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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2 18:13
좀 다른 의견인데요, 통계를 직접 본건 아니라서 그냥 머릿 속 생각을 풀어보자면..
요즘은 혼인신고를 잘 안하고, 집 살때 또는 임신하고 나서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즉, 집도 없고 아이도 없는 부부라면 서류상으로는 남남인 상태일텐데, 이 사람들이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면 결과가 좀 왜곡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해요.
19/08/12 18:27
즉, 기혼 출산율이 좀 왜곡되지 않았냐는 그런 의문이라는 말씀이실텐데요. 만약 그렇다면 사실혼 비율이 높아야겠죠.
사실혼 비율이 예상외로 높다면 사실혼을 포함한 기혼자의 출산율은 내려가게 됩니다. 근데 아마 별로 안될걸요. 그리고 사실혼 비율이 얼마건간에 결과적으로는 비혼 출산율이 2%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애초에 한국은 사실혼 관계에서 출산은 아예 안하는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산을 할거면 혼인신고를 반드시 하는 문화라고 볼 수 있고, 그걸 바꿔서 말하면 혼인신고를 해야만 혼인으로 치는 문화라고도 얘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혼인'같은건 한국에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말하는 사실혼과 한국에서 말하는 사실혼이라는건 비슷해보여도 질적으로는 많이 다릅니다.
19/08/12 19:03
넵. 말씀드린 것 처럼 임신을 해야만 혼인신고를 한다는 얘기였어요.
즉, 결혼은 했으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의 수가 많지 않겠냐는 거였고 그것 때문에 기혼자 출산율이 통계적으로 높게 잡히는게 아닐까 싶은게 제 생각이었어요. 이 세태가 85년과 현재가 같지 않다면 정확한 비교가 아닐것 같아서요.
19/08/12 18:23
82년 84만8312명
87년 62만3831명 5년만에 25%가 넘게 줄었죠. 최근의 급격한 신생아수 저하는 여기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근데 84년~90년까지는 대체로 비슷하고, 90년대초반에 잠시 늘어나지만(70만명대 초반) 다시 줄어듭니다. 그러다 2000년에 마지막으로 60만명대를 찍고, 01년은 56만명을 찍은 후에 02년부터는 40만명대가 되지요. 이 40만명대가 2016년까지 고요. 이제 90년대생이 30대가 됩니다만 인구가 소폭늘어나는 정도고, 출산율 자체는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신생아 수도 5,6년정도 줄어들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거지 큰 폭으로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5,6년이 지나면 다시 조금씩 줄어들다가, 2030년쯤이 되면 또 한 번 난리가 나겠죠.
19/08/12 18:27
제가 댓글로 쓴 내용이네요.
http://saesayon.org/2018/12/14/26247/ 5년마다 하는 인구주택 총조사(이하 센서스)에서 가임기 여성을 5세 기준으로 나누고 연령별 출생아 수도 해당 나이로 구해봤답니다. http://saesayon.org/wp-content/uploads/2018/12/181214_4.png 이렇게 해서 구해보니까 20-39세 혼인 여성의 출산율이 2005년까지 감소하다가 2010, 2015년에는 증가했고, 2015년 출산율이 1985년보다 더 높더라 였습니다. 이러니 출산대책보다는 혼인대책이 더 중요하다 가 결론이었죠. 전 여기에는 신중하게 봐야 하는 면이 있다고 봅니다. 과거에는 결혼은 무조건 해야 하는 거고 아이는 결혼했으니 낳아야지 였다면, 지금은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있나? 에 가깝다고 봐요. 게다가 요즘 결혼을 해도 아이 출생신고 하기 위해서 혼인신고하는 커플도 상당히 늘었으니까요. 그러니 기혼 출산율이 올라간 것은 출산할 사람들이 혼인한다 라는 것일 수도 있다는거죠. 어쩌면 혼인대책을 세워서 혼인율이 올라가면 다시 기혼 출산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19/08/12 18:35
인구 외적인 원인으로 인해 혼인율이 증가하면 기혼출산율이 떨어지는건 당연한것 같습니다. 좀 더 낮은 눈높이에 맞춰서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늘기 때문에 혼인율이 증가한다고 본다면, 출산욕구 또한 그 눈높이와 어느정도 비례할 가능성이 높겠죠.
19/08/12 18:35
혼인 출산율이 약간 미묘한건
정부정책때문에 '애기를 가진 후에 혼인신고' 하는 케이스가 꽤 있긴 합니다 -.-; 이게 '혼인신고를 한 시점부터 신혼부부 혜택이 들어가는데' 신혼부부 혜택의 핵심들이 죄다 자녀 없으면 거의 작동을 안하거든요... 자녀를 가졌을때 신고하는게 현재는 이득인 구조입니다.. 맞벌이 기준이면 정부주택자금 지원도 외벌이보다 엄청 페널티가 쎈데.. 혼인신고 안하면 외벌이기준으로 나오고..-.- 혼인신고하면 정부 대출 못받음 -> 안하면 정부 대출 받음.. 되는 케이스도 꽤 됩니다. 맞벌이일때 소득기준이 너무 낮게 잡혀있거든요..
19/08/13 01:39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있으니 이에 따라 혼인신고를 결정하는 것이야 본인들의 선택이지만, 대출 소득기준이 낮다는 건 따져볼 필요가 있는데요. 신혼 맞벌이의 경우 7,000만원이 기준인데 가금복의 소득 5분위별 가구소득이나 가구주 연령대별(신혼부부가 많을 30대) 소득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정부가 제공하는 대출 혜택 못 받는 사람들은 대략 상위 30% 정도로 보면 됩니다.
이 기준이 높냐 낮냐는 각자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통념에서 낮다고 보기엔 조금 어렵지 않나 싶네요. 서민대출지원이라는 정책의 취지를 생각했을 때 상위 20%, 10%까지 올리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고요. 차라리 출산율 등 반발하기 쉽지 않은 명분들을 앞세워 신혼부부는 소득에 관계없이 대출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가면 갔지, 애매하게 기준 올리다가 역풍 맞기 딱 좋아 어려운 지점이 있습니다.
19/08/12 18:43
그냥 순수하게 궁금한게...한국 복지 수준이 미국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나요? 유럽 복지국가에 비해 떨어지는건 그냥 팩트라서 딱히 부정할 것도 없는데, 한국은 자본주의 자체를 미국에서 이식 받았으니까 운용방식에서의 비교 대상도 미국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해서요.
19/08/12 20:43
한국 사회복지지출은 1980년 미국보다 낮은 수준이고, 2018년 기준 공공사회복지지출의 대 GDP비중은 미국 18.7%, 한국 11.1% 정도 됩니다.
한국 자본주의 체제는 운용방식 등에서 미국과 거리가 좀 큽니다. 한국 자본주의가 경험한 경로는 발전국가이고, 80년대 부터 자유화를 해 왔지만(경제계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개발5개년계획-경제사회개발5개년계획 같은 사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 노무관리도 정부가 해주던 시절의 유산이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19/08/13 08:49
이미 결혼한 부부한테는 영향이 미미할 것 같고, 결혼률에 영향을 줘서 출산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하면 당연히 꽤 시간차가 나는 후행지표이기 때문에 적어도 이 정권 끝날 때까지는 확인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19/08/12 18:58
유배우자 출산률 데이터를 사용하는건 통계의 헛점일 수 있어요. 최근 몇년간 "기혼자 출산률"은 높다는 내용이 많이 퍼졌는데 그에 대한 반박이 존재합니다. 아래 출처글을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지금 알려진 <유배우 출산율>은 '실제' 출산율이 아니라, '기대치'가 반영된 '사전적인 기대치'가 반영된 가상의 출산율 - 실제 출산율은 저하되고 있는게 맞음 - 팩트에 대한 해석(기대되는 유배우 출산율)이 결과적으로 오보가 된 상황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2353241608036678&id=100000525857011 https://www.facebook.com/joonkyung.ha/posts/2005613062839147
19/08/12 19:13
인구감소보다 출산율로 인한 인구구조붕괴가 더 문제기에 잠시동안의 신생아 증가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출산율을 끌어올려야 그 이후도 희망이 생기는거죠. 2020년대에도 지금수준의 출산율이라면 신생아 증가에도 불구하고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클거에요.
19/08/12 19:15
이런 식으로 출산율이 떨어지면 결혼한 상대적으로 우수한 유전자 풀만이 남아서 인종개량이 가능해 질까요?
내 유전자는 안 남기는 것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인류에게 더 도움이 될 거 같아서
19/08/12 19:21
전 정부와 국회의 핵심 최중요 목표가 출산율이라고 보는데 정부도 사람들도 진짜 관심 없는거 같아요. 아무리 못해도 출산율 1.2이상 올리기전까진 사이렌 켜놓고 총력전 해야하는데...
19/08/12 19:40
드는 비용은 지금의 비용이고 얻는 효익은 미래의 효익이니까요. 미래가 확정된 고통이라는 확실한 생각 없으면 움직이기 힘들걸요. 5년 단임에서 장기적 정책을 짜기 어렵기도 하고...
19/08/12 19:48
솔직히 뭐 하는지 모르겠어요.
출산율을 올릴 생각도 없고, 그 대체방법을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고... 국방, 교육, 과학도 중요하지만(그렇다고 이걸 제대로 하는지도 모르겠고) 가장 중요한건 인구, 국토 같은 걸텐데
19/08/12 20:47
뭘 어떻게 감안해도 낮은수준인건 부정하기 힘듭니다....
자료가 있는 2015년 기준으로 멕시코보다 3%정도 높고, 터키, 칠레와 비슷하지만 조금 낮은 상황이라서요.
19/08/13 03:20
OECD 자료를 기준으로 공공복지지출에서 가족영역지출이 2%(OECD 평균, 2015)대 1.2%(한국, 2017) 입니다.
한국은 현물지급이 비중이 높고 현금급여가 낮은 양상을 보이기도 하고요. 가족지출이 높은 나라들은 현금급여비중이 더 높게 나타나며, 아이가 셋일때 기준으로 2008년에 가족수당이 월 $700~$1,336 구간에 분포했습니다.
19/08/12 21:10
사실 이 문제가 정말로 심각하다면, 세계적으로 봤을 때 낮은 수준인가 높은 수준인가를 따질 일이 아니죠.
OECD국가 중에서 압도적으로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으니, 이게 정말로 심각한 문제라면 다른 그 어느나라보다 국가의 지원이 많아야합니다. '복지국가라는 나라들도 이만큼이니 이 정도면 그리 낮지 않다'고 해도, 그 복지국가들 수준으로 해 봐야 그 나라들도 출산율 답없기는 마찬가지거든요. 우린 상황이 더 심각한 거고요. 그러니 출산율이 정말로 심각한 문제라면, 압도적으로 낮은 출산율만큼, 압도적으로 출산관련 복지비용이 높아야합니다. 하지만 전혀 아니죠.
19/08/12 23:30
눈높이라는 게 내 눈높이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이 나에게 요구하는 눈높이에도 영향을 받는데 한국은 대체로 주변인의 재산 사정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 직업과 소득에 따라 사람을 구분하는 문화가 최근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덜해지지 않았다고 느껴지는바, 향후 한국 사회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눈높이가 낮아지게 될지 회의적입니다. 이 때문에 출산장려 관련 복지의 효율에도 의문이 듭니다. 현재 복지 지출을 많이 받고 사는 사람들 - 이 경우엔 결혼 후 임대 아파트 거주자 정도일까요 - 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하는지 다들 잘 알고 있기에 결혼할 때 국가 지원에 한 쪽 어깨를 기대려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받는 지원금이 한 가정에 있어 용돈이나 비정기 수입 수준의 비중을 넘어가게 되면 당사자는 결혼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우리 사회는 그 가정이 건강하게 지속될지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회적 인식 하에 만약 앞으로 복지 예산이 대폭 늘어나 현재라면 결혼을 포기했을 사람이 수입의 한 축을 복지에 맡겨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면 그 가정이 겪을, 남의 입 신경 안 쓰고 사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으나.. 대개는 살면서 먹먹할 일이 많겠지요.
예산을 늘리지 말자는 것은 아니고 사회적 성숙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이제는 많지 않으니 어떻게든(방법은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극적으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일 또한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게 가능키나 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마 출산율은 여기서 더 떨어지지 않을까..
19/08/13 08:32
아직 여력이 있죠. 사회가 아직 젊습니다. 그래도, 젊은 사람이 더 많고, 50대가 생각보다 한창인 나이죠.
이제 10년, 15년 남았을라나요. 대한민국 마지막 전성기가. 그 이후에는 말 그대로 사회 전체가 일본처럼 변하겠죠. 일본이 저렇게 변하는 이유는 고령화 이유도 크다고 봅니다. 노후의 두려움이 모든 블랙홀이 되어 소비 자체를 멈춥니다. 필수재 외엔 팔리지도 않고, 의료비 외엔 지출도 없어요. IT나 카드 사용 도입이 더딘 것이 단순 국민성만이 아니라 노령화도 연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노인이 되면(당장 저부터) 변화와 배움을 거부하고 하던데로 하는게 제일 편하거든요. 단순 일자리나, 복지차원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화가 바뀌어가겠죠. 청년들의 문화는 마이너로 전락해 사라지고 노인 문화가 부상하지 않을까요. 어쨌든 표와 돈은 장년층이 계속 들고 있을테니깐요. 진짜 20,30년 후에는 동남아가 젊은이의 문화를 주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BTS가 몇년 전 상상이나 했었나요. 젊은이들이 많은 사회에서 또 다른 미래가 나오겠죠. 문재인 정부도 이미 손을 놓은데다가, 어차피 모든 홍역은 곧 치루리라 생각합니다.(학교든 기업이든, 사회전체에서 인재부족의 경쟁력 약화) 일본은 규모라도 되었는데, 더 작은 규모에서 더 급전직하하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런지, 우리 아들딸 생각하면 걱정만 되는 날이네요..
19/08/14 17:43
눈높이가 유독 높다거나, 눈높이가 달라져서 출산율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근거는 아무 것도 없네요.
'애는 지가 알아서 크는 거니 최대한 신경을 안써야 한다. 애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자신의 행복이다.. '라는 관념을 말하셨는데, 애에게 신경을 안 쓸거면 그냥 애를 안 낳으면 되죠. '최대한 신경을 안써야한다'라고 생각하면 애초에 애를 왜 낳죠? 이해가 안 되네요.
19/08/14 17:51
출산율에 대한 제 생각은, 그냥 당연한 결과죠. 출산휴가나 육아휴가를 쓰면 퇴사권고당할 각오를 해야하고,
이제 주 52시간제 도입하니마니 하는데, 그렇다는건 지금까지 주52시간 이상 오래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인데, 그렇게나 오래 일하니 애를 돌볼 시간이 없어서 사람들이 애를 못 낳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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