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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4/25 10:16:51
Name 사악군
Subject [일반] [8] 가정x10 (수정됨)
'이보게 가정~ 너무 화내지 말게 내가 잘못했네.'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으나 조진관은 멈추지 않았다.

'어허 사람 참 성미하고는. 누가 가정아니랄까봐 아주 가정하구만.'

조진관은 더욱 울컥했지만 대답하고 싶지도 않아 발걸음을 더 빨리 하였다.
이제 몇걸음만 더 가면 조진관 집의 가정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궐에 들 일이 있어 가정들을 가정삼아 나온 것이다.

기분도 좋지 않은데 혹여 늦었다가는 저놈들 끼니를 밖에서 먹여야 할 것이고,
그럼 미리 가정해 놨던 품삯을 가정해야 할것이다.
그랬다가는 가정하는 아내에게 혼쭐이 날 것이다.

분명 가정의 가장은 자신이건만 어째 막상 가정은 아내의 몫이었고
아내는 가정은 가정이었다. 그야말로 호랑이가 따로 없었다.

원래 오늘은 가정들이 가정을 해야하는 날이었다.
그것을 체통을 차리겠다고 아내 몰래 가정을 시킨 것인데 품삯까지 가정해야 한다면
경을 칠 일이었다. 어쩌면 가정을 당할지도 몰랐다.

그래. 하찮은 놀림따위 상대할 때가 아니다.

'이보게 가정가정, 아니 가정가정대부!
승진 턱은 내고 가야 할 것 아닌가? 가정이 가정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가정의 가정의 축복이요
가정의 가정들도 가장인 가정의 가정됨을 축하할 것 아닌가? 가정의 성품이 어지니 가정할리 없고
가정한 성품이 아니니 가정할리 없어 관내에 가정이 필요없을 것이 아닌가?
옛 고려의 가정도 가정에 미치지 못할걸세. 참으로 가정다운 운명아닌가
가정가선도 가정자헌도 가정가의도 아닌 가정가정이 되었으니 핫핫핫핫'

정말 유치해서 못들어주겠군. 아주 가정으로 가정을 부는구만. 내 이 일은 잊지 않으리라.

조진관은 이날 일을 훗날 가정유고에 기록하였다고 한다.

조진관의 집은 지금의 인천서구 가정동에 있었는데, 지금은 가정대신 가정거장만 들어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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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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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게 가정(柯汀 : 조선시대 조진관(趙鎭寬)의 호)~ 너무 화내지 말게 내가 잘못했네.'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으나 조진관은 멈추지 않았다.

'어허 사람 참 성미하고는. 누가 가정(柯汀)아니랄까봐 아주 가정(痂情 : 별난 성미)하구만.'

조진관은 더욱 울컥했지만 대답하고 싶지도 않아 발걸음을 더 빨리 하였다.
이제 몇걸음만 더 가면 조진관 집의 가정(家丁 :  집에서 부리는 남자 일꾼)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궐에 들 일이 있어 가정(家丁)들을 가정(駕丁 : 가마를 메는 사람)삼아 나온 것이다.

기분도 좋지 않은데 혹여 늦었다가는 저놈들 끼니를 밖에서 먹여야 할 것이고,
그럼 미리 가정(假定)해 놨던 품삯을 가정(加定 : 물품, 비용, 인원을 정한 수 이상로 더함)해야 할것이다.
그랬다가는 가정(家政 : 한 집안을 다스리는 일)하는 아내에게 혼쭐이 날 것이다.

분명 가정(家庭)의 가장은 자신이건만 어째 막상 가정(家政)은 아내의 몫이었고
아내는 가정(家政)은 가정(苛政)이었다. 그야말로 호랑이가 따로 없었다.

원래 오늘은 가정(家丁)들이 가정(稼政 :  논밭이나 도랑 수리 등 농사와 관련된 일)을 해야하는 날이었다.
그것을 체통을 차리겠다고 아내 몰래 가정(駕丁)을 시킨 것인데 품삯까지 가정(加定)해야 한다면
경을 칠 일이었다. 어쩌면 가정(枷釘 : 죄인의 목에 칼을 씌우고 비녀장을 지름)을 당할지도 몰랐다.

그래. 하찮은 놀림따위 상대할 때가 아니다.

'이보게 가정(柯汀)가정(嘉靖 :가정  “嘉靖大夫”의 준말), 아니 가정가정대부(嘉靖大夫 : 조선시대, 문·무관(文武官) 종2품의 관계(官階). 종2품 가선대부(嘉善大夫)와 정2품 자헌대부(資憲大夫)의 중간 관계로, 영조(英祖) 때에 가의대부(嘉義大夫)로 고쳤다.)
승진 턱은 내고 가야 할 것 아닌가? 가정이 가정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가정의 가정의 축복이요
가정의 가정들도 가장인 가정의 가정됨을 축하할 것 아닌가? 가정의 성품이 어지니 가정할리 없고
가정한 성품이 아니니 가정할리 없어 관내에 가정이 필요없을 것이 아닌가?
옛 고려의 가정(稼亭 : 고려 이곡(李穀)의 호)도 가정에 미치지 못할걸세. 참으로 가정다운 운명아닌가
가정가선도 가정자헌도 가정가의도 아닌 가정가정이 되었으니 핫핫핫핫'

정말 유치해서 못들어주겠군. 아주 가정으로 가정(柯亭:  후한의 채옹이 가정관의 대나무 서까래로 피리를 만들었다는 옛일에서, 피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부는구만. 내 이 일은 잊지 않으리라.

조진관은 이날 일을 훗날 柯汀遺稿(가정유고. 책 이름. 조선 영조(英祖) 때 조진관(趙鎭寬)의 유고집)에 기록하였다고 한다.

조진관의 집은 지금의 인천서구 가정(佳亭)동에 있었는데, 지금은 가정(佳亭)대신 가정거장(假停車場)만 들어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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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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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가정을 검색해봤더니 가정이 엄청 많더군요. 특히 지명에 가정길이 너무 많은 것임.

가정을 가장많이 쓰면 추천을 가장많이 받을 수 있을까요? 가장도 뜻이 많을 것 같은데
가장과 가정을 함께쓰면 혼란은 배가 되고 가정인지 가장인지 가정인척 가장인척 가장할 수도 있고
가정을 가정하기 위해 가장은 가정일도 마다않고 가정일도 마다 않고 가장 품삯을 가정해주는
일을 찾아갈 겁니다. 이렇게 가정을 많이 썼는데 pgr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가정은 막상 안썼군요.
모든 가정에 가정이 순조롭고 가정과 가장없이도 가장 행복한 가정소리가 울리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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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
19/04/25 10:31
수정 아이콘
와 이게 게슈탈트 붕괴인가 뭔가 하는건가요

가정 가정 가정 가정
독수리가아니라닭
19/04/25 10:41
수정 아이콘
혼란하다 혼란해...
고기반찬
19/04/25 11:12
수정 아이콘
결론은 마속이 삽질했다는거죠?
19/04/25 11:55
수정 아이콘
삼추드립니다. 아 피지알은 일추만 되는 구나
19/04/25 12:06
수정 아이콘
에엑따
둥실둥실두둥실
19/04/25 13:59
수정 아이콘
좋은 가정이었습니다.
유쾌한보살
19/04/26 20:34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왜 일추밖에 할 수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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