래도 지금 중고책만 10권이상 장바구니에 올려두고
사기전인데 말씀해주신 책은 새책으로 추가해서 읽어보겠습니다.
오만과 편견
19/08/27 17:2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스터리
19/08/27 22:14
수정 아이콘
지금 저도 완독했습니다. 번역 하신 분께서 정말 천부적인 지적능력을 지니셨는지 몰라도. 제가 읽어본 외국 번역서중에서 꽤나 번역이 유연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답글 남겨주신 분들 감사드리고, 다음에도 좋은 책 있으면 추천해 올리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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