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5/04 14:30:20
Name 사악군
Subject [일반] 블랙기업 아스갈드 이야기 (수정됨)
북유럽 신화를 보다보면 신들의 인성은 정말.. 현대 악덕기업의 그것을 방불케합니다.

신들이 성벽을 쌓으려는데 왠 남자가 와서 내가 3계절만에 성을 쌓겠다.
대가로는 미의 여신 프레이야와 해와 달을 달라고 하죠.
오딘은 프레이야를 시집보내는 건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며 의논할 시간을 달라고 하죠.

프레이야는 당장 두들겨 내쫓자며 화를 내는데
로키는 야야 3계절만에 성을 어케 쌓냐. 우리 이렇게 하자며 조건을 겁니다.

'1)다른 사람 도움 못받음 2) 1계절만에 3)말한 것처럼 완벽하게 못지으면 그냥 꺼지기'

남자는 쿨하게 좋다 근데 다른 사람 도움은 못받아도
내가 타고온 '말'은 써도 되지? 라고 하자 오딘이 그렇게 하자고 합니다.

로키와 신들의 속셈은 이렇게 납기를 단축하고 과업무를 떠넘기면
남자는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목표니까 실패할 것이고
그럼 우린 공짜로 일만 시키고 때려주고 내쫓자.
그러면 우린 저놈이 만들던 성의 기초가 있으니 거기다가 마무리 작업만
하면 공짜 노동력 착취...!

라는 정말정말 악질 갑질 블랙회사 마인드입니다.
야..로키 너어는 정말 나쁜 놈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남자는 미친듯한 솜씨로 성을 거의 완성해 나갑니다. 말도 완전 미친 말이라서 하루에 화강암 큰 덩이를 20개씩
가지고 와서 완성을 시키려고 해요. 프레이야는 저 놈한테 시집가야해서
분노하면서 약속한 날짜의 전날 말하죠.



내가 저놈한테 시집가기 전에, 일을 이렇게 만든 놈이 죽는건 보고 가야겠다. 나 시집가기 전에 로키 죽여줘. 콜?
하자 다른 신들은 자기들도 동의한건 슬쩍 잊어버리고 그래그래 로키가 이렇게 하자고 해서 그렇게 되었지! 라며 프레이야에게 동조합니다. 그러자 오딘은

야 니가 말해서 이렇게 되었으니 로키 너는 쟤가 완성시키면 내일 끔살당할거다. 라고 협박하죠.
로키가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 라고 하니 오딘은
아니 뭘 어케 하라는게 아니고 쟤가 완성하면 넌 죽을 거라고.

라고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를 시도합니다...!

야 내가 너한테 뭐 시켰어? 나 치사하게 내기 방해하고 그런 주신 아니야.
나는 그냥 내가 내기 지면 너 죽일거라고 ^.^ 난 절대 너한테 뭐 하라고 안했다..?

로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알겠다고 하고 사라지죠.




다음날 남자의 종마 앞에 엄청 예쁜 암말이 한마리 나타납니다.
그 암말의 교태와 숨막히는 밀당에 넘어간 남자의 종마는 주인의 부름도 잊고 암말을 쫓아가버리죠.
종마가 돌을 가져다 주지 않자 남자는 돌을 충분히 가져올 수 없어 성을 완성하기 직전에 실패하고 맙니다.

그런 남자를 신들은 조롱하고, 남자는 분노하여 본색을 드러냅니다.
남자는 '산의 거인'이었던 거죠.

야 이 치사하고 드러운 새끼들아, 내 말을 꼬셔서 이걸 못하게 해?
내가 다 이긴걸 신이란 새끼들이 이렇게 치사하게..!!

산의 거인은 신들에게 달려들고, 트롤들과 싸우러 가서 자리에 없다가
이 과정을 몰랐던 토르가 마침 돌아와서 신들에게 달려드는 산의 거인을 묠니르로 때려죽입니다.

야 신들 너어희들은 진짜.. 기성고 대금 완전 무시라는
악질적 계약조건도 모자라 일부러 업무를 방해해서 완성을
못하게 하고 항의하는 노동자를 폭력으로 죽여버리다니...
너어어희는 저엉말 나쁜 놈들이다.

토르는 "뭔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갔다 왔더니 성도 쌓여져있고
내가 힘자랑할 일도 있으니 좋구만 하하하하" (이런 싸패같으니)




그러고나서 몇달이 지난 후..로키는 엄청나게 훌륭한 말 한마리를
데리고 와서 오딘에게 바칩니다. 그 말의 이름은 슬레이프니르.
발이 8개 달린 말이죠. 그런데 그 말은 로키를 [엄마]처럼 따랐답니다.

누군가 로키에게 슬레이프니르가 어디서 났는지를 물어보면,
로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질문한 자를 파멸시켰다고 하죠.

크으..목숨을 위해 고자가 된 사마천 선생처럼
목숨을 위해 블랙미러에 등장하는 영국총리의 고난을 짊어진
로키..그래도 적어도 이 이야기에서 로키만은 응보를 받았습니다...?

*19금 체크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포프의대모험
18/05/04 14:36
수정 아이콘
ts..수가....
마법사7년차
18/05/04 14:37
수정 아이콘
아스갈드 놈들이고 올림포스 놈들이고 제대로된 놈들이 없네!
그러니 우리는 크레토스를 믿읍시다!
아 빨리 슈로대X2회자 클리어하고 갓옵워4 해야하는데(의식의 흐름)
18/05/04 14:5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런 악덕이 있나...! 이런 얘기는 바로 이렇게 예능 식으로 웃기게 적어야 어울릴텐데, 원전(Canon 대접받는 원전이 있는지?)에서는 어떤 톤으로 서술돼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진지엄숙하게 악질 짓거리를 써 놓았으면 읽는이도 당최 어이가 없을 거잖아요. 신 이거 쓰레기네?
flowater
18/05/04 15:41
수정 아이콘
저동네는 천국이 전쟁터이니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르죠. 토르든 오딘이든 현재 기준으로 보면 쌈박질만 좋아하는 깡패에 더러운 음모 꾸미기 좋아하는 녀석들일 뿐이죠.
루크레티아
18/05/04 15:14
수정 아이콘
승리자는 종마...
세츠나
18/05/04 15:23
수정 아이콘
와...블랙미러 뭔가 해서 찾아봤더니 요약만 봐도 엄청 무섭네요; 예전 환상특급이나 기묘한 이야기 같은 느낌도 좀 나고...
18/05/04 15:24
수정 아이콘
갓오브워 후속작에는 손자도 나오겠군요
cluefake
18/05/04 15:54
수정 아이콘
이미 나온 걸로 아는데요.
스키피오
18/05/04 15:43
수정 아이콘
너희중 크킹을 안해본자 돌을 던져라
이쥴레이
18/05/04 15:51
수정 아이콘
갓오브워에서 미미르가 살짝 비틀어 이야기하던데...
그걸보고 이거보니...
지르콘
18/05/04 15:52
수정 아이콘
현대적으로 보면 옛신화는 대부분 윤리적이지 않죠
그런데 로키는 참 공은 많이 세우는데 대우는 엉망입니다 그러니 삐지지..
염력 천만
18/05/04 16:48
수정 아이콘
그래서 슬레이프니르가 어디서 낳죠?
18/05/04 16:51
수정 아이콘
포상입니다만...
VrynsProgidy
18/05/04 17:14
수정 아이콘
으으으으으아아
주먹쥐고휘둘러
18/05/04 17:20
수정 아이콘
그리스 신화의 경우도 잘못은 신이 했는데 피해는 인간만 뒤집어쓰는... 신들 신성질 오지는 이야기들이 있는 거 보면 신들이 지키라는 덕목들을 지키고 살아도 불행이 찾아오기 마련인 인간사의 불합리함때문에 이런 신성파탄적인 이야기들이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105 [일반] Daily song - 오늘 of 오왠 [4] 틈새시장4438 18/05/25 4438 3
77104 [일반] 방금 뜬 황상 트위터 [115] 좋아요16618 18/05/25 16618 1
77101 [일반] 양예원씨가 당시 스튜디오 실장과 주고받았던 카톡이 공개 되었습니다. [247] 사파라27186 18/05/25 27186 16
77100 [일반] 北김계관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美에 시간과 기회줄 용의"(종합) [312] 밀개서다26440 18/05/25 26440 8
77099 [일반] 북미회담 결렬, 이제 그 다음은? [10] aurelius6880 18/05/25 6880 0
77098 [일반] 선생님 별명 [58] ohfree10111 18/05/25 10111 0
77096 [일반] [루머]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에 나타날 것 같습니다.+ 해프닝인것같음...... [78] 光海18694 18/05/25 18694 0
77095 [일반] 40대 아저씨가 꾸미는 집안 IOT 만들기 [26] 영혼의공원12431 18/05/25 12431 14
77094 [일반] 픽션 - A의 소개팅 이야기 [22] F.Nietzsche5916 18/05/25 5916 0
77093 [일반] 미국이 밝힌 북한이 어긴 약속들 [94] 히나즈키 카요16211 18/05/25 16211 23
77091 [일반] 연대 단톡방 은하선 강연 반대 시위자 몰카+조리돌림 논란.<사진 재업> [87] 그라나다아14451 18/05/25 14451 4
77090 [일반] 가정의 달! 가전제품을 구입해 보자 [21] 영혼의공원6671 18/05/25 6671 0
77089 [일반] 애플이 아이폰6의 내구도 부실 알고도 판매 [43] Lord Be Goja8636 18/05/25 8636 3
77088 [일반]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 결렬까지 타임라인.txt [30] aurelius10348 18/05/25 10348 0
77087 [일반] (정보공유) 서울시청역 근처 식당 소개합니다.(장소 추가합니다.) [29] 파츠16221 18/05/25 16221 21
77084 [일반]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60] Danial13877 18/05/25 13877 8
77082 [일반] <심슨>,<퓨처라마>의 맷 그로닝 신작 넷플릭스 애니가 8월에 공개 [3] 인간흑인대머리남캐8886 18/05/24 8886 2
77081 [일반] 어쩌다보니 이 길은 아니었네 [3] 시드마이어7359 18/05/24 7359 3
77080 [일반]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실행 [58] 光海14346 18/05/24 14346 0
77079 [일반] 전참시 징계가 발표되었습니다. [192] 길갈20643 18/05/24 20643 0
77078 [일반] '최순실 태블릿 허위사실 유포' 변희재 구속영장 청구 [29] 히야시9402 18/05/24 9402 7
77077 [일반] 대진침대- 내 침대에서 방사능이 나올줄 몰랐습니다. [27] 아사10230 18/05/24 10230 3
77076 [일반] 소셜상업 3사 갑질로 과징금 [32] Lord Be Goja8299 18/05/24 829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