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온 김의겸 대변인 소식을 듣고 예전 칼럼들을 보니 재미있는 문장들이 많습니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792522.html

"트럼프는 지금 미국의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부동산 개발업자로서의 면모가 더 두드러져 보인다. 노는 곳이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 대륙이라는 게 다를 뿐이다."


김 대변인을 보고 드는 느낌과도 비슷합니다. 매우 적극적인 위험감수형 부동산 투자자로서의 면모가 매우 두드러져 보입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67455.html

"세종시 공무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안 수석은 존재감이 없단다. 경제부처의 국장, 과장들이 대면 보고를 가면 큰 그림은 그려주지 않고 조그만 트집을 잡아서 혼내기만 했다고 한다. 그동안은 ‘무능하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서 무릎을 친다. “아! 최순실 심부름 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챙기지도 공부하지도 못했구나.”
그사이 나라 경제는 엉망이 됐다. 바다에서는 한진해운이 가라앉고, 땅에서는 부동산 값이 치솟고 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거리를 헤매고, 집 없는 사람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부끄럽지만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국가 공무원은 ‘투잡’이 금지돼 있다. 정신을 딴 데 팔면 나랏일을 그르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중히 권고드린다. 하나만 하시라. 청와대 수석이 주업인지 부업인지는 모르겠지만…."


2018년 1월 29일에 청와대 대변인의 자리에 오른 후 2018년 8월에 영혼을 담은 몰빵을 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대변인 업무에 지장이 있지 않았나 염려될 정도의 배팅을 실행했다고 볼 수 있죠.
정신을 딴데 팔고 부업에 열중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95931.html

"진보의 부활은 대통령 후보만으로도, 정당 개혁만으로도 이뤄지지 않는다. 진보세력들이 자신의 부끄럼을 들춰내고 변하려는 몸부림이 필요하다.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의 관심사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새로운 사회에 대한 큰 그림을 함께 그리고, 어디부터 힘을 쏟을 건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종합적인 두뇌집단이 요구된다."

"물론 투쟁이 급하다. 박근혜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피해가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과거의 실패가 주는 교훈이다."


훌륭한 문장입니다. 잘 썼네요.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64438.html

"문제는 민주진보 진영이 그런 박근혜를 ‘수첩공주’라고 비아냥대면서도 질질 끌려다닌다는 점이다. 다들 글줄깨나 읽었다지만, 죽어 있는 공부를 한 게 아닌가 싶다."

"당대의 민중들 가슴속을 파고드는 살아 있는 구호와 지식, 그 뜨거움이 그립다."


위와 비슷한 문제의식으로 보입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01993.html

" "촛불? 그거 알고보면 다 386 부모들이 고등학생인 아들딸 손 붙잡고 나온 거잖아요.” 듣고 놀랐다. 너무 단순명쾌해서, 또 자신도 386세대이면서 남 얘기 하듯 말해서이다. 하긴 나경원은 주류 중에서도 주류다. 학창 시절에 대해 나경원은 “남편하고 1학년 때부터 연애하느라, 운동할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애초 길이 달랐을 것이다. 유일한 동아리 활동이 국제법학회였는데, 당시 운동권 언더서클이 모든 학생기구를 장악하고 있을 때 딱 하나 손을 대지 못한 게 국제법학회였다고 한다. 우리 사회 주류가 제시한 길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걸어온 인생, 그게 나경원의 삶일 것이다."

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분이, 이제는 그 길을 포기하고 '우리 사회 주류가 제시한 길'이라고 그 자신이 표현한 길을 정확히 따라 영혼을 담은 몰빵을 실행했다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나경원의 삶'이라고 본인이 얘기했던 바로 그 삶의 방향에 뒤늦게나마 투신한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