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6/02 21:07:05
Name 공격적 수요
Subject [일반] 한솔로, 아쉽지만 만족 (스포일러) (수정됨)
이번주 유게에 한솔로:스타워즈 스토리에 대해서 글이 몇개 올라오더군요. 제법 많은 분들이 보신 것 같아서, 이제 스포 달고 한솔로 영화에 대해서 몇가지 좀 적어볼까 합니다.

-몰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너무 뜬금포였죠. 후드를 벗는 순간, 영화 내용을 다 까먹을 정도로 뜬금없고 황당했고 반가웠습니다, 무척이나.  사실 그간 클론전쟁 애니메이션이나 반란군 애니메이션에서 계속 살아있고 활약했던 몰인데, 애니메이션 안 보고 영화만 접하셨던 분들은 정말 당황스러웠을 듯합니다. 지하조직의 수장으로 몰이 나오면서, 몰 이야기를 또 어떻게 풀어나가려나 궁금해지더군요. 이미 결론이 정해진 캐릭터를 이렇게 다시 시리즈 중간에 굳이 왜 끼워넣었지 싶다가도, 이미 결론난 베이더도 로그원에 나오는 마당에 뭐 어떠랴 싶었습니다.
오리지널 트릴로지의 주인공 한솔로를 프리퀄의 악역 몰과 엮으려는 시도가, 오리지널과 프리퀄을 잘 엮어주는 매개가 될지 쓸데없는 사족이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몰의 수하로 밝혀지는 키라. 언제 죽나 계속 지켜봤는데 결국 안죽고 도망가네요. 1회용으로 써먹지 않을 캐릭터란 건 알겠습니다. 차후 몰과 이어지는 스토리에서 점점 더 캐릭터의 살이 붙겠지요.

-드라이덴 보스. 영화의 최종보스가 보스인데 별로 보스같지 않습니다. 희박한 인상에다가, 몰 휘하에 있는 중간관리직의 모습. 하고많은 성 중에 굳이 Vos를 왜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퀸란 보스와 뭔가 연결이 있는건 아니겠죠, 네.

-토바이어스 베킷! 영화 최고의 캐릭터였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바로 이 모습이 4편 이전의 한 솔로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권총 빙빙 돌리면서 내뿜는 폭풍간지는 좀비랜드에서의 우디 해럴슨이 자연스럽게 겹치더라구요. 오라 싱을 잡았다는 말에서, 실력도 보통이 아닌게 암시되죠. 연기도 좋고 캐릭터도 좋고, 한솔로 영화에 등장한 새로운 캐릭터 중 제일 괜찮았습니다.

-랜도 칼리시안. 개봉 전에 유출됐던 솔로와의 브로밴스는 없더군요. 낚시였나봐요. 랜도 캐릭터도 무척 좋았습니다. 능글능글. 오리지널과의 괴리가 제일 적은 느낌? 새로운 모습의 밀레니엄 팔콘도 멋있었습니다.

-팔콘을 내기로 따는 모습이나, 케셀런 12파섹 주파 떡밥이 이제서야 풀렸네요.

-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양팔 뽑아버리는 모습은 무척 좋았구요. 한과 케미를 점점 쌓아가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한 솔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4편의 날라리 밀수꾼 모습만 기억했던 저로서는, 어리숙한 모습의 한이 조금 갸우뚱하기도 했습니다만, 4편으로부터 10년전의 이야기니까 크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캐릭터 붕괴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구요. 나중에 드라이덴 보스를 배신하고 반란군(?)쪽에 가담하는 것도 뭔가 솔로랑 안 맞는것 같은데...싶다가도. 4편에서 루크 버렸다가 다시 와서 구해줬던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 싹수가 여기서 보였구나라고 생각하니 큰 문제 없더군요. 외려 해리슨 포드와 별로 안닮아서 아쉬웠지, 연기나 캐릭터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문제가 있습니다. 첫번째, [한솔로 영화인데 한솔로가 너무 희박합니다]. 영화를 보고 남는건 몰과 베킷밖에 없어요.
두번째,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너무나도 안전한 영화]입니다. 클리셰 파괴에 너무나도 집중했던 라스트 제다이의 반작용일까요, 정말 뻔하게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그럼 제가 이 영화에 기대했던 건 무엇이었느냐? 바로 [배켓의 캐릭터를 가진 한 솔로의 젊은 시절]이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4편의 한솔로는 배켓의 연장선이에요. 뭐 솔로가 베킷과 다니면서 그렇게 변했다...라고 얘기하고 싶어도, 베킷과 지낸건 아주 잠깐이잖아요. 중간에 새로운 캐릭터를 끼워넣느니, 그 멋진 배드애스한 모습을 바로 솔로에게 심어버리는게 더 맞지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그게 바로 제가 기억하던 한 솔로구요!

-그리고 영화의 타이틀이 무려 한 솔로인데, 이것밖에 못했나 싶은 심정입니다. 한솔로의 젊은 시절을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제가 기대했던건 바로 [한과 츄이의 (동등한 비중의) 화끈한 버디 무비]였습니다. 다이하드3 같은 느낌에, 랜도를 좀 끼얹는 정도요. 우직하고 의외로 만능 공돌이 츄이와, 입만 살아서 나불거리는 비열한 밀수꾼 하지만 그렇게까지 나쁜놈은 아닌 한솔로의 캐릭터로 갔으면, 4편의 모스 아이즐리에서 만났던 그 인상을 느낄 수 있었겠죠.

-한솔로가 나쁘지 않았다는건,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영화는 웨지 안틸레스나 니엔 넘브가 아니에요. 이건 [한 솔로]라구요!! 이렇게 안전하게 가기는 너무나도 아쉬운 이름값이란 말입니다.

-그리도가 안나온건 이 영화의 세번째로 큰 문제점입니다.

-그래도 초반부의 제국의 압도적인 공포정치의 묘사는 좋았습니다. 공화국 시절보다 더 좋을 것도 없던 부패한 제국의 모습도요. 로그원을 비롯해서, 앤솔로지 시리즈에서는 제국의 폭정이 잘 묘사되서 정말 좋습니다.

-결론을 내볼까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한 솔로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겨우 이것밖에 못했냐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그렇지만, [스타워즈 시리즈]를 박살내지 않는 선에서 제법 만족스러운 영화이기도 하구요. 8편 라스트 제다이 덕분에 흥행은 폭망 중이지만, 8편만큼 망가지지 않고 스타워즈에 충실했다는 점에선 정말 좋았습니다. 스타워즈는 이런거지요 아무렴요. [소박하긴 해도, 스타워즈의 귀환]입니다!!

-주관적인 줄세우기로, 6>3>5>4=R>1=2=솔로 입니다. ep1,2 랑 동급이면 망작 아니냐구요? 7,8,9는 여기에 끼지도 못해요!!

AWaL7Ss.jpg
SDgfn6y.jpg

바로 이런 느낌의 버디 무비였어야 했다.... 위에 있는 포스터가 아니라!!!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My Poor Brain
18/06/02 21:21
수정 아이콘
괜찮게 봤습니다. 그러나 한 솔로도 이렇게 망하는데 보바 펫은 얼마나 망할지 상상이 안 되네요.
공격적 수요
18/06/02 21:39
수정 아이콘
그래도 다시 스타워즈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아직 희망은 있다고 생각합니다ㅠㅠ 보바펫이 끝내주게 잘만들어질지도 모르잖아요 그렇잖아요 ㅠㅠ
My Poor Brain
18/06/02 21:48
수정 아이콘
지명도가 너무 나빠서... 한 솔로는 한남솔로라고 비꼬거나 우려하는 드립이라도 나왔는데 보바 펫은 이름만 보면 무슨 반려견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일상 뭐 이런 느낌이에요.
candymove
18/06/02 22:16
수정 아이콘
희망이 있다고 보기엔 메인 사가가 박살나버려서... 그래도 라제 전에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는데 이젠 다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싶네요.
말년행보관
18/06/02 22:20
수정 아이콘
한솔로도 3부작 소리가 있었는데 폭-망했으니 계획된 신시리즈조차 불투명해지네요.
공도리도리
18/06/02 22:31
수정 아이콘
전 재밌게 봤는데, 다음 시리즈가 못나오면 아쉽겠네요
라방백
18/06/03 07:38
수정 아이콘
일단 우주선 타고 날아다니고 광선총만 뿅뿅 쏴도 만족하는 저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만 스타워즈에 제이크네 집안 이야기나 제다이가 꼭 나와야 한다는 분들은 아쉬울것 같더라구요. 제 개인적으로 아쉬운점들은 한솔로가 너무 순애 캐릭으로 나오는데 이여자 저여자 썸좀 타도 괜찮았을것 같고 여자 캐릭터들도 다들 매력적이던데.. 그리고 후드 벗을때 다스 몰대신 팰퍼틴 의원님 나왔으면 뒤집어 졌을텐데 좀 아쉽더라구요. 결론적으로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캐릭터가 완성되어 있는데 딱 하나 어리버리한놈이 주인공이자 한솔로라는게 제일 아쉬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683 [일반]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경험에 입각한 비판 [253] truebeatsfear12399 18/07/22 12399 28
77657 [일반] 교육부에서 학종(특기자전형으로 수정) 비리를 잡는다고 황당한 짓을 하는군요. [90] 삭제됨11120 18/07/20 11120 14
77608 [일반] 7월 1, 2주차) <앤트맨과 와스프>, <스카이스크래퍼>, <몬몬몬 몬스터> 감상평 [44] 마스터충달9630 18/07/15 9630 4
77548 [일반] (납량특집) 군대 영창에서 겪은 일. 2부 완결 [23] 위버멘쉬10536 18/07/09 10536 23
77526 [일반] (납량특집) 군대 영창에서 겪은 일 1부. txt [60] 위버멘쉬11793 18/07/07 11793 49
77512 [일반]  [뉴스 모음] No.185. 손이 아니라 목을 씻어야 할 기무사령부 [21] The xian12074 18/07/06 12074 35
77482 [일반] 황당할 수도 있는 교육정책 개선방안 [48] 미사쯔모8828 18/07/02 8828 16
77350 [일반] 어제 저녁에 있었던 실로 기이한 경험. [35] 피카츄백만볼트9972 18/06/21 9972 13
77319 [일반] 다스뵈이다 23회 이제야 대선이 끝났다 [17] 히야시12300 18/06/18 12300 13
77209 [일반] (해외 축구) 월드컵을 뛰어보지 못한 최고의 선수 TOP10을 꼽아봤습니다. [9] 기관총9551 18/06/07 9551 13
77171 [일반] 한솔로, 아쉽지만 만족 (스포일러) [7] 공격적 수요5394 18/06/02 5394 1
77045 [일반] 컴플렉스 이야기 [24] 위버멘쉬9786 18/05/21 9786 25
76996 [일반] 산모 제왕절개 수술받고 있는데…수십 명 막무가내 출입 [35] 착한아이12777 18/05/17 12777 0
76699 [일반] 즐겜하세요, 모두들 [96] 글곰11903 18/04/19 11903 41
76673 [일반] [MARVEL]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노스전에서 별로 큰 활약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38] 빵pro점쟁이14235 18/04/17 14235 53
76656 [일반] 드루킹 “문재인 정권은 예수회…노무현 죽음에 문재인 관여” [95] 디오자네21266 18/04/16 21266 4
76636 [일반] 고마워요, 난 그 말 한마디면 됐어요. (추신 : 감사합니다.) [48] 저글링앞다리12194 18/04/15 12194 145
76618 [일반] <셰이프 오브 워터> - 물의 형태 : 사랑의 심상 [18] 마스터충달12521 18/04/13 12521 13
76614 [일반] [뉴스 모음] 문준용씨 관련 허위사실 유포 및 대선조작 의원 민사소송 외 [29] The xian12230 18/04/13 12230 29
76594 [일반] 아저씨는 왜 처맞고 있을까 [272] 애플망고22007 18/04/12 22007 26
76571 [일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입장문을 냈습니다. [129] 괄하이드20213 18/04/09 20213 16
76517 [일반] 1천 원 대신 1천 주 배당…황당 실수에 삼성증권 주가 '출렁' [103] 자전거도둑16065 18/04/06 16065 0
76515 [일반] 일본의 스모에서 일어난 황당사건 [65] 독수리가아니라닭14564 18/04/06 14564 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